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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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녀가 있습니다. 그 소녀는 광신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유사 과학을 맹신하는 어머니로 인해 16년 간 공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심지어 출생 등록도 되지 않은 상태로 학대와 방치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녀는 스스로 배움을 발견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의 역사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게 됩니다.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은 바로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은 한 여성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 중 하나인 케임브리지 대학의 박사가 되었느냐 하는 성공담에 방점이 찍혀 있지 않습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역경이 있었고 그러한 역경의 극복에 그녀의 의지와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음을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타라는 여전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만 그녀는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보호라는 미명 하에 과연 부모의 신념을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백신 거부 운동같은 부모의 잘못된 신념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강요한 사례들도 함께 생각이 나더군요. 공교육, 정부, 의학 등을 불신할 수는 있지만 아이들에게 강요하여서는 안된다. 만약 강요한다면 그것을 광신, 맹신이라 부르고 부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사람의 회고록을 읽기보다는 차라리 역사나 과학 서적을 한권 더 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훌륭한 일을 해낸 인물의 성장이나 철학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은 모두에게 하나뿐이니 그 사람의 경험이 나에게 꼭 유효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 “소문보다 훨씬 대단한 책”이라는 빌 게이츠의 평가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Ps.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이 픽션이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곤 했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배움의발견 #Educated #타라웨스트오버 #빌게이츠 #버락오바마 #열린책들 #문화충전 #서평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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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디
코트니 서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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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디”의 저자인 코트니 서머스는 페미니즘적인 소재로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영어덜트 문학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가 중의 한 명입니다. 첫 작품인 ‘Cracked Up to Be’부터 Cybils Award, OLA Forest of Reading Awards 등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두번째 작품인 ‘Some Girls Are’ 역시 많은 수상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트니 서머스의 최신작인 “세이디 (원제 : Sadie)” 역시 Edgar Award, Audie Award, Odyssey Award, Cyblis Award 등의 많은 수상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자의 작품 중 “올 더 레이지(원제 : All the Rage, 미래인, 2015년)에 이어 한국에 소개된 두번째 작품입니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두가지 관점의 서술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하나는 웨스트 맥크레이라는 라디오 진행자의 팟캐스트, 다른 하나는 바로 세이디의 시선입니다.

웨스트 맥크레이는 세이디의 발자취를 추적하여 그 결과로 팟캐스트를 만들었고 세이디는 말을 더듬기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매우 꺼려하지만 동생 매티의 복수를 스스로의 손으로 직접 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파 몇번을 읽다가 쉬어야 하였지만 극중 사건의 현실성을 극도로 끌어올린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몰입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한편 이 작품은 팟캐스트라는 뉴미디어를 문학이라는 장르 안에 제대로 된 장치로서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 실제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읽는 내내 과연 매티가 윤리적으로 올바르며 제대로 된 언론인인가하는 의심도 꾸준히 들었습니다. 단순히 팟캐스트의 인기를 얻기 위해 범죄 피해자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심 말이지요. 마지막까지 그런 의심은 거둘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는 어떻든간에 말이지요. 

안타까움과 의심의 감정을 안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좋은 소재와 훌륭한 이야기, 탁월한 작가를 알게되어 행운이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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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 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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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가장 먼저 목축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농경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건축 활동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하늘을 날아다닌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많은 종분류를 가지고 있는 동물은 OO이다. “


정답은 무엇일까요?


OO에 해당하는 동물은 바로 곤충입니다. 진딧물을 사육하고 농사까지 짓는 개미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매우 신기해 합니다. 새나 박쥐는 하늘을 날기 위해 앞다리를 희생했지만 곤충은 6개의 다리를 온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죠. 더구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 종의 3/4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곤충입니다. 곤충은 지구의 생태계에 등장한 이래 가장 성공한 생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생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내용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 아니, 곤충이라 하면 한낱 미물로 여기고 배척하는 경우가 더 많죠. 물론 바퀴벌레, 모기, 파리 등 인간에게 큰 해를 끼치는 해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곤충 역시 생태계를 구성하는,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구성원 중의 하나입니다. 곤충이 멸종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혹자는 벌이 멸종하면 몇 년 이내에 인간 역시 같이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앞서도 이야기해듯이 농경, 목축, 건축까지 해내는 고도로 사회화된 생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는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되었지요. 이렇게 본다면 지구는 인류의 행성이 아니라 오히려 곤충의 행성이라는 말이 더 부합할 정도입니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著, 웅진지식하우스)의 원제가 바로 “곤충 행성 (Insektenes Planet)”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낀 점은 “쉽고 재미있다”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모든 대중 과학서 중에서 가장 읽기 쉬운 책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곤충이라는 생물이 언제 출현했고, 어떻게 번성해왔으며 얼마나 다종하고 다양한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또한 머리, 가슴, 배를 가진 곤충의 해부학적인 특징,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특이한 번식 행태(마트료시카 인형과 같다고 묘사한 진딧물의 번식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로 구분되는 곤충의 한살이, 먹느냐 먹히느냐의 숨막히도록 긴장되는 먹이사슬,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식물과의 공진화, 곤충이 생태계에서 가지고 있는 역할 등을 저자의 곤충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과 쉬운 언어로 설명해 놓아 매우 읽기 쉽습니다. 




그리고 책 뒷부분 5개 장에서는 식량으로서의 가능성과 산업에서의 쓰임새, 생체 모방 등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곤충이 없다면 농업도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농업에서의 열매를 맺기 위해 필요한 수정은 곤충의 역할이 절대적이죠.)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워낙 쉽게 쓰여 있기 때문에 2시간 정도로 독파할 수 있을 뿐더러 곤충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수 있어 매우 훌륭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Ps. 이 책과 함께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갈로아 著, 한빛비즈)”와 같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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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의 소녀와 분리수거 기록부
손지상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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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경기도 성남시의 쓰레기 분리배출 전용 그물망 사용 홍보 영상에 한 케릭터가 등장합니다. 예쁘장한 얼굴의 그녀는 특이하게도 바로 죽은 눈을 가졌죠. 


이 케릭터는 특유의 그 눈으로 인해 서브컬쳐계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모으며 대단한 홍보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SNS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활용하던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도지사는 2차 창작에 해당 케릭터를 얼마든지 사용해도 좋다고도 합니다. (아니 환영한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그 케릭터가 성남시 분리수거의 아이콘, 죽은 눈의 소녀 “성지영”입니다.

서브컬쳐와 일본 문화에 해박한 한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대단한 영감을 주거나 통찰력을 가져다 주는 작가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재미를 이끌어낼 줄 아는 작가입니다. 전작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역시 그런 재미를 극대화한 작품입니다. 바로 손지상 작가입니다. 이 손지상 작가가 성남시 분리수거의 아이콘, 죽은 눈의 소녀 “성지영”으로 소설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죽은 눈의 소녀와 분리수거 기록부”가 바로 그 작품입니다. 모든 것을 편견없이 받아들이기에 “죽은 눈”을 가진 천재 소녀 “성지은” (왜 성지영이 아닐까요?)과 발레리노를 꿈꾸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꿈을 포기한 “마동군”, 이 두 명이 좌충우돌하며 인간 쓰레기들을 분리수거하는 소시민 영웅 스토리가 바로 이 작품의 내용입니다.

전체적으로 유쾌한 필체에다 두 주인공의 압도적 능력으로 매우 빠르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에 쉽게 쉽게 읽히면서도 젠더 문제, 왕따 문제 등을 터치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하지만 거의 후반까지 두 주인공과 조력자의 파티 결성에 집중하면서 메인 이벤트는 (앞 부분에 복선은 있었지만) 소설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발생하고 해결되어 버립니다. 이게 만약 시리즈물이 아니라면 다소 아쉬운 구성입니다. (물론 빌런 자체가 두 주인공에 비해 워낙 약체라 더 끌고갈 수도 없었을 것 같습니만…) 

기왕 결성된 두 주인공의 파티 플레이가 좀 더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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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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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드래곤 클럽 I LOVE 그림책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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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간 뿐 아니라 많은 지성을 가진 생명체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계가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드래곤 중에 뿔에서 찻잎이 자라는 특별한 종류의 드래곤이 있어요. 이 드래곤이 바로 티 드래곤입니다. 이러한 티 드래곤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의 정보와 기술, 조언을 주고 받던 모임이 있습니다. 그 모임의 이름이 바로 티 드래곤 클럽입니다.  케이티 오닐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세계와 클럽입니다. 케이티 오닐의 “티 드래곤 클럽”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대장장이의 딸로 대장장이 견습생 신분인 그레타가 있습니다. 여섯살에 브릭(아마도 불의 정령?)과 과 계약을 맺을만큼 재능이 있지만 더 이상 검을 사용하지 않는 시대 때문에 대장장이라는 직업에 살짝 회의를 가진 것처럼 묘사됩니다. 어느날 곤경에 처한 티 드래곤 재스민을 구해주면서 티 드래곤의 세계를 알게 됩니다.

또 한 명은 한 때 모험가이면서 마법사였던 헤세키엘입니다. 드래곤으로 인간이나 고블린보다 훨씬 긴 수명을 살지만 한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서 찻집을 하고 있죠. 티 드래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을 갖고 있지만 육성의 어려움으로 티 드래곤 클럽의 멤버가 점점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네트가 있습니다. 예언자로 태어나 그 재능에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고, 현재의 기억도 쌓지 못하는 소녀입니다. 기억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한 때 모험가이면서 검사였던 에릭이 있습니다. 헤세키엘과 파티를 맺고 모험을 하였던 인물인데 어떤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잃고 지금은 은퇴하여 헤세키엘과 같이 찻집을 하고 있지요.

이 네 인물들은 과거의 상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티 드래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 상처를 치료하고 두려움을 해소해 나갑니다.

결국 헤세키엘, 에릭, 그레타, 미네트 네 명이 다시 티 드래곤 클럽을 결성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책을 받은 바로 그 날,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읽어버렸습니다. 일단 그림체가 너무 이쁘고 이야기 자체도 상상력을 자극하여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 책이지만 40 넘은 저도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언뜻 차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느림, 기다림 혹은 다름에 대한 관용과 이해가 주제라고 이해했습니다. 후속작도 있다고 하는데 얼른 출간되기를 기대합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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