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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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著, 팩토리나인)”을 읽었습니다.


경민선 작가의 작품으로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경민선 작가는 “연옥의 수리공 (마카롱)”에서 만난 적이 있는 작가입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1등만 하던 기영이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


오랜만에 동창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기영이 화제에 오르게 되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죠.


하지만 무색하게도 답신이 왔습니다.


‘한수야, 나 투명인간을 죽였어.’



기발합니다. 그동안의 미안함을 농담으로 풀고자 함일까요?



내친 김에 전화를 걸고, 만나기로 합니다.



그의 집에 방문해서 기영의 농담이 농담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기영은 정말 투명인간을 죽였습니다.



 


기영과 함께 살인의 증거를 없애고자 야산에 살해된 투명인간을 묻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의 사건들. 그리고 투명인간의 습격.





단순히 초능력을 강조한 작품이었다면 판타지로 분류할 수도 있었을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마치 현실처럼 치열하며 끈적거립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SF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SF는 과학과 기술을 다루는 것처럼 보여 판타지 작품과 동일하게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실을 외삽함으로써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낯설게 바라보면서 객관화하는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서 투명인간으로 묘사되는 존재는 너무나 명징한 메타포입니다.



‘나는 코로나 시대 ‘투명인간’ 청소노동자입니다’ (시사저널, 2021.8.3)


‘'캠퍼스 안 투명인간'에서 '노동자'가 되기 위해 싸우기로 했다‘ (경향신문, 2022.8.25)


‘샤워·용변·세탁을 동시에…고객 화장실에선 ‘양치 금지’ (경향신문, 2022.10.13)



위 기사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우리의 삶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마치 투명인간처럼 취급합니다. 그리고 도시에, 우리나라에 소외된 계층이 없는 것처럼 굴며 살고 있습니다. 어쩌다 학대를 당한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면 마치 처음 듣는 양 호들갑을 떨다가 이내 잊혀지고 맙니다.


흥미로운 주제의식과 이를 투명인간이라는 소재에 빗대어 훌륭한 스릴러 장르로 만들어낸 작가의 역량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는실수로투명인간을죽였다 #경민선 #팩토리나인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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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 뇌를 스캔하는 신경과학의 현재와 미래
존-딜런 헤인즈.마티아스 에콜트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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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을 소재로 다룬 만화나 소설을 보다 보면 염력과 더불어 텔레파시나 독심술 능력이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특히 독심술은 일반적으로는 알 수 없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텔레파시 능력은 언어라는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서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예전에는 상상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최근 과학 연구는 빅사이언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돈이 많이 든다는 의미이지요. 과학 연구에 돈이 몰리면 어떤 일까지 가능하게 되는지를 우리는 COVID-19 팬데믹 기간 중 mRNA 백신 사례를 통해 똑똑히 알게 되었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성과가 단기간에 창출되었죠.



최근 가장 많은 자본이 몰리는 과학 영역은 연구가 신경과학과 불로에 대한 연구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특히 신경과학 연구는 눈이 부실 정도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식이나 지능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 역시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통해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존-딜런 헤인즈, 마티아스 에콜트 共著, 배명자 譯, 흐름출판, 원제 : Fenster ins Gehirn: Wie unsere Gedanken entstehen und wie man sie lesen kann)”는 신경과학 연구의 한 분야인 브레인 리딩을 다룬 책입니다. 브레인 리딩은 말 그대로 뇌를 스캔하여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연구분야인데 몇 년 전 페이스북이 투자하겠다고 하여 화제가 된 분야이기도 합니다. 


공저자 중 한 명인 존-딜런 헤인즈 (John-Dylan Haynes)는 영국 출신이며 독일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신경학자이며, 특히 의식 이전 뇌활동에 대한 연구로 저명한 과학자입니다.



우리에게는 나 자신 이외에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비밀의 방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마음입니다. 하지만 브레인 리딩 기술이 보다 발전하여 이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회는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생각이나 사상에 대한 처벌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살의를 품은 것만으로도 처벌을 하는 법 체계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굳이 형법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는 사상이나 체제에 대한 반감만으로도 처벌을 하는 권위주의 국가가 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가상의 상황을 상정해봄으로써 흥미로운 관점의 변화 하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뇌 스캔과 브레인 리딩은 단순히 생각을 읽고, 기계를 조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연구의 심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간의 역동적인 의식을 컴퓨터와 연결하여 광대무변한 네트워크에 구현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과거에는 상상의 영역에 불과했던 마인드 업로딩 기술의 기반 기술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간 사회를 구축해왔던 기본 윤리나 체제에 정면으로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브레인 리딩 기술이 가져올 위험성이나 연구 윤리 문제, 그리고 악용될 경우에 대해서도 책에서는 충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흥미로운 과학 영역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쓴 이 책, “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은 브레인 리딩에 대한 연구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고, 향후에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는 독서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이우리의생각을읽을수있다면, #존딜런헤인즈, #마티아스에콜트, #배명자, #흐름출판,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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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팩트 - 세상의 진실과 거짓을 한눈에 간파하는 강력한 10가지 법칙
팀 하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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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팩트(fact)라는 단어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이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는 팩트(fact)는 진실(truth)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사실에 비해 보다 맥락적이며 복합적이지요. 사실은 다른 사실들과 엮어서 보지 않는 이상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그 일면 만을 보여 줄 뿐입니다. 아니, 때로는 진실을 왜곡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기도 하지요.


더구나 아예 사실을 왜곡하고 비틀어 대안적 사실 (alternative facts)이라는 표현으로 거짓을 이야기하는 자들까지 득세하기 시작한 지금에는 그나마 팩트조차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슈퍼 팩트 (팀 하포드 著, 김태훈 譯, 세종서적, 원제 : How to Make the World Add Up: Ten Rules for Thinking Differently About Numbers )”은 만연한 거짓을 통찰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팀 하포드 (Tim Harford)는 “경제학 콘서트 (김명철 譯, 웅진지식하우스, 원제 : Undercover Economist)”라는 책으로 유명한 저자이자 ‘파이낸셜 타임즈’ 수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경제학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편향된 사실, 혹은 왜곡과 거짓에 진실을 바라보는 눈을 가리려는 온갖 행태에 속지 않을 수 있는 인사이트와 방법을 제시합니다. 가장 핵심 요소는 바로 ‘슈퍼 팩트 (Super fact)’입니다. 바로 번역 제목이기도 하지요.  


또한 저자는 슈퍼 팩트의 요소 중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써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흔히 숫자나 데이터를 사실을 드러내는 유용한 도구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나 숫자 역시 거짓을 가리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데이터는 정밀하게 다루지 않으면 진실의 전체적인 모습이나 실상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히려 왜곡된 모습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의도적이건 의도적이지 않건 말이지요. 저자는 책에서 수많은 사례를 통해 통계와 데이터가 얼마든지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최대한 선의를 가지고 보더라도 해석이 잘못된 경우 정도입니다. 




감정과 선입견, 정치 성향 혹은 이해관계에 따라 조작되거나 왜곡되거나 잘못 해석된 데이터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우리는 COVID-19 팬데믹 사태를 지나오는 동안 그러한 경우를 숱하게 보아왔습니다. 



그렇기에 숫자와 경험이 충돌할 때 무엇을 믿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데이터는 그 데이터의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맥락과 배경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충고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슈퍼팩트 #팀하포드 #김태훈 #세종서적 #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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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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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1906~1975).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언론인이자 철학자입니다. 보통 한나 아렌트하면 아이히만 재판을 다룬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김선욱 譯, 한길사, 원제 : Eichmann in Jerusalem: A Report on the Banality of Evil)’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악의 평범성 (the Banality of Evil)’이라는 개념으로 잘 알려진 언론인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정치적 인간을 강조한 철학자로 서양 철학사에 큰 획을 그은 분이기도 합니다. 


한나 아렌트를 “인간의 조건 (이진우 譯, 한길사, 원제 :  The Human Condition)”,  “공화국의 위기 (김선욱 譯, 한길사, 원제 : Crises of the Republic: Lying in Politics, Civil Disobedience, On Violence, and Thoughts on Politics and Revolution)”, “전체주의의 기원 (박미애, 이진우 共譯, 한길사, 원제 :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전 2권)” 등과 같은 저서를 통해 만나오기는 했지만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책은 이번에 읽은 “한나 아렌트 평전 (사만다 로즈 힐 著, 전혜란 譯, 김만권 監, 혜다, 원제 : Hannah Arendt)”이 처음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출신으로 그녀 스스로가 강제 수용소 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는 이러한 강제수용소 생활을 자세히 이야기하거나 출판물을 통해 풀어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저서에서 일부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저작은 “우리는 난민 (We Refugees, 1943)”이라는 에세이라고 합니다. 

이 에세이서 한나가 밝히기를 집단 자살을 제안 받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정부를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로서 집단 자살을 의미하는데 이를 평가하는 한나의 말에서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한나는 낙관과 절망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으로 생각했고, 이는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를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저자는 평가합니다. 여기에서 한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바로 정치적, 사회적 커뮤니티에서 무분별한 낙관이나 희망이 사회적 유대감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망가뜨리는지까지 사유합니다. 희망은 행동을 가로막고, 낙관은 세상을 똑바로 보는 것을 막아서면서 공적 삶과 사적 삶의 구분을 없애고 인류애마저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결국 한나는 이러한 집단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이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한나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볍게 결론을 내렸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저자는 결코 가벼운 결론이 아님에도 가볍다고 표현한 것은 그것이 개인의 책임이기 때문이라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저작들을 중심으로 그녀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구성된 평전 (評傳) 입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방식의 구성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저작이 매우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시작이 쉽지 않은데 주요 저작들의 핵심 사상과 그 사상이 나오게 된 배경을 함께 설명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 한나 아렌트의 사상과 정치철학, 정치이론에 대한 입문서로도 매우 훌륭한 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 이 책에 소개된 한나 아렌트의 저작 중 일부는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저작들도 있습니다. 






#한나아렌트평전 #사만다로즈힐 #전혜란 #김만권 #혜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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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들, 우크라이나 사태를 말하다 : 촘스키 편 우크라이나 사태를 말하다
김선명 지음 / 뿌쉬낀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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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양상이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이 워낙 심상치 않은 인류사적 사건이지만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우크라이나의 선전과 더불어 궁지에 몰린 푸틴은 핵 공격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핵공격 위협을 할 뿐만 아니라 실제 핵전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 국간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대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마저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쟁에서 실제로 핵이 사용될 수 있음을 러시아가 보여준 이상 이후 다행히 핵이 사용되지 않고 전쟁이 끝난다 하더라도 향후 비핵화는 일정 수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세계 각 국은 핵무장을 서두를 수도 있습니다. 


“세계의 석학들, 우크라이나 사태를 말하다 : 촘스키 편 (김선명 編著, 뿌시킨하우스)”는 이러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인들의 관점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책입니다. 




제한적 전장이라는 특성 상 발생하는 러시아의 졸전과는 별개로 러시아 자체는 분명한 군사 강국입니다. 한때 미국과 더불어 2축 체제를 구축했기도 했고 막강한 핵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은 확전을 줄곧 경계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달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왔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노암 촘스키는 러시아의 핵카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이번 사태를 쿠바미사일 위기나 냉전 시대의 핵 전쟁 위기에 버금가는 비상한 위기상황으로 노암 촘스키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냉전 시대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오직 우연에 기댄 행운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행운이 이번 사태에서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러시아가 정상국가가 아님을 노암 촘스키는 지적합니다. 

‘러시아인들은 효과적인 경고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시스템 같은 시스템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푸틴은 미국의 공격을 매우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거기에다 미국과 같은 촘촘한 레이더 시스템, 즉 조기 경보 시스템을 러시아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겁이 질린 채 핵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촘스키는 러시아를 벼랑으로 몰지 말라고 합니다. 침략자에 대한 관용일까요? 노암 촘스키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는 침략자에 대한 관용이 아니라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쟁은 분명 푸틴 러시아의 침략에서 비롯했지만 그 배경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고르바초프 시절 군사동맹 없는 유럽을 원했고, 실제로 나토에도 가입하려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미국이었고, 나토의 동진 정책 역시 명백한 사실입니다. 푸틴을 겁에 질리게 만든 것은 미국이었다는 것이 노암 촘스키의 진단입니다. 


최근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노암 촘스키의 주장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노암 촘스키가 주장하는 바에 대한 앞 뒤 맥락을 살펴보면 이미 백수(白壽)의 나이를 바라보는 노학자의 인사이트와 영명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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