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베트남사 처음 읽는 세계사
오민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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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베트남사 (오민영 著, 휴머니스트)”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는 오민영 선생님이 베트남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베트남의 독립 이전부터 현대의 통일 전쟁까지의 역사를 집필한 책입니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의 개천절과 비슷한 기념일이 있습니다. 바로 ‘흥브엉 기일’이라고 합니다. 음력 3월 10일에 행해지는 이 축제는 국가 주석 등 정부 요인도 제사에 참석하는 중요한 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통일 전쟁 이후 줄곧 사회주의 국가로 정체성을 확립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조(國祖)를 추앙하고 그 기일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매우 어색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은 식민 통치와 내전을 거친 끝에 탄생한 국가인데다 54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즉 베트남 정부는 국가의 통합을 위한 계기가 필요헀고, 그 역할을 국조 흥브엉에 맡겼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들 중 하나는 역시 쯩 자매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쯩 자매는 남베트남이 한나라 지배 하에 있던 시절 사람인데 언니인 ‘쯩짝(徵側)’의 남편이 한나라 관료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이에 분노한 ‘쯩짝’은 동생인 ‘쯩니(徵貳)’와 함께 봉기하였고 잇달아 한군을 격파하면서 결국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는 마원(삼국지에 등장하는 마등, 마초의 선조)을 장수 삼아 토벌군을 보냈고, 독립은 짧게 끝나버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베트남  사람들은 이 쯩자매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 최근 다낭, 푸꾸억, 낫짱 등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고, 2000년 대부터 급격히 강화된 경제 협력으로 인해 우리에게 친숙한 국가입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 규모는 최근 30년 사이 160배 이상 성장해왔고, 베트남은 한국에 있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수출대상국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한국과 베트남은 적대 관계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1992년 공식 수교 이후 한국과 베트남은 중요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치민이 일제 식민 시대 독립운동가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최근 발굴된 프랑스 기록에 의하면 ( http://www.viethan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32 ) 생각보다 긴밀한 관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는 못하지요. 쯔꾸옥응으(Chữ Quốc Ngữ)라는 특유의 문자 체계로 인해 우리나라처럼 한자 문화권이자 유교 문화권이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실 쯔꾸옥응으라는 말 자체도 字國語, 나랏말을 기록한 글자라는 의미입니다.) 이제 이 책, “처음 읽는 베트남사”를 읽으면서 베트남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막연히 생각해왔던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많은 공통점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처음읽는베트남사 #오민영 #휴머니스트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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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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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없는 삶과 사회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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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 20세기 제약 산업과 나치 독일의 은밀한 역사
노르만 올러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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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책 하나를 읽었습니다.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노르만 올러 著, 박종대 譯, 열린책들, 원제 : Der totale Rausch: Drogen im Dritten Reich )”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제까지의 연구를 통해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찌 독일에 대해 모르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닐 정도로 제2차세계대전 이후 나찌 독일과 독일 국방군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 시대의 마약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알려진 바가 적다고 합니다. 특히 국가사회주의를 표방한 나찌 독일에서는 표면적으로 마약 퇴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나찌 독일에서의 마약은 연구 대상이나 대중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나찌 독일은 표면적인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나찌의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약리학적 수단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히틀러를 비롯한 최고위층은 마약을 군대에게 대규모로 공급했다고 저자는 고발합니다. 

1930년 대 독일에서는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약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페르비틴이라는 이름의 약품입니다. 1941년 이전까지 누구나 살 수 있었던 이 약품의 주성분은 바로 메스암페타민. 오늘날 히로뽕으로 알려진 바로 그 물질입니다.  1940년 나찌 독일 수뇌부는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아르덴 산맥을 넘어 프란스군과 영국군을 기습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시간과 속도의 문제였지요. 하지만 험악한 지형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요? 그 지형에 갇힌다면, 아니 조금의 시간이라도 지체한다면 협공을 받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밤낮 없이 달려야 가능한 전술이었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말이지요. 이 지점에서 히틀러는 성공을 확신했다고 합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아리아인’은 해낼 것이라고 하면서요. 하지만 그 불굴의 의지는 바로 메스암페타민의 도움을 받은 가짜 의지였던 것입니다. 

‘각성제 시행령’




사상 유례 없는 이 명령 문서는 1940년 4월 독일 국방군에 배포됩니다. 바로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을 전 군에 복용시킬 수 있는 지침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메스암페타민은 군 주도 하에 대규모로 생산하게 됩니다. 하루에 무려 83만개씩 말입니다. 그렇게 3500만개의 메스암페타민 성분의 마약은 군에 보급됩니다.


저자는 테오도르 모렐이라는 히틀러의 주치의의 기록에서 찾은 암호와 같은 글귀에서 의문을 갖기  시작합니다. 매일 주사, 이상한 물질, 복용량 증가. 바로 ‘환자 A’와 관련한 비밀 항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 의미를 깨닫고 나찌 독일에서의 마약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나찌 독일이 마약을 이렇게 사용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국가사회주의가 어떻게 인류의 삶과 정신을 좀먹게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에 대한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약중독과전쟁의시대 #노르만올러 #박종대 #열린책들 #문화충전서평단 #에세이 #역사 인문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퍼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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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별 사랑 고블 씬 북 시리즈
홍지운 지음 / 고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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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별 사랑 (홍지운 著, 고블)”을 읽었습니다. 들녘 출판사의 중편 장르소설 브랜드 고블씬북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홍지운.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에픽로그)”를 통해 제 2회 SF어워드 대상을 수상할 만큼 필력도 인정받고 있는 분으로 SF 장르계에서 dcdc로  이름이 알려진 바로 그 분 맞습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핀. 달에 있는 등대지기의 손자입니다. 등대지기는 언제나 고요한 달의 바다에서 구조를 필요로 하는 조난자를 기다리는 직업이지요. 열 세 살 밖에 안된 혈기왕성한 소년이지만 그래도 등대에 있을 때는 기다리는 법을 아는 소년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년이 소녀를 만났습니다.


메아. 월인 소녀입니다. 달에서 태어난 월인이 아니라 원래 달에서 살아가던 종족으로서 월인입니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는 지구인들의 실험체로 커왔습니다. 할머니의 희생 덕분에 탈출하게 되었지만 소녀는 다시는 할머니를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슬픕니다. 그런 소녀가 소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소녀는 소년에게 묻습니다.

‘등대지기가 뭔데’

소년은 대답합니다.

‘바다에서 곤란한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야.’


그리고 소년은 깨닫습니다. 

소녀를 도와야겠다고.


소녀는 묻습니다.

‘넌 좋은 사람이야?’

소년은 대답하지 못합니다.

좋은 사람이라 스스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좋은 사람이 아니라 배웠기 때문입니다.

겨우 대답할 말을 찾은 소년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너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



이번에 읽은 “우주 달 별 사랑”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 ‘미래소년 코난’ 같이 전형적인 ‘소년, 소녀를 만나다’의 플롯을 가진 레트로한 감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전형적이라고 표현했지만 홍지운 작가는 그 전형성을 지루하게 이끌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녹아 있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작가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우주달별사랑 #홍지운 #고블씬북 #들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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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주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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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 (김주일 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企, EBS BOOKS)”를 읽었습니다.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는 국내 철학자들이 현대 문명을 이루는 여러 사상들의 원전에 대해 해설을 통해 일반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 최근 관심을 갖고 읽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플라톤 (Plato)은 가장 유명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사상은 이데아론과 더불어 철인정치로 대표되는 정치 철학으로 대표할 수 있습니다. 

플라톤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는 당시 중우정치로 흐르던 아테네의 민주주의 재판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스승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플라톤은 당시 민주주의 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 국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주체들이 나아가야할 이상적 모습에 대한 형이상학적 체계를 스스로 세울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자는 ‘국가’가 바로 이러한 플라톤의 철학적 이해가 하나의 봉우리를 이룬 저작이라 평가합니다. 


특히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고 사회를 형성하여 문명을 발전시켜온 만큼 국가와 정체(政體)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필요 조건임을 감안하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대철학자의 고민이 담긴 이 저작은 그 가치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유럽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할 정도로 극찬을 받는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플라톤의 ‘국가’는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상국가’라는 개념이지만 이외에도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논란거리의 많은 부분이 감각적 선입견에 의한 것이라 합니다. 특히 ‘국가’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유와 질서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야기합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exousia)와 욕망에서 벗어난 자유 (eleutheria) 중에서 어떤 자유가 진정한 자유인지, 그리고 엄격한 규율에 의한 질서와 자신을 규율하는 자율적 질서 중 어떤 것이 이상적인 질서인지에 대한 이해 말입니다. 


 플라톤은 이데아론을 주장한 철학자이기에 일반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편견이 있습니다. 바로 이상주의만을 강조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데아론을 주창한 형이상학자임에도 불구하고 플라톤의 ‘국가’에는 현실 정치의 남루함과 비참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이러한 참담한 삶을 개선하기 위한 이상향을 제시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고군분루하는 개혁가의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은 플라톤이 이상을 향해 현실을 이끌고자 하는 현실 철학자의 노력의 결과물을 입문할 수 있는 훌륭한 독서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플라톤의국가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김주일 #EBSBOOKS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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