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1918 - 역사상 최악의 의학적 홀로코스트, 스페인 독감의 목격자들
캐서린 아놀드 지음, 서경의 옮김 / 황금시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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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COVID-19 시대를 맞이해서 바로 직전에 있었던 팬데믹 상황에 대한 연구서를 접하는 것은 이후 감염병 확산에 대비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여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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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 영웅들의 섬
신도 준조 지음, 이규원 옮김 / 양철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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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키나와’ 혹은 ‘우치나’


한 때 류쿠 왕국이라 불리웠던 독립 국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 흡수되어 버린 망국, 1945년 태평양 전쟁 말기 오키나와 전투로 말미암아 민간인만 10만명 가까이 희생된 참사(당시 오키나와 인구가 40만명이었는데 그 중 민간인 10만명이 희생당했고 오키나와 출신 군인 3만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를 겪은 곳, 1972년까지 미군정의 지배 하에 놓여있던 땅, 1972년 5월 15일 일본으로 반환되어 일본이 되었지만 여전히 일본이 아닌 섬. 


 오래 전 “머나먼 갑자원 (야마모토 오사무 著, 서울문화사, 전 10권, 원제 : 遥かなる甲子園)”이라는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키나와라는 섬의 특수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청각 장애인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정도로만 이해하고 감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임산부들이 풍진이라는 병에 노출되었고 그 많은 아이들이 청각장애를 지니고 태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이후 우연히 오키나와 가요인 ‘하이사이 오지상 (ハイサイおじさん, 안녕하세요 아저씨)’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매우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의 노래인데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끔찍하기 그지없는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연과 한을 ‘하이사이 오지상’과 같은 경쾌한 리듬으로 노래하고 있는 오키나와라는 섬이 궁금해졌고 “오키나와 이야기 (아라사키 모리테루 著, 김경자 譯, 역사비평사)”를 통해 이 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보물섬 (신도 준조 著, 이규원 譯, 양철북, 원제 : 宝島)”을 읽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갑자기 사라진 섬의 영웅을 찾기 위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저자인 신도 준조 (真藤 順丈, 1977~)는 2008년에 데뷔한 이래 순문학, 라이트 노벨, SF, 호러, 판타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라고 합니다. 특히 2019년에 “보물섬”을 통해 년에 160회 나오키상 (直木三十五賞)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날 섬의 영웅 ‘온짱’이 사라졌다. 도대체 ‘예정에 없던 전과(戰果)’가 무엇이지?


온짱, 구스쿠, 레이 등은 미군 기지에서 물자를 훔쳐내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센카아기야’들입니다. 하지만 훔쳐낸 물자로 학교를 짓고 지역 주민들에게 먹을 것과 의료 용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들은 지역 사회의 영웅입니다. 


어느날 온짱은 다른 패거리와 합동으로 캠프 가데나를 털기로 합니다. 이상하게 판이 커졌지만 그래도 온짱이 계획한 일이기에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결행합니다. 언제나 온짱의 계획은 실패가 없었지만 그날은 캠프 내 미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이리 저리 도망 다닙니다. 

구스쿠와 레이는 겨우 탈출하지만 온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온짱의 친구 구스쿠, 온짱의 혈육 레이, 그리고 온짱의 여자친구 야마코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온짱을 찾아나서는데….


앞서 언급한 “오키나와 이야기”에서는 핍박 받고, 차별 받고, 강간 당하고, 살해 당했던 설명으로만 존재하던 사실들이 “보물섬”을 통해 우치난츄(沖縄人)로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로 튀어나옵니다. 


일본제국에 속하였기에 가해자로 취급 받지만 실제로는 일본의 식민지였고, 오키나와 전투 당시 일본군에 의한 강요된 집단 자살, 피난지에서의 집단 학살 등 일본군의 전쟁 범죄에 피해를 당했으며 전후에도 온 섬이 미국과 일본이 행한 국가폭력의 희생자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이야기를 일본 문학 작품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특유의 피해 서사가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여전히 미국의 기지촌이며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섬으로 남아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하나 : 슬프고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가 600페이지 가까이 계속되면 독자가 자칫 지쳐버릴 수도 있는데 이런 한스런 이야기들을 해학으로 승화하여 풀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음에 풀어낼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서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둘 : 기회가 되시면 “머나먼 갑자원”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보물섬, #신도준조, #이규원, #양철북, #나오키상,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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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댄 애리얼리 지음, 맷 트로워 그림,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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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경제학 이론이 ‘합리적 경제인이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의 판단’을 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이론을 전개하지만 행동경제학은 행동주의 심리학적 방법론을 통해 제한적 합리성을 전제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비주류지만 1990년 대 이후 재조명을 받고 있으며 2002년과 2017년에 이 분야를 연구한 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 분야와 관련하여 마침 지난 달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 (댄 애리얼리 著, 강수희 譯, 생각정거장, 원제 : Payoff)”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의사결정의 순간을 지배하는 행동경제학적인 두 가지 관점에 대해 만화로 보여주는 “최고의 선택 (댄 애리얼리 著, 맷 트로워 畵, 이경식 譯, 청림출판, 원제 : Amazing Decisions)”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댄 애리얼리 (Dan Ariely, 1967~)는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로서 듀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상식 밖의 경제학 (장석훈 著, 청림출판, 원제 : The Predictably Irrational)”을 통해 인간의 비합리성과 그에 기반한 행동경제학을 우리에게 소개해준 그는 의사결정, 동기부여와 관련한 TED 강연으로 매우 유명하며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살아있는 심리학자 50명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애덤은 의사결정에 있어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 중 어떤 것을 적용하여 선택할 지 잘 몰라서 항상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곤 합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인 애덤은 살짝 극단적이긴 한데 (장모님께서 차려주신 정성스런 저녁 식사에 대한 감사의 밥값을 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쉽지 않겠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현실에서 이러한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의사 결정의 여러 순간에 시장적 규범을 앞세워야 하는지, 아니면 사회적 규범을 앞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각 규범이 필요한 의사결정의 상황을 이해시켜주고 있습니다. 



또한 돈의 논리가 적용되거나 혹은 마음의 교감이 필요한 각각의 상황에 대해 다른 규범을 앞세울 경우 그 세상이 어떻게 오작동하는지도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적 동기와 시장적 동기 사이의 균형이 무너졌을 경우 사회적 동기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과 시간의 지난함은 의사결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고려사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도와줍니다.




#최고의선택, #댄애리얼리, #맷트로워, #이경식, #청림출판, #만화로보는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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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려원기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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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려원기 著, 빈티지하우스)”를 읽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동안 궁금하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 왜 그럴까 고민되었던 일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또한 정신과 의사 역시 육아는 힘든 일일 수 밖에 없음에 약간은 위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책에는 아이의 심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 중 몇가지 인상 깊은 이야기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이행기 대상”


엄마만 바라보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이불이나 곰인형을 들고 나타납니다.


이러한 존재는 갑자기 아이들이 엄마를 찾기 시작할 때에 비로소 위력을 발휘하는데 이렇게 아이의 곁을 언제나 지켜주는 물건을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였던 도널드 위니컷 (Donald Winnicott, 1896~1971)은 ‘이행기 대상 (Transitional Object)’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아이는 원래 자(自)와 타(他)의 구분이 없는데 자라나면서 이의 구분을 하는 과정 중의 상태를 ‘이행기’라고 하고 이때 엄마가 자신과 분리된 존재임을 깨달아 간다고 합니다. 이때의 충격과 불안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행기 대상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곰인형이나 이불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을 주는 것들을 이행기 대상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아이들은 이런 이행기 대상을 통해 엄마와의 연결 상태을 질감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하네요.



“아기의 1차적 공격성” 


자라면서 아이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아빠나 엄마의 얼굴을 때리거나 물기도 하지요.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에 그 이유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이의 공격성은 상대방을 ‘고의로 해치려는 행동’은 아니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격성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일단 상대방을 고의로 해치려면 자신이 상대방과의 분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공격성이 최초로 나타나는 시기는 그러한 분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격성은 파괴성이나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오히려 신체 활동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아이의 공격성은 뇌의 ‘분노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추구 시스템’이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것으로 주변을 탐색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이의 공격성에 대해 부모가 보복할 경우 외부 대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고도 하네요. 

다만 언제까지나는 아니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는 제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담아주기”


인간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뇌 (안와전두엽 부위)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부위는 만 1~1.5세에 급속히 발달하므로 이 시기까지는 감정 조절에 대해서는 아기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감각자극은 즉각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줄여주는데 아기가 감정적으로 동요할 경우 토닥임이나 안아줌 등 감각자극을 통해 외부에서 감정을 조절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담아주기 (containing)’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험들은 아기의 뇌에 각인되어 평생동안 유지된다고 하니 아이의 감정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감정의 배선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육아는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이다. 생애 첫 한두 해 동안 우리는 아기의 평생을 좌우할 무언가를 일구어나가고 있다.”


#우리아기는지금무슨생각을할까, #려원기, #빈티지하우스, #만화로읽는0-3세심리분석, #2020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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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아이 13호 라임 청소년 문학 43
알바로 야리투 지음, 김정하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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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아이 13호 (알바로 야리투 著, 김정하 譯, 라임, 원제 : La paz de las máquinas)”를 읽었습니다. 작가인 알바로 야리투 (Alvaro Yarritu, 1988~)는 스페인 작가로 이번에 소개된 “남극의 아이 13호”가 그의 첫 청소년 소설이라고 합니다. 


엑토르의 어머니는 회색 역병에 의해 희생되고 그의 아버지는 국제연맹 측 전쟁 영웅이었지만 인공지능 네트워크와의 평화 협정 이후 자살하고 맙니다. 그 후 엑토르는 참전 용사 출신이자 인간공학자인 리디아 이모와 함께 살아갑니다. 점점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반목과 기계에 대한 반감이 점차 심해지면서 리디아 이모와 엑토르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유일한 지역인 남극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리디아 이모의 연구소에 누군가 침입하는데 정체는 바로 인간형 인공지능이자 인공지능 네트워크로부터 도망친 대량 살상 기계 13호 프람.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공학자의 연구소에 침입했다 들켰지만 이후 부품을 조달할 때까지 같이 살기로 하는데… 프람은 엑토르를 살덩어리라는 멸칭으로 부르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면서 의지하게 됩니다.  

국제연맹과 인공 지능 네트워크 간의 평화 협정을 맺은 지 20주년 행사가 거창하게 예정되어 있지만 이를 방해하려는 테러리스트 단체가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러다이트. 중립 지역에 침투한 그들은 인공지능을 순종적인 존재로 만들어 인간의 영원한 노예로 만들 ‘스파르타쿠스 프로젝트’를 획책하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작성한 책소개를 보면 ‘이 작품은 (중략) 인간 본연의 존엄성 상실과 존재의 위기를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그렇게 거창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잘 먹히는 소재인 “소년, 소녀를 만나다”의 SF 버전으로 변형한 내용으로 영 어덜트보다 약간 낮은 연령대인 10대 초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설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상당한 재미를 주므로 읽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또한 후반부 나름의 반전도 좋고, 타격감이 느껴지는 전투 장면도 상당히 볼 만 합니다. 


덧붙이는 말 : 준수한 로우틴 대상 SF 소설로 볼 수 있는데 다만 출판사 책소개가 너무 거창한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문학 작품은 있는 그대로 즐기는데 왜 SF는 꼭 의미를 찾아야 하나요? 


#남극의아이13호, #알바로야리투, #김정하, #라임, #SF소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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