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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역사 - 생명의 음료, 우유로 읽는 1만 년 인류문명사
마크 쿨란스키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맵 / 2022년 8월
평점 :
흥미로운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우유의 역사 (마크 쿨란스키 著, 김정희 譯, 와이즈맵, 원제 : Milk! A 10,000-Year Food Fracas)가 바로 그 책입니다.

저자는 마크 쿨란스키 (Mark Kurlansky)입니다.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특히 미각과 식재료의 역사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듯합니다. 대표작인 “대구 (박중서 譯, RHK, 원제 : Cod: A Biography of the Fish that Changed the World)”를 비롯해 “소금 (이창식 譯, 세종서적, 원제 : Salt: A World History)”, “더 레시피 (한채원 譯, 라의눈, 원제 : International Night: A Father and Daughter Cook Their Way Around the World Including More Than 250 Recipes)”, “맛의 유혹 (이은영 역, 산해, 원제 : Choice Cuts: A Savory Selection of Food Writing from Around the World and Throughout History)” 등 저서 목록을 살펴 보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되었든 이번에 읽은 “우유의 역사” 역시 저자의 전작과 비슷한 문제의식과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쩌도 우유를 먹게 되었을까요? 저자는 역사 속의 문헌과 각 문화권에서 ‘젖’을 먹는 풍습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합니다. 인류는 문화권에 따라 순록, 낙타, 염소, 당나귀, 말 등 다양한 가축의 젖을 먹어왔습니다. 지금도 이탈라이아에서는 당나귀 젖을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일부 신생아용 분유로 산양 젖을 활용하고 있으니 낯선 전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가장 흔한 가축 중의 하나인 돼지 젖을 활용하고 있는 문화권이 없는 것은 특이해 보입니다.
이러한 각 문화권의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이란의 앗시리아 지역에 번성하였던 우르라는 도시국가에서 처음 젖을 짜서 먹던 풍습을 그린 그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초로 인류가 젖을 짠 동물은 아마도 소가 아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가축화되어 보다 순응적인 소가 나타나는 것은 상당히 후대의 일로 당시 소의 조상 뻘인 오록스 같은 경우 매우 공격적이어서 젖을 짜내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라 보고 인류가 처음으로 젖을 짜낸 가축은 양이나 낙타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은 수메르인들이 대량으로 많은 수의 가축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거대한 비밀을 알려주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거대 식품 기업의 비밀이나 음모를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닐 뿐만 아니라 반전의 효과를 내기 위한 엄청난 서술 기교를 자랑하는 책도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그리고 정석에 맞게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역사, 우유를 먹기 위한 인류의 처절한 노력, 그리고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여러 오해와 진실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주요 포인트는 역사 속에 나타나는 우유를 활용한 풍부한 레시피 (고운 밀가루 1되에 포도즙을 붓는다와 같은 진짜 레시피)를 되살려 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먹어온 우유, 그리고 유제품에 대해 그 지식의 편린이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채워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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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