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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著, 이수현 譯, 해도연 監, RHK, 원제 : Bewilderment)”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리처드 파워스 (Richard Powers). “오버 스토리 (김지원 譯, 은행나무, 원제 : The Overstory)”로 퓰리쳐상을 수상하였으며 “The Echo Maker”를 통해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이번에 읽은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역시 작품성을 인정받아 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작품입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이 작품은 아내를 잃은 과학자, 시오가 아들과 함께 자연에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의 아들, 로빈은 ADHD 혹은 강박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2년 전 아내를 사고로 잃은 시오는 아내, 얼리사를 그리워합니다만 아들 로빈을 양육하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방식으로, 때로는 아내의 방식으로.
하지만 사랑하는 존재였던 아내와 반려견 체스터가 세상을 떠난 이후 아들의 증상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갑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 교장으로부터 주정부의 개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고난 다음 아내의 옛 연인이자 심리학자인 커리어 박사를 찾아갑니다. 그가 연구하는 실시간 신경 이미징으로 AI가 피드백을 조정하는 디코디드 뉴로피드백의 도움을 받기 위해.
이제 로빈은 달라졌습니다.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내 만나게 되는 좌절. 호전되고 있던 로빈의 증상은 더욱더 심각해집니다. 커리어 박사는 마지막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바로 얼리사의 두뇌 패턴으로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배울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얼라사의 두뇌 패턴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이내 그 방법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오.
이 작품은 점점 망가져가는 지구와 미국을 배경으로 한 근미래 SF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매우 분명하며 ‘현실’적입니다. 바로 우리의 지구가 망가지고 있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으며, 우리, 인간과 우리의 이웃, 비인간 생명체의 생명과 존재가 사그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로빈은 작가의 현신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로빈의 입을 빌려 독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인류가 일으킨 미증유의 재앙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이 우주에 현재까지 밝혀진 유일한, 생명체가 가득한 이 지구 생태계가 망가져 가고 있다고. 지켜볼 때가 아니라,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경제학이 아니라 생태학이 중요하다고. 수 많은 SF 작품들이 미처 그려내지 못한 가장 이상한 세상이 바로 이곳이라고.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고.

덧붙이는 말 : 해도연 작가가 감수를 했다고 해서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데 작품을 읽다 보면 이해가 갑니다. 이 작품을 감수할 분은 우리나라에서 해도연 작가밖에 없다는 것을.
덧붙이는 말 :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계 행성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도연 작가의 “외계행성 : Exoplanet (해도연 著, 그래비티북스)”를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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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