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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지음, 이지민 옮김 / 혜움이음 / 2022년 4월
평점 :
“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著, 이지민 譯, 혜움이음, 원제 : The Only Good Indian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Stephen Graham Jones)는 미국 원주민 출신 작가이자 영문학과 교수입니다. 그는 주로 호러물이나 SF 같은 사변적 장르를 주로 집필하는데 특히 문학적 역량이 매우 뛰어나다 평가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20권이 넘는 소설집, 장편소설들을 출간했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은 이번에 읽은 “엘크 머리를 한 여자”가 처음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리처드 보스 립스. 술집에서 싸우다 죽은 인디언 남자.
리키라 불리우던 그는 석유 시추현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인디언 자치 구역에서 도망친 남자입니다. 동생의 장례식날 느닷없이 그렇게 도망쳤습니다.
힘든 일을 끝내고 리키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소변이 급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하얀색 스포츠카 위에 이상한 형체가 보입니다. 말? 아니 엘크입니다. 그리고 그 엘크는 다시 트럭을 향해 돌진합니다. 스포츠카 후드의 가운데 부분은 푹 꺼지고 말았고 트럭은 경보음이 요란합니다. 이 멍청한 엘크는 술에 취한 것일까요? 계속 다른 트럭을 향해 부딪히기만 합니다. 차량의 경보음은 전부 울리고 경고등이 요란하게 번쩍입니다.
이제 이 엘크는 리키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방어를 위해 주변에 놓인 스패너를 집어든 리키. 그런데 엘크는 사라지고 인부와 카우보이들이 그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트럭들은 경보음과 경고등으로 요란합니다.
이 작품, “엘크 머리를 한 여자”는 발표될 당시 워싱턴포스트나 LA타임즈 같은 유수의 매체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휩쓸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레이 브래드버리 상, 브람 스토커 상, 셜리 잭슨 상, 알렉스 상 등 유수의 문학상도 많이 수상했습니다. 이러한 수상 목록이나 언론의 찬사를 걷어내고 작품 자체만 보더라도 매우 훌륭한 작품입니다. 특히 미국 원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당사자성이 매우 잘 살아있어 그들의 삶을 잘 조명하고 있다는 점도 좋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인해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어 번역 제목도 매우 독특한데 원제 역시 흥미롭습니다. 원제는 ‘유일하게 좋은 인디언 (The Only Good Indians)’’인데 이 문장에는 생략된 표현이 있습니다. 필립 헨리 셰리든(Philip Henry Sheridan, 1831~1888)이 인디언 전쟁을 수행하던 중 코만치 추장인 토사위가 자신은 좋은 인디언이라고 하자, 셰리든 장군이 ‘자신이 아는 유일하게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다(The only good Indians I ever saw were dead)’라는 답을 합니다. (나중에 셰리든 본인은 이 답변을 부인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원제의 제목은 ‘죽은 인디언’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우 의미 깊은 제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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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