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 - 어쩌다 자본주의가 여기까지 온 걸까?
데이비드 하비 지음, 강윤혜 옮김 / 선순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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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 (데이비드 하비 著, 강윤혜 譯, 선순환, 원제 : The Anti-Capitalist Chronicles)”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하비 (David Harvey, 1935~)는 현재 뉴욕시립대 인류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리학자이자 마르크스 이론가로 잘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특히 데이비드 하비는 불평등과 환경 문제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사회주의적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경제학자, 정치학자들 역시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파국 밖에는 남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컨센서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자본주의 틀 내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반해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주의의 틀 자체를 부수거나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자본주의적 모순의 많은 상황은 자본 축적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인식입니다. 자본주의적 생존방식 자체가 탄소 급증과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불어왔다는 것이지요. 

특히 불평등이 극도로 심화되었으며 기후위기와 같이 시급하면서도 당면한 문제를 고려하면 데이비드 하비는 지금의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꾸고 정치적, 경제적인 근본 틀을 바꾸어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자본은 그 특성상 노동과정과 그 성과의 배분을  설계하기 때문에 자본 축적을 태생적으로 잉태하고 있으며 이는 언제나 폭력적이며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의 금융 기법과 결합한 자본 축적은 자본 약탈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젠트리케이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민중을 토지에서 내쫓고 공유지를 폐쇄하고 임금노동자나 소작농으로 전락시킨 인클러저 운동이 대표적이었죠. 지금에 와서는 특정 자본가 계층이 이미 축적된 유무형의 자산을 탈취하거나 훔치는 형태로 자신의 자본을 축적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생산과정에서 노동을 착취하여 자본을 축적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이러한 방식의 자본 축적 혹은 자본 약탈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강력하게 자본 축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이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런 자본의 축척 혹은 약탈로 인해 발생하는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반드시라 해도 좋을 정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합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혼란의 상당수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이 가져다 준 결과라 보더라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자본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자본주의적 정치 행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COVID-19 팬데믹 사태에서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국가(예를 들어 한국이나 대만 같은)들이 그나마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영향을 덜 받은 국가들인 것은 시사점이 크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 “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는 마르크스주의자인 저자가 자신이 바라본 자본주의의 모순을실제 상황에 비추어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보여줍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가 가지는 모순적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이 있는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는 독서 경험이 되었습니다.



#자본주의는당연하지않다, #데이비드하비, #강윤혜, #선순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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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 좀비 섬의 생존자 마인크래프트 공식 스토리북
맥스 브룩스 지음, 윤여림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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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 좀비 섬의 생존자 (맥스 브룩스 著, 윤여림 譯, 제제의 숲, 원제 : Minecraft: The Mountain)”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맥스 브룩스 (Max Brooks, 1972~)입니다. 네, 바로 그 맥스 브룩스 맞습니다. “세계대전 Z (박산호 譯, 황금가지, 원제 : World War Z)”,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장성주 譯, 황금가지, 원제 : The Zombie Survival Guide)”의 저자입니다.


이 책은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 (Mojang)이 기획하고 유수의 작가들이 참여한 마인크래프트 공식 스토리북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그러고 보니 시리즈 첫 편도  “마인크래프트 : 좀비 섬의 비밀 (손영인 譯, 제제의숲, 원제 : Minecraft: The Island )”도 맥스 브룩스가 열었네요. 이 외에도 무르 래퍼티 (Mary Lafferty), 캐서린 M. 발렌티 (Catherynne M. Valente) 등의 이름도 보이는데 시리즈에 참여한 작가진들의 면면이 대단합니다.. 


모든 것이 블록으로 이루어진 이상한 세계, 마인크래프트. 2011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마인크래프트는 특유의 높은 자유도로 인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폭력성이 높지 않고 레고처럼 사용자가 마음껏 마인크래프트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게임성으로 인해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게임입니다. 출시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억이 넘는 사용자가 즐기고 있습니다.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섬’을 떠난 ‘나’. 바다로 나가 전력을 다해 노를 저어보지만 바다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을 뻔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충분히 경험도 쌓이고 그동안 좀비가 득실 대는 바로 그 낯선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했습니다. 충분한 식량, 도구 들을 차근차근 준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침반과 ‘빈’ 지도. 이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 지도를 하나 하나 채워나가면서 


하지만 ‘나’는 이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진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맙니다. 그리고 친구를 만납니다. ‘나’는 친구로부터 가이(Guy)라는 이름을 선물받고 친구에게는 서머(Summer)라는 이름을 선물해줍니다. 

이제 친구와 함께 진짜 모험을 다시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다 보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그 이야기를 부모에게 들려주곤 하는데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입니다. 아마도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자유도, 그리고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특징 때문일 것입니다.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타의 게임과는 다른 특징이지요.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 대상의 소설이지만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또한 굳이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알지 못해도 게임 판타지 장르의 일종으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잘 쓰여져 있습니다. 물론 마인크래프트의 많은 요소들이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기 때문에 게임을 알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가 있겠지요. 이 책을 읽는데 유일한 장애는 전작을 읽지 않은 터라 주인공이 ‘섬’에서 겪은 모험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는 것 뿐이었습니다. 반드시 전작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좀비섬의생존자, #좀비섬의비밀, #맥스브룩스, #윤여림, #제제의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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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철학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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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랩 (조니 톰슨 著, 최다인 譯, 윌북, 원제 : Mini Philosophy: A Small Book of Big Ideas)”를 읽었습니다. 




왜 하늘에 별들이 존재하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우리는 윤리적이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은 많은 학문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많은 학문들은 철학 (Philosophy)이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고들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철학이라는 학문은 자연, 세계, 인간에 대한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연, 세계, 인간에 대한 질문은 우리가 접하는 거의 모든 주제를 통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학문적 가치에 비해 소홀히 평가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철학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 철학의 경우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부분이 많아 철학사 전반적인 흐름에서 지식으로만 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이미 많은 철학자들이 고민한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는 특정 고민을 해결할 열쇠를 어떤 질문이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이 책, “필로소피 랩”은 철학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실제 삶에서 철학이 어떤 효용을 건네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실용적인 접근을 시도한 책입니다.




즉 단순히 어떤 철학자가 어떤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는 어떤 철학적 사조에 해당한다는 식의 소개가 아니라 우리는 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윤리적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철학적 질문과 연결시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이는 굳이 윤리 뿐 아니라 존재, 예술, 사회적 관계, 종교, 문학, 언어, 과학, 심리학, 일상, 인식과 인지, 정치와 경제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어떤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질문조차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하지만 많은 문제는 질문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했던 많은 질문들은 과거 선현(先賢)들이 이미 비슷한 질문을 했던 질문들이며 그 답으로 가는 과정 역시 남겨놓은 것들이 많습니다. 동서고금 선현(先賢)들의 질문과 과정을 참고 삼아 우리 인생의 많은 문제에 지침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그러한 지침을 삼을 수 있는 많은 철학적 질문을 설명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되는 책입니다. 



#필로소피랩, #조니톰슨, #최다인, #윌북,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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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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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감정과 현상을 독특한 작품 세계에 녹여낸 마리아나 엔리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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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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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著, 엄지영 譯, 오렌지디, 원제 : Los peligros de fumar en la cama)”를 읽었습니다.


독특한 제목의 이 소설은 마리아나 엔리케스 (Mariana Enriquez, 1973~)의 소설집입니다. 저자인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언론인이라고 합니다. 가정 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등 사회 현실을 고딕풍의 은유에 녹여내는 독특한 작풍으로 알려진 저자는 첫 소설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불 속에서 읽어버린 것들 (엄지영 譯, 현대문학, 원제 :  Las cosas que perdimos en el fuego)를 통해 소개되기도 한 작가입니다. 

특히 이번에 읽은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은 2021년 부커 국제상 숏리스트 (최종후보)에 선정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으로 2016년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 (창비)”로 수상한 바 있습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는 호러적이면서도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1899~1986)를 연상하게 하는 마술적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첫 수록작인 ‘땅에서 파낸 앙헬리타 (El Desentierro de la Angelita)’부터 칵테일처럼 뒤섞여 있는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썩어 문드러지고 축축하면서 끈적거리는 살점을 그대로 묘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쾌하거나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땅 속에서 오랜 시간 보낸 아기 천사의 세월이 느껴지기도 하고 자신이 묻힌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현실을 묘사하듯이 건조한 어투로 적, 환상적 상황을 그려내고 있는 특유의 문체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비록 비현실적 상황에 직면해 있음에도 발을 디디고 있는 현실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관찰력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표제작인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8페이지 남짓한 짧은 이 작품은 해봤을 사소한 사실을 통해 노인 문제, 도시 속의 고독, 불안감 등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현대인의 불안, 고독, 우울 등을 드러낸 작품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실과 밀접하게 그리고 언제나 맞닿아 있지만 내가 미처 깨닫지 않으면 곁에 있음에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감정들이 스쳐지나는 순간 같다고나 할까요. 보편적인 감정과 현상을 독특한 작품 세계에 녹여낸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다른 작품도 번역되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침대에서담배를피우는것은위험하다, #마리아나엔리케스, #엄지영, #오렌지디, #리뷰어스클럽, #세계문학, #환상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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