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러스먼트 게임
이노우에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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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7월 16일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명문 규정을 두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금지, 조치, 처벌을 시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질병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소위 직장 내 갑질이라 불리우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은 결과라 하겠습니다. 다만, 아직 직장 괴롭힘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이 미비하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에서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기는 했지만 판례나 관련 사례가 축적되지 않아 현업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을 2001년 경부터 파워하라 (パワハラ, Power Harassment)라 칭해왔으며 개별 사례에 대한 법적 분쟁이 있어 왔습니다만 기업에 파워하라에 대한 방지책을 의무화한 법률이 제정된 것은 2019년 5월로 우리나라랑 비슷한 시기입니다. 다만 파워하라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은 우리나라보다 앞섰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시행해 왔습니다. 


 야마사키 토요코 (山崎豊子, 1924~2013) 작가가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연재한 “하얀 거탑(白い巨塔)”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는 일본 의학계의 부패상을 고발한 장편소설인데 일본과 한국에서 수차례 영상화된 바 있는 명작 소설입니다. 이를 영상화한 각본가인 이노우에 유미코(井上由美子, 1961~)가 앞서 설명한 직장 내 파워하라 문제와 미스터리를 결합하여 처음 선보인 소설이 일본 내 대형 슈퍼 체인을 가지고 있는 마루오 홀딩스라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각종 직장 내 괴롭힘을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실의 두 직원과 고문 변호사 등 3명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해러스먼트 게임(김해용 譯, 위즈덤하우스, 원제 : ハラスメントゲーム)”입니다.


 마루오 홀딩스에서 과거 잘나가다 파워하라 문제로 징계를 받고 좌천당해 소도시의 점장으로 근무하던 아키쓰 와타루는 회사가 이물 혼입 문제로 곤경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신임 컴플라이언스 실장으로 임명되어 구원투수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단순 이물 혼입 문제가 아니라 파워하라와 관련한 내부자의 소행임이 밝혀지면서 더욱 양상이 복잡하게 돌아가게 되는데 더구나 신규 점포 오픈 전까지 이를 해결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 조건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키쓰 와타루는 마루오 사장에게 비밀 임무를 맡게 되면서 사내 정치 싸움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아키쓰는 조력자인 마코토, 야자와와 함께 파워하라, 하라하라(파워하라에 대한 해러스먼트), 세쿠하라(성희롱), 파타하라(부성에 대한 해러스먼트), 모라하라 (따돌림, 폭언, 행동에 의한 정신적 괴롭힘) 등 다양한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해 나가면서 컴플라이언스 실장으로서 성장하게 되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중 주인공격인 아키쓰가 점포개발에다 점장 출신으로 컴플라이언스 및 해러스먼트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사람으로 컴플라이언스 4년차인 마코토가 사건마다 자세히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서술하여 각종 해러스먼트에 대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사건들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작중 인물들이 다소 평면적이고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여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매우 유용한 독서였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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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2
최정화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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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억”은 무엇일까요? 기억에 대한 질문은 고대로부터 자아와 연계하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면서 그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시도하였던 철학적 질문입니다. 또한 최근 들어 정보 이론과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적 질문으로 발전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고 정의하는데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그것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의 정체성을 정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억인지 신체인지를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도대체 인간에게 “기억”이란 무엇일까요? 언젠가는 그 정체를 밝혀내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분야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답을 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그려내지 않고 극단화함으로써 답을 이끌어내는 장르인 SF입니다.

최정화 작가는 “흰 도시 이야기 (문학동네)”에서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SF라는 장르 기법을 차용한 바 있습니다. 작가는 또다시 “기억”에 대한 질문을 들고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바로 “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입니다. 120여 페이지 남짓한 중편이지만 현대문학에서 내놓은 핀 시리즈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구가 태양계에서 벗어나 방랑자 행성이 될 위기에 처하자 지구인들은 화성으로 이주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미 화성에는 화성인들이 살고 있으며, 이 화성인들은 지구인에 대해 생명체를 대하는 최소한의 존중을 하지 않고 혐오와 차별 의식을 숨김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지구인에게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메모리 익스체인지를 통해 화성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정을 축으로 이 책에서 작가는 니키와 반다, 그리고 니키와 반다가 하나로 합쳐진 존재의 서사를 통해 기억과 차별,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존중받는 데”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이 화성인인지, 지구인인지, 부자인지, 가난한 사람인지,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가 아니라 바로 “인간”이라는 조건 하나 뿐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매우 심각한 국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이를 “인간”의 문제가 아닌 “이득”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혐오와 차별, 극우 사상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으며 인류를 ‘양대 대전’과 ‘홀로코스트’ 이후 얻은 문명인으로서의 교훈을 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작가의 주제의식에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Ps. 작중에서 어떻게 화성인들이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습니다만 아마 몇 세대 전에 지구인이 화성을 식민지로 삼고 테라포밍하였지만 지구의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어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지구로부터 독립한 세력이 아닐까 하는 추측은 할 수 있습니다.

Ps.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인들이 메모리 익스체인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화성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지만 화성인들에게는 전혀 이득이 없는 행위인데 말이지요. 작중에서는 두 명의 기억이 한 몸에 존재한다는 암시가 있으므로 신체 강탈도 아니더군요. 명시적인 설명은 아니더라도 독자들이 유추할 수 있도록 이야기 속에 충분히 녹여낼 수 있었을텐데 이야기의 중요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이유를 모르고 넘어가게 한 점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메모리익스체인지, #최정화, #현대문학, #핀시리즈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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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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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시에서 별을 보기란 정말 하늘에서 별 따기 마냥 어렵긴 하지만, 가끔 시골길을 걷다 하늘이 탁 트인 곳에서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에서 유영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기에 인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그 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신을 맞이 하는 듯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며, 벅찬 마음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윤성철 著, 21세기북스)”는 서울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개설한 “인간과 우주”의 내용을 4회 분량으로 진행한 “서가명강” 강연을 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앞서 말씀드린 하늘, 우주를 바라보며 느꼈을 “이데아의 영역”이자 “신의 영역”이었던 우주에 대한 인식의 역사로 1부를 시작합니다. 우주론에 대한 역사를 보면 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우주에 대한 숱한 논쟁을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개괄을 펼쳐 보이면서 인류가 우주에 대해 이해해 가는 과정을 독자가 따라갈 수 있도록 보여주어 독자 역시 우주에 대한 이해를 보다 폭넓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플라톤은 우주가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통해 땅에서의 무질서를 벗어나기 위해 하늘에서 구원의 질서를 찾습니다. 바로 “천동설”의 탄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은 우주의 실제를 반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관측의 결과와 차이가 발생하고 우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등의 한계가 있어 아리스타르쿠스 등의 철학자들은 “지동설”을 주장하게 됩니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천동설에 균열이 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관측 기술로는 “지동설”을 증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천동설을 보완하는 이론이 계속해서 추가되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에 의해 지동설이 천동설에 대항할 제대로 된 이론체계를 갖추게 되고 천문학이 발달하면서 사실로 증명되게 되죠. 이제 지구, 그리고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고 체계의 혁명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우주론에서의 핵심적인 궁금증 중 하나는 이 우주가 어떻게 시작하였는가입니다. 저자는 2부에서 빅뱅이론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올베르스의 역설’이라는 유명한 질문이 있습니다. “밤하늘이 왜 어두울까”라는 단순한 질문이지만 여기에는 우주의 진리, 빅뱅이론에 대한 단서가 담겨져 있는 질문입니다. 과거의 우주론에서는 밤하늘이 어두울 수 없고 실제는 어둡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놓쳐버린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주는 무한하지도, 영원하지도 않고 빛의 속도는 유한하기에 밤하늘은 여전히 어두운 것입니다. 즉, 우주에는 태초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우주의 시작까지를 2부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별도 태어나서 자라고, 성숙하며 노쇠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항성진화 (stellar evolution)라 합니다. 큰 별은 수백만 년, 작은 별은 수천억 년을 살아가지만 그 별들도 똑같이 생과 사를 반복합니다. 에너지만 존재했던 텅 빈 우주에 별의 탄생과 죽음으로 인해 점차 물질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즉, 헬륨, 산소, 탄소, 철, 인 등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바로 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주는 바로 별과 물질, 에너지의 거대한 순환계이고 인간은 모두 과거에 별이었고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결론을 3부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우주에 우리만 있을까요? 굳이 “인간 원리”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이 광활한 우주에 지적생명체가 우리만 존재한다는 생각은 미처 하기 힘듭니다. 생명이라는 현상이 탄생하는 것은 드물기는 하더라도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강력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왜 이 우주는 “거대한 침묵”에 쌓여 있는 것일까요? 바로 4부의 주제입니다.



천문학은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인간의 관심은 오래전부터 하늘과 우주를 향해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론과 천문학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은 얼마든지 많고 조금의 수고만 들이면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역시 천문학과 우주과학의 입문서로서 매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 줄테니까요.




#우리는모두별에서왔다, #윤성철, #서가명가, #21세기북스, #천문학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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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Wow 그래픽노블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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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오닐이라는 작가를 “티 드래곤 클럽(심연희 譯, 보물창고)”에서 처음 알게 되었죠. 그림체가 정말 예쁘기도 하고, 해당 도서를 본 후 티 드래곤 클럽의 여러 캐릭터로 아이들이 따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상상력을 북돋아주는 작가였습니다. 느림, 기다림, 다름에 대한 관용을 바탕으로 젠더에 대한 편견을 낮춰주는 주제 의식에도 크게 공감했구요.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이티 오닐을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심연희 譯, 보물창고, 원제 : Princess Princess Ever After)”라는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받자 마자 딸아이들이 가져가 버려서 돌려받기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

53페이지 밖에 안되는 분량이라 내용을 이야기하게 되면 스포일러가 가장 걱정이라 대략적으로만 적을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니 유의바랍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은 유니콘 셀레스트를 타고 다니는 아미라 공주입니다. 아미라 공주는 아프리카계 여성으로 공주로 태어났음에도 자신의 특권의 부당함과 한 남자의 신부로서만 가치가 있는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부수기 위해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낼 목적으로 영웅이 되기 위한 모험을 하는 진취적인 여성입니다. 또 한 명은 여왕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쿠키를 좋아하고 낙천적이면서 아미라를 만나기 전까지는스스로를 자신의 한계에 가두고만 있는 세이디 공주입니다. 하지만 아미라와 함께 여행하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격의 없이 소통하는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되죠. 둘은 함께 모험을 하고 난관을 이겨내면서 서로의 장점을 알게 도와주면서 우정과 사랑이 싹트게 되어가지만 아미라 공주가 납치를 당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돼지는 또 귀엽네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직도 매스미디어에서는 남성, 여성이라는 고전적인 성별에 따른 성역할을 고정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이건 남자가 하는거야, 이건 여자가 하는거야”라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고정된 성역할은 없고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성취해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Ps. 두 주인공이 마지막 결혼식을 하는데 아이들이 약간의 혼란을 겪더라구요. 동성끼리도 결혼할 수 있고 세계 많은 나라들이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이 작가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보면서 젠더 불평등과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조금씩 생각을 넓혀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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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하늘 아래
마크 설리번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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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에는 많은 불행한 사건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제2차 세계 대전은 7천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인류사 최악의 전쟁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구나 파시스트들에 의한 국가 주도 집단 학살(홀로코스트, 731부대 등)로 인해 드물게도 선악 구도를 분명하게 나눌 수 있는 전쟁이기도 합니다. 간명하게 선악을 나눌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제2차 세계 대전은 소설,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많이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추축국 중 이탈리아는 나찌 독일이나 일제에 비해 생각보다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시 이탈리아군은 놀림을 받을 정도로 약체이기도 하였지만 무솔리니의 실각 이후 연합국과 가장 먼저 휴전하고 오히려 연합국에 가입하였기에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가장 치열하였던 연합군과 나찌 독일 간의 전투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2차 세계 대전 중의 이탈리아는 “잊힌 전선(Forgotten Front)”라 불리웁니다. 하지만 나찌 치하에서 14만명의 이탈리아인이 죽었으며, 이탈리아 전선에서 6만명의 군인이 전사하였습니다. 전쟁의 참화와 나찌의 만행으로 인해 수십만명의 인명이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실을 잊혀진 역사라 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마크 설리반은 잊힌 전선의 조용한 영웅을 10여년의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진홍빛 하늘 아래”라는 작품으로 살려냈습니다. 주세페 “피노” 렐리라는 소년을 통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일어난 전쟁의 풍경과 함께 자신과 가족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 살아남기 위한 용기, 보편적 인간애에 대한 헌신, 죽은 자에 대한 죄책감, 일상에 대한 갈망,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지만 시간순으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 올리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서사 구조로 되어 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몰입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전쟁과 폭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의 고통이나 알프스를 통한 유대인의 탈출 장면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Ps.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주연으로 내정된 톰 홀랜드가 피노 역에 참 잘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키는 빼구요) 책을 읽는 내내 톰 홀랜드의 모습이 피노에 겹쳐 보였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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