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마리아 레사 지음, 김영선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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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필리핀과 러시아의 언론인이 권위 높은 그 상을 수상했습니다. 드미트리 안드레예비치 무라토프 (Дмитрий Андреевич Муратов), 그리고 마리아 레사 (Maria Ressa).



이 두 언론인은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을 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마리아 레사는 탐사저널리즘 매체 '래플러(Rappler)'를 설립해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집중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의 결과로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 정부로부터 무려 십 여 가지의 혐의로 기소당하기도 했는데 구형된 누적 형량만 무려 100여년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탐사 저널리즘을 통해,  언론을 통해 민주주의 위기를 알리는 데 앞장 선 마리아 레사의 저서가 우리나라에 처음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마리아 레사 著, 김영선 譯, 북하우스, 원제 : How to Stand Up to a Dictator: The Fight for Our Future)”가 바로 그 책입니다.



세계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인권을 보편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냉전의 시기를 거치기는 했지만 세계는 분명히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과 인식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혐오와 차별, 그리고 불평등이 사라진, 그런 세계를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알던 그 시대를 잃어버렸습니다. 


지금은 민주주의적 절차를 통해 집권한 세력이 준독재국가로 만들어버리는 시대, 테러리즘이 판을 치는 시대, 혐오와 차별을 통해 극우세력이 준동하는 시대,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을 통한 폭력이 만연한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마리아 레사는 이제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싶은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 이야기합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마리아 레사는 지적합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는 민주주의를 바라는 우리의 현실을 파괴하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여론의 향방을 조작하고 왜곡하는 장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입니다. 러시아나 이란, 중국 등이 미국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실제 여론이나 표심의 향방을 바꾸었다는 간접적인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혐오와 차별을 퍼뜨리는 정치인의 발언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닌 가짜 계정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거짓말 바이러스는 현실의 인간을 감염시키고 서로 싸우게 만듭니다. 두려움과 분노, 혐오를 자극하여 권위주의와 독재자가 집권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를 통해 마리아 레사가 알려주는 현실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마리아 레사가 책을 통해 마치 ‘나’에게 물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어떤 시대를 살고 싶나요?’






#권력은현실을어떻게조작하는가 #마리아레사의진실을위한싸움 #마리아레사 #김영선 #북하우스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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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 -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추천도서
신인철 지음 / 성안당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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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 (신인철 著, 성안당)”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신인철 교수는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에 재직 중인 분인데 대중과학서적을 상당수 집필하였습니다. 또한 신인철 교수가 독특한 점은 만화를 그리는 과학자라는 점인데 “포닭블루스 (마리기획)” 나 ‘조교수 블루스’ 같은 생활(?) 만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은 신인철 교수의 시그니쳐, 만화로 읽는 과학책이라는 컨셉으로 분자세포생물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분자세포생물학. 일단 이름부터 어렵습니다. 세포생물학까지는 알겠지만 분자세포생물학이 무엇일까요? 


먼저 세포에 대해 알아봐야 하겠지요? 현대 세포 이론은 세가지 명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포는 생명체의 구조적, 기능적 기본 단위이고, 모든 세포는 기존의 세포가 분열하게 생겨난다가 바로 그것입니다. 바로 이 세포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활동을 세포의 구조와 모양만을 파악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생화학과 유전학 등을 결합하여 분자 수준에서 파악하는 학문이 분자세포생물학입니다. 즉, 세포를 구성하는 DNA, RNA, 단백질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분자세포생물학은 응용 분야가 다양한데 특히 의학, 약학 등과 같은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현대 생명과학 분야 중 최근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생명 현상에 대해 가장 최신의 이론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한 독서를 통해 생명 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기도 합니다. 



사실 세포 내부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백질이나 핵산 같이 거대 분자들이 드글드글하기 때문에 물질들이  이동하기에 곤란한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세포 내에는 이러한 물질들을 운반할 수 있는 미세 구조가 있습니다. 이를 미세소관이라고 합니다. (미세소관은 세포질 안에서 세포의 모양을 이루도록 만들어주는 세포 골격이기도 합니다.) 이 미세소관을 통해 수송 소포가 물질들을 이동시킵니다. 수송 소포에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일종의 모터가 달려있는데 이 모터를 이용하여 이동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세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바로 ATP (아데노신삼인산, Adenosine Triphosphate)입니다. 지구에 최초로 만들어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 대사의 기본 단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분자세포생물학의 기본 이론을 만화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은, QR 코드를 활용하여 동영상 강의도 쉽게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참고문헌 역시 QR코드로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날로먹는분자세포생물학 #신인철 #성안당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퍼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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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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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이 사라진 세계, 붕괴한 생태계. 생명의 종말이 다가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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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마뉘엘 토드 지음, 김종완.김화영 옮김 / 피플사이언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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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마뉘엘 토드 著, 김종완, 김화영 共譯, 피플사이언스, 원제 : 第三次世界大戦はもう始まっている)”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에마뉘엘 토드(Emmanuel Todd)는 파리 국립인구학연구소 (INED)에 재직 중인 정치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입니다. 특히 에마뉘엘 토드는 1976년에 유아사망률 추이 등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소련의 붕괴를 예측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미국발 금융 위기, 극우주의자들의 득세 등을 예측하기도 하여 사회과학계의 예언자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처음 주장할 당시에는 그의 주장은 허황되거나 과장되었다고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사건 이후 시민 행진 등 연대 흐름에 대해 프랑스 사회의 인종주의적인 흐름이라 비판한 사건 역시 그의 성향을 드러낸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책,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2년 7월 일본에서 출간한 책으로 일반적으로 언론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주류 의견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주장들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어떤 주장은 과장되거나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왜곡된 사실을 기반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책에서 주장하는 그의 주장은 취사선택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은 미국과 NATO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NATO가 이를 무시한 것이 원인이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NATO에 구 동구권 국가들이 다수 가입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동진 정책은 현실화되었고 러시아 관점에서는 이것은 분명한 위협이었을 것입니다. 원인 제공은 분명 미국과 NATO에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독립국의 외교 정책을 침략 전쟁으로 응수한 러시아의 책임이 더 크다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미국과 NATO에도 일정 수준의 책임은 있겠지만 책임의 크기를 비교하면 러시아의 책임이 훨씬 클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NATO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진실에 부합하지도 않은 서술입니다. 

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가 누구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 동맹인지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두려움도 쉽게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푸틴 역시 NATO에 가입하려 시도했던 적이 있고, NATO가 러시아에 대해 잠재적 위협일 지 언정 실재적 위협일까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의 NATO가입이 사활 문제에 해당하다고 보는 저자의 관점에는 동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치를 지니는 점 중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러올 영향에 대한 전망이 매우 날카롭기 때문입니다. COVID-19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진행하였고, 어느 정도 팬데믹 국면이 진정되면서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러시아 경제 제재의 강화는 바로 부메랑이 되어 유럽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에 되돌아 올 것이라 전망하는 저자의 식견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는 쉽게 버틸 수 없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이러한 경제적 소모전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못하지만, 유럽 각 국은 그에 비해서도 더 취약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후폭풍이 이어지게 되면 유럽 내 정치 지형 역시 극우주의에 급속하게 기울게 될 지 모른다 저자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3차세계대전은이미시작되었다 #에마뉘엘토드 #김종완 #김화영 #피플사이언스 #리뷰어스클럽 #사회비평 #국제관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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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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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송현수 著, MID)”를 읽었습니다. “커피 얼룩의 비밀”,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과 같이 그 어렵다는 유체역학을 일상의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면서, 유체 역학을 대중에게 알려온 송현수 박사의 신작입니다. 





이 책,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전작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전작들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현상을 통해 유체역학 자체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 읽은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인류사의 여러 장면들에서 만날 수 있는 유체역학적 모멘트들을 설명하면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타 레이 (민태기 著, 사이언스북스)”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판타 레이”가 좀더 인문, 문화, 정치, 경제적 관점에서 유체 역학의 탄생과 발전을 이야기했다면,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보다 구체적인 사건, 사물에 집중하는 서술 구조를 보이고 있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인류는 유체 역학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시절부터 유체를 다루어왔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동력 비행기를 만들어냈고, 로마 제국은 수도교를 만들어냈듯이 그것도 꽤나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에는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당밀 홍수를 다룬 아티클입니다. 


굉음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끈적한 물체가 도로를 점령합니다. 이 물체는 무시무시한 파도가 되어 빠른 속도로 사람과 말, 그리고 건물들을 덮칩니다. 기차는 탈선하고, 마차는 바닥에 달라붙어 꼼짝할 수 없습니다. 건물은 마치 장난감처럼 무너져 버립니다. 거리의 모든 것들은 마치 늪에라도 빠진 양 한동안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끈적끈적한 물체는 바로 ‘당밀’이었습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밀은 바로 설탕을 만들기 전 단계의 원료입니다. 당밀은 상당히 끈적거리는데 이를 점성이라고 합니다. 이 점성을 가진 당밀은 인류 역사에 주인공을 등장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1919년 보스턴에서 주역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보스턴 시가지에 거대한 원통형 탱크가 있었습니다. 이 탱크에는 무려 12,000톤의 당밀이 보관되어 있었지요. 1919년 1월 15일 점심 무렵, 당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 탱크가 터져버렸습니다. 당밀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고, 12,000톤의 당밀은 높이 8m의 파도가 되어 시속 56km의 속도로 거리를 덮쳤습니다. 당밀은 물보다 무겁기에 충격량은 바닷물로 이루어진 파도보다 훨씬 강했을 뿐만 아니라 당밀 해일이 끝난 이후에도 재앙이 되었습니다. 1월의 추운 날씨에 당밀이 굳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열역학에 대한 이해 없이 증기기관을 만들어냈듯 우리는 과학을 모르거나 잘 알지 못한 시절에도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기술을 발전시켜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 역사를 하나 하나 새롭게 알아가는 일들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송현수 박사의 “흐르는 것들의 역사”는 그런 재미를 하나 하나 일깨워주는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흐르는것들의역사 #MID #송현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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