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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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단 하나의 질문만 남기고 싶다."


사람에 삶을 살면서 마지막 남기고 싶은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 띠지의 적힌 문구를 보며 과연 그 질문은 무엇이 될지가 궁금해졌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삶은 척박하고 고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가르침을 가르켜 주는 참 스승과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마지막 질문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이 오십이 되어 왜 다시 <논어>를 꺼내었는지, 그는 어떻게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을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조윤제 작가의 베스트셀러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서 나란히 읽었던 두 책, 유교 경전 가운데 가장 심오한 <<심경>>의 <다산의 마지막 공부>, 가장 쉬운 <<소학>>의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이어 다산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정리한 <<논어고금주>>를 오늘날에 맞추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을 엮은 경전으로, 연속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기에 매락을 살피기가 쉽지 않아 글 자체만 봐서는 온전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사서삼경 가운데 특히 읽기 까다로우며 가장 많은 해석이 붙고, 가장 많은 이견이 갈리는 경전이다. 동시에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공자의 명언집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일상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온고지신부터 과유불급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구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논어>가 동양 고전 가운데서도 한국인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까닭은 이처럼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다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경전을 안내하는 이가 맥락을 잡아주면서 행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 또한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같은 주석이라도 누가 해석하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산의 독창적이면서도 주체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휘리릭 한번 읽기에는 다산의 통찰력과 가르침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과 같기에 너무나 아쉽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필사를 하면서 읽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논어의 구절을 적고 그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어 나 자신에게도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며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나또한 이 책을 하루에 한 구절씩 새기며 다시 읽고자 한다.

이 책은 <논어>에 제일 먼저 실린 구절 너무나 유명한 '학이'편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구성은 먼저 <논어>의 구절을 적고 이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친절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다산이 해석한 학이시습지에 대한 설명을 정말 오늘날의 관점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공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저 입시, 취업, 승진 등 무언가의 수단으로 하는 공부는 하는 자신에게도 바라보는 이에게도 괴로울 뿐이다. 하지만 다산이 말한 공부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하는 공부는 즐겁다. 무언가를 알아가는 즐거움, 그리고 내 삶에 바로 적용하는 노력들은 공부를 진정으로 즐겁게 만든다.


'학이'편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질문은 바로 "공부는 나에게 무엇인가?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나만의 해답을 찾자면 나는 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40이 넘고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나는 여러 문제 앞에서 망설이며 고민한다. 그렇기에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고, 깨달아야 할 것들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렇게 모자르고 부족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나는 과연 떳떳한가? 나는 항상 나에게 묻는다. 과연 나는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깨어 있는 어른이고 싶기 때문이다. 38페이지 마지막 문장이 와닿는다. 공부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깨달아 갈때 진정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듯 하다.


일상에 담긴 위대함을 강조했던 다산은 <<논어>>를 평생 곁에 두고 삶의 지침으로 삶았다. 그가 <<목민심서>>나 <<마괴회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며 이웃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 이유도, 말년에 <<소학>>이라는 유학의 첫 경전과 <<심경>>이라는 마지막 경전을 나란히 읽으며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말한 것도 이에 있다. 그는 '남은 나와 다르지 않다'는 <<논어>> 의 서를 자신의 삶 속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은 참 힘겨운 시기다. 코로나 19 이후 개개인의 삶만을 강조하다 보니 고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통과 공감의 부재는 누군가의 고통을 그저 뉴스거리 혹은 사회적인 이슈로만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누구라도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이라면 남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며, 어른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다산이 마지막까지 붙잡은 '마지막 질문' 속에는 인간으로 제대로 살기 위한 우리를 위한 질문들과 답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나부터 이 책의 구절을 다시 되새기면 읽고 깨우쳐 내 삶 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 다산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고 그의 영향력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진 것처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싶다. 다시금 나에게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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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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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중독, 커피중독, 게임중독 등등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쓴다. 그런데 중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갑자기 중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던 찰나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약물, 술, 도박, SNS 등 중독의 문제에 있어 우리는 흔히 개개인의 의자 박약이나 타락한 도덕성을 원인이라 생각한다. 중독을 개인의 일탈로 여겼지 사회적 차원에서는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중독에 대한 치료는 약물 처방, 심리 치료, 또는 도덕적 각성이나 상담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2021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지금까지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 책 <도파민네이션>에서는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나 도덕성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인 도파민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중독성 물질, 자본주의, 디지털이 결합된 오늘날의 현실에서 중독은 더이상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최신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와 저자 자신이 20년동안 만난 수 만 명의 임상사례를 통해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도파민의 법칙을 이해하고 고통과 화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은 무엇이든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렇다 보니 그 누구도 중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활용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경험의 중독성은 더 커진다.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지난 한 세기 동안 신경과학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는 바로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쾌락과 고통은 양 끝에 놓인 추와 같다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뇌가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처리하는 지를 신경과학과 뇌과학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쾌락과 고통 사이에서 더 좋은, 더 건강한 균형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뿐만 아니라 저자의 환자들의 실 사례를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파민의 법칙을 보다 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신경과학은 두 가지 획긱적인 발견을 한다.

 먼저 쾌락과 고통의 지휘자인 도파민의 발견이다. 도파민은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1975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스웨덴에서 아르비드 칼손과 영구의 캐슬린 몬터규. 두 명의 과학자는 도파민을 발견하였고, 칼손은 훗날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는다.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십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그리고 두번째 발견은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 편의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 우리의 뇌에 저울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중간에 지렛대 받침이 있는 저울이 될 것이다. 평소에는 수평을 이루지만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도파민은 우리의 보상 경로에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 쪽으로 기울어진다. 우리의 저울이 더 많이, 더 빨리 기울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쾌락을 느낀다.

 하지만 저울에 관한 중요한 속성이 하나 있다. 저울은 수평 상태, 즉 평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쪽이나 다른 한쪽으로 오랫동안 기울어져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울이 쾌락 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저울을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이러한 자기 조절 매커니즘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다. 그저 반사 작용처럼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쾌락을 추구할수록 고통 또한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임계점이 넘으면 마약, 알코올, 포르노 등 어떤 강력한 자극을 주어도 뇌는 더이상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의 약물 중심 치료법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미국은 이미 과도한 약물 처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오늘날 의사들은 치료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기 위해 모든 고통을 없애려고만 한다. 그렇기에 고통은 어떤 형태로든 위험하고 여겨지고 있다. 아파서만이 아니라 회복 불가능한 신경 손상을 남겨서 완치를 해도 고통을 느끼도록 뇌를 자극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약물 처방은 중독의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이는 저자가 경험한 수많은 임상 사례를 통해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합법적인 처방이라는 가면 하에 벌어지는 미국의 약물 남용은 총기와 자동차 사고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수많은 죽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과 2017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새로 나타난 우울증 사례 수는 오히려 50퍼센트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부유한 국가일수록 더 심하다고 한다. 최근 G2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항우울제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사례를 정말 솔직하게 이 책에 서술하고 있다. 본인이 겪은 로맨스 소설에 대한 중독과 우울증에 대한 약물을 복용하였을 때와 약물 복용을 중지하였을 때를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저자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솔직한 경험은 꽤 인상적이며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의견을 동의하게 만드는 데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한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저자는 약물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지금의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틀릭 한 번으로도 중독의 대상을 너무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약물 치료는 불법 약물 확산으로 이어지거나, 약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중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약물에서 술로, 약물에서 음식으로 그 자극의 대상이 바뀌었을 뿐 중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과연 이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중독자들의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중독에서 벗어날 방법을 가르쳐줄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라 중독을 몸소 체험한 중독자들이라는 거다. 이 책은 중독의 희생양이 되었다가 빠져나온 환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뇌의 균형과 삶의 중심을 찾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추천해 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중독은 개인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중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바로 고통과 직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뇌에서 과연 어떠한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의학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자신의 현재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DOPAMINE 7단계'와 공간, 시간, 의미를 제한하여 중독에서 벗어나는 3가지 자기 구속 전략은 꽤 유용할 듯 싶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의 고통 마주보기를 통하여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찾는 방법과 관계를 개산하는 있는 그대로 말하기 방법은 정말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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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알아보는 바이오 사이언스 - 25가지 생명과학 미래유망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전승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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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바이오 사이언스'는 더이상 낯선 분야가 아니다. 이 책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환경, 의료, 식품 산업 속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25가지를 한 권에 소설의 형태를 빌어 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생명과학 정책 연구진이 전문 과학자들에게 조사를 진행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위원들의 검증을 통해 선정하여 매년 한 차례씩 발표하고 있는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저자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발표된 미래유망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된 2035년 ~ 2041년 사이의 미래 사회 모습을 21편의 옴니버스식 단편 소설과 일러스트를 통해 보다 쉽게 소개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몸으로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은 바로 코로나19 이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어가면서 건강, 의료, 의학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현재 가장 각광받는 분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은 바이오 분야의 수많은 기술 중에서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선정 및 발표한 2019년, 2020년의 각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과 2021년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중 감염병 예방과 관련된 다섯 개의 기술만을 뽑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정리하여 소설 형식을 빌어 설명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과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바이오 기술을 그냥 설명하고 있는 게 아니라 2년 동안 발표된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된 2035년 ~2040년의 미래사회에서는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될까를 고민하고 그 내용을 짤막한 단편 소설 형식을 빌어 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생활, 배경에 대한 설명, 인물 간의 갈등 등 상황을 통해 더 생생하게 생명과학에 대한 설명을 담아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생명과학에 스토리를 더함으로써 누구라도 이야기에 몰입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쉽게 생명과학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총 21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 마지막 '과학이 결국 승리한다'편을 제외하고는 각 이야기 당 하나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기술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여러 활용 방안과 실제 우리 생활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모습인지까지 여러 각도로 설명하고 있다.

2019년 10대 바이오 유망기술로 선정된 'DNA기록기술'이 바로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로 나온다. DNA기록기술이란 생명체의 유전자기록 코드인 DNA에 인공적인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책의 첫 이야기는 주인공 강현과 권하선의 커플의 1000일 기념일에 시작된다. 1000일 기념일에도 바쁜 하선을 두고 홀로 퇴근하는 현의 퇴근길 상황은 2035년 바로 DNA기록기술이 완전히 상용화되었을 때의 모습이다. 물론 이 책만 읽고 기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도로의 모든 차들이 주고받는 데이터를 저장할 정도면 어마어마한 저장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DNA기록기술이 그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저자는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이렇게 이 책의 21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는 누구라도 이러한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쉽고 재밌게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편인 '과학이 결국 승리한다'는 2041년, 더이상 감염병으로부터 위험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하여 전세계는 협력하여 국제적인 방역시스템을 완성시켰다. '세이프 콘택트'한 세상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하루 빨리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다가오기를 더 간절히 바라게 된다.


21편의 옴니버스식 단편 소설 자체를 보다 보면 내용의 흐름이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데 있어 줄거리의 개연성보다는 미래의 모습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두고 글의 흐름을 거기에 맞춰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저자의 기획의도를 알아챈다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25가지 바이오 유망 기술을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정리하고 알기 쉬운 해설을 통해 미래 사회의 모습과 생명과학에 대한 상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기에 과학 공부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특히 유익할 듯 싶다. 오늘날의 세상은 과학을 모르면 생활 자체가 불편한 세상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더 발전하게 될 것이며 과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은 필수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공부는 상식과도 같다. 하여, 필수적인 과학 공부를 보다 쉽게 이끌어 주는 이 책과 같은 책들이 보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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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
나타샤 패런트 지음, 리디아 코리 그림, 김지은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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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공주이야기를 들었고, 읽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공주이야기와는 참 많이 다른 여덟명의 공주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들었던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공주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신데렐라', '백설공주' 와 같은 공주 이야기에는 일종의 공식들이 있다. 먼저 너무나 착한 여자, 공주가 주인공이다. 공주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쩌다 위기에 처하게 되고, 이 때 위기를 해결해 줄 왕자 혹은 부와 권력을 지닌 남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왕자 혹은 부와 권력을 지닌 남자는 공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공주와 그녀를 구해준 남자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괴롭히던, 혹은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던 악의 무리들을 죄값을 달게 받게 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공주들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왕자를 기다리거나 혹은 주변인들의 구박이나 괴롭힘을 꿋꿋하게 감내할 뿐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공주 이야기는 옛날의 공주 이야기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 책에서는 '휼륭한 공주란 무엇인지'알아 오라는 마법사의 지시를 받은 마법 거울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을 하며 기존의 공주들과는 너무나 다른 여덟명의 공주들을 만나다. 그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나는 다양한 공주들의 이야기. 아마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우리에게 굳어져 있던 공주의 이미지를 깨게 되는 쾌감을 얻게 될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우리는 아홉 번째의 전혀 새로운 공주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옛날 먼 옛날, 머나먼 곳에 홀로 떨어져 잇는 나라의 왕과 왕비가 딸을 낳은 것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마법사를 불러 아기의 대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마법사는 흔쾌히 승낙하며, 아기가 훌륭한 공주로 자라나게 돕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잘 준비를 하던 마법사는 '훌륭한 공주'가 과연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하여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찾아가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훌륭한 공주가 되려면 어덯게 해야해?"라고 말이다. 과연 거울은 어떤 대답을 할까?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그리고 엘로이즈는 이제 깨닫는다. 자신이 비록 작고, 여느 공주와는 다르지만 지혜와 용기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여느 공주이야기와는 너무나 달리 엘로이즈는 열심히 공부하여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휼륭한 치료사가 된다.


이렇게 이 책의 공주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던 공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두번째 공주 레일라는 장난꾸러기의 대명사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여행이 된다면 주변 사람들이 한시로 지루해하지 않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세번째 공주 아베요미는 자신의 외모에서부터 생활 태도까지 모든 것을 고쳐놓으려는 엄격한 새엄마를 맞이하지만, 새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하지는 않는다. 네번째 엘렌 공주는 동경하던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항해를 하기 위해 직접 배를 몰고 떠나며, 다섯번째 티카 공주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어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곱번째 시얼사 공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군지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직접 일자를 읻고 돈을 벌어 궁전 밖에서도 진정한 공주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공주는 왕족도, 귀족도, 촌장의 딸도 아니다. 이름이 '공주'인 공주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과 사람들을 움직인다.


나머지 일곱 개의 이야기 속에서 제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공주들을 이 책을 통해 꼭 만나 보시길 추천해본다. 이 책 속 여덟 명의 공주들은 대담하고 지혜롭고 용기가 넘치고 궁금한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끝까지 파고들며 자기 자신의 고민 앞여 정직하다. 이 공주들은 운명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스스로 자신을 구출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히 여긴다. 이 외에도 그녀들은 제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정말 멋진 공주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아마 여덟명의 공주들의 매력에 모두가 폭 빠지게 될 듯 싶다.

옛날 먼 옛날의 공주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오늘을 살아가는 이름이 공주인 이야기로 끝이 난다. 여덟번째 공주가 사는 시기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다. 하지만 이 책의 공주 이야기는 마무리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아홉 번째 공주,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여덟 가지 이야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주 이야기가 아마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서 펼쳐지게 되지 않을까. 아홉번째, 열번째, ... 그렇게 지속되는 새로운 공주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이 책을 덮어본다. 옴니버스식의 재밌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공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삶을 개척하여 더 멋진 공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그렇게 새로운 공주들이 바로 우리 곁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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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 아직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박근호 지음 / 히읏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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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최고의 불면증 치료제는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일지도 모른다.

 커다란 띠지 안에 적힌 문구가 마음에 콕 박힌다. 이 책은 생각과 걱정이 너무 많은 이들을 위한 박근호 작가의 신작이다. 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깨어있다는 게 얼마나 괴롭고 외로운 일인지를 단 하루라도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아직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불 같은 문장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이루지 못하는 잠이 오지는 않을지라도 지금 당신만이 홀로 깨어있는 것은 아니라고, 당신 혼자만 괴롭고 힘든 것은 아니라고 따뜻한 문장으로 어깨를 다독여주는 듯하다.


 저자는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불면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아파본 사람이 그 아픔을 잘 아는 것처럼 저자 역시 오랫동안 쉽게 잠들지 못하였기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 같은 사람들이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평소에 마음을 잘 보살펴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몇번이고 건넨다. 마음을 보살피기 위한 저자의 진심을 담은 잠들지 못하게 만드는 마음을 다스리는 문장들은 그렇기에 이불 같이 포근하며 따사로운 것이다.


 사실 나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것은 바로 나자신이다. 그렇기에 나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서, 나 스스로에 대한 가치와 재능과 잠재력이 의심스러워서, 깊은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실은 저자의 말처럼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난 잘 할거야, 난 최고야라며 스스로를 쓰다듬는 것보다 못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며 자신을 믿어주는 게 어떨까 싶다. 좀 못한다고 해서, 실수를 했다고 해서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 자신에게 좀 너그러워지자.


 

 예고도 없이 비가 엄청 내리고 나서는 무지개가 뜨는 것처럼, 옷을 몇 겹을 껴입어도 몸이 시릴 만큼 춥고 나서야 함박눈이 내리는 것처럼 슬프고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이 일어나야 우리에게 아름다운 일도 찾아온다. 그러니 너무 슬프하고 너무 힘들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나 힘든 이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반드시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 올 차례인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무모함과 낭만이 점점 사라져간다. 하루 하루 똑같은 일상에 치여서라고 변명하기에는 많이 아쉽다. 낭만이 밥을 먹여주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낭만만은 잃고 싶지 않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동심도 같이. 가끔은 무모하게, 가끔은 천진난만하게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이 책에는 구교환이라는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 또한 구교환이라는 배우를 응원하고 있었던 터라 저자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청룡영화제에서 구교환님이 인기스타상을 받았을 때 그는 정말 대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 배우 조인성님이 구교환님의 이름이 불리자 자신이 수상한 것보다 더 기뻐하는 표정으로 구교환님을 껴안았다. 나 또한 그 장면이 너무 예뻐서 인상 깊었는데, 이 책의 저자에게도 똑같이 멋있어 보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신이 친구의 잘 된일에 진심으로 기뻐한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기쁜 일에 진심으로 축하한 친구가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실 남의 잘 된일에 진심으로 축하하는 일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다는 속담처럼, 정말 진심어린 축하를 전해는 일을 잘 못하는 게 참 안타깝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진정으로 아끼는 이들의 잘된 일에 그 누구보다 진심어린 축하를 전하면서 살고 싶다. 저자의 말처럼 친구의 불행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행에 같이 슬퍼하고 기쁨에 같이 기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의 문장들은 정말 솔직하다. 그리고 진심이 듬뿍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모두가 잘 자기를, 잘 지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와닿는 듯하다. 저자가 전하는 진심이 듬뿍 담긴 따뜻한 굿나잇이라는 인사가 참 좋다. 나도 바래본다.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굿나잇하기를. 잘 지내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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