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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갈등 - 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9월
평점 :
“극한 갈등 (아만다 리플리 著, 김동규 譯, 세종서적, 원제 : High Conflict: Why We Get Trapped and How We Get Out )”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벗어나 사회 진보의 동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아만다 리플리 (Amanda Ripley)로 우리나라에도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김희정 譯, 부키, 원제 : 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 And How They Got That Way)”, “언씽커블 (조윤정 譯, 다른세상, 원제 : The Unthinkable : Who Survives When Disaster Strikes- And Why)”과 같은 책이 번역 소개된 작가입니다. 특히 사회 현상 속에서 구성원의 행동 패턴을 포착하는 솜씨가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 “극한 갈등”에서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어 가는 고도 갈등 (High conflict) 현상을 심상치 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고도 갈등은 사람들을 증오와 반목에 휩싸이게 만들며 집단 간의 거대한 복수극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정의합니다. 이러한 고도 갈등은 건전한 갈등 (Good Confilct)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힘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건전한 갈등은 한 사람이, 그리고 그 사람이 속한 사회가 보다 나은 사람과 사회가 되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선한 힘이지만 고도 갈등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고도 갈등은 선악 구도가 분명히 형성되며 내편과 남의 편으로 갈라져 반목으로 치닫게 되는 갈등인데, 특히 정상적인 관계에서 통하는 법칙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 언론 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갈등 수준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21년 영국 킹스컬리지(King's College )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에 의뢰하여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사실인 듯 합니다. 입소스는 전 세계 28개국 시민 2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을 분석하였는데 갈등의 요소를 총 12개로 나누어 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때 조사한 주요 항목은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지지정당, 종교 등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 중 총 7개 항목에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갈등 수준을 보였다고 하는데 이념, 빈부, 성별, 학력, 나이, 종교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나머지 항목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갈등 수준을 유지하였다고 합니다.
높은 갈등 수준은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을 서로 반목하게 만듦으로써 사회의 신뢰자본을 갉아 먹는 위험한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선진국의 문턱에 접어든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이렇게나 높은 갈등 수준은 향후 발전에 심각한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중재나 해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역시 비슷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중재 역량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마도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해야할 정치 분야에서도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극한 갈등”에서는 고도 갈등 상황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뿐만 아니라 블랙홀이나 자석처럼 주변을 끌어당겨 더욱 크 상황이 커지고 불가피하게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빨리 우리 사회가 이런 고도 갈등, 극한 갈등의 국면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갈등 구조가 만성화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고도 갈등을 건전한 갈등으로 바꾸어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도 갈등과 건전한 갈등의 차이에 대해 인식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지금의 고도 갈등 상황을 극복하고 사회와 구성원에 대한 믿음을 키워 신뢰 자본을 형성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고도 갈등을 해소하고 이를 건전한 갈등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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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