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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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과 미술관에 가곤 합니다.

과학관에 가면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는데, 미술관은 영 할 말이 없더군요. 

말수가 부쩍 줄어듭니다. 

아이들은 이것저것 물어보기는 하지만 대답해줄 말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그렇구나 공감 정도 표현할 뿐입니다. 


많은 예술들이 그렇지만 미술은 특히나 작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야 더 깊은 감상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할 말 많은 미술관 (정시몬 著, 부키)”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7곳의 미술관과 그 미술관들에 소장 중인 미술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이라고도 불리우는 루브르 미술관 (Musée du Louvre). 파리 세느강변에 있던 군사 시설을 프랑수아 1세가 왕궁으로 개축하여 사용하였던 역사를 가진 미술관입니다. 프랑스 국왕 8명이 이 곳을 정궁으로 활용할 때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했고, 많은 미술품들을 수집했는데 프랑스 혁명 이후 공공 미술관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많은 미술품들이 있는데 대중적으로 잘알려진 ‘밀로의 비너스’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대표작 ‘모나리자’, 그리고 강렬한 느낌을 주는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상’ 같은 작품들도 역시 전시되어 있습니다. 


루브르 미술관이 중세적 근엄한 이미지를 준다고 하면 역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은 근대적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왕궁이었던 루브르 미술관과는 다르게 오르세 미술관은 처음에는 철도 역사, 호텔, 쇼핑몰을 포함한 복합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1970년대에 미술관으로 부활한 오르세 미술관은 그래서 그런지 루브르 미술관보다는 보다 근대적 느낌을 주는 것일지 모릅니다. 전시되는 작품 역시 근대 시기라 할 수 있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작품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전시 작품 중 밀레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반인들도 잘 아는 ‘만종’과 ‘이삭 줍는 사람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굳이 제목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를 즉각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어서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밀레(Jean-François Millet)는 리얼리즘 성향의 화가로 특히 격변의 시대에 오히려 느린 시간을 대표하는 농촌의 고즈넉한 풍경을 묘사했다며 저자는 이를 서정성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전원시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정시몬 작가는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및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직업과전혀 관계 없는 책을 쓰신 것 같은데 오랜 시간 동안 미술 감상을 즐겨온 분이라고 하네요.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저에게는 전문가가 쓴 책보다는 오히려 아마추어 감상가가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쓴 이 책이 더욱 맞춤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할말많은미술관 #정시몬 #부키 #문화충전 #미술관여행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우피치 #바티칸 #아카데미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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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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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케미포비아를 치료해줄 책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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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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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불과 80년 전까지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70여년 전, 중국은 북한을 도와 한반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한 나라는 최대 무역 국가가 되기도 했고, 다른 나라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파트너로서 기능하고 있기도 합니다.

격동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곤 합니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동아시아는 그야말로 격동(激動)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혁명을 꿈꿨고, 누군가는 현상 유지를 원했으며, 누군가는 좌절했던 시대.


“혁명과 배신의 시대 (정태헌 著, 21세기북스)”를 읽었습니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아간 한중일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알아봄과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종의 열전입니다. 




‘우리나라를 독립국으로 하오리다. 우리 동포로 하여금 자유민이 되게 하오리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유공자이지만 강제 납북되었고, 김창룡에 의해 대남 간첩 사건의 배후로 지목 받기도 한 조소앙(1887~1958)의 말입니다.


조소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균주의 (三均主義)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삼균주의라 함은 손문의 삼민주의와 함께 천부인권론에 영향을 받아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균정, 균리, 균학을 의미합니다. 정치와 경제, 교육의 균등을 주장한 것으로 공화주의와 함께 사회주의적 이념을 도입해 평등에 보다 역점을 둔 사상으로 특히 유념해야 하는 것은 대한의 독립을 위해 협력적인 운동이 아닌 투쟁적 운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특히  조소앙의 삼균주의는 ‘열린 우파’를 지향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조소앙이 식민지 긴 세월 동안 구축한 이러한 삼균주의가 전쟁과 정치적 적대감 속에서 배제되었고, 한반도 남부에서 닫힌 우파로 점차 왜소화한 과정을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나지 모를 일제 강점기 기간 동안에도 독립의 희망을 키워왔듯이 이제는 남북 간의 협력과 공존, 그리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조소앙의 열린 우파적 삼균주의를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광수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근대를 추종하게 되었지만 조소앙은 스스로의 힘을 믿고 새로운 사상을 통해 혁명을 꿈꿨습니다. 비록 조소앙의 사상은 끝끝내 실패했지만 지금, 우리가 재평가함과 동시에 다시 들여다 봐야 할 미래적 사상일 것 같습니다.






#혁명과배신의시대, #정태헌, #21세기북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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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고전 유람 - 이상한 고전, 더 이상한 과학의 혹하는 만남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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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고전 유람 (곽재식 著, 북트리거)”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곽재식 작가입니다. 최근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마도. 최근 곽재식 작가의 작품이 엄청나게 많이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죠. 2022년 9월 현재 그가 이름을 올린 책만 무려 14권(재출간 포함시 16권)입니다. 그 중 단독 저작이 8권, 번역이 1권, 공동 저작이 1권, 엔솔로지 참여가 4권입니다. SF, 고전, 역사, 우주과학, 화학, 괴담, 동화, 기후환경, 평론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곽재식 작가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들어봤고, 알고는 있었지만 단순한 옛날 이야기로 치부했던 이야기들에서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을 덧붙여 새롭게 해석합니다. 

낯선 바다에 버려지고, 모험을 벌이는 ‘천예록’에 등장하는 역관의 이야기에서 공룡 화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잠곡유곡’에 실려 있는 늙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 가축화의 역사, 그리고 생태학,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엮어 냅니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대목입니다. 박지원은 조선에서 청나라까지 먼 거리를 와서 달을 볼 때 달 뜨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리고 달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미 박지원은 달이 빛나는 것은 태양에 의한 것이며, 달의 위상이 바뀌는 것은 지구의 그림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추론했다는 점입니다. 






즉 “곽재식의 고전 유람”은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작가가 접한 각종 고전의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에 작가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최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덧붙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말이지요.




SF작가이자 아마추어 영화 평론가 시절에도 곽재식 작가의 ‘생산력’은 엄청났죠. 한국 SF계에는 곽재식 속도라는 말이 떠돌아다녔을 정도니까요. 곽재식 작가는 매우 다양한 호기심을 집착적으로 수집하는 작가입니다. “한국 괴물 백과”나 “괴물, 조선의 또다른 풍경” 같은 책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또한 그의 저작의 원천 중 하나인 ‘게렉터 블로그’에도 그런 그의 ‘집착’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SF, 영화 평론, 괴물이야기 수집 등 다방면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호기심 괴물’이 엄청난 글쓰기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인 듯 합니다. 대중들에게 그의 호기심을 ‘전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의 출간작들을 보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아니 곽재식 작가의 진가를 이제 세상 사람들이 알기 시작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단순히 SF 뿐 아니라 그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야에 걸친 출간이 올해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곽재식의 고전 유람” 역시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곽재식의고전유람, #곽재식, #북트리거,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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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
알베르트 뫼스메르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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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오류의 존재입니다. 합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비합리 역시 가지고 있지요. 어쩌면 그렇기에 문명을 발전시키고 많은 문화를 꽃피워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개인이나 국가와 같은 거대 커뮤니티는 비합리적인 결정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이렇게 합리적 의사결정을 어렵게 하는 인간의 오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 (알베르트 뫼스메르 著, 이원석 譯, 북캠퍼스, 원제 : 64 Fehlschlusse in Argumenten )”에는 앞서 이야기한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여러 오류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혹은 논쟁하면서 저지를 수 없는 수많은 오류들을 설명하고 예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몇가지만 소개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지르는 오류 중 가장 흔한 유형이 아마 논점 일탈 (ignoration elenchi)의 오류 일 것입니다. 한 논점에 대한 참인 반박을 하지만 그 반박이 ‘관련 없는 주장’일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논제를 오해하거나 논점에 대해 알지 못해 부적절한 추론을 도출할 수 있는 오류입니다. 저자는 신의 존재에 대한 토론에서 신이 없다면 도덕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이와 같은 대표적인 오류 중 하나로 들고 있습니다. 신이 없다면 지옥도 없을 것이고, 아무도 지옥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살인이나 도둑질을 저질 것이라는 의미인데 사회적 행동의 원인을 신앙이나 믿음에서 찾는 것은 잘못된 논증 방법이라 지적합니다. 


최근의 사회적 이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류 중 하나는 바로 현실 외면 혹은 현실 부정의 오류입니다. 논증 시 논증을 위해 동원한 방법에 모두 실패할 경우 나타나는 오류인데 모든 사실이나 현실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주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나 ‘그럴 수 없습니다’입니다. 명백한 사실이나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이 논증에서 패배했다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요. 최근 안티백서 운동이나 지구평면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또한 성폭력 희생자를 비난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겠지요.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거쳐 나타난 존재이기도 하면서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낸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합리적 이성과 진화심리학적 오류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 이래로 논리적, 합리적 사고를 다르기 위한 논리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삼단 논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반적으로 올바른 전제를 통해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여는 노력이었지요. 하지만 올바른 전제에서도 올바른 결론이 도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많은 논증과 추론의 방법들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합리적사고를방해하는64가지오류, #알베르트뫼스메르, #이원석, #북캠퍼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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