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폴리스 - 홍준성 장편소설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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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폴리스 (홍준성 著, 은행나무)”를 읽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비뫼시의 고서점에 살고 있는 책벌레입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책선반의 그늘과 습기는 그들이 살아가는데 더 할 나위 없는 조건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천국처럼요. 하지만 그 천국은 길잃고 들어온 박쥐 한 마리에 의해 망해버리고 맙니다. 박쥐는 그들만의 천국에서 살아온 책벌레들을 잔뜩 잡아먹으며 그곳에 정착합니다. 하지만 고서점이 헐리면서 박쥐의 안락한 생활도 끝나게 됩니다. 쫓겨난 박쥐는 송골매에게 붙잡혀 먹이가 될 위기에 처하고 송골매는 고양이에게 공격을 받습니다. 결국 박쥐와 송골매는 노숙자의 허름한 더플백 안에 들어가 박제상과 약재상에게 팔리게 됩니다.

이후에도 마치 도미노처럼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연골이 다 닳아버린 유리부인, 비뫼시를 다스리는 가시여왕, 대홍수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42번에 와서야 비로소 머무릅니다. 


42번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울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날 일어난 대홍수, 명백히 인재라고 해야할 바로 그 재난 때문에 번호로 불리우게 된 고아입니다. 다른 소설이라면 분명 주인공의 위치이지만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라 부르는 것 조차 조심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이야기가 주인공입니다. 이야기가 흘러 넘쳐 마치 작중의 대홍수처럼 몰아치는 바로 그 이야기 말입니다. 독자의 멱살을 붙잡고 이야기가 흐르는굽이 굽이마다 들여다보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서사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독특한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고 싶으신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카르마폴리스, #홍준성, #은행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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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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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著, 김은영 譯, 북로드, 원제 : Cilka’s Journey )”을 읽었습니다. 


헤더 모리스(Heather Morris)의 전작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박아람 譯, 북로드, 원제 : The Tattooist of Auschwitz)”을 읽어본 독자라면 실카라는 이름이 낯익으실 겁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던 랄레가 이야기했던, 생존을 저항의 수단으로 선택했던 영웅, 바로 그녀가 십대의 소녀 세실리아 클라인, 즉 실카입니다. 


“1942년 4월부터 여기에서 무엇을 했지?”

“살아남는 일이요.”


실카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지만 전후 다시 시베리아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죄목은 살아남았다는 것. 무려 15년의 노역형.  아우슈비츠에서도 그랬지만 북극권에 있는 시베리아의 보르쿠타 굴라크는 엄청난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과도한 노역으로 인해 살아남는 것 자체가 엄청난 투쟁입니다. 유폐 지옥이라 불리웠던 강제 노역 교화소, 굴라크 (ГУЛАГ). 하지만 실카는 그녀가 가진 용기, 그리고 연민을 무기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용감하고 영웅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실카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옥의 여정에서도 살아내고 삶을 살아가고야 맙니다.


“우리의 인생을 위하여”


우리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누구나 영웅적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책입니다. 


덧붙이는 말 : 실카는 끝끝내 살아남아 승리하였고, 2004년까지 나름의 행복을 누린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소설입니다. 







#실카의여행, #헤더모리스, #김은영, #북로드, #리뷰어스클럽, #영미장편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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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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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누구나 영웅적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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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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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사라 시거 著, 김희정 譯, 세종서적, 원제 : The Smallest Lights in the Universe)”를 읽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에서 산소의 흔적을 찾으려 합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생명체가 거주하는 행성, 바로 지구에서 대부분의 생명체가 산소호흡을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 과학자 그룹에서 산소가 아닌 수소로만 이루어진 대기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즉, 다른 행성에서 굳이 산소가 없는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표면 온도가 400도가 넘어가는 금성.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보다 더 뜨거운 행성입니다. 하지만 이 행성의 대기에서 생명의 흔적, 포스핀을 발견합니다. 비록 그 양은 적지만 혐기성 미생물 같은 생명체의 활동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생명체의 간접 증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화산, 번개, 운석 등 다양한 변수들을 함께 검토했지만 발견한 양만큼을 생산할 수 있는 변수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 과학적 발견을 한 연구 그룹은 한 사람의 리더에 의해 조직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바로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의 저자 사라 시거 (Sara Seager, 1971~)입니다. 그녀는 외계 행성 탐사에 있어 권위있는 학자이기도 하지만 아내 그리고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은 그런 그녀의 인생을 담아낸 책으로 대중과학서가 아니라 에세이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과학자로서의 삶이다 보니 그녀가 행성을 연구하는 내용이 빠질 수 없으므로 그녀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연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과학자 그룹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맥아더 펠로우상을 수상한 촉망받는 과학자의 삶이란 영광에 가득 차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에 대한 열정을 빼면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녀의 우주와 인생이 어떻게 연결되고 움직여 가는지를 보면서 나의 우주와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놀라운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우주에서가장작은빛, #사라시거, #김희정, #세종서적, #리뷰어스클럽, #자연과학, #에세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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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나의 우주와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놀라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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