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 구글러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경제학 이야기
박진서 지음 / 혜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5,000불 (‘21년 기준)에 다다릅니다. 최근 환율이 많이 오르기는 했어도 대충 1달러당 1000원으로 계산해봐도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1억 4천만원이나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버는 가계는 거의 없죠. 실제 ‘22년 4인 가족 중위 소득은 월 540만원 정도로 1년으로 환산하면 6500만원 수준인데 이는 앞선 계산의 46%에 불과합니다. 


물론 GDP는 단순히 가구 소득만 반영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렇게 계산하는 것은 과도하게 단순화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자면 그 차이를 직시할 수 있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경제학적 관점 말입니다.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는다 (박진서 著, 혜다)”는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사람’을 더해서 설명하고 있어 흥미로운 책입니다. 사람과 생명이 사라진 경제학, 숫자와 돈만이 중요한 경제학은 폭력이 되어버렸다 일갈하며, 저자는 ‘사회’ 과학인경제학의 바탕은 바로 사람과 생명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GDP는 거시경제의 시작이자 끝이며, 공적 토론과 미디어를 지배해온 개념입니다. 평균이라는 것은 하나의 측정 방식에 불과한데 삶을 지배하죠. 하지만 평균은 실제의 삶이 아닙니다. 평균적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균에만 매몰되면 그 이면의 불평등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저자는 평균이란 불평등을 회피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중 하나라며 사르코지의 말을 이용하여 비판합니다. 그러므로 GDP는 강력한 경제지표인 반면 이것만을 위한 경제 정책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복지 정책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로렌조 피오라몬티의 말을 인용하여 GDP를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나라의 영토 안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 가치의 합계라는 의미를 가진 GDP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에서 든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공장의 폐수로 한 마을의 식수원이 오염됩니다. 더 이상 공짜로 식수를 충당할 수 없죠. 결국 물을 사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와! GDP가 올랐습니다. GDP의 마법이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삶은 좀더 팍팍해졌습니다.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출해야만 했거든요.



IMF 시절을 제외하면 해방 이래로 우리나라의 GDP는 단 한번도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GDP가 정말 경제를 잘 설명하는 지표라면 우리의 삶은 지속적으로 윤택해져야 하고, 아무도 굶거나 집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산층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부의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GDP는 국가의 후생복리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COVID-19가 사회적 약자부터 도태되게 만드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바로 악마는 꼴찌부터 잡아먹은 것이지요. 경제학이 바라보는 시선에 사람이 사라진 탓입니다. 저자는 경제학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의 총량이 아니라 부가 어떻게 배분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악마는꼴찌부터잡아먹는다 #박진서 #혜다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외로 잘 모르는 중동의 전쟁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편에 이은 기대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해금 -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99
김석균 지음 / 예미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 서양이라 일컬어지는 유럽이나 미국이 동양이나 이슬람 문명을 앞지르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많은 책들에서 그 시기와 원인에 대한 많은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해금 (김석균 著, 예미)”은 바다를 축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동서양의 부의 역전과 서양이 동양을 지배한 근대사적 현상과 현대사를 주도하는 현실에 대한 답을 근세 유럽인들의 해양 개척의 결과물 혹은 파생물에서 찾고 있습니다. 저자는 서양을 개해(開海)의 역사로, 동양을 해금(海禁)의 역사로 정의하면서, 이 ‘해금’이 동양과 서양의 근대사, 그리고 이어지는 현대사까지 결정지은 요인이라 보고 있습니다. 


특히 서양이 무역로를 개척하기 위해 해양을 선택한 것은 무역 등 경제적인 결과만을 가져온 것이 아닙니다. 신항로 개척과 식민지 경영은 군사, 정치,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고 사회의 모든 영역이 동원되고 발전할 수 있는 전 국가적인, 그리고 유럽 전체가 동원된 국제적 프로젝트일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평가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편 전쟁’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자유무역을 바라는 개해 세력과 해금 세력이 맞붙어 개해 세력이 주도권을 확보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은 면직물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경제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하면서 영국 면직물 산업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자유무역으로 정책을 변경하고 외국에 대해 통상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때 청나라는 제한적으로 무역을 허용하고 있었는데 면직물 업자를 비롯한 영국 자본가들은 국가 권력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자유 무역을 명분으로 청나라 정부를 압박하게 됩니다. 하지만 청나라는 자유 통상을 거부하고 아편 거래를 금지하게 되면서 영국 정부는 청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결국 청나라는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고, 5개 항구를 개항하는 등의 난징 조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화사상에 젖어 있던 중국이 소위 양이(洋夷), 즉 서양오랑캐에 패배한 이 사건으로 인해 수백년간 이어져 오던 해금(海禁) 정책은 강제로 폐지되게 되고, 문호 역시 강제로 개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사한 과정을 거쳐 개항한 일본의 사례입니다. 페리 제독에 의해 강제적으로 개항했지만 서구의 과학기술과 정책들을 도입하고,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빠른 시간에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바다를 축으로 서양과 동양의 격차가 발생하고, 근대사와 현대사가 서양 문명이 헤게모니를 가지게 된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이 책은 흥미로운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된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해금 #김석균 #한국해양전략연구소총서 #예미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따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호흡합니다. 바로 대기권을 꽉 채우고 있는 공기 덕분이지요. 한때 공기 오염은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언제나 뿌연 스모그에 텁텁한 느낌. 하지만 자동차 배기 가스 규제 등 개선을 위한 노력을 통해 공기 오염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탄소 문제를 제외하면 말이지요.




그러다 책 한 권을 읽게 되었습니다. “공기 전쟁 (베스 가디너 著, 성원 譯, 해나무, 원제 : Choked: Life and Breath in the Age of Air Pollution )”입니다.  영국 ‘가디언’지가 ‘201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고, 미국과학작가협회에서 수상하는 ‘Science in Society Book Award’ 숏리스트에 오르기도 할 만큼 인정받은 책이라고 하니 저자가 책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 잠시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지금 인류 앞에 탄소 문제를 제외한 대기 오염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의 숫자는 엄청납니다.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에 의한 조기 사망자는 영국만 해도 4만 명에 이르고, 이를 유럽으로 넓혀보면 50만 명에 달합니다. 중국과 인도는 150만 명 이상이나 되지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 책에 언급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통계 모델링을 통해 도출된 숫자이긴 합니다. 중요한 것은 담배나 알코올, 과체중 뿐 아니라 현대인의 삶을 단축시키는 요인 중 대기오염은 아직도 높은 순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의 대기 오염의 양상은 과거와도 다릅니다. 단지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일으키는 문제를 넘어서 기후 변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지요. 해수면 상승인 금세기 내에 1미터가 올라갈지, 2미터가 올라갈지 디테일한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가 중요합니다. 


분명 지금,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이 공기는 몇 십 년 전의 공기보다 훨씬 깨끗한 공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자본과 정권은 언제나 보다 쉬운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하지만 좀더 어려운 일을 해내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언제라도 이 공기는 또다시 독극물로 오염되어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이제 공기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바로 탄소 배출량입니다. 탄소위기에서 비롯한 기후 변화는 실존적 위기입니다. 탄소와의 전쟁은 앞서 성과를 이룬 전쟁보다 좀더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조치보다 보다 극적이고 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대중은 불편을 강요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공기, 이 자연, 이 생태계는 우리 만의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후손들에게 우리가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지요. 






#공기전쟁 #베스가디너 #성원 #해나무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