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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사회 문제를 콕! 짚어주는 8개의 단편들
어쩌면 한번쯤은 술자리에서건, 그것이 아니라면 뉴스에서라도 지나가며 보고, 들었을 사회문제를 짚어낸 8편의 단편들이다.
처음엔 기존 이야기와 좀 다른 형태를 띄고 있어서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책을 읽었었는데, 읽다보니 그것도 쉽게 익숙해졌다.
사실 사회적 문제는 본인이 직접 그 상황에 닥치지 않으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거기에 그 상황에 되면 절대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이 책에서 나오듯 낙태에 대한 것도, 안락사에 대한 것도, 억압당한 시간들에 대한 것도...
예전에 아이들 학교에서 진행한 엄마 수업에서 이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다.
"만약, 내 남편이 난치병에 걸렸어요. 이 병을 고치려면 모 병원에서 만든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 약은 세상에 단 1개만 존재하고 그냥은 돈주고도 살 수가 없어요. 하지만 지금 당신의 눈앞에 그 약이 있고, 약을 집어서 주머니에 넣기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지금 다른 사람이 이 약을 먹기로 이미 예약이 되어있어요. 그럼 당신은 이 약을 손에 넣겠습니까?"
물론 이 질문에 다수의 엄마들이 손을 들지 않았다. 도덕적으로 어떻게 그러냐면서... 다들 웅성웅성...
그런 상황에서 강사는 다시 물었다.
"그럼 이번엔 남편이 아니라 당신의 아이가 먹어야 하는 약이라면요?"
엄마들은 주저없이 주머니에 넣는다고 말을 했다.
그 고민하던 도덕심은?
사실 이 질문은 남편과 아이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다르기에 아이들에게 더 잔소리를 한다 뭐 이런 강의였다. 하지만 이걸 뒤집어보자.
만약 남의 아이였다면, 뭐...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가 죽을 수 있는데 어떻게 그 약을 훔치냐고 생각하겠지만, 그 상황에 행동자가 내가 되고, 내 아이가 된다면?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언뜻보면 옳고 그름이 극명하게 존재해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고, 그 속에 직접 자신이 대입된다면 무조건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긴 어렵다.
아마 그러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맘이 먹먹해질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런지...
마음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