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빌 브라이슨이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여행 작가 쪽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책만 해도 대부분이 여행 관련 서적입니다. 하지만 이 작가는 바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덕환 譯, 까치)”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과학 서적 작가로 더 유명합니다. 빌 브라이슨은 스스로의 여행 작가로서 가지고 있는 역량을 대중 과학서를 쓰는데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빅뱅, 지구, 쿼크와 원자, 인류 문명, 우리의 미래까지 자신이 궁금해하는 것을 여러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고 스스로 공부를 해서 지질, 화학, 천문학, 입자물리학, 고생물학까지 총망라한 빅히스토리로 정리해낸 것입니다. 더구나 어려운 내용을 매우 유쾌하면서도 쉽게 쉽게, 유머와 위트를 곁들여 설명하는 작가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였습니다. 빅히스토리 책은 과학자만이 쓸 수 있는 줄 알았던지라 나중에 과학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그의 서술방식을 보면 가봐야만 하는 곳에 대한 제반 배경과 역사를 이야기와 섞어서, 가보지는 못해도 그 곳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여행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나타나 있다는 점을 그때에서야 납득했죠.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이후로 계속 기다렸지만 한동안 그의 대중과학서 신간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2020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빌 브라이슨의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우주를 이야기하던 빌 브라이슨이 이제 우리 몸에 대한 가이드가 되어 소개하고 이야기하는 책, “바디-우리 몸 안내서(이한음 譯, 까치)”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의 서술 방식 역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의 방식과 같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 (피부, 뇌, 머리, 입, 목, 심장, 피, 뼈, 면역계, 허파, 소화기관, 잠, 신경 등)에 대해 특유의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로 독자들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해줍니다. 애초에 전문가들을 위한 글이 아니라 우리 대중들을 위한 글로써 말이지요. 칠순의 나이에 이러한 내용을 취재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 다음 대중의 언어로 벼려낸 그 솜씨는 다시 봐도 일품입니다. 이 분의 다음 신작은 어떤 작품이 될지 지금부터 궁금해집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엠 봉준호 - 아이들의 미래 설계를 위한 직업 탐구 학습만화 아이엠
스토리박스 지음, 최우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말수가 없”고 “느렸”으며 “특별히 끼가 있다거나 튀지는 않았”던(출처 링크) 이 소년은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네, 바로 봉준호 감독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우리나라 영화팬에게는 매우 잘 알려진 감독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같은 작품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만족시켰죠. 또한 유수의 외국 배우와 작업한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를 통해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이 “기생충(2019)”을 통해 만개하여 드디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거장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의미있는 것은 “기생충” 촬영 당시 표준근로계약서를 준수하고 아역 배우를 보호하는 등 결과에만 매몰되지 않고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면모를 가진 봉준호 감독의 일대기를 다룬 학습 만화가 출간되었습니다. 주니어RHK에서 나온 “I AM 봉준호”가 바로 그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먼저 읽어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어린 시절부터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의 황금종려상 수상,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영화상 수상까지의 일대기를 그리면서 영화와 영화 감독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과 묘사를 통해 직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어른인 저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특히 영화 촬영 현장에서의 용어라던가 현장 분위기 묘사 들은 앞으로 영화를 볼 때 도움이 될 것도 같더군요. 특히 이 책을 통해 봉준호 감독에게 봉테일이라는 별명은 결과만을 강조하는 결과지상주의가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서 얻은 극상의 칭찬이 담긴 별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Ps. 두 딸이 아직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볼 나이가 아니라 모를 줄 알았는데 책을 받을 때 “아, 기생충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 책도 참 재미있게 읽더라구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 코스모스 - 우주를 향한 새로운 질문
데이비드 아이허 지음, 최가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칼 세이건이 집필한 “코스모스”라는 책이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방영과 동시에 1980년 출간됩니다. 이 책은 전문 용어가 아닌 일반 대중이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글로 쓰여져 매우 큰 호응을 받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도서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Yes24 기준 자연과학분야 월별 1위, 알라딘 기준 과학분야 3위네요) 단지 베스트셀러일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영감을 준 책으로 앞으로도 길이 남을 명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천문학이라는 분야는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발견과 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0년 허블 망원경이 발사되어 허블 딥 필드와 같이 무한한 우주를 촬영하였고 COBE, WMA, 플랑크 위성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였으며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었고 작년에는 블랙홀까지 촬영하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코스모스”의 핵심 주제는 아직도 유효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이론들은 어느 정도는 낡은 이론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비드 아이허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칼 세이건 키즈 중 한 사람이었고 심지어 그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딴 소행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비드 아이허가 1980년 당시보다 더욱 성숙해진 천문학의 관점에서 “코스모스”가 가진 한계인 ‘35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뉴 코스모스(최가영 譯,예문아카이브)”를 출간하게 됩니다. “뉴 코스모스”는 “코스모스”를 계승하여 비교적 쉬운 글쓰기로 태양, 달, 금성,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빅뱅과 우주 배경 복사, 블랙홀, 관측 가능한 우주와 다른 우주, 그리고 생명과 외계 생명의 가능성 등과 같은 “코스모스” 이후 천문학의 성과를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뉴 코스모스” 역시 오마쥬로 삼은 “코스모스”와 같이 공백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코스모스”을 읽고 그 이후 천문학적 성과에 대한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뉴 코스모스” 역시 후회하지 않을 독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스모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증명된 사실
이산화 지음 / 아작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는 이산화라는 작가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캐너 다클리 필립 K. 딕 걸작선 13
필립 K.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공상과학이라는 멸칭으로 불리우던 SF는 참 재미있는 장르입니다. 마치 미래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래를 빗대어 현재를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장르의 특성상 “외삽外揷”이라는 기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게 SF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줍니다. 외삽이라 함은 과거의 실험에서 도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영역 밖의 값을 추정하는 과학적 예측 기법 혹은 방법론입니다. SF에서는 이런 외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현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지 않고 현재의 과학 기술이나 체제, 사상, 역사를 보다 발전시키거나 아니면 방향성을 틀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그러기에 “높은 성의 사내”나 “비명을 찾아서” 같은 대체역사물이 SF의 하위 장르로 인정받습니다.) 만약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이야기라면 차마 하지 못하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라도 논리나 체제를 극단으로 끌어올리는 SF라면 이야기를 충분히 전개할 수 있을 정도의 상전이를 이끌어내어 관점의 새로움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SF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현실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러한 SF의 장르적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한 작가를 우리는 SF의 그랜드 마스터라 부르며 칭송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 같은 작가들이죠.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거장들이 이 장르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필립 K. 딕은 이러한 SF의 거장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필립 K. 딕은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성장해서도 고단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삶 속에서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내었고 사후에는 그의 많은 작품들이 영상화되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높은 성의 사나이” 같은 작품들이 바로 필립 K. 딕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죠. 또한 “트루먼 쇼”, “토이스토리”, “매트릭스” 역시 원작을 필립 K. 딕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에서 설정들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필립 K. 딕의 작품 중 “스캐너 다클리(조호근 譯, 폴라북스)”가 드디어 필립 K. 딕 걸작선13권으로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스캐너 다클리의 모든 것은 내가 실제로 본 것”이라고 인터뷰하였을 만큼 이 작품은 필립 K. 딕의 실제 경험이 진하게 녹여져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은 ‘밥 아크터’ 라는 이름을 가진 마약 중독자로 마약 공동체에 위장 잠입하여 D물질을 수사하는 비밀 경찰인 ‘프레드’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점점 스스로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되고 D물질에 중독되어 재활 기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본인의 정체성을 잃게 되어 버립니다. 필립 K. 딕 식의 어둡고 무거운 SF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앞서 이야기한 현실을 극단으로 내몰아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SF의 특징이 잘 살아 있어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필립 K. 딕의 걸작 장편 13편(The Philip K. Dick Collection Edited by Jonathan Lethem, Library of America)이 모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는 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