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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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共著, 김보영 譯, 다봄교육, 원제 :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Race, Gender, and Sexual Orientation)”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혐오와 차별, 편향과 편견이 미치는 피해 뿐 아니라 가해자의 정신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작동 방식에 대해서도 상세한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microaggressions’을 행하는 가해자는 장기적으로는 결국 감정적, 도덕적으로 다양한 심리사회 비용을 대가로 치룰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 책에서는 밝혀내고 확인합니다. 

억압자, 즉 차별과 편견의 가해자는 특권과 혜택만을 가져가지는 않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그러한 특권과 혜택은 언제나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회피적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기만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각이 무디어지고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인종차별의 메커니즘은 가해자에게 인지와 지각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왜곡된 신념으로 인해 실제 자기 모습을 부정하면서 거짓된 세계를 믿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연구 결과 확인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결국 지배집단의 구성원은 자신의 믿음을, 편견을 합리화하기 위해 세상을 왜곡하고 스스로를  경직시켜 버리는 결과를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읽은 “미세공격”은 인종차별 전문가인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Lisa Spanierman) 박사가 공저자로 참여한 2020년 개정판을 번역한 책입니다. 2010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일상적인 편견, 편향, 차별이 미치는 유해한 영향을 다룬 책으로, ‘microaggressions’라는 개념을 통해 이전까지 거대담론으로 다루어지던 편견과 차별에 대한 논의를 일상 속의 아젠다로 전환시킨 바 있습니다. 이 책 이전에는 일상적인 소소한 편견과 차별에 대해서는 불편하지만 막상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대응되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데럴드 윙 수 (Derald Wing Sue)가 ‘microaggressions’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단일민족 신화를 가진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우리에게 인종 차별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종 차별도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거니와 우리는 다양한 차별과 편견에 사로잡혀 삽니다. 그리고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그런 차별과 편견을 일상 속에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별과 편견은 결국 피해자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가해자 역시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룬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차별과 편견, 혐오는 결국에는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건강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세공격 #삶을무너뜨리는 #일상의편견과차별 #microaggressions #데럴드윙수 #리사베스스패니어만 #김보영 #다봄교육 #리뷰어스클럽 #사회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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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던 자리 -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발견한 지속 가능한 삶의 아이디어
아네테 케넬 지음, 홍미경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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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던 자리 (아네테 케넬 著, 홍미경 譯, 지식의날개, 원제 : Wir konnten auch anders: Eine kurze Geschichte der Nachhaltigkeit )”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미래 지향적이라 생각하고 있는 많은 개념들을 근대 이전 유럽의 여러 공동체 혹은 시도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이전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과연 ‘가난’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하는 책이지요. 


물론 절대적인 부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가난’한 삶을 살아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근대 이전 유럽인들은 반나절만 일했고, 휴일의 수도 현대인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고 합니다. 13~14세기 연간 1400~1600시간의 노동시간은 1800년대 들어 급속히 늘어나 3000시간이 넘게 되었고 현대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13~14세기의 노동 시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현대 한국 노동자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13~14세기 인류의 삶이 지금 현대인의 삶보다 훨씬 윤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분명했고, 특히 감염병에 취약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과거를 미화해서는 안된다고 단언하면서도 당시의 노동 시간과 식단 등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음을 또한 강조합니다. 


특히 저자는 중세 수도원의 공유 경제의 성공을 주목합니다. 소유는 어쩌면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에 속하는 개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유는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촉발합니다. 또한 소유를 위해 인간은 불필요한 노동과 시장 활동 참여를 강요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세 수도원이 보여주었듯 공유 경제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 필요에 따른 적절한 노동 시간 등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현재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저자는 역사 속에서 찾은 미래적 개념들을 실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기후위기일 것입니다. 이 기후위기는 마치 전설 속의 불가사리처럼 무한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기인한 바 큽니다. 언제나 성장해야 하고 발전해야 하는 자본주의 속성은 미래 자원까지 현재화하여 급속하게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는 필요보다 훨씬 많은 소비를 촉진받게 되는 것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성장만이 우리에게 윤택한 생활을 가져오는 것일까 하는 새로운 질문과 함께 공동체에 의한 연대 그리고 분배가 답은 아닐까 하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필요로 합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대안이 없음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대안이 없는지는 우리가 갇혀 있는 ‘새장’에서 나와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깨닫게 해줍니다. 성장 중심적 사고 방식에 갇혀서는 기후위기를 비롯해 현대 인류 문명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없고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역사에서 찾아낸 많은 미래 지향적 개념들은 바로 우리에게 지금의 방식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미래가있던자리 #아네테케넬 #홍미경 #지식의날개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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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없다 -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로버트 맥널리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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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없다 (로버트 맥널리 著, 김나연 譯, page2, 원제 : Crude Volatility: The History and the Future of Boom-Bust Oil Prices)”는 에너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지난 160년 간의 석유라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역사와 미래 전망을 담은 책입니다. 




인류 문명은 수 천년에 걸쳐 발전해왔습니다만 최근 급격한 문명 발달은 석탄, 석유 등 화석 연료에 힘입은 바 큽니다. 특히 석유의 경우 에너지로써 활용 가능성이 매우 다양하여 현대 문명의 가장 핵심적인 자원 중 하나로 손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는 산출 지역에 제한적이어서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국제 정치적으로 일종의 무기로도 활용하는 등 에너지라는 본연의 가치 이외의 수단으로도 곧잘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석유는 예전부터 고갈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었습니다. 30 여년 전부터도 잔존 매장량이 20~30년 수준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경고를 자주 들었는데 그로부터 이미 3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석유는 산출되고 있고, 오히려 산출량이나 잠재 매장량은 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채산성이 낮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채굴이 가능해지거나 비전통 방식의 원유 산출 방식 (셰일 가스, 오일 샌드 등)이 개발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원유 탐사 등으로 새로운 원유 산출 지역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통 석유 한 방울 안나는 나라라는 관용적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도 원유 산출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울산 앞 바다에서 천연 가스와 원유를 채취하고 있거든요.)


이렇듯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원유의 잠재 매장량으로 인해 석유 고갈론은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은 ‘석유 시대가 언젠가 종말을 맞이하겠지만 그것은 석유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말을 했을 정도입니다.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중국 등의 순서로 되어 있는 원유 기준 생산량 순위 (‘21년 기준 https://yearbook.enerdata.co.kr/crude-oil/world-production-statistics.html )를 살펴보면 우리가 석유가 많이 산출되고 있다는 나라들이 5위권 내에 포함되지 않고 의외의 나라들이 순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전통적으로 석유 생산에 있어 강자였지만 과거 상위권에 위치했던 이란이나 이라크,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국가들의 이름이 빠지고 중국과 캐나다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그것을 압도합니다. 아마도 중동 지역 석유강국들의 정치적 입김이 약화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석유의종말은없다 #로버트맥널리 #김나연 #page2 #컬쳐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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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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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하기 곤란한 작은 공격. 지금까지 대응하지 못했던 그 공격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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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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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제니퍼 M. 실바 著, 성원 譯, 문예출판사, 원제 : We're Still Here: Pain and Politics in the Heart of America )”은 콜브룩 (가칭) 탄광촌 지역의 노동계급 남성과 여성을 인터뷰하고 연구하면서 이들이 직면한 일상의 과제와 정치적 의제를 다룬 책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미국 노동자들의 현실이지만,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정치는 여러 의미로 해석하고 정의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치라는 행위를 본질적으로 파고 들어가보면결국 제한된 자원의 배분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기서 자원은 물질적인 자원일 수도 있고 권리, 자유, 질서 등 사회적 가치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가 당위성을 얻기 위해 중요한 것은 균형과 정의를 확보하는 것인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최근에는 이러한 정치의 당위성이 무너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 발전으로 인해 절대적 빈곤이 해소되고, 아울러 희망찬 미래를 꿈꾸던 시절은 어느 새 지나가버리고, 이제는 자본주의 초기 시절 보였던 극심한 불평등이 다시 재현된 최근,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착취가 가속화되었지만 정치적, 사회적 연대는 과거보다 후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개별 시민으로 파편화되고 각자 도생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굶주림으로 대표되는 그런 빈곤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인간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본질적 수치심에 내몰리게 되는 상황을 포함합니다.

이 책,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에는 그런 상황에 내몰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임을 증명하고자 몸부림칩니다. 하지만 정치적 소외, 그리고 전통적 커뮤니티의 붕괴로 말미암아 돌아오는 것은 냉소와 절망 뿐이지요.


자본주의 사회 체제 내에서 우리는 자본가가 아닌 이상 노동자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동자성을 부인하곤 합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소외당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기도 하고, 혹은 시혜자의 시선에서 동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동자가 동료 노동자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연대와 지지가 아닐까 합니다. 


사회와 경제를 떠받치는 노동자의 삶이 점차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 “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평범한 시민이자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당위를 보여주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라질수없는사람들 #제니퍼M실바 #성원 #문예출판사 #리뷰어스클럽 #사회비평 #노동문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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