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의 과학 - 왜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할까?
레베카 하이스 지음, 장혜인 옮김 / 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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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著, 장혜인 譯, 윌북, 원제 : Instinct: Rewire Your Brain with Science-Backed Solutions to Increase Productivity and Achieve Succes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레베카 하이스 (Rebecca Heiss)는 진화 생물학자이자 스트레스 관리 전문가라고 합니다. 레베카 하이스는 특히 인간의 사고 방식과 행동 패턴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데, TEDx 강의 등을 통해 대중과도 많은 만남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본능의 과학”은 과거 문명 이전에 우리의 뇌가 진화해온 방식대로 문명 사회인 현대를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오작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우리의 어리석은 행동과 선택이 결국 뇌와 뇌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진화 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여러 본능, 생명으로서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생존 본능, 다양성 본능, 자기 기만 본능, 소속감 본능, 정보 수집 본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특히 성 본능은 인간이 생물로서 가지는 필수적인 본능 중 하나입니다. 성별에 따른 성 본능은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강화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성 본능은 인류라는 종의 확산과 번성에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인류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어가고 있으며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요소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특히 저자는 본인의 실험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능한 여성 임원들에게 암시적 연상 검사를 수행하게 하였는데 ‘리더’와 관련한 단어는 주로 남성과, ‘가족’과 연관된 단어는 주로 여성과 더 빨리 연결했다고 합니다. 힘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 조차 리더의 이미지를 여성이 아닌 남성과 연관을 짓고 있다는 사실에서 성 본능이 강력한 사회화의 과정을 거쳐 우리의 성 인식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고 저자는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진화생물학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마치 운명론적이라던가 어쩔 수 없는 당위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화생물학 관련 서적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좀더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수십 만 년 동안 진화해왔지만 불과 몇 천 년에 걸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문명을 건설하였습니다.  본능과 무의식의 영역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성과라 생각합니다. 분명 이것은 우리가 숱한 뇌와 본능의 오작동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고 이겨내려는 전 인류적인 노력과 통제력의 결과가 아닐런지요. 그렇다면 개인의 삶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몸, 뇌, 본능은 과거부터 진화해온 관성대로 움직이려고 하지만 우리는 합리성과 이성의 존재로 인해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진화생물학 책에서는 바로 이 인간의 통제력과 제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본능대로 살지말고 본능을 통제하고 제어하여야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교훈 말입니다. 




#본능의과학, #레베카하이스, #장혜인, #윌북,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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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사육사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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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사육사 (김남겸 著, 아프로스미디어)”를 읽었습니다.




김남겸 작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인 “로하의 세상”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 작가인데 이번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우리를 다시 찾아왔군요. 전혀 다른 장르로 연달아 만나게 되 김남겸 작가의 신작은 어떤 재미를 선사할 지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내 마지막, 잘 부탁해’

한 동물원의 맹수격리실. 사자 앞에 선 여자는 사자에게 이렇게 부탁합니다.

그녀는 사자를 포옹할 듯 두 팔을 벌리고 한 걸음씩 다가가고 턱을 들어 기꺼이 목을 사자에게 내어줍니다.


이 소식에 여자의 남자친구이자 동료사육사인 도수는 망연자실합니다. 결혼 이야기까지 나오던 여자친구가 사자에게 목숨을 잃다니. 현실을 외면해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도수는 운택으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맹수격리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사람이 도수일지도 모른다는…

CCTV도 고장났고 야간조는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맹수격리실에 안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상황. 결국 도수는 연인을 잃고 직장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밝혀진 진실.

8인의 사육사. 먹이를 주고 길들이듯이 그들은 행복을 만들어주면서 그녀석을 ‘사육’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방법은 틀렸습니다. (중략) 복수는, 예술의 영역입니다.’








 

  

이 소설은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낸 구조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먼저 작가는 프롤로그를 매우 파격적이면서도 독자에게 의문을 던져 놓습니다. 

스스로 사자에게 목을 내어 준 여자.

프롤로그에서는 그 이유를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몇가지 단서를 던져놓습니다. 

‘그 인간 냄새 때문에 그래?’

이제 독자는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이 여자는 왜 사자에게 목을 내어준 것일까?


이제 독자는 하릴없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 이유를 알아내야겠지요. 그리고 작가에게 받아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허겁지겁 책을 읽어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뭔가 이상합니다.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일까, 무엇인가 핀트가 안맞는 흐름이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와 진술들이 종반부에 이르러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진실은 드러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퍼즐과도 같은 이야기 구조에 담아냈을 때 소설을 읽는 독자의 만족도가 이렇게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8인의사육사, #김남겸, #아프로스미디어, #리뷰어스클럽, #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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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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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에릭 재거 著, 김상훈 譯, 오렌지디, 원제 : The Last Duel : A True Story of Trial by Combat in Medieval France) ”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릭 재거 (Eric Jager, 1957~)는 미국 출신의 문학 비평가이자 UCLA 영문학 교수입니다. 특히 그는 중세 문학의 전문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학문적 역량과 문학적 재능을 결합하여 “라스트 듀얼’을 통해 14세기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마지막 결투 재판 (trial by combat)를 역사 소설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386년, 추운 겨울 어느 날, 수 천명이나 되는 군중들이 파리의 한 수도원 공터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목숨을 건 두 기사의 결투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일반 평민들만 이 결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국왕 샤를 6세도 호화로운 관람대에 신하들과 함께 앉아 있습니다. 프랑스 국왕은 단순히 즐기기 위해 이 결투를 참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결투가 바로 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왕은 그 결투재판을 주재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투의 당사자는 장 드 카르주(Jean de Carrouges, 1330?~1396)와 자크 르 그리 (Jacques Le Gris, 1330?~1386)입니다. 장 드 카르주는 자신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강간한 자크 르 그리를 규탄하며 결투 재판을 신청합니다. 하지만 사실 결투 재판이 그리 흔하게 허용되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전망은 밝지 않았습니다. 1354년 이래로 파리 고등법원이 강간 혐의의  해결을 위해 결투를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수없이 결투 재판을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프랑스 국왕과 고등법원은 두 사람 간의 결투 재판을 허용하게 됩니다. 




만약 장 드 카르주가 이기면 자크 르 그리는 죽게 될 것이고 자크 르 그리가 이기면 장 드 카르주가 죽는 것은 물론 마르그리트는 고대의 관습에 따라 산 채로 화형에 처해질 것입니다.

 



이 소설은 전설적인 결투이자 당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였던 ‘카루주-르그리 결투’ (1386년)’와 관련한 연대기, 소송 기록 등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발언과 주장, 장소, 일시와 심지어 날씨까지 실존하는 사료에서 인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반 소설과는 다르게 작중 지도나 삽화,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세밀한 당시의 묘사들은 마치 14세기 중세 프랑스를 그대로 책에 가져다 놓은 것처럼 생생합니다.  결투나 등장인물의 갈등 구조도 흥미롭지만 중세 문화를 느끼거나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도 읽으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추천드립니다.

 



덧붙이는 말 : 이 책은 최근 개봉한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리들리 스콧 監)”의 원작 소설입니다. 이 영화는 거장이라 불리우는 감독의 작품일 뿐만 아니라 멧 데이먼, 밴 애플릭, 조디 코머 등의 명배우들이 참여하여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원작에 깊이 감명 받은 멧 데이먼과 밴 애플릭은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라스트듀얼, #에릭재거, #김상훈, #오렌지디, #리뷰어스클럽, #역사소설, #영화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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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사육사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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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를 퍼즐과도 같은 이야기 구조에 담아낸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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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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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나 등장인물의 갈등 구조도 흥미롭지만 중세 문화를 느끼거나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도 읽으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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