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 인류세가 빚어낸 인간의 역사 그리고 남은 선택
사이먼 L. 루이스.마크 A. 매슬린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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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홀로세 (Holocene) 중에서 인류(호모사피엔스, Homo sapiens)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별도로 일컫는 지질시대 개념입니다. 아직까지는 비공식적인 지질시대이지만 많은 지질학자들은 조만간 공인세(公認世)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질 시대란 지구가 생성된 이후 지질학적 주요 사건, 소행성 충돌, 초대형 화산, 지각 이동 등 우주적, 지질학적 거대 사건들을 기준으로 나뉘기 때문에 그동안 생명체의 단일종 혹은 소수 개체로는 지질 시대를 구분 지을 수 없었습니다. 



(지질시대 연대표,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인류는 지구에 나타난 생명종 중 지질시대를 구분 지을 만큼 막대한 영향을 끼친 최초가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학자들은 6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멸종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스스로 멸종을 일으키는 독특한 양상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멸종의 객체이자 주체가 바로 호모 사피엔스인 우리들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지질 시대를 인류세라 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류세와 관련하여 그 역사와 향후 전망을 다룬 책이 출간되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사이언 L. 루이스, 마크 A. 매슬린 共著, 김아림 譯, 세종서적, 원제 : The The Human Planet: How We Created the Anthropocene)”이 바로 그 책입니다.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이라고 말은 많이 들었는데 도대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까요?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하면 최초의 인류는 자정이 되기 4초 전인 23시 59분 56초에 등장했습니다. 45억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에 불과 0.46%만 차지하는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 인류는 75억이라는 숫자로 불어났으며 지구의 육지 대부분에 정착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은 미세 플라스틱의 형태로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물과 음식에 포함되어 있고 콘크리트의 총량은 지구 전체를 덮고도 남을 만큼의 양이라고 합니다. 또한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에 의해 질소 고정법이 개발된 이래로 우리는 대기에서 질소를 제거하고 있으며,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온실 효과를 일으켜 빙하 시대를 지속적으로 이연시키고 있으며 전 세계의 바다를 산성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인류는 지구의 생명 역시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데 농경이 시작된 이래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무 총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으며 연간 1억 6천만톤의 어류를 식량과 사료 등으롯 소비합니다. 이러한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척추동물의 개체수는 지난 40년간 58%에 가까운 수가 줄어들어 멸종 속도를 1000배 넘게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육지에 사는 대형 포유류의 단 3%만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75억 인류의 생물량 (biomass)이 약 30%를 차지하며 나머지 67%는 인류가 사육하는 가축의 생물량입니다. 


더욱 암담한 현실은 이러한 인류의 개체수가 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최초 10억에 달할 때 걸렸던 시간은 무려 20만년이었지만 60억에서 70억으로 같은 개체수가 증가하는 데에는 불과 12년이 걸렸을 뿐입니다. 

인류가 일으킨 지구적 규모의 변화는 지구가 형성되고 생태계가 생성된 수십억 년 동안의 변화보다 인류가 등장한 수 만년에 의한 변화의 폭이 더 크며 일부 학자는 지구의 자정 작용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연 인류는 지속적이며 기하급수적 성장을 통해 결국 붕괴할 수 밖에 없는 정해진 시나리오로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은 인류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위해 지질 시대와 그 지질 시대의 일부인 인류세에 대해 알아보고 인류세의 시작단계부터 최초의 에너지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농경, 두번째 에너지 혁명인 화석 연료의 영향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문명의 붕괴와 멸종 시나리오를 지질시대적 관점에서 총망라한 것으로 그동안 인류의 지속적이며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대량 소비, 오만과 근거 없는 낙관으로 말미암은 지구 환경 및 생태계에 대한 악영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류는 화석연료의 사용과 엄청난 인류 생물량의 팽창으로 말미암아 지구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은 분명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를 지배하는 호모 도미나투스 (Homo dominates, 지구를 지배하는 인간)으로서 지구 환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본주의와 소비주의 팽창으로 결국 생태계와 문명의 붕괴로 말미암아 인류의 문명 네트워크는 멸종의 길로 접어들게 될 수 밖에 없는 미래만이 존재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유인원에 불과했던 호모 사피엔스의 다음 진화 단계로 호모 데우스(Homo deus, 신으로서의 인간)를 정의하였지만 CoVID-19로 대표되는 감염병의 확산, 이로 인해 촉발되는 문명 네트워크의 단절 등의 뉴노멀 시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의 상시화, 인류와 인류 연관 생물 이외 생물량 감소 및 멸종으로 인한 생태계 및 경제 체제 붕괴 등을 예상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인류세에 대한 이해를 올바르게 하고 개인적 차원의 노력과 정치적 선택의 우선순위에 대한 근거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피엔스가장악한행성, #사이언L루이스, #마크A매슬린, #세종서적, #김아림, #인류세, #문명의붕괴, #멸종시나리오, #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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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나카무라 칸지 지음, 김정아 옮김, 남명관 감수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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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중력을 이기고 하늘을 날아가고자 하는 오랜 숙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날게 된 인간의 전설이나 신화가 각 문명권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보편적인 숙원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슈퍼맨이 비행 능력이 없다면 슈퍼맨의 매력이 많이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인류의 비행에 대한 숙원이 실제로 달성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절대온도의 단위인 캘빈(K)이라는 이름을 남길만큼 업적을 남겼던 캘빈 남작 윌리엄 톰슨(Sir William Thomson, 1st Baron Kelvin, 1824~1907)은 “공기보다 무거운 것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단언하였지만 1903년 윌버 라이트와 오빌 라이트가 만든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 1호가 12초 동안 비행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인류의 숙원은 드디어 문을 활짝 열어젖히게 되었습니다. (기구나 비행선을 활용한 비행은 예전부터 성공했지만 하늘을 비교적 자유롭게 날 수 있으며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비행기의 활용성에 필적할 수는 없었습니다.)


최초의 비행으로부터 약 10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행 관련 기술은 눈이 부시게 발전하였습니다. 최초의 비행 이후 20년이 안된 1919년 자이로스코프를 활용한 오토파일럿 기능이, 40년이 안되어서는 지상에서 비행기 조종을 연습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개발되어 파일럿을 보다 쉽게 양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하늘에서는 제트엔진을 활용한 제트기가 실용화되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수만년 동안 비행에 대한 도전이 실패하였지만 한 순간 이 도전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그동안 막혀 있던 관련 기술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진 100여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민, 관광, 출장 등의 목적으로 우리는 일상적으로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사실 비행기를 조종하지 않으려면 굳이 알 필요 없지만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기 때문에 575톤이나 되는 엄청난 덩치의 에어버스 A-380이 어떻게 하늘에 뜨고 시속 1000키로 가까운 속도로 하늘을 날 수 있는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항공 역학이나 비행기 구조 관련 전문 서적을 읽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구요. 일반인은 비행기의 원리나 구조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은 없을까요?


성안당 출판사에 기획한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의 네번째 책 “비행기 (나카무라 칸지 著, 김정아 譯, 남명관 監, 성안당)”이 이러한 호기심을 해소시켜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비행기의 비행 원리가 자동차 운전과 결정적으로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3차원적인 동작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제트 엔진의 원리도 일반인들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저자인 나카무라 칸지는 “비행기 구조 교과서 (전종훈 譯, 김영남 監, 보누스)”, “비행기 조종 교과서 (김정환 譯, 김영남 監, 보누스)”, “비행기 엔진 교과서 (신찬 譯, 김영남 監, 보누스)”, “알기 쉬운 항공역학 (권재상 譯, 북스힐)” 등의 저서를 출간한 적이 있는 항공 전문가로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 비행기”를 통해 항공 역학의 기초, 비행기 및 제트 엔진의 구조 및 원리에 대해 자세하면서도 쉽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비행기의 원리와 구조에 대해 궁금했던 많은 부분은 이 책을 통해 해소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Ps. 이 책을 읽고난 후 비행기에 대한 좀더 많은 지식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비행의 시대 (장조원 著, 사이언스북스)”를 추천드립니다.


#비행기, #잠못들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 #성안당, #나카무라칸지, #남명관,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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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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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자는 뇌와 신경계에 대한 이해 수준은 우주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도 이야기할 정도로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공지능 연관 연구, fMRI 발달 등으로 신경 과학이 크게 발전하면서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뇌의 주요 작용 중 하나인 기억은 기억은 각 개인의 특성을 구성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생애를 넘어서는 민족이나 국가와 같이 집단에서 보존되는 집단 기억으로 문화나 역사를 이루기도 합니다. 또한 기억은 학습 능력과 연관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 중의 하나입니다. 대중문화에서도 최근 기억을 다룬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픽사의 애니메니션 ‘인사이드 아웃’의 경우 감정과 기억에 대한 인지심리학적 고증이 충실한 작품으로 기억의 형성과 단기기억 / 장기기억에 대해 잘 보여준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 著, 전미연 譯, 열린책들, 원제 : La Boîte de Pandore, 전 2권)”은 이러한 기억에 대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가진 특유의 상상력으로 접근합니다. ‘개미’ 트릴로지를 통해 충격적인 데뷔를 한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독창적인 상상력을 재미있는 글로 만들어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페이지터너로서의 면모를 한껏 보여주지만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이후에는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많은 비판에 직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퇴행 최면으로 심층기억에 자리잡은 전생(前生)에 대해 알아가면서 잊혀진 문명 ‘아틀란티스’의 비밀을 밝혀 내는 이야기인 “기억”은 타나토노트 시리즈 이후의 작품과 비교하여 꽤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판도라의 상자’라는 최면 공연에서 우연히 관객으로 참여한 르네가 이후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의 영혼들과 만나면서 스스로가 가진 영성을 깨닫는 과정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 시리즈나 ‘타나토노트’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처럼 독특한 상상력과 탁월한 글재주로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에 빠져들게 하는 재능 있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이비과학적 상상력을 사실과 섞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독자에게 혼란을 주거나 자칫 반지성주의나 음모론에 빠져들게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그의 작품을 읽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그의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므로 마블의 아이언맨을 보면서 실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그의 작품을 ‘순수하게’ 판타지로 이해해고 읽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기억” 역시 전생(轉生)을 통한 윤회가 가능하고, 최면에 의해 전생(前生)에 접근이 가능하면서 영혼에 의한 시간 여행으로 전생(前生)과의 소통이 가능한 세계로 우리 지구와는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지구-112에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을 함께 즐기시기 바랍니다. 


#기억, #베르나르베르베르, #전미연, #열린책들, #프랑스문학, #판타지, #판타지임을잊지말아요,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 #도서이벤트, #서평단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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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김정아 옮김, 이강환 감역, 와타나베 준이치 감수 / 성안당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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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이 전기 문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밤은 인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두렵고 캄캄한 밤에도 인간을 밝혀주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밤하늘의 달과 별, 은하수와 성운들이었습니다. 천구의 별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인류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인류는 그 밤하늘에 비춰진 우주의 일부를 바라보며 신앙하고 숭배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탐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학문 중에 철학, 의학과 더불어 학문의 역사가 가장 길다고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천문학입니다. 

과학기술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20세기 이후 이러한 우주에 대한 인류의 지식은 엄청나게 확장되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불과 10여년 전의 이론이 최신의 이론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불과 십 몇년 전에는 많은 과학책에서 우주의 나이를 100~200억년 (평균해서 150억년)으로 기록한 책들이 대부분이었으나 WMAP과 플랑크 인공위성의 우주배경복사 관측으로 산출한 우주의 나이가 137.98 ± 0.37억년으로 밝혀진 것은 2013년입니다. 또한 외계 행성 역시 당연히 있을 것이라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생각했지만 실제로 최초 발견된 것은 1995년이며 2009년 케플러 계획에 의해 외계 행성을 본격적으로 발견하였고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임무가 종료된 지금도 기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지속적으로 외계 행성의 발견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주를 다루는 천문학은 20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식의 업데이트가 가장 빠른 학문 중에 하나로 매우 역동적이며 흥미롭습니다.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 우주 (와타나베 준이치 監, 김정아 譯, 이강환 監譯, 성안당)”는 지구의 탄생부터 우주론까지 천문학의 전 분야에 걸친 지식과 최신 이론을 47개 아티클로 구성한 책입니다. ‘은하의 충돌’, ‘최초로 태양계에 진입한 외계 천체, 오무아무아’, ‘지구를 위협하는 지구근접천체(NEO)’, ‘우주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조석력, 지구와 태양의 탄생 등 기본기도 매우 충실한 굉장히 좋은 책입니다. 또한 우주 가속 팽창, 다중 우주, 그레이트월, 보이드, 우주의 거품 구조, HR도와 같이 다소 깊이 있는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문학의 분야는 지구와 우주 현상 간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분야부터 우주의 모형과 생성 원리와 진화를 연구하는 우주론까지 매우 넓고 다양하며 복잡합니다. 그러므로 이를 접하려면 각 분야별로 대중과학서적 1-2권씩을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천문학의 많은 분야에 대해 아티클 위주로 구성한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 우주”와 같은 입문서를 통해 천문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Ps. 감역자인 이강환 박사도 지적하였듯이 빅뱅 이후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는 표준 우주론이 아닌 사토 가쓰히코(佐藤 勝彦)의 우주론을 이러한 대중과학서 혹은 입문서에 소개한 것은 다소 의아했습니다.   



#우주, #잠못들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 #성안당, #와타나베준이치, #이강환,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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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키스 - 중력파의 직접 검출
해리 콜린스 지음, 전대호 옮김, 오정근 감수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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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당신이 또 옳았습니다. 당신의 주장이 100년만에 다시 옳았음이 증명되었습니다.

 2015년 라이고 (LIGO,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에서 최초로 블랙홀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중력파를 검출하는데 성공하고야 맙니다. 이러한 공로로 레이너 바이스 (Rainer Weiss), 킵 손 (Kip S. Thorne), 배리 배리쉬 (Barry C. Barish) 세 사람은 201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또한 인류는 빛이나 전파 등 전자기파로 관측하기 힘든 우주를 볼 수 있는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손에 넣게 되어 앞으로 이를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665년 아이작 뉴턴에 의해 만유인력의 법칙이 이론적으로 구체화되었지만 어떻게 중력이 작용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뉴턴의 중력 이론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물체 사이의 중력이 순간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태양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지구가 그 영향을 시간차 없이 즉시 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기적의 해(1905년)에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어떠한 정보도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전달될 수 없으므로 뉴턴의 중력 이론은 보완이 필요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질량은 시공간의 곡률을 만들게 되고, 바로 이 시공간의 곡률이 중력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시공간의 곡률은 필연적으로 파동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중력파입니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졌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중력파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검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미약한 신호를 검출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실제 중력파 검출 시도는 1950년대부터 조셉 웨버 등에 의해 시도되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고 이후 중력파의 존재는 러셀 헐스(R. A. Hulse)와 조셉 테일러(J. H. Taylor)에 의해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단계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중력파를 직접적으로 검출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는데 라이고 (LIGO,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가 바로 그 시도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13억 광년 떨어진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여 하나의 블랙홀로 병합될 때 발생한 중력파를 라이고가 포착하게 됩니다.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13억 광년 떨어진 지구에서 포착하는 그 과정을 그린 흥미진진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중력의 키스 (해리 콜린스 著, 전대호 譯, 오정근 監, 글항아리사이언스, 원제 : Gravity’s Kiss)”입니다.

저자인 해리 콜린스는 물리학자가 아니고 사회학자로서 과학사회학 연구를 지속해온 학자입니다. 또한 그는 ‘중력파후보데이터베이스(graceDB)’ 등에 접근 가능한 패스워드를 보유한 유일한 과학계 외부 인사이며 무려 40년 넘게 중력파 검출 과정을 관찰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과학계 인사 모두가 중력파 검출가 검출되었다는 결과에 대해 흥분하고 있을 때 그는 그 과정에 주목합니다. 생각해보면 100년 동안 검출되지 않았던 중력파를 검출하는 과정이 쉬울 리도 없고 흥미롭지 않을 리도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 책, “중력의 키스”에서 해리 콜린스는 자신이 관찰한 과정을 이야기해줍니다. 

인간은 결코 이상적이거나 고결하지 않습니다. 블랙홀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와 같은 우주적 현상, 이 경이롭고도 놀라운 현상을 관측하고 해석하는데도 수많은 갈등과 논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과정과 절차를 통해 관측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우주와 미세한 양자의 세계를 해석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리 콜린스는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거대과학에 있어 진정한 과학적 발견과 도약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과학이 어떻게 발전되어 가는지에 대한 과정에 대한 현장을 목격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중력의 키스”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PS. 두 블랙홀이 마치 춤을 추고 있는 듯한 표지와 그 춤의 끝에 마침내 키스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연상하게도 하면서, 라이고가 검출한 중력파의 원인이 되는 블랙홀의 충돌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면 시적으로 표현한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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