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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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실제 은행원 출신인데 그의 작품은 기업 내에 어떤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들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 중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이선희 譯, 인플루엔셜)가 대표적입니다. 이번에 비채에서 이케이도 준의 새로운 소설 “일곱개의 회의”(심정명 譯)가 새롭게 출간되었고 마침 기회가 되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일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도쿄겐덴(東京建電)이라는 중견 제조업체의 영업부 에이스 사카도 과장이 부하직원으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발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의 징계가 견책이나 시말서 정도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했던 징계수위가 아닌 보직해임을 당하면서 다들 당혹해합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1장의 하라시마, 2장의 이쓰로, 3장의 하마모토, 4장의 닛타, 5장의 사노, 6장의 기타가와, 7장의 무라니시, 8장의 핫카쿠 등 각 인물들이 매 장의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옴니버스식의 군상극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각 장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사카도의 징계의 이면에 숨은 미스터리와 거대한 음모에 다가가게 됩니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읽는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고 단숨에 읽을 정도로 재미가 탁월해서 드라마와 영화로도 영상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충분히 납득하였습니다. 특히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많은 장면과 명대사를 가진 멋진 소설이었습니다. 이케이도 준의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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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큐어 - 면역학의 혁명과 그것이 당신의 건강에 의미하는 것
대니얼 데이비스 지음, 오수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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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체계는 크게 선천적 면역 체계와 후천적 면역 체계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선천적 면역을 맡고 있는 면역 세포는 대식세포, 호중구, NK세포 등이 있고 후천적 면역은 B 림프구, T 림프구라는 면역 세포가 맡고 있습니다. 외부의 침입이 발생하면 이러한 면역 세포들이 세포 표면에 수용체를 생성하여 대항하는데 이것을 항체라고 부릅니다. 이렇듯 사람은 “자기(自己, self)”로서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을 둘러싼 모든 환경은 “비자기(非自己, non-self)”로서 작용합니다. 면역이란 이러한 비자기에 대한 자기의 살아남기 위한 투쟁입니다. 면역학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 면역 체계에 대해 접할 때면 이러한 투쟁의 수단으로써의 면역 체계가 참 신비롭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역과 관련한 대중과학 서적은 의외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 년 전 국내에 소개된 “나만의 유전자” (양병찬 譯, 생각의힘)도 그 몇 안되는 면역학에 대한 대중과학서입니다. 이 책을 통해 면역체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가지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책의 저자이자 맨체스터 대학교의 면역학 교수인 대니얼 데이비스의 “뷰티풀 큐어”(오수원 譯)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었는데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전작인 “나만의 유전자”는 면역 체계의 한 요소인 감염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다뤘다면 “뷰티풀 큐어”는 면역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서 면역은 외부의 물질에 대항하는 것이라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외부에서 섭취하는 음식 같은 것에는 (일반적으로) 면역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요? 이것은 유전자에 의해 면역세포가 “비자기”를 구분하는 형태인지수용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면역 체계의 원리와 신비를 밝히려는 과학자의 노력과 그에 따르는 이론과 실질의 발견에 대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넘어 공포감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공포는 미지未知에서 온다고 합니다. 대중의 공포는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게 되고 재앙이 되어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습니다. “뷰티풀 큐어”를 읽으면서 면역 체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 전염병에 대해서도 이해가 늘어나게 되면서 막연한 공포를 줄임과 동시에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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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다낭 : 호이안.후에 - 최고의 다낭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해외여행 가이드북, Season4 ’20~’21 프렌즈 Friends 28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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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 가족여행으로 오키나와를 고려하고 있을 무렵 “프렌즈 오키나와” (전명윤, 김영남 共著)라는 여행 가이드북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애 첫 여행친구”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맘에 들었지만 작가가 직접 취재한 정보로 알차게 꾸몄다는 주변의 추천도 있어 선택하게 된 가이드북이었습니다. 각종 관광지의 포인트들을 제대로 짚어주면서 역사적인 맥락까지 이야기해주는 “프렌즈 오키나와” 는 오키나와 여행의 제대로 된 여행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올해의 가족 여행지는 다낭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막상 항공권 예매까지 하고 보니 원래는 사이판으로 여행을 하려고 했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낭으로 갑자기 변경한 관계로 어디에서 묵고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먹어야 할 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죠. 그냥 다낭으로 가기로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공교롭게도 기회가 되어 “프렌즈 다낭” (안진헌 著)을 알게 되었습니다. 4년 전 오키나와 여행할 때 첫 여행친구가 되어 준 “프렌즈” 시리즈라 다른 여행 가이드북에 비해 더 친숙하기도 했구요.


 “프렌즈 다낭”은 다낭과 호이안, 후에를 여행하면서 반드시 해봐야 하는 리스트 (Must Do List)와 반드시 사야 하는 리스트 (Must Buy List)를 비롯해 전통요리, 커피, 맥주, 과일 등에 대한 개괄을 소개한 다음 여행을 설계할 수 있도록 추천 여행 코스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다낭, 호이안, 미썬, 후에 등의 관광지에 대한 관광 코스, 유용한 정보, 교통 및 볼거리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숙소 정보와 여행 회화는 기본으로 등재하고 있어요.

 책의 전반적인 정보가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구성하고 있어서 저처럼 가족 여행을 패키지가 아닌 자유 여행으로 계획하고 있는 독자가 스스로 여행과 관광을 사전에 설계하는데 최적의 가이드북으로 보입니다. 

한번 일람을 했으니 이제 아내랑 같이 “프렌즈 다낭”으로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짜봐야겠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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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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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흔히 “추한 노파로서, 코에는 사마귀가 나 있고, 머리에는 원뿔형 모자를 썼으며, 빗자루에 걸터 앉아 째지는 목소리로 심술 사납고도 요란스레 웃어대는 여인” (제프리 버튼 러셀 著, 김은주 譯, 마녀의 문화사, 르네상스, 2004)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현대의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고대부터 원시 종교를 수행하던 무속인이나 이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를 악마 숭배와 연관지어 부정적인 인상을 덧씌운 이후부터라고 합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이러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종교의 이름을 팔아 수많은 (연구자에 따라 4만에서 수십만이라고도 합니다) 사람을 마녀로 몰아 화형시켜버리고 맙니다. 실비아 페데리치는 ‘캘리번과 마녀”(황성원, 김민철 共譯, 갈무리, 2011)에서 가부장적 권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배계급이 여성을 탄압함으로써 피지배 계급 전체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였습니다. 브라이언 르박 역시 “유럽의 마녀사냥” (김동순 譯, 소나무, 2003)에서 결국 대중이 마녀 이야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지배 계급의 의도에 따라 마녀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대중들에게 마녀의 만들어낸 부정적 이미지를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대중문화에서의 마녀는 그동안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백설공주의 사악한 왕비,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 못된 마녀와 같이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녀배달부 키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 1989), “메리와 마녀의 꽃”(메리 스튜어트 著, 김영선 譯, 리틀북, 2017, 원제 : The Little Broomstick, 1971) 등과 같이 마녀를 순수한 마법적 존재, 즉 여성 마법사로 바라보는 경향성도 나타나게 됩니다. 


“가끔 너를 생각해” (후지마루 著, 김수지 譯, 아르테, 2020) 역시 그러한 경향을 이어받아 여성 마법사로서의 마녀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마녀인 19살의 대학생 호조 시즈쿠는 어렸을 적 시즈쿠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마녀로서의 삶을 꿈을 꾸었지만 10년 전의 사고로 할머니와 소타를 잃고 마녀의 삶을 포기하고 맙니다. 하지만 10년만에 나타난 소타와 함께 과거에 약속 했던 마녀의 사명을 함께하기 위해 마녀 재활을 시작합니다. 마녀의 사명이란 다른 사람의 행복을 도와주는 것. 소타와 함께 하나씩 미션을 수행하면서 과거부터의 비밀 역시 풀려나가게 됩니다.  시즈쿠의 할머니는 마녀는 “행복을 배달해주는 존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만 작중에서 시즈쿠는 소타와 함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새롭게 맺고 또 과거의 단절되었던 관계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을 볼 때 마녀의 사명은 “관계의 회복”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옮긴이가 “깃털처럼 가볍기만” 한 소설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지만 “그런 편견을 보란 듯이 깨주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ps. 아마 원문이 그렇게 되어 있겠지만 어렸을 적 친구인데도 시즈쿠가 소타에게 시종 존대말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부분은 끝까지 적응이 안되네요.

ps. 엄숙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시뷰레의 예언서”가 시즈쿠에서 아이돌 트레이닝을 시키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후반부에 밝혀지네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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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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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없이 시작했던 러시아와의 전쟁에다 1772년 쿠데타를 통해 의원내각제 체제를 무너뜨리고 스웨덴의 국왕으로 즉위한 구스타브 3세는 1792년 제위 20년만에 암살을 당하고, 14살이던 그의 아들 아돌프가 구스타브 4세로 즉위하는 등의 혼란으로 스웨덴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著, 송섬별 譯, 세종서적)은 선왕이 암살당하고 어린 왕이 즉위한, 혼란스러운 1793년에 스톡홀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두 명의 주인공이 추적하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세실 빙에는 엄청난 천재이지만 폐결핵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의 동문이자 치안총감인 요한 구스타프 놀린의 요청을 받고 해결을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되지요. 다른 한 명은 퇴역 군인이자 방범관인 예안 미샤엘 카르델입니다. 그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하였지만 한 쪽 팔과 전우를 잃고 겨우 살아남아 술과 싸움을 삶의 낙으로 삼으며 인생을 허비하다 참혹한 시체를 발견하면서 세실 빙에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유럽 거리의 엄청나게 어둡고 비위생적인 풍경에 대한 사실적이며 특징적인 묘사로 읽는 내내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매우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려는 의지조차 가지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매우 추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관적인 배경과 등장인물들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풍부한 경험을 주고 있으며 매우 매력적입니다. “레미제라블”과 “양들의 침묵”의 환상적인 만남이라는 홍보문구가 띠지에 있는데 작품을 읽어보면 이해가 가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늑대의 왕”은 트릴로지 중의 첫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다음 작품 “1794”도 매우 기대됩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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