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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 프란시스코 고야부터 나오미 클라인까지, 세상과 맞서 싸운 이단아들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5월
평점 :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박홍규 著, 인물과사상사)”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박홍규님은 법학자이자 인문 분야 저술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굉장히 왕성한집필 활동을 하고 계시는 듯 한데 과문한 탓인지 이번에 읽는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가 작가의 저서 중 처음 만나는 책이었습니다.
‘나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소피야 코발렙스카야 (Со́фья Васи́льевна Ковале́вская, 1850~1891)
러시아의 여성 수학자로 해석학, 미분방정식, 역학에 족적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소피야는 수학에 흥미를 느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여자는 대학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소피야의 아버지는 이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공부를 이어가기 위해 이를 허락할 교육에 진보적인 남편을 골라 결혼을 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특히 이 당시 그녀가 발표한 논문에 실린 편미분 방정식은 나중에 ‘코시-코발렙스카야 정리’로 불리울 만큼 학계에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녀는 여성 최초로 스톡홀름 대학 정교수로 임명되지만 1891년 독감으로 인해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소피야는 그녀가 극복해야 할 어려움의 무게를 뛰어넘었고 누구나 실패할 것이라 에상했던 것을 이겨내 엄청난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그녀가 위대한 것은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를 직시하면서도 이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소피야 코발렙스카야는 대중수학사를 접하면서 스치듯 지나간 이름이었는데 이런 삶을 산 수학자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분의 평전이 “불꽃처럼 살다간 러시아 여성 수학자 (코둘라 톨민 著, 김혜숙 譯, 시와진실)”와 “불꽃 같은 생애 (앤 히브너 코블리치 著, 이혜숙, 정계선 共譯,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원제 : A convergence of lives, Sofia Kovalevskaia : scientist, writer, revolutionary)” 등 두 권이 번역되어 있다고 하니 후속 독서를 통해 이 분의 삶에 대해 더 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삶과 글이 완벽하게 일치하다’
조지 오웰 (George Orwell, 1903~1950)
우리는 흔히 SF 소설가로 알고 있는 작가이지만 영국의 위대한 문학가로 추앙하는 사람이 많은 대문호 중 한 사람이입니다. 특히 그는 프랑코의 파시즘에 반대해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을 때 총알이 목을 관통하는 심각한 부상에 시달렸지만 겨우 살아남아 ‘카탈로니아 찬가’라는 작품을 쓰게 됩니다. 이 작품은 가장 위대한 전쟁문학 중 하나로 손꼽히고, 헤밍웨이마저 이 작품에 감탄했다는 일화가 전해지지만 당대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파시즘,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잘 알린 소설로 ‘동물농장’과 ‘1984’가 유명합니다. 두 작품 모두 일반적으로 반공주의 소설로 잘 알려져 있지만 생전에 오웰은 그렇게 오해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 했다고 합니다. 오웰은 모든 전체주의 혹은 권위주의를 부정하며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동물농장’이나 ‘1984’에서 묘사하는 세상, 혹은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은 공산주의 뿐 아니라 자본주의까지 포함한 모든 권위주의, 전체주의, 파시즘이었다고 합니다. 오웰은 예술과 정치를 합일시키는 것을 작가적 이상으로 삼았고 스스로도 그렇게 살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폐결핵에 의해 마감된 그의 삶이 너무 짧았음이 아쉽습니다.
이 책에는 체제와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가지 않은 이단에 대한 열전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치열한 삶을 살아갔고 스러졌는지, 그리고 역사에 어떤 이름을 남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과학을 통해, 사상을 통해, 독립을 위해, 언론의 자유를 위해, 민중을 위해, 차별에 저항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간 이들. 이들의 이야기에 한 번쯤 시간을 내어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그들의 인사이트가 바꾸어 놓은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꽃이아니라불꽃이었다, #박홍규, #인물과사상사,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