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3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장수철 감수 / 더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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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자의 생명사 (이나가키 히데히로 著, 박유미 譯, 장수철 監, 더숲, 원제 : 敗者の生命史38億年)”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 (稲垣 栄洋, 1968~)는 일본의 식물학자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름이 잘알려진 대중 과학 저술가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저작 중 상당수가 우리나라에도 번역 소개되어 있는데 “전략가, 잡초 (김소영 譯, 김진옥 監, 더숲, 원제 : 雜草に學ぶ「ルデラル」な生き方)”, “싸우는 식물 (김선숙 譯, 더숲, 원제 : たたかう植物 : 仁義なき生存戦略)”,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서수지 譯, 사람과나무사이, 원제 : 世界史を大きく動かした植物)”, “식물학 수업 (장은정 譯, 키라북스 원제 : 「雑草」という戦略 : 豫測不能な時代をどう生き抜くか)” 등이 대표적입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멸종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패자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것이었더군요. 당대에는 패자와 약자의 생태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덕분에 오히려 38억년의 생명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탐구의 결과가 바로 이 책이더군요. 


강자나 승자를 상대로 이길 수 없는 패자였기에 먹혀서 살아남고, 공생하여 살아남은 생물들. 무리를 짓고 역할을 나눠 다세포로 진화를 이뤄내고, 맹독이었던 산소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낸 생물들. 생명의 바다에서 쫓겨나 척박한 육지로 밀려났지만 기어코 그 곳에서도 번성하는 방법을 찾아낸 생물들. 경쟁을 피해 하늘을 날아다는 법을 터득한 생물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패자(敗者)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쫓겨납니다. 수많은 세대가 탄생하고 생존경쟁에서 탈락한 개체들도 많았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결국에는 생존에 성공합니다.  


진화는 진보나 발전이 아닙니다. 단지 지금의 환경에 걸맞게 ‘생존’한 것입니다. 38억년의 생명사는 바로 이것을 보여줍니다. 지금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진화의 최종 결과물이며 환경에 최적화되어 살아남은 존재라는 것을. 결코 낙오자나 하등생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38억년의 생명사를 이끈 주인공은 당시 생태계를 지배하던 당대의 ‘승자’가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내던 ‘패자’였음을, 그리고 살아남았기에 진화와 생명의 릴레이를 계속 해왔고 지금 이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 그리고 생존경쟁에서 패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게 추동한 힘은 다름 아닌 다양성이었음을 많은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증명합니다. 


저자는 현재 지구의 지배종인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을 걱정합니다. 인류가 멸종하더라도 지구는 아무렇지 않을 것입니다. 지구 생태계는 또다른 지배종을 탄생시킬 것이고, 그렇게 번성할 것입니다. 단지 그 자리에 우리가 없을 뿐.



#패자의생명사, #이나가키히데히로, #박유미, #장수철, #더숲, #생명과학, #쉽게읽는과학,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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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회 -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
한스 게오르크 묄러.폴 J. 담브로시오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생각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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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가족과 외식을 하려 식당에 갔습니다. 음식을 주문합니다. 참 맛있어 보이네요.

마침 배도 고픈 참에 음식을 집어듭니다.

아. 아이가 눈총을 주네요.

아마도 음식 사진을 안찍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집어 들던 음식을 내려놓고 최대한 원상태로 복구합니다.

그제서야 아이는 표정을 풀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스토리에 올립니다.

그런 다음 식사를 시작합니다.


자주 겪는 일입니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모두 ‘프로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서 노출하는 우리의 모습은 실재의 모습과 얼마나 닮았을까요? 아무리 실재의 ‘나’와 유사한 한 컷을 소셜미디어에 노출한다 하더라도, 그곳에 노출된 삶 속의 ‘나’는 삶의 연속선 상에 존재하는 ‘나’가 아니기 때문에 ‘단면’일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실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이 보아주었으면 하는 모습으로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실재의 ‘나’보다 프로필의 ‘나’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프로필 사회 (한스 게오로크 묄러, 폴 J. 담브로시오 共著, 김한슬기 譯, 생각이음, 원제 : You and Your Profile: Identity After Authenticity )”를 읽었습니다. 동양 철학을 공부한 두 서양철학자가 쓴 현대인의 프로필성에 대한 책입니다. 


기존 매체에서 많은 사람들은 사회현상 혹은 정체성의 표현형식이 되어버린 소설미디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듯 합니다. 아마도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큰 혼란이 온다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 핵심에는 정체성에 ‘진정성 (Authenticity)’이 없다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이 책, “프로필 사회”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대한 기존 매체에서의 부정적 관점과 다르게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들은 소설미디어에 연출된 모습을 노출함과 동시에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타인을 관찰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새로운 형태의 정체성으로 규정하고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를 ‘프로필성(profilicity)’으로 개념화하고 있는데, 프로필성이란 프로필에 기반한 정체성 (Profile-based identity )을 의미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프로필성이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탐구하고 설명합니다. 이미 프로필성은 개인의 차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기업, 사회, 국가까지 이러한 프로필성을 이용하지요. 


이 책의 흥미로운 또 하나의 지점은 두 저자 모두 서구권 태생이지만 동양철학을 공부하였으며 중국, 마카오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동양 철학의 개념들이 책 곳곳에 진하게 베어나옵니다.  





#프로필사회, #한스게오르크묄러, #폴J담브로시오, #김한슬기, 생각이음,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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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 상편 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천융밍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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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 상 (천융밍 著, 김지혜 譯, 미디어숲, 원제 :  写给青少年的数学故事 (下) : 几何妙想)”을 읽었습니다.  전작 “소름 돋는 수학의 재미 (전 2권)”이 대수(代數, algebra)를 다룬데 이어 이번에 읽은 “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 상”은 기하(幾何, Geometry)를 다룬 책입니다. 전작을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이 책은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여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천융밍 (陈永明)은 50여 년 간 수학을 가르쳐온 교육자이자 많은 수학 관련 서적을 집필한 작가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기는 전작이 처음이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아마도 수학 정리 (定理, theorem) 중 가장 유명한 정리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증명은 수백 가지에 달한다고 합니다. 책에 따르면 알려진 증명만 무려 50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미 증명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증명에 도전하고 있으며 그 증명들만 모아놓은 책이 출간될 정도라고 하니 수학을 향한 열정들이 참 대단합니다.

그 중 12세기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 (Bhaskara)의 증명이 있는데 가장 직관적인 증명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한 유클리드(Euclid)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같은 사람들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했는데 이 책에는 전혀 의외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 20대 대통령인 제임스 가필드 (James Abram Garfield)입니다. 그는 선원 출신이자 성직자 출신이었는데 수학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사다리꼴 넓이 공식으로 증명하였는데 이 증명을 기고하여 출판까지 했다고 책에서는 알려줍니다. 즉, 수학은 이미 알려진 정리라 할지라도 새로운 증명 방법을 개발하는 일종의 지적 유희를 즐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챕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전작도 그렇지만 이 책 역시 수학책이라기 보다는 수학을 다룬 이야기책에 가깝습니다. 기하와 관련한 여러 재미난 이야기들로 수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 하고 있죠.  특히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유클리드 기하 뿐 아니라 비유클리드 기하까지 다루고 있어 수준 역시 그리 낮지 않습니다. 

사실 수학도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데 ‘수포자’가 되는 이유는 ‘문제’만 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수학 문제 풀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수학적 사고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더구나 수학은 인류 문명이 발전하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도구이자 언어입니다. 이러한 수단을 수학 문제 풀이를 남보다 못했다는 이유로 ‘포기’해버리고 외면해버린다면 인류 문명의 중요한 축을 바라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어 왔고,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한다면 수학에 대한 관심은 삶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교적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이런 ‘수학의 재미’ 시리즈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주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기발하고신기한수학의재미, #천융밍, #김지혜, #미디어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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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 뇌를 누비는 2.1초 동안의 파란만장한 여행
마크 험프리스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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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마크 험프리스 著, 전대호 譯, 해나무, 원제 : The Spike: An Epic Journey Through the Brain in 2.1 Seconds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마크 험프리스 (Mark Humphries)는 계산신경과학과 (computational neuroscience) 교수로 재직 중인 분이라고 합니다. 계산신경과학이란 계산과 통계 모델을 활용하여 뇌와 신경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하네요. 특히 뉴런의 집단 활동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알려진 분이라고 합니다.  


이 책, 스파이크는 신경계, 뉴런의 본질적 요소에 대한 그동안의 과학적 성과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책입니다. 뉴런(neuron)이라 불리우는 뇌 신경세포는 세포체 (somas) 구조가 있고 이 구조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가지 모양의 가지돌기(-突起, dendrites, 樹狀突起하고도 함)와 축삭(軸索, axon)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뉴런이 근처 뉴런으로부터 자극을 받게 되면 가지돌기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를 발생시켜 세포체에서 펄스 신호를 만드는데 이를 스파이크 (spike)라고 합니다. 즉, 800억 개가 넘는 뉴런을 연결하고 통신함으로써 뇌가 작동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스파이크라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뇌의 작동원리에 대한 최신 연구성과를 마치 소설인 수필처럼 사건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늦은 오후는 악마의 시간이다’라는 문장으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점심으로 먹은 음식들이 소화되면서 불러일으키는 나른함. 이어지는 회의. 이때 어딘가 숨겨놓은 쿠키의 유혹.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런 이야기를 시작으로 바로 스파이크라는 것의 정체에 대해 밝히면서, 스파이크가 나른한 오후에 벌어지는 ‘생명’의 획득 과정 -그 쿠키를 인식하는 단계부터 그 쿠키가 입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책 전체를 할애하여 설명합니다.

 


그동안의 신경과학 연구성과는 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 의존해 감정적 반응과 자극에 따라 뇌 혈류량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연구하면서 도출되었습니다. 하지만 fMRI의 경우 뇌혈류량의 흐름만을 측정한 것으로 뉴런 개개의 활동이나 스파이크에 대해 알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시스템 신경과학(systems neuroscience)의 발전으로 인해 뇌를 포함한 신경과학의 황금기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개별 뉴런의 활동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즉, 시스템 신경과학으로 관측의 해상도가 극적으로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암흑 뉴런(dark neuron)과 자발적 스파이크(spontaneous spike)라는 존재와 시냅스 실패라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존재들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는 없고 가설만이 존재하는데 이를 밝혀내고자 하는 연구들이 최근 신경과학계의 최신 연구 트렌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파이크 #마크험프리스 #전대호 #해나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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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쟁탈의 세계사
히라누마 히카루 지음, 구수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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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쟁탈의 세계사 (히라누마 히카루 著, 구수진 譯, 시그마북스, 원제 : 資源争奪の世界史 スパイス、石油、サーキュラーエコノミー)”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히라누마 히카루 (平沼 光) 박사는 도쿄재단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으로 외교, 안보, 자원에너지, 환경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분이라고 합니다.


목적을 위해 자연계(自然界)에서 얻고 생산되는 물질 또는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원료 광물, 산림, 수산물, 노동력, 기술 등을 통틀어 자원 (資源, resource)이라 합니다. 자원은 그 용도에 비해 산출량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희소성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인류는 발생 이래로 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때로는 협력을 하고, 때로는 반목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워낙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다 보니, 자원이 풍부한 다른 나라를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원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보니 그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침략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자원 자체가 엄청난 부를 가져오기 때문에 다른 산업을 발달시킬 동인이 사라지면서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이 고사(枯死)하고 경쟁력이 약화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후추나 육두구 같은 값비싼 향신료를 얻기 위해 항로를 개척하고 무역을 촉진시키는 등 문명을 발달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자원은 그 귀중함으로 인해 여러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대항해시대를 열게 한 향신료, 산업 혁명과 근대화를 이끈 석탄, 지금의 세계질서를 만들어낸 석유 등 자원과 관련한 세계사의 여러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정도로 책을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최근 점차 심화되는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이하여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부합하는 청색 경제 (Blue economy)로의 전환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청색 경제의 핵심은 바로 재생과 순환입니다. 그 동안의 자원 활용 모델은 채굴부터 폐기까지의 선형이었다면 앞으로의 자원 활용 모델은 채굴, 생산, 소비 이후 폐기 관리를 통한 재생 자원의 재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 모델이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재생과 순환 모델로의 전환에는 단순히 프로세스가 중간에 추가되는 정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초 생산, 소비, 폐기 관리 등 각 단계별로 재생과 순환 모델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편하게 해체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쉽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생산 전인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 재생, 순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생수 등을 담는 플라스틱 (PET) 병에 라벨을 붙이지 않아 쉽게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지요.


최근 자원 강국들이 희토류를 무기화한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는 희토류를 채굴, 생산하는 회사를 합병함으로써 국가의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이를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무역 전쟁에 있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는 화석 연료를 활용하여 문명을 발달시키고 풍요를 누려왔지만 이제 그 계산서를 받아들고 당황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후위기라는 계산서를 말이지요. 지금까지의 발전 모델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을 이제라도 찾아야 합니다. 




#자원쟁탈의세계사, #히라누마히카루, #구수진, #시그마북스,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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