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 여성 인물 도서관 3
김경옥 지음, 안혜란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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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휼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기억하고 그를 본받아 배우는 것은 후손으로 참 자랑스러운 일일 듯 싶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역사적인 인물들은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하더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특히 조선시대에는 더더욱 그랬다. 이러한 아쉬움을 담아 청어람주니어에서는 역사 속에 숨어 있는 옛 여성들의 이야기인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 인물 도서관'의 세번째 책으로 왜란, 호란, 기근 등 힘든 일이 너무나 많았던 조선 후기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은 조선의 여중군자 장계향의 이야기를 담은 인물, 역사 동화이다. 




인물, 역사 동화이다 보니 이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인물에 대한 소개부터 먼저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 관계도와 연표도 연이어 수록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살펴본 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집어주면 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듯 싶다.


경당가 그리고 금계마을이 오래 기다려 온 끝에 태어난 계향은 그림도 잘 그리고, 시도 잘 짓고, 붓글씨도 잘 쓰는 아주 총명한 여자아이로 자란다. 장계향은 아버지 장흥효에게 <소학>을 배운다. 그리고 평생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길러 온 아버지의 지혜와 겸손을 보고 배우며 또래보다 의젓하고 총명하게 자랐다. 하지만 어린 장계향이 초서를 쓰고 시를 짓고, 그림까지 그리며 비범함을 드러내자 장계향의 부모는 딸이 너무 똑똑하고 능력이 많은 것을 걱정한다. 조선 시대에는 여자가 많이 배우고 똑똑한 것이 흠이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하지만 계향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장계향은 때가 되자 시서화를 접고서 <예기>를 읽으며 살림을 배우는 등 여자로서 덕을 쌓는 데만 집중한다. 장계향의 작품으로 호랑이를 생생하게 묘사한 <맹효도>와 <성인음>, <학발시>, <경신음>, <소소음> 등의 시가 있다. 초소로 쓴 <학발시>는 <학발첩>으로 남아 있고, <성인음>과 <소소음>은 남편 이시명이 글을 쓰고 며느리가 수를 놓아 <전가보첩>으로 만들어 재령 이씨 집안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계향의 비범함은 혼인 문제에서도 들어난다. 오로지 인물만을 보고서 남들이 기피하는 재취에 전처 아이까지 있는 자리로 혼인을 하기로 결심한 점이다.


그리고 장계향의 시댁 충효당은 존경받는 가문이었다. 계향은 충효당의 며느리다운 넉넉한 품으로 가난한 사람들으 결코 그냥 보내지 않았다. 계향은 오후가 되면 아예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을 두개 걸고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쌀과 나물 또는 곡식 가루를 넣거나 주어 놓은 도토리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끓인 죽이었다. 이러한 충효당의 인심은 소문이 나 굶주리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단지 음식만을 나누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줄 때에도 깨끗한 주머니에 담아 건네며 예를 다했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너무나 힘든 조선 후기에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 이 늘어가자 계향은 한 끼의 식사 대신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빈민 구제 계획을 세우기로 마음 먹는다. 계향은 여기저기 버려진 땅을 찾아내 농사지을 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뒷산에는 도토리를 심어 도토리나무 숲도 가꾸었다. 산기슭을 일궈 콩, 메밀 등을 심는가 하면 여러 가지 음식 재료로 활용되는 동아도 심었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따뜻하게 품은 그녀의 업적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장계향의 업적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음식디미방>은 조선시대 양반 가문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음식 조리서이다.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요리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는 더 이른 시기에 쓰인 다른 요리책들도 발견되었지만 <음식디미방>은 조선 시대 여성이 순 한글로 음식을 설명하는 단행본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장계향의 아버지 장흥효와 시아버지 이함 모두 학자였기 때문에 집에는 늘 유생이나 제자 등 많은 사람들이 오가곤 했다. 그래서 계절과 손님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야만 했다. <음식디미방>에는 1백 46가지의 음식이 설명되어 있다. 장계향이 음식을 만드는 지식을 그동안 얼마나 쌓아왔는지, 때에 맞춰 재료를 구하고 보관하고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그때 그 사건'으로 임진왜란과 경신 대기근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역사적인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도록 이끌고 있으며, 그 뒤의 인물 키워드에서는 '여중군자'로서의 장계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뒤, 조선 시대 또 다른 여성군자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 <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의 독후 활동지를 내려 받을 수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뒤 독후 활동지를 통해 인물관계도, 낱말퍼즐, 독서퀴즈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다시 장계향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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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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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수학의 쓸모>와 <미적분의 쓸모>에 이어진 <생물학의 쓸모>로 이쯤되면 시리즈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싶다. 전작들은 단순히 수학적 개념을 쉽게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개념들이 현재를 어떻게 만들고,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즉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 역시 생명체 구성요소의 기능, 즉 생물학을 쉽게 자세히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능들이 연결된 각각의 시스템을 연구하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생물학의 최신 연구들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지금의 우리 삶에서 생물학이 얼마나 쓸모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생물학에서는 생물(생명체)를 일컫는 말로 오가니즘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유기체로도 번역하는 이 단어의 어원은 '기관의 집합체'라는 뜻이다. 호흡기, 소화기, 순환기 같은 기관은 조직이 모인 것이다. 그리고 조직은 또다시 세포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오가니즘은 순차적으로 배열한 구성요소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어 기능한다. 한마디로 생명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생물=오가니즘=생명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학창 시절의 생물학과 시스템 생물학은 조금 차이가 있긴하다. 세포액, 세포막, 세포질 등 각각의 구조를 배우고, 동물 세포와 식물 세포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DNA의 구조를 외우는 것이 학창 시절의 생물학이었다. 이러한 환원적 분석법이 생명현상을 상당히 설명해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물은 부분들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생명은 세포에서 개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구성요소가 연결되어 작용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이 구성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규칙을 벗어나 작용하면 곧바로 전체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게 도니다. 21세기 생물학은 수많은 유전자와 단백질, 화합물 사이의 상호작용 네크워크를 규명함으로써 생명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방법론이 바로 시스템 생물학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시스템생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최소의 생명 시스템인 세포부터 호흡기관, DNA, 단세포 생물 등등 각각의 시스템을 살펴보고 그 시스템과 관련된 최신 연구를 풀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즉, 오늘의 생물학은 시스템의 언어를 도입하고서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했다 하겠다. 생명체의 구성요소와 기능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기존의 관점으로는 생물학의 흐름, 더 나아가 생물학이 주도하는 세상의 변화를 다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최전선에서 이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생물학을 만나보면 참 좋을 듯 싶다.


이 책에서는 세포에서 시작하여 호흡, DNA, 미생물과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생물학적인 과제와 문제, 최신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 관한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미생물학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더 쉽고 재미나게 이해할 수 있는게 바로 이 책이 가진 매력이라 하겠다. 단순히 한가지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이 기술은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떤 작용 원리로 기반으로 생겼는지, 그리고 그 기술에 대한 쉬운 설명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가게 될지 알아보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크리프퍼 유전자 가위'도 너무나 쉽게 재밌게 이해가 된다.


우리는 지금 팬데믹의 시대를 거쳐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 시대에 있어 더이상은 생물학은 결코 단순한 소수만의 학문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과 감염병의 관계에서 규명된 것과 같이 국내 약 400만 명의 생명줄인 당뇨병 치료제 역시 대장균의 연구 덕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을 통해 박혀진 안간의 설계도는 암, 알츠하이머, 에이즈 등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면서 의학과 약학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생물학에 대해 이 책을 통해 한번쯤은 제대로 알아보면 어떨까? 이 세상의 최전선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새로운 생물학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참 흥미롭고 앞으로의 미래를 더더욱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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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짭짤 코파츄 1 달콤 짭짤 코파츄 1
다영 지음, 밤코 그림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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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은 반전 매력이 가득한 코퍄츄와 함께하는 과학 동화다. 이 책의 주인공 코파츄는 구독자 100만명의 초특급 과학 스타로 번뜩이는 과학 지식과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바람마을의 별별 사건을 해결하는 과학 크리에이터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버니는 로켓처럼 손이 빠르고, 센스가 뛰어난 피디로 코파츄와 함께 '달콤 짜짤한 과학'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달콤 짭짤 코파츄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 이 책에서는 먼저 코파츄와 버니가 함께 바람해수욕장에 덩그러니 놓인 알들의 부모를 찾아주며 동물의 한살이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엉망이 된 바람마을 주민 대표 선발 대회를 바로 잡기 위해 동물의 특징을 비교하며 분류 기준에 대해 알아보고, 바람마을을 하루 아침에 사막으로 만들어버린 선인장 마법사 까사레나를 찾기 위해 먹이 사슬과 생태계를 탐구하는 등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대소동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담아내었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그림체의 그림과 동화와 만화의 결합으로 읽자마자 아마 많은 아이들이 코파츄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며, 코파츄의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흥미로운 과학 지식의 습득은 이 책이 주는 덤이다.


이 책의 시작은 달콤 짭짤한 과학 채널에 영상을 다 올리고서 기분 좋아진 버니와 책을 보다 살짝 잠든 코파츄의 코믹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둘은 물놀이에 관한 과학 영상을 찍기 위해 바람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바람해수욕장에 가까워지면서 버니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다. 가까이 가보니 주민들이 무언가를 빙 둘러싼채 웅성거리고 있다. 주민들을 심란하게 만든 것은 바로 모래 사장 한가운데에 정체불명의 알들이었다. 과연 누가 모래사장에 알들을 남겨두고 사라진 것일까? 


버니가 알들의 부모를 찾아 취재를 하자는 말을 하자 코파츄는 서류가방에서 세련된 코트와 신사 모자를 꺼내 노란 체육복 위에 코트를 덧입고, 모자를 눌러 쓴다. "자고로 멋쟁이는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입을 줄 아는 법!"이라는 말과 함께 꾀죄죄한 코파츄에서 근사한 크리에이터가 된 코파츄. 바로 이런 게 코파츄의 반전 매력이다. 취재 혹은 사건 해결이 시작되면 꾀죄죄하고 별볼일 없던 코파츄가 갑자기 급변하면서 멋진 크리에이터로 변신하며 사건을 척척 해결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급 진행시키며 코파츄의 반전 매력을 가득 담다 보니 이 책은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취재를 시작한 코파츄는 해변 지킴이 갈끼룩을 통해 어제 알들이 놓인 곳을 지난 주민이 지지배배 씨, 꼬북 씨, 엉엉웅 씨와 펭구 씨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코파츄는 먼저 네 명의 주인 중 알을 낳지 않는 주민을 찾는다. 바다표범은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는다는 지식을 토대로 엉엉웅 씨는 알의 부모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코파츄의 추리와 취재는 모두 과학 지식을 근거로 한다. 그렇다보니 코파츄의 추리와 취재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학 지식을 재밌고 쉽게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드디어 알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아낸 코파츄. 과연 알의 부모는 누구일까? 코파츄의 흥미진진한 과학 추리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은 코퍄츄의 세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 끝에는 달콥 짭짤한 과학 채널의 한 페이지를 수록하여 마치 유튜브 화면을 보는 듯한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옆에 나열된 동영상 소개 화면들은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지에 대한 기대를 저절로 하게 만든다.


그리고 에피소드에서 코파츄와 알아본 과학 지식은 다시 부록으로 '버니의 편집 후기'를 통해 실어놓아 과학 지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더한다.


현직교사이자 EBS 교재 집필진인 저자는 독서 활동 시간에 통 집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직접 만화보다 더 재밌는 읽기책을 써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그 생각의 끝에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과학 동화, '달콤 짭짤 코파츄' 시리즈인 것이다. 양쪽 콧구멍에 각각 리코더를 꽂고서 콧바람으로 리코더를 부는 코파츄의 코믹한 모습을 보고서 아마 웃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재미난 이야기 속에 현생 교과서 속 과학 지식을 녹여내어 유튜브나 만화를 보듯이 재미나게 과학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하여, 다음 2권이 더욱 기대되는 달콤짭짤한 코파츄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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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의 에세이
이경창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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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열아홉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가 무거운 듯 싶다. 누구에게나 한번인 열아홉살. 과연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열아홉살인 저자가 이 세상의 또 다른 열아홉들을 응원하는 책이다. 부모가 원하는 인생과 내가 원하는 인생 사이에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불안하고 막연한 미래를 앞두고 갈팡질팡 흔들리는 열압홉을 성장 이야기를 열아홉인 저자가 직접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입시스트레스에서부터 시작해 친구관계, 부모와의 갈등, 진로에 대한 고민 등 진짜 열아홉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담담하고 솔직하게 담아내어 아마 많은 열아홉들이, 그리고 열아홉을 맞이하게 될 아이들이, 그리고 열아홉을 지나쳐온 어른들이 공감하게 될 듯 싶다.


흔히 열아홉이라 하면 한참 꽃 피울 나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금 특이한 이력의 열아홉이다. 중학교 때 인생 진로를 결정한 저자는 특목고인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군인이자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십대를 보냈다. 본인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 저자의 열아홉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를 나누며 시작된다. 일반고, 특목고, 자율고, 특성화고로 4개의 학교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어떤 고3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중학교 때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를 목표로 세워 밤을 새워 공부할 만큼 누구보다 치열하게 도전하여 진로를 정한 저자는 계속 스스로 극복해나갈 인생 과제를 찾아 나선다.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학생회장이 되고, 이를 통해 리더쉽을 배웠다. 그리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이라는 목표를 세워 제한된 환경과 경제적 상황에서도 결국에는 여행을 하게 됨으로써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깨달음을 얻고, 많은 인연으로부터의 도움의 소중함,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 뿐이 아니다. 패키지 여행 사진사로 일하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차이를 몸소 경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흔히 말하는 고등학생으로서의 삶과는 조금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세우고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그 여느 열아홉과 결코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실제 열아홉살의 저자가 들려주는 열아홉들의이 이야기라는 점이 제일 인상깊고 의미가 있다고 본다. 책이라는 게 꼭 어른만이 쓸 수 있는 전유물은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조금은 특별한 여느 고등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아가는 열아홉의 이야기라 더 많은 열아홉들의 공감을 사지 않을까.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열아홉들의 이야기를 함께 실고 있다. 각자 자신의 꿈을 향하여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고 있는지 읽는 내내 어른의 한 사람으로 뭉클해졌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담긴 열아홉과 세상 모든 열아홉들의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그 여정들을 진심을 가득 담아 응원해본다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우리나라에서 결코 쉽지 않은 때이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하에서 수많은 열아홉들이 정신적, 육체적인 번아웃을 호소하는 게 씁쓸한 우리의 현실이다. 어른이 되기 전에 보다 깊게 생각하고 보다 크게 꿈꾸며 보다 넓게 관계해야 할 열아홉의 시기에 대부분의 열아홉들은 입시라는 무게에 짓눌린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의 열아홉은 조금 다르다. 그리고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열아홉들이 입시가 아닌 자신의 진로를 찾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열아홉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어른들도 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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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빈칸 -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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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은 과연 어떨까? 이 책은 <기획자의 습관>의 저자 최장순 크리에티브 디렉터이자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구찌, CJ, 크래프톤, 텐센트비디오, 마켓컬리, 빅히트뮤직 등 국내외 가장 핫한 브랜드의 컨설팅을 지휘해왔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저 단순한 일상들이 조금 새롭고 낯선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마력에 빠지게 된다. 과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에는 그 어떤 빈칸이 또 있을까? 이 책과 함께 한번쯤은 새로운 시각으로 낯설게 일상을 바라봐도 좋을 듯 싶다. 


일상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로, 생은 반복을 이루어 일상이 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렇다보니 일상의 반복이 우리를 둔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음표와 음표사이, 빈칸을 메우는 모든 행위에 생각에 진짜 음악이 있듯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로 빈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빈칸을 자기다운 방식으로 채워나갈때 일상은 비로소 빛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의 어디에서 빈칸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빈칸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이렇게 질문하며 생각하다보면 너무 막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길거리에 우수수 떨어진 신용대출의 명함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은 명함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라고 말이다. 잘 살펴보면 그 작은 명함 하나에는 확실한 타켓과 나름의 컨셉과 논리가 있다. 길거리에 버려진 작은 명함만 살펴봐도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컬러, 세계관, 타켓팅, 가치제안, 캐릭터, 이름 등.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안할 수 있을까? 저자도 우리도 거리에서 생각의 실마리들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거리는 정말 무궁무진한 의미의 스케치북이 맞다.


이 책의 기획자의 책 답게 길거리에 떨어진 명함에서부터 간판, 그리고 핫플의 카페까지 기획자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간판을 '이상주의자, 공리주의자, 비평가, 쾌락주의자'로 나눠 분석하는 것은 꽤 흥미롭고 신선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껏 그냥 지나쳤던 간판도, 그리고 카페의 디자인들도 새롭게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메세지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저자에 의해 바라본 여러가지 중 제일 인상 깊은 것은 대전의 재래시장 속 한 커피 살롱 간판이다. 왜냐, 며칠 전 그곳을 지나쳤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 또한 저자와 비슷하게 저 간판이 이 시장의 분위기를 명랑하고 쾌할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저자 역시 이 책에서 비슷한 생각을 언급하니 반갑고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새로운 발견을 찾는 재미를 가득 담아내고 있다. 모든 아이디어는 이렇게 시작된다 말하듯이 말이다. 무에서 유를 만든 것이 아니라 A가 B가 되는 실례를 하나씩 보여주며 창조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책 속에는 그렇게 앤디워홀이 마트의 수프캔을 화폭에 옮겨 팝아트를 창조했고, 명품 의류브랜드 베트멍은 DHL물류의 로고를 티셔츠에 배치하며 새로운 '잇템'을 유행시켰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스탠바이미' 등 이동식 스크린 역시 TV를 거실에서 떼어 옮겨 놓은 결과라는 것이다. 즉 창조는 재배치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우리는 정해진 배치를 헝클어트리고 생각을 자유로이 풀어놓다보면 누구라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 책 속에 보이는 반짝이는 수많은 크리에이티브들을 보다 보면 그렇게 일상의 빈칸을 채워나가는 일이 그리 어렵고 거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제 우리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이태껏 흘려보냈던 일상을,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에 우리가 재배치하고 창조할 것들이 숨겨져 있다. 그게 바로 일상의 빈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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