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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여행자
무라야마 사키.게미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예쁜 그림이 담겨있는 무라야마 사키의 단편 일러스트 소설집

이야기보다 그림이 더 예뻐 먼저 보게되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책의 내용은 사실 확 와닿기 보다는 잔잔하기 아름답다 정도랄까요?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잔인하거나, 혹은 너무 사랑타령만 하는게 아니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예쁜 책이랍니다.
말미에 저자가 말했듯 본인의 주특기는 단편이 아닌 장편.
하지만 그렇다고 단편을 못쓰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단편을 많이 쓰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단편보다는 장편이 좀 더 편하게 글이 써지는 작가라고 소개합니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마지막에 좀 뭔가 허무하게 끝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전 좀 뭐랄까...
원인도 있고, 과정도 있고, 결과도 있는 그런류의 확실하게 정형화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그냥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느낌이 많이 납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어요.
처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평범한 아이.
하지만 그 주인공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임을 잘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선택을 하고 말아요.
왜?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죠.
어찌보면 그냥 잘못된 선택을 한 듯하지만 누가봐도 주인공의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란 느낌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친구를 왕.따.시.키.다.니.요.

물론 요즘 우리나라도 학교의 왕따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보다 일본은 그게 더 심하니 그걸 이야기에 넣은거 같아요.(이지메라고 하죠.)
그러나 다행이도 주인공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압니다.
그리고 그걸 고치고 싶어하죠.
헌데...!!!
방법을 모른다는 것!!!
결국 자신의 멘토와 같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구하면서 하는 말.
"언니는 안그랬지?"
아마 어른은 처음부터 어른이였던 것처럼,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던 것처럼 주인공은 물어보지만 사실은 누구나 실수는 합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고치려하는 노력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고요.
그 말을 들은 멘토도 말을 합니다.
"나도 그랬었고, 그래서 도움을 받았어."라고...
그 도움을 받고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두번째 이야기는 좀 황당합니다.

51년만에 지구로, 집으로 다시 오는 거북이를 만나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앞편보다 확실히 난해합니다.
알을 낳느라 엄마 거북이가 죽고, 그 엄마 거북이의 발자취를 쫓아 아기 거북이가 51년만에 다시 지구로 되돌아옵니다.
마지막은 짧은 시같은 느낌이에요.
각 색상에 맞는 계절의 느낌, 마음의 느낌 등을 간단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보다는 그 옆에 그림이 너무 예뻐서 자꾸 책을 들춰보게 된다.
사실 요즘은 소설보다는 어른용 동화가 더 인기가 많다고 한다. 메마른 사회에서 책을 읽는 시간도 부족하니 그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글과 그림을 더 선호하는 것일지도...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그런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을 주는데 가장 잘 어울리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