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와 체리 씨
베라 B. 윌리엄스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느림보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로에 손을 쬐고 난 것처럼 따뜻해졌다! 글 그림 모두 너무나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물이 흘러가도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57
바버러 쿠니 그림, 제인 욜런 글,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도의 마음을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는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금복이를 위한 기도 청동시선 6
서금복 지음 / 청동거울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너무 어려워서.

 

왜 어려울까, 생각해보면 시인들이 모두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수수께끼처럼 내놓기 때문이니까, 하고 대답하고 싶어진다. 독자로서 심통이 난달까.

 

때로는 자신의 사유 속에서 보편성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시인은-다른 문학 형태도 어쩌면 비슷할 테지만-일기와 이상(말하자면, 진짜 시)의 중간 어디쯤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고 헤맬 때가 아주 아주 많을 것 같다.

 

서금복 시인의 이 시집에는 시가 아주 많이 실려있는데, 모든 시가 이해되는 것도 아니었고, 이해되는 시들에 모두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시란 모쪼록 사람에게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내가 외면하리

나도 모르는 가슴속

깊은 우물까지 내려가

말간 물 퍼 올려

감추고 또 감춘 눈물샘까지

말없이 닦아주는 너를

('시에게'중에서)

 

 

바로 이런 염원과 사랑으로 시인은 계속해서 시를 쓰는 것이겠구나, 짐작해본다.

내 가슴속에 깊은 우물이 있어 말간 물을 퍼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나도 한때는 했었음을 이 시를 읽으며 기억해냈다...  시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환기시켜주는 존재'라고 정의하면 어떨까?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세상의 모든 금복이를 위한 기도'는 시인의 시세계를 잘 설명해줄 대표적 시 같기도 하고, 굳이 그게 아니어도 이 시에는 우리를 씩 웃게 만들면서 마음을 너그럽게 녹여주는 미덕이 있다. 

하지만 다음의 시를 여기에 적고 싶은 건, 시가 나를 따끔하게 야단쳐서 반성하고 다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솔직하게 내 못난 점을 대놓고 얘기해줄 사람은 거의 없을 뿐더러 그랬다가는 절교하기 딱 좋다... 

 

 

비싼 입값

 

뱉는다고 뱉었건만

그래도 못 뱉고 입 속에 가둬둔 말들,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았는지

속 썩은 이가 대여섯 개나 된단다

 

세상을 향해 앙다물었던 오기로

어금니마다 금이 갔단다

 

썩은 이 뿌리까지 파헤쳐 가며 신경 다독이고

금간 이 갈라진 틈마다 금으로 메웠다

 

금값이 점점 오르는 세상

금 한 냥 입 속에 모셨으니

비싼 입값 해야겠다

 

침묵을 모셔야겠다

 

 

말과 생각과 행동의 괴리를,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겪을 시인에게 건필하시라,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청전, 채봉감별곡, 장화홍련전 - 딸들의 수난 시대, 네 아비가 누구더뇨 겨레고전문학선집 25
림호권 외 옮김 / 보리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한학자들이 펴낸 <조선고전문학선집>을 보리출판사에서 다시 펴낸 선집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보존한 북한학자들의 수고와 보리출판사에 깊이 감사한다. 심청전을 처음으로 제대로 읽으며 깜짝 놀랐다. 문학작품으로도 민담으로도 너무나 뛰어난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한 걸작 - 밥 로스에서 매튜 바니까지, 예술 중독이 낳은 결실들
마이클 키멜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예술 작품을 통해서 이 세상을 새롭게 본다.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가 무언가에 헌신한 결과물이며, 아름다움 또는 미학에는 정답이 없다. 저자 키멜만의 말마따나, '예술가들은 그냥 보는 행위를 즐길 뿐, 옳게 보는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감상자인 우리에게도 그게 더 자연스럽고 상식적이다. 

 

한 치과의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전구를 일평생 수집했다. 그의 박물관을 예술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즉, 우리는 그곳에서 전구라는 사물을 유심히 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구가 아니라 전구를 응시하는 우리의 행위이다. 저자에 따르면, 예술 내지는 창작이란 감상자의 편에서도 일어나는 무엇이다.

 

예술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는데, 다른 눈으로 본다는 것은 내 앞에 놓인 무엇을 경이로운 눈으로 보는 것을 뜻한다. 저자에 따르면 예술은 기본적으로 '로르샤흐 테스트' 같은 것이어서, 작품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일어났던 어떤 일, 어떤 경험, 혹은 우리 자신에 대한 기억을 환기한다. 그러니 아름다움을 일정한 몇 개 요소로 환원시킬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내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이 좋은 예술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좋은 예술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겠다.   

 

저자의 표현대로 '나 자신보다 훌륭한 것들'을 통해서, 그것들을 '봄'으로써 내가 얻게 되는 것은 내가 보지 못했던 가치있는 것들일 테다. 내 주변의 섬세하고 작은 것들,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 내가 무심하게 만지고 씻는 그릇들, 사물과 사물 간의 익숙하다못해 지루한 관계성 같은 것들... 

 

평생 집안의 사소한 사물들이나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만 그린 조르조 모란디나 샤르댕, 황량한 허허벌판에 수많은 피뢰침을 꽂거나 초거대 조형물을 만드는 소위 대지예술가들은 이렇게 해서 우리의 '보는 습관'을 획기적으로 바꾼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이제껏 눈길을 주지 않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는 그것들을 '응시'한다. 깊은 응시는 일종의 명상일 수 있다.

 

예술가들에게 창작은 일생의 소명 같은 것일 게다. 이 책에서 키멜만은 작품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하며 때로는 목숨까지 바친 예술가들을 이야기하는데, 작품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경건해진다. '일이 잘되지 않을 때조차 날마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그들의 성실함 앞에서 어떻게 그들의 작품의 가치를 쉽게 운운할 수 있을까. 

 

마이클 키멜만의 이 책은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헌사처럼 보인다. 책 전반에서 키멜만은 그들의 작품을 가볍게 이렇다 저렇다 단정하지 말 것, 노력의 산물인 그들의 작품을 깊이 응시해보라는 조언, 그렇게 해서 열린 우리의 시선이 발견할 새로운 무엇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 말투는 예술과 예술가들에 대해 깊은 존경으로 (일방적인 찬사가 아니라) 일관하고 있어서, 내게는 이 책이 마치 사랑의 편지처럼도 읽혔다.    

 

책에서 소개되는 모든 작품들에 관심이 갔지만 특히 오노 요코의 작품 설명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샤르댕도. 

 

평이하게 쓴 글 같지만 한번에 읽고 끝낼 수 있는 글이 아니었다. 두 번을, 어떤 대목은 되돌아가서 거듭 읽었을 만큼 깊은 사색을 거쳐 나온 글이었다. 

 

얼핏 난해하게 느껴지거나 취향에 맞지 않거나 너무 유명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작품 앞에서도 '회의'는 하되 '냉소'를 보내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술가들이 피땀으로 창작한 작품 앞에서 그것이 감상자로서 내가 취해야 마땅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