벽과 문
천양희
이 세상에 옛 벽은 없지요.
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되는
오늘이 있을 뿐이지요.
새로울 것 없는 이 사실잊
사실은 문제지요.
닫아 걸고 살기는 열어놓고 살기보다
한결 더 강력한 벽이기 때문이지요
벽만이 벽이 아니라
때로는 결별도 벽이 되고
절벽 또한 벽이지요
절망이 철벽같을때
새벽조차 새 벽이 될 때도 없지 않지요
세상에 벽이 많다고 다
낭비벽이 되는 건 아닐 테지요
벽에도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쳐다보면
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허공처럼 큰 문은 없을 듯 하지요.
이 세상 최고의 일은 벽에다 문을 내는 것*
자 그럼 열쇠 열고 들어갑니다
벽엔들 문을 못 열까
문엔들 벽이 없을까
* 인도의 선각자 비노바 바베의 말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따뜻한 파스텔 색이 그림속의 사람들을.. 그리고 그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더 외롭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애 써도 현대사회는 외로울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잘 견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