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
닐 슈빈 지음, 김명주 옮김 / 부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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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닐 슈빈 著, 김명주 譯, 부키, 원제 : Some Assembly Required: Decoding Four Billion Years of Life, from Ancient Fossils to DNA )”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닐 슈빈 (Neil Shubin)은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유명한 분으로 우리나라에는 “내 안의 물고기 (김명남 譯, 김영사, 원제 : Your Inner Fish: A Journey into the 3.5-Billion-Year History of the Human Body)”,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 (이한음 譯, 위즈덤하우스, 원제 : The Universe Within: The Deep History of the Human Body)” 등의 저서가 번역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읽은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는 닐 슈빈의 신작으로 38억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온 생명의 역사 속에서 진화가 행한 역할을 살펴보면서 지금 우리의 모습은 과거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 나타난 여러 모습의 진화적 모자이크임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라는 다소 도발적인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DNA 분석을 통해 유전자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밝혀진 진화사라는 거대 역사를 설명하기에 적합한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진화는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연의 결과로 하나의 발명이 이루어지고, 그 발명이 개체를 넘어서 집단군에 영향을 미칠 때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에는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에 유리한 발명이라는 단서가 붙기도 하지요.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환경에 그동안 적응했던 생활 방식, 신체 구조는 필요가 없어지고나 오히려 불리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적응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때 또다른 진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새의 깃털은 비행을 위해 생겨나지 않았고, 폐와 다리는 육상 생활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우연히 깃털이 비행에 적합하였으며, 폐와 다리 역시 육상 생활에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진화사는 필연의 과정이 아니며 우연이 만들어낸 발명의 연속이었을 뿐이지요.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생명체의 입장에서는 우연의 연속일지 몰라도, 자연과 생태계라는 상위 구조에서 바라보면 진화는 우발적 사건이 난무하는 불확실한 도박판에서 얻어걸린 주사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포유류의 진화를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세아니아에 살아가는 포유류의 경우 다른 대륙과 다른 생태적 진화를 이루어냈습니다. 다른 대륙에는 거의 없는 유대류의 천국이었는데 1억 년 이상 격리된 상태로 진화하였지만 다른 대륙에서 날다람쥐, 두더지, 고양이, 늑대, 사자, 호랑이 등 유대류가 아닌 동물들이 가진 생태적 지위를 가진 여러 동물들이 나타났습니다. 즉 자연은 무작위적으로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환경적 구조로 인해 특정한 생태적 지위를 가지는 존재가 나타나기 쉽게 설게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대중과학서적이 마치 진화가 절대신이자 창조신과 같이 의지가 있는 것처럼 묘사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화는 생명의 발달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일 뿐 의지와 목적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중이 받아들이기 편하게 하기 위한 글쓰기로 인해 ‘필연의 존재’라는 잘못된 오해를 가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진화사에 있어 우연이 어떤 경로를 거쳐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진화와 관련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은어떻게발명하는가, #닐슈빈, #부키, #김명주,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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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 - 시간과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다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위정훈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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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 (다카미즈 유이치 著, 위정훈 譯, 애플북스, 원제 : 物理学者、SF映画にハマる)”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다카미즈 유이치 (高水裕一). 물리학을 전공한 이학박사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응용·수학 이론물리학과 이론 우주론 센터에 소속되어 스티븐 호킹 박사에게 사사받았다는 저자 소개글이 인상적입니다. 몇 권의 대중 과학 서적을 집필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은 이번에 읽은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가 처음이네요.


가끔 초능력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 시간을 멈추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이러한 영상물을 볼 때마다 항상 궁금하던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을 정지한 상태에서 총알의 방향을 바꾸는 대목 같은 경우, 그게 가능할까는 의문들 말이지요. 저자는 만약 시간을 정지한 사람이 그런 행위를 하려 한다면 매우 위험한 행위라 경고합니다. 시간의 흐름과 관계 없이 총알에는 이미 엄청난 운동량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타임머신’,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를 비롯해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나 소설, 드라마는 많습니다. 그만큼 시간 여행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소재이기도 합니다. 

과연 시간 여행이 가능할까라는 질문부터 시작해봅시다.

우리는 흔히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론상’ 과거로의 시간 여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제약 사항이 엄청나게 많기에  실현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고 이론상의 결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론상’ 시간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에 여러가지 사고 실험들을 해볼 수 있습니다. 시간여행자가 과거의 역사에 개입한다면 그 관여는 이미 과거의 일부로 편입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고 실험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인과율’이라는 절대 법칙이 있는 한 결국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인과율에 개입할 수 없는 단지 ‘보는 것’에 불과할 뿐일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흥미로운 시간 여행을 여러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실현’한다 하더라도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남습니다. 바로 원하는 과거로 어떻게 갈 수 있는가하는 문제입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인데 보통은 간과하고 맙니다. 원하는 과거로 갈 수 없다면, 즉 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면 내가 속한 시간대로 돌아올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무한히 많은 시공다양체 속에 미아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즉 시간대를 특정할 수 없는 시간여행은 곧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이 책에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테넷’, ‘터미네이터’ 시리즈, ‘히어로즈’, ‘그래비티‘, ‘퍼스트맨’, ‘마션’, ‘인터스텔라’ 등 과학이나 우주, 시간여행을 다룬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등장합니다. 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책은 물리학적 이론으로 무장한 상태에서 여러 사고 실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더구나 다행히 책에 소개된 모든 영화와 드라마를 본 적이 있던 터라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물리학자처럼영화보기, #다카미즈유이치, #위정훈, #애플북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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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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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著, 강동혁 譯, 푸른숲, 원제 : The guide to the coming days)”를 읽었습니다. 




묘한 느낌의 판타지 소설인데, 작가는 요아브 블룸 (Yoav Blum, 1978~)입니다. 이스라엘 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작가,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 “우연 제작자들 (강동혁 譯, 푸른숲, 원제 : The Coincidence Makers)”을 통해 한국에 소개되기도 한 작가입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평범한 사서였고, 이제는 지역 신문에 기사의 질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는 벤. 유산으로 물려받은 위스키를 노리는 괴한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려줍니다.

누가 알려주었냐구요?
아니 질문이 잘못되었습니다.
무엇이 알려주었냐고 질문해야 합니다.
바로 책이 알려주었거든요.




책의 정체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일단 몸부터 피해야죠.  

책은 괴한이 벤을 제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책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아니 책에 쓰여진 내용을 주의깊게 읽어야 합니다.
배낭에 놈들이 노리는 위스키병과 지갑, 붕대, 치솔, 그리고 책을 챙기라 합니다.


그리고 서재 창문으로 빠져나가 배수관을 통해 탈출하라 친절히 가르쳐 줍니다.
남은 시간은 1분 남짓.

벤이 필요할 때마다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으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 다가올 날을 이렇게 잘 알고 완벽하게 안내하는 이 책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책은 인쇄물이라는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과거형입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와는 다르게 ‘과거형’입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그것을 사용해왔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책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에서 ‘책’은 앞으로 다가올 날을 알려주는 미래형 시제이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현재형 시제이기도 합니다. 매우 흥미롭지만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요아브 블룸은 전작을 통해 이미 설정과 전개는 매우 독창적이며, 이야기의 구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작가라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번 작품인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에서도 그 역량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합니다. 





#다가올날들을위한안내서, #요아브블룸, #강동혁, #푸른숲,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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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 - 나쁜 신념과 정책은 왜 이토록 끈질기게 살아남는가
폴 크루그먼 지음, 김진원 옮김 / 부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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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 (폴 크루그먼 著, 김진원 譯, 부키, 원제 : Arguing with Zombies: Economics, Politics, and the Fight for a Better Future )”를 읽었습니다.


폴 크루그먼 (Paul Robin Krugman, 1953~)은 2008년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출신의 경제학자입니다. 그는 “지리경제학 (이윤 譯, 창해, 원제 : Geography and Trade)”이라는 저서가 대표작일 정도로 지리경제학에 있어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그의 저서 중 상당수가 국내에 번역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 책,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은 경제학계, 정치계에 좀비와도 같이 떠도는 나쁜 신념과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책입니다.


경제학계, 정치계, 언론계에 떠돌아 다니는 좀비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있을까요? 

감세 좀비, 긴축 좀비, 기후변화 부정 좀비, 빨갱이다 좀비, 언론 좀비, 불평등은 없다 좀비, 사회보장 물어뜯기 좀비 등 많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왠지 익숙하지 않습니까? 분명 폴 크루그먼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상황을 빗대어 이 책을 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당연하지요. 폴 크루그먼이 그 동안 언론을 통해 발표한 논평들을 모아놓은 책이거든요. 그런데 좀비들의 이름만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언론들이,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말들을 마치 짠 듯이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좀비에 물린 사람들이 뀌는 말방귀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그리 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 


책에 소개한 좀비들 중에 가장 강력한 좀비 중 하나는 바로 감세 좀비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실 감세 좀비는 정확한 네이밍이 아닙니다. 바로 ‘부자 감세 좀비’라는 풀 네임을 숨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숨김으로써 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는 좀비입니다. 언론에서는 결코 이 풀네임을 모두 불러주지 않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힘을 갖는 볼드모트와는 다르게 풀네임을 부르면 오히려 힘을 잃거든요. 

인류 역사에서 부자감세가 불황 극복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거나 호황을 이끌었다는 사례는 단 한번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네, 단 한 번도요.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1981년 레이건 정부가 대대적 감세안을 통과시킨 직 후인 1982년 경기 회복세를 보인 단 2년을 그 사례로 주야장창 이야기해댑니다. 아마도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유일한 사례라 그런 것 같습니다만 불행히도 그 사례조차 올바른 사례가 아니라 폴 크루그먼은 이야기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억제하기 위해 1980년 연준이 이자율을 대대적으로 올렸고 그로 인해 경기 침체가 왔으며 1982년 이자율을 낮춤으로써 경기 호황이 도래했습니다. 즉 당시 경기 변동은 금융 정책에 의한 것이라 폴 크루그먼은 설명합니다. 그리고 부자 감세의 효과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보수주의자들의 유일한 사례마저 올바른 답이 아닙니다.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이 부자 증세 조치를 취할 때 감세 좀비들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하지만 역사적 사례는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합니다. 클린턴 정부 시절 대규모 증세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 확장이라는 호황을 이끌어냈습니다. 이어진 부시 정부는 다시 감세를 했지만 결과는 금융 붕괴였습니다. 

국가 단위에서 만이 아닙니다. 2011년 비슷한 시기 캘리포니아 주는 증세를 했고, 캔자스 주는 감세를 했습니다. 경제적 자살행위라 저주를 받았지만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는 무사했고, 오히려 캔자스 주는 예산 위기로 인해 감세 정책 대부분이 철회되었습니다. 

단 한 번의 성공 사례도 가지지 못한 부자 감세는 여전히 좀비처럼 살아 남아 여러 국가의 국민들을 괴롭힙니다. 폴 크루그먼은 저 부자 감세라는 좀비의 머리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끈질긴 생명력으로 서민의 피를 빨고, 살을 뜯어 먹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는 대부분의 아티클이 미국적 상황에 대한 논평입니다만 마치 우리나라에 대한 논평인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이 매우 많습니다. 폴 크루그먼은 아주 오래 전부터 경제 위기와 불황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그 수단을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분입니다. 다만 이러한 위기 극복에 훼방꾼이 많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하지요. 그들이 누구인지, 이 책을 통해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폴크루그먼좀비와싸우다, #폴크루그먼, #경제, #부키,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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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널 SFnal 2022 세트 - 전2권 에스에프널 SFnal
켄 리우 외 지음, 조너선 스트라한 엮음, 장성주 외 옮김 / 허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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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널 2022 (켄 리우 외 共著, 조너선 스트라한 編, 장성주 외 共譯, 허블, 원제 : 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 전 2권)”을 읽었습니다.


로커스상으로도 유명한 SF/판타지 전문 잡지인 ‘로커스’의 편집자 출신이기도 한 조너선 스트라한 (Jonathan Strahan)이 엮고 우리에게는 작년 처음 선보인 이 시리즈는 익히 알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SF 작가들의 최신 단편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엔솔로지입니다. 


이 작품집의 가장 큰 특징은 켄 리우 (대표작 : 종이호랑이), 이윤하 (대표작 : 나인폭스갬빗) 등 잘 알려진 작가 외에 영미권에서는 이미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끔 커뮤니티에 SF 입문을 위해 작품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아서 C. 클라크, 로버트 A.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같이 고전 시대 작가들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물론 그들도 훌륭한 작가이지만 입문작으로는 최신 작품 위주로 추천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최신작 위주로 SF 작품에 입문하고 감상의 폭을 넓혀 갈 때 점차 시대를 되짚어 가는 것도 SF를 보다 사랑하게 되는 좋은 방법이 될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에스에프널” 시리즈를 통해 SF를 입문하는 것은 SF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국내 많은 작가들의 SF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오히려 해외 작가들의 SF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어 아쉬움이 큽니다. 더구나 많은 시리즈들의 다음 작품의 출판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에프널”과 같은 시리즈가 매년 출판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SF계가 갈라파고스화가 되지 않도록 해외 SF계의 트렌드를 일반 독자들이 빠르게 따라가고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레퍼런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스에프널2022, #허블, #해외SF단편선, #켄리우, #조너선스트라한,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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