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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고전 유람 - 이상한 고전, 더 이상한 과학의 혹하는 만남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8월
평점 :
“곽재식의 고전 유람 (곽재식 著, 북트리거)”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곽재식 작가입니다. 최근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마도. 최근 곽재식 작가의 작품이 엄청나게 많이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죠. 2022년 9월 현재 그가 이름을 올린 책만 무려 14권(재출간 포함시 16권)입니다. 그 중 단독 저작이 8권, 번역이 1권, 공동 저작이 1권, 엔솔로지 참여가 4권입니다. SF, 고전, 역사, 우주과학, 화학, 괴담, 동화, 기후환경, 평론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곽재식 작가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리고 들어봤고, 알고는 있었지만 단순한 옛날 이야기로 치부했던 이야기들에서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을 덧붙여 새롭게 해석합니다.
낯선 바다에 버려지고, 모험을 벌이는 ‘천예록’에 등장하는 역관의 이야기에서 공룡 화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잠곡유곡’에 실려 있는 늙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 가축화의 역사, 그리고 생태학,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엮어 냅니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대목입니다. 박지원은 조선에서 청나라까지 먼 거리를 와서 달을 볼 때 달 뜨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리고 달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미 박지원은 달이 빛나는 것은 태양에 의한 것이며, 달의 위상이 바뀌는 것은 지구의 그림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추론했다는 점입니다.

즉 “곽재식의 고전 유람”은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작가가 접한 각종 고전의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에 작가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최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덧붙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말이지요.

SF작가이자 아마추어 영화 평론가 시절에도 곽재식 작가의 ‘생산력’은 엄청났죠. 한국 SF계에는 곽재식 속도라는 말이 떠돌아다녔을 정도니까요. 곽재식 작가는 매우 다양한 호기심을 집착적으로 수집하는 작가입니다. “한국 괴물 백과”나 “괴물, 조선의 또다른 풍경” 같은 책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또한 그의 저작의 원천 중 하나인 ‘게렉터 블로그’에도 그런 그의 ‘집착’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SF, 영화 평론, 괴물이야기 수집 등 다방면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호기심 괴물’이 엄청난 글쓰기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인 듯 합니다. 대중들에게 그의 호기심을 ‘전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의 출간작들을 보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아니 곽재식 작가의 진가를 이제 세상 사람들이 알기 시작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단순히 SF 뿐 아니라 그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야에 걸친 출간이 올해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곽재식의 고전 유람” 역시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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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