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셀림 - 근대 세계를 열어젖힌 오스만제국 최강 군주
앨런 미카일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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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술탄 셀림 (앨런 미카엘 著, 이종인 譯, 책과함께, 원제 : God’s Shadow : Sultan Selim, His Ottoman Empire,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앨런 미카일 (Alan Mikhail)는 중동사를 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로, 현재 예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안네리제 마이어 학술연구상(Anneliese Maier Research Award), 푸아트 쾨프륄리 학술도서상 (M. Fuad Köprülü Book Prize), 로저 오언 학술도서상(Roger Owen Book Award), 구스타브 래니스 국제도서상 (Gustav Ranis International Book Prize) 등을 수상하는 등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데 이 책, “술탄 셀림” 역시 인디펜던트 퍼블리셔 도서상 (Independent Publisher Book Awards)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흔히 오스만 제국을 ‘유럽의 병자 (Sick man of Europe)’라 일컬어지는 시대에 대해서만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1차 세계 대전 이후 몰락해 캐멀 아타튀르크에 의해 공화정이 만들어진 터키로만 기억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스만 제국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강대한 제국이었음을 기억하는 일반인은 드뭅니다. 

저자인 앨린 미카일은 이러한 현상이 서양 우위 중심 역사관이라 비판합니다. 

저자가 사례로 드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항해 시대입니다. 대항해 시대의 결과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인도와 교역을 하였으며 유럽인의 역사가 유럽에서 대양과 신대륙으로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서양 우위 중심 역사관에서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왜 유럽인이 그 험한 바다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는지를요.

다른 인종에 비해 뛰어난 항해술? 아니면 미지에 대한 모험심?


저자에 따르면 그 결정적 이유는 바로 오스만 제국을 유럽인들이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은 15세기,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였고, 인도나 중국 등 동양으로 가는 무역로를 독점한 국가였습니다. 그렇기에 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미지의 대양을 건너가거나 대륙을 돌아가는 위험한 여행을 감수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무서운’ 오스만 제국을 피하기 위해서.

바로 유럽 중세사는 카톨릭 유럽과 오스만 제국의 투쟁의 기록과 다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유럽의 영광 이래 오스만 제국의 역사는 부정되고, 소급되어 15세기의 역사도 수정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 중 하나입니다.

 

거대한 세계사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오스만 제국이 가능하게 했던 인물인 셀림을 중심으로 은폐된 오스만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 바로 “술탄 셀림”입니다. 불과 8년의 재위기간이었지만 재위 이전부터 그의 생애와 업적을 살피면서 함께 당시 오스만 제국을 둘러싼 세계사적 환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습니다. 


서양 우위 중심의 역사관은 서양 이외의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굴절시킵니다. 오스만 투르크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 역사 속의 나라가 과거에 얼마만큼의 영광을 누렸는지는 잘 모릅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걸쳐 번영을 누린 이 나라, 오스만 제국의 과거와 더불어 당시 유럽사를 살펴보는 데 있어 술탄 셀림의 일생이 중요한 렌즈가 될 것입니다.




#술탄셀림 #앨런미카일 #이종인 #책과함께,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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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 로켓 발사 앤솔러지
곽재식 외 지음 / 요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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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우물에 갇힌 채 평생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의 눈은 밤하늘에 빛나는 저 별들을 바랐지요. 별의 움직임을 보고, 별에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이 거대한 중력우물에서 벗어날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그렇게 우리가 바라던 우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딛고 살아가던 땅을 박차고 달을 향해, 태양을 향해, 그리고 멀디 먼 심우주를 향해.


인류를 우주로 데려다 줄 유일한 존재. 로켓은 그런 존재입니다. 


“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곽재식, 박애진, 최의택, 이산화, 전혜진, 해도연 共著, 요다)”를읽었습니다. 여섯 작가의 여섯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이 엔솔로지에는 로켓의 상징성을 가지고 펼쳐낸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로켓입니다. 인류의 과학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로켓 이외 다른 수단을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로켓은 과학기술의 결정체라는 상징성 이외, 익숙한 일상의 공간에서 낯설지만 동경하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상징성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엔솔로지의 제목인 ‘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에 해당하는 표제작이 없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참여작이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담은 제목으로 보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동경을 향해 나아가는 수단으로서의 로켓이라는 상징성을 잘 담은 제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엔솔로지에 참여한 작가진 한 분 한 분은 우리나라 SF 문학계를 이끌어가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입니다. 국내 SF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들이기에 별도의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인 분들이죠. 


이 엔솔로지에 수록된 작품 하나 하나 너무나 훌륭합니다. 반드시 읽어봐야 할 작품집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신호가닿지않는곳으로 #곽재식 #박애진 #이산화 #전혜진 #최의택 #해도연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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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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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앨리슨 몽클레어 著, 장성주 譯, 시월이일, 원제 : The Right Sort of Man: A Sparks & Bainbridge Mystery)”를 읽었습니다.



제목. 독특합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바른 만남 결혼 상담소.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 두 여성이 의기투합해 만든 결혼 상담소입니다. 

배우자감을 연결시켜주는 상담소. 전후 런던에 유이하게 인가받은 상담소 중 한 곳.

개업한 지 석 달 만에 혼인 성사를 한 커플이 무려 일곱 쌍.

전쟁 중 나치의 로켓과 소이탄이 주변에 떨어졌지만 상담소가 있는 건물은 멀쩡했다는 것이 마치 ‘희망’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어느날, 런던 경찰청 범죄수사부에서 이 상담소를 찾아옵니다. 결혼 상담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들려주는 충격적인 이야기. 회원 중 여성 한 명이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결혼상담소에서 소개해준 남자가 범인 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면담도 철저히 했고, 악한 기질이나 폭력성은 전혀 없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이 남자가 정말 살인자라면 이제 막 시작한 결혼상담소의 명예는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여자를 살해한 남자를 소개해준 결혼상담소를 누가 이용하고 싶을까요?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어요.

누가 알았을까요? 단순할 것 같은 이 결정이 엄청난 모험의 시작이 될 줄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유쾌한 문체에다 흥미로운 사건,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흠잡을 데가 없는 소설입니다. 특히 전후 런던의 모습과 상황을 마치 그린 듯이 보여주고 있어 몰입감이 뛰어나죠. 이 비슷한 느낌을 “블랙아웃 / 올클리어 (코니 윌리스 著, 최용준 譯, 전 4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장르는 전혀 다른데 의외로 비슷한 느낌도 듭니다. 

잠깐 검색을 해봤는데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 작품인데 원서로는 벌써 4권까지 출간되었군요. 정말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자 앞으로 계속 두 콤비를 만나볼 것이 기대되는 시리즈의 시작이었습니다.




#멀쩡한남자를찾아드립니다, #앨리슨몽클레어, #장성주, #시월이일,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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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생의 밤
이서현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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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생의 밤 (이서현 著, 카멜북스)”를 읽었습니다.


17편의 엽편 내지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작품집은 이서현 작가가 독립 출판을 통해 출간했다, 이번에 카멜북스를 통해 재출간된 책입니다. 


‘늦었어요.’

‘백세시대야.’


서른 넘은 프로게이머 지망생.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생업도 때려치웠지만 잘 풀지지 않습니다. 

아니 애초에 반응속도가 중요한 게임 세계에서 서른 넘어 게임으로 밥벌어 먹고 살겠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간절하다고 길이 생기진 않아요.’

어쩌면 억세게 운좋은 날, 나도 모르는 재능을 알아봐 주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오늘도 오늘의 게임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작품에 지망생(志望生)들이 등장합니다. 프로게이머, 기자, 댄서, 시인, 배우, 가수 등. 하나 같이 망생(望生)이 망생(亡生)이 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노력하지만 어째 점점 망생(亡生)이 되어가는 건 아마 착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안되었다는 것이 영원히 안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미래를 결코 알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이 영원 같습니다. 

할 만큼 했기에 다른 길로 가야할 까요? 그런데 얼마만큼 하는 것이 할 만큼 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흘러만 가고, 인생은 점점 더 어두어져만 가는데 지금 꿈은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하지만 어찌 되었건 여기까지 왔는데, 마음이 어떻든 일단은 이 망생을 이어가야 합니다. 


사제 폭탄의 폭발 이후 대학교수인 아빠, 약사인 엄마, 드라마 작가 지망생인 장녀,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 한창인 장남, 그리고 여고생 막내로 구성된 가족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장편소설 “펑 (마카롱)”을 통해 만나본 이서현 작가의 신작 소설집입니다. 이서현 작가는 해당 작품을 통해 제 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폭탄 테러라는 현실에서 접하기 힘든 소재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필력이 인상깊었던 작가였는데 이번에는 단편소설들로 만나보게 되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망생의밤, #이서현, #카멜북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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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일본 정독 - 국뽕과 친일, 혐오를 뺀 냉정한 일본 읽기
이창민 지음 / 더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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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다시, 일본 정독 (이창민 著, 더숲)”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과연 선진국일까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쉽게 나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점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PPP 기준 1인당 국민 소득 같은 경제력 지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까지 포함해서 봤을 때 일본이 이미 선진국 대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징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경로의존성(經路依存性, Path dependency)이 강한 문화적 특징도 있지만 저자는 일본이 안고 있는 대부분 문제의 출발점을 인구 감소 문제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인구 1억에 대한 상징성을 많이 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출생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보니 2048년 경 1억 인구는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1억 인구에 맞춰서 설계된 일본의 거의 모든 시스템이 이제 어떻게 돌아갈지 예상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국가. 30년 넘게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합계 출산율. 그로 인해 2020년 일본의 평균 연령은 48세에 달했으며 2024년은 50세가 넘어갈 전망입니다.

결국 일본이 현재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인구 증가 혹은 유지이거나,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현재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더욱 심각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문의 상당 부분을 이 책,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본의 현상을 바라보면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다른가’입니다. 앞서 저출생 및 인구 감소 문제는 일본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분류의 초입에 들어서있습니다. 선진국의 타이틀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사회, 문화, 경제적 실체가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사를 살펴보면 선진국의 대열에서 이탈해 지금은 많은 혼란만 남은 국가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그러한 국가가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거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 일본의 현상을 타산지석 (他山之石) 삼아 정독(正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본의 현재를 냉정하게 살펴보면서 우리의 성취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경험을 주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다시일본정독, #이창민, #더숲,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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