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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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이 사라진 세계, 붕괴한 생태계. 생명의 종말이 다가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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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마뉘엘 토드 지음, 김종완.김화영 옮김 / 피플사이언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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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마뉘엘 토드 著, 김종완, 김화영 共譯, 피플사이언스, 원제 : 第三次世界大戦はもう始まっている)”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마뉘엘 토드(Emmanuel Todd)는 파리 국립인구학연구소 (INED)에 재직 중인 정치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입니다. 특히 에마뉘엘 토드는 1976년에 유아사망률 추이 등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소련의 붕괴를 예측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미국발 금융 위기, 극우주의자들의 득세 등을 예측하기도 하여 사회과학계의 예언자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처음 주장할 당시에는 그의 주장은 허황되거나 과장되었다고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사건 이후 시민 행진 등 연대 흐름에 대해 프랑스 사회의 인종주의적인 흐름이라 비판한 사건 역시 그의 성향을 드러낸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책,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2년 7월 일본에서 출간한 책으로 일반적으로 언론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주류 의견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주장들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어떤 주장은 과장되거나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왜곡된 사실을 기반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책에서 주장하는 그의 주장은 취사선택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은 미국과 NATO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NATO가 이를 무시한 것이 원인이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NATO에 구 동구권 국가들이 다수 가입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동진 정책은 현실화되었고 러시아 관점에서는 이것은 분명한 위협이었을 것입니다. 원인 제공은 분명 미국과 NATO에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독립국의 외교 정책을 침략 전쟁으로 응수한 러시아의 책임이 더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미국과 NATO에도 일정 수준의 책임은 있겠지만 책임의 크기를 비교하면 러시아의 책임이 훨씬 클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NATO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진실에 부합하지도 않은 서술입니다. 

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가 누구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 동맹인지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두려움도 쉽게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푸틴 역시 NATO에 가입하려 시도했던 적이 있고, NATO가 러시아에 대해 잠재적 위협일 지 언정 실재적 위협일까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의 NATO가입이 사활 문제에 해당하다고 보는 저자의 관점에는 동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치를 지니는 점 중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러올 영향에 대한 전망이 매우 날카롭기 때문입니다. COVID-19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진행하였고, 어느 정도 팬데믹 국면이 진정되면서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러시아 경제 제재의 강화는 바로 부메랑이 되어 유럽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에 되돌아 올 것이라 전망하는 저자의 식견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는 쉽게 버틸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이러한 경제적 소모전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못하지만, 유럽 각 국은 그에 비해서도 더 취약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후폭풍이 이어지게 되면 유럽 내 정치 지형 역시 극우주의에 급속하게 기울게 될 지 모른다 저자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3차세계대전은이미시작되었다 #에마뉘엘토드 #김종완 #김화영 #피플사이언스 #리뷰어스클럽 #사회비평 #국제관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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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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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송현수 著, MID)”를 읽었습니다. “커피 얼룩의 비밀”,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과 같이 그 어렵다는 유체역학을 일상의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면서, 유체 역학을 대중에게 알려온 송현수 박사의 신작입니다. 





이 책,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전작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전작들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현상을 통해 유체역학 자체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 읽은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인류사의 여러 장면들에서 만날 수 있는 유체역학적 모멘트들을 설명하면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타 레이 (민태기 著, 사이언스북스)”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판타 레이”가 좀더 인문, 문화, 정치, 경제적 관점에서 유체 역학의 탄생과 발전을 이야기했다면,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보다 구체적인 사건, 사물에 집중하는 서술 구조를 보이고 있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인류는 유체 역학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시절부터 유체를 다루어왔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동력 비행기를 만들어냈고, 로마 제국은 수도교를 만들어냈듯이 그것도 꽤나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에는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당밀 홍수를 다룬 아티클입니다. 


굉음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끈적한 물체가 도로를 점령합니다. 이 물체는 무시무시한 파도가 되어 빠른 속도로 사람과 말, 그리고 건물들을 덮칩니다. 기차는 탈선하고, 마차는 바닥에 달라붙어 꼼짝할 수 없습니다. 건물은 마치 장난감처럼 무너져 버립니다. 거리의 모든 것들은 마치 늪에라도 빠진 양 한동안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끈적끈적한 물체는 바로 ‘당밀’이었습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밀은 바로 설탕을 만들기 전 단계의 원료입니다. 당밀은 상당히 끈적거리는데 이를 점성이라고 합니다. 이 점성을 가진 당밀은 인류 역사에 주인공을 등장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1919년 보스턴에서 주역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보스턴 시가지에 거대한 원통형 탱크가 있었습니다. 이 탱크에는 무려 12,000톤의 당밀이 보관되어 있었지요. 1919년 1월 15일 점심 무렵, 당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 탱크가 터져버렸습니다. 당밀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고, 12,000톤의 당밀은 높이 8m의 파도가 되어 시속 56km의 속도로 거리를 덮쳤습니다. 당밀은 물보다 무겁기에 충격량은 바닷물로 이루어진 파도보다 훨씬 강했을 뿐만 아니라 당밀 해일이 끝난 이후에도 재앙이 되었습니다. 1월의 추운 날씨에 당밀이 굳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열역학에 대한 이해 없이 증기기관을 만들어냈듯 우리는 과학을 모르거나 잘 알지 못한 시절에도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기술을 발전시켜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 역사를 하나 하나 새롭게 알아가는 일들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송현수 박사의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그런 재미를 하나 하나 일깨워주는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흐르는것들의역사 #MID #송현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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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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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위화 著, 문현선 譯, 푸른숲, 원제 : 文城)”을 읽었습니다.




위화 (余华). 모옌(莫言)이나 옌롄커 (阎连科)와 더불어 중국 현대 문학을 이끌고 있는 거장 중 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위화의 저서들이 상당수 번역 출간되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원청”은 작년에 출간된 최신작으로 “제 7일 (문현선 譯, 푸른숲, 원제 : 第七天 )”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입니다.


‘여기가 원청 (文城)입니까?’

눈을 가늘게 뜬 채 아기를 안고 마을에 들어온 그 사람은 강한 북쪽 말씨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재난을 겪은 사람의 절망스러움이 아니라 흐뭇함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원청이라는 마을을 찾아다니는 린샹푸. 그는 딸을 낳고 사라진 아내의 고향을 찾아 먼 남쪽까지 왔지만 원청이라는 마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 같이 원청을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아내의 말투와 똑 같은 말투를 쓰는 뱃사공을 만납니다. 

‘원청으로 갑시다.’ 

뱃사공의 얼굴에 떠오르는 표정을 보고 이 사람 역시 원청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린샹푸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린샹푸는 원청을 찾았다는  희망에 부풀어있습니다.

‘고향이 어디요?’

‘시진입니다.’

‘그럼 시진으로 갑시다.’



한 사람의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한 사람이 겪는 시대는 그 사람만의 시대가 아닙니다.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에서 그러했듯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시대를 보여주는 문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말(淸末) 혼란기, 시대는 군벌과 토비로 들끓게 했습니다.  새가 높은 하늘에서 바라보듯이 본다면 이 시대의 군벌과 토비들이 중국을 차지하기 위해 천하를 다툰 장대한 쟁패의 역사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땅을 딛고 살아가는 민초들에게는 수없는 전쟁과 굶주림만 남은 고통과 혼란의 시기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납치, 고문, 약탈. 




위화는 이 시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잔인함도, 고통도, 삶이 그러하듯 날 것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시대일 망정 땅과 마을을 지키며 민초들은 살아갑니다. 

위화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고통스러운 시대일까요, 그러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레 살아간 민초들의 생명력일까요? 아니, 긴 시간을 지나서도 만나지 못한 로맨스를 그리고 싶었던 것일까요? 많은  생각이 남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원청 #위화 #푸른숲 #문현선 #잃어버린도시 #중국소설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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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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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케이트 크로퍼드 著, 노승영 譯, 소소의책, 원제 : Atlas of AI: Power, Politics, and the Planetary Cos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을 읽었습니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제목을 통해 받은 인상이 틀렸다는 점에서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습니다. 번역 제목도 그렇고, 원제도 그렇고 현재의 인공지능의 현황을 지도로 표현한 책으로 이해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지도책 (Atlas)’라는 제목이 붙었을까요? 저자는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Georges Didi-huberman)의 말을 인용하여 지도책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도책에는 시각의 심미적 패러다임과 지식의 인식론적 패러다임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도책은 이를 통해 별개의 조각들을 연결하고 재편집하여 전체적으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즉, 이 책은 지도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지도책이 그러하듯 AI, 즉 인공지능의 발전을 추동하는 이론을 지형학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단순히 이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AI를 보다 넓고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로 ‘지도책 (Atlas)’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AI의 발전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고도의 기술만 동원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자는 AI를 ‘추출산업’이라 규정하였듯이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줘야 하는데 그 데이터는 에너지, 광물자원,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은 여기에는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모여들 수 밖에 없고, 산업 구조의 재편, 그리고  권력의 개입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AI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뿐 아니라 그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중국을 비롯한 나라들에서는 국가 권력의 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AI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시도와 성공은 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AI를 구성하는 데이터는 결국 인간이 쌓아올린 것이기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이나 혐오, 차별까지 담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현실의 권력 구조나 불평등이 AI를 통해 시스템화 될 수 있는 위험성 역시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저자는 AI 시스템이 비실체적 연산의 과정 혹은 그 결과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추상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지구 혹은 지형구조를 실제로 빚어내는 과정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물적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지금은 AI라는 용어가 매우 혼란스럽고, 남발되고 있지만 이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가지는 가변적이며 확장적인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오히려 혼란스러움과 남발은 인공지능이 가지는 영향력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AI지도책 #소소의책 #케이트크로퍼드 #노승영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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