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하면 영국의 대처 수상을 떠올렸었는데
중세 독일의 고문도구 이름이기도 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들은 이 고문도구처럼, 다만 보이지 않게 여성들을 틀에 가둔다.

이 고문도구 이미지가 궁금해 찾다가 발견한 ‘정조대‘도 있다.
‘정조대‘라는게 상상의 결과물이 아니고 실제로 있었구나..저 밑에 잠금장치가 있는건가, 그럼 아버지나 남편이 풀어주지 않으면 저걸 착용하고 화장실도 가고?

이런 것들이야말로 정작 학교에서 가르쳐야할 역사가 아닌가싶다. 이런 역사로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어땠었는지 과거를 보여줌으로써 오늘의 문제,모순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사진출처
http://naver.me/xEMnnE0X


원래 철의 여인은 중세 독일의 고문 도구였다. 인체 형상의 관에 미소 짓는 젊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팔다리와 이목구비가 그려진 것인데, 불운한 희생자를 넣고 천천히 뚜껑을 닫으면 안에서 움직이지못하고 굶어죽거나 그 안에 박힌 쇠못에 찔려 죽었다. 여성을 가두거나 여성 스스로 간하는 현대의 환각도 똑같이 엄격하고 무자비하며,
완곡하게 채색되어 있다. 오늘날 문화는 철의 여인의 이미지에 관심을돌리면서 현실에 있는 여성의 얼굴과 몸을 검열한다.
- P41

 제약과 금기, 억압적인 법의 처벌, 종교적 명령, 임신과 출산의노예화가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대신 그것이 해방된 여성의얼굴과 몸에 그 모든 것을 가했다.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해도 또다시해야 하는 집안일, 역시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해도 또다시 해야 하는아름다움을 위한 일이 대체했다. 

경제와 법, 종교, 성, 교육, 문화를 개방해 여성이 더욱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 사적 현실이 여성의 의식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아름다움"에 관한 관념을 이용해 법과경제, 종교, 성, 교육, 문화로 여성의 세계를 새롭게 재구성했고, 이런요소들은 전에 사라진 것 못지않게 억압적이었다.
- P39

이것은 누군가의 음모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사회도 개인이나 가족과 마찬가지로 허구를 말한다. 헨리크 입센 Henrik lbsen은 그것을 "불가결한 거짓말"이라 불렀고,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 DanielGolerman은 그것이 사회적 수준에서도 가족 안에서와 같은 방식으로작동한다고 밝혔다. 

"무시무시한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게 하거나 그런 현실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잘 포장해 공모가 유지되도록 한다." 그는 이런 사회적 사각지대의 대가는 파괴적인 공동의 환상이라고 말한다. 남성이 지배하는 문화를 지지하는 제도를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여성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자, 남성과 여성 모두 공포에 사로잡혀 집단적으로 반발하면서 그것에 반대되는 이미지가 요구되었다.
- P41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2-14 13: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철의 여인 부분에서 대처? 했다가 뜨악스러운 게 나와서 다시 읽었네요. -.-

청아 2022-02-14 13:54   좋아요 3 | URL
저도 그 부분 두 번 다시 읽었어요!ㅎㅎ

얄라알라 2022-02-14 15:18   좋아요 2 | URL
욕구, 욕망...뭐라 이름붙일지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텐데, 묵직한 물질적 고문도구로 가둬두려 했던 시도들....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욕구, 욕망, 의지....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휘발시켜야 더욱 좋은 것들을 가둬두고 있을까요?

청아 2022-02-14 15:23   좋아요 3 | URL
여성들의 미에 대한 욕망,욕구를 만들어내고 또는 왜곡시켜서 자본주의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그러한 틀에 맞춰지고 있으니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것처럼 보여도 사실상 진짜가 아니라서 억눌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더 읽어봐야 분명히 알것같아요^^*

레삭매냐 2022-02-14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려서 김찬삼 아저씨
의 세계여행기에선가 보고선
거의 충격을 먹었더라는...

청아 2022-02-14 15:26   좋아요 2 | URL
그 책에도 나오는군요?! 저는 코미디 영화에서 보고 여태 상상한 것인줄로만 알았어요ㅠㅜ

stella.K 2022-02-15 09:59   좋아요 2 | URL
김찬삼 아자씨!ㅎㅎ 얼마만에 들어보는 이르인지?! 그분 대단하셨죠!
저도 정조대는 충격적이었어요. 생리 땐 어떻게 했을까 싶고 그렇게 자기 마누라를 못 믿어서야. 한심하더군요. 지네들은 전쟁한답시고 온갖 잡짓은 다 하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페넬로페 2022-02-14 16: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백한다‘ 에서 사도신경(대영광송 인가? 좀 헷갈리네요) 한 번 외울 정도의 시간에 고문기구 돌리라고 해요~~
한번만 돌리면 다들 불게 될 정도로 고통이 가해지거든요^^
여성이 받는 고통, 넘 충격입니다~~

청아 2022-02-14 17:08   좋아요 5 | URL
으아 무섭네요.😳 소설로 읽으면 더 디테일할텐데요!!^^; 영화에서도 고문당하는건 참... 끔찍하죠. 정조대도 지금 시각에서는 고문도구로 보여요.

새파랑 2022-02-14 17: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과거군요 ㅜㅜ 이제는 저런게 없겠죠? ㄷㄷ 예전에 들은적이 있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더 섬뜩합니다~~

청아 2022-02-14 17:34   좋아요 4 | URL
잠금장치가 있다는것도 완전 소름이죠?! 저도 사진보고 놀랐어요ㅜㅜ

거리의화가 2022-02-14 1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찾아보고 뜨아했어요ㅠㅠ 너무 무섭고 잔혹합니다

청아 2022-02-14 17:35   좋아요 3 | URL
여러가지 모양이 있을것 같아요. 여기다 하트 모양 만든것도 잔인해 보입니다ㅜㅜ

바람돌이 2022-02-14 18: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조대 ㅎㅎ
남자들은 정조대를 채워놓고 전쟁터로.... 하지만 가자마자 열쇠쟁이들은 미리 맞춰놓은 열쇠를 바로 부인들에게 팔았다죠. ㅎㅎ

청아 2022-02-14 18:23   좋아요 5 | URL
아 그랬군요!!ㅎㅎ
열쇠쟁이👍 듣던중 반가운 얘기네요.ㅎㅎㅎ

독서괭 2022-02-14 19: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 부분 읽고 철의여인이 어떻게 생긴건가 궁금했는데 미미님이 딱 찾아 올려주셨네요^^ 무섭습니다..덜덜덜

청아 2022-02-14 20:24   좋아요 4 | URL
괭님도 궁금하셨군요^^* 제가 이런거 다 찾느라 읽는게 넘 느려요ㅎㅎ
생각보다는 자료가 많지 않은 느낌이예요!

책읽는나무 2022-02-14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철의 여인 부분 읽고 뜨악~~~~~
함부로 철의 여인이란 말을 쓰면 안되겠구나!생각 했었어요.
아~~~고문 도구라니!!!!!ㅜㅜ

청아 2022-02-14 22:51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중세시대는 참 잔인한것 같아요ㅠㅜ

서니데이 2022-02-14 2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철의 여인 사진을 여러번 다시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인용문에 나온것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은 아닌데 그 시대와 지금 시대의 미적기준이 많이 달라졌나봐요.

청아 2022-02-14 22:56   좋아요 3 | URL
ㅋㅋㅋ저도 그렇게 보이더라구요. 미의 기준이 시대마다, 지역마다 달랐겠죠?

키라키라 2022-02-14 2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조대.. 뜨악 그 자체네요 만든 사람에게 왕관처럼 씌워주고 싶다는..

청아 2022-02-14 23:13   좋아요 4 | URL
맞아요!ㅋㅋㅋ저도 이걸 만든 사람들이 대체 누굴까? 생각했어요. 아웅!!

mini74 2022-02-15 16: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포영화에서 본 적이 있어요. 어린 시절이라 설마 저런 도구가 진짜 있을까 했었는데 ㅠㅠ 마녀 고문도구들 보면 그 시대가 제정신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자위금지 기구도 끔찍했어요.

청아 2022-02-15 16:16   좋아요 3 | URL
헉 그런것까지?!! 저는 이거랑 비슷한걸 코미디영화에서 봤어요. 공포영화에서면 더 잔인했을것 같아요ㅠㅠ 정신병원에서 사용하는 구속복등 많은 방법들도 마녀사냥하던때 쓰던거래요.😔

scott 2022-02-15 2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 저끔찍한 것 보다 더 한 살인기가 나옵니다.
독일 어떤 마을에 가면 (스트라스부르 국경 넘는 지점)
중세시대 고문 했던 감옥(주로 여성들 감금)에 끔찍한 것들 전시해 놔서
잔혹의 시대 처형보다 저런 고문이 더 빈번했다고 ㅜ.ㅜ

청아 2022-02-15 21:45   좋아요 2 | URL
<감시와 처벌>에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고문은 참..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을것 같은데 어떤 사람들이 그 일을 맡았을지..소름입니다ㅜㅜ
 

어느 시대에나 여성에게 아름답다고 하는 특성은 그 시대가 바람직하게 여기는 여성의 행동을 상징할 뿐이다. 아름다움의 신화는 언제나외모가 아니라 실은 행동을 처방하려고 했다.  - P36

무엇보다도 시급히 여성의 정체성이 "아름다움"에 근거해야 하는 것은 그래야 우리가 계속 외부의승인에 취약한 상태가 되어 삶에 아주 중요한 자부심이라는 민감한 기관이 비바람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 P36

아름다움의 신화는 원래 여성의 영역을 구성하는 요소인 양 가장하고 나타난, 다른 어떤 것들보다 여성을 가두기에 좋은 사회적 허구 가운데 하나였다.  - P38

제약과 금기, 억압적인 법의 처벌, 종교적 명령, 임신과 출산의노예화가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대신 그것이 해방된 여성의얼굴과 몸에 그 모든 것을 가했다.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해도 또다시해야 하는 집안일, 역시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해도 또다시 해야 하는아름다움을 위한 일이 대체했다. 

경제와 법, 종교, 성, 교육, 문화를 개방해 여성이 더욱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 사적 현실이 여성의 의식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아름다움"에 관한 관념을 이용해 법과경제, 종교, 성, 교육, 문화로 여성의 세계를 새롭게 재구성했고, 이런요소들은 전에 사라진 것 못지않게 억압적이었다.
- P39

현대 여성을 "아름다움" 으로그리는 것은 모순이다. 현대 여성은 성장하고 움직이며 자신의 개성을표현하는데, 아름다움의 신화 속 "아름다움"은 정의상 고정된 것,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독특하지 않고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P40

이런 무의식적 환각이 갈수록 영향력을 발휘하며 널리 퍼지는 것은의식적인 시장의 조작 때문이다. 강력한 산업들 14(1년 매출이 330억 달러에 이르는 다이어트 산업 16과 200억 달러에 이르는 화장품 산업, 3억 달러에 이르는 미용성형수술 산업 16, 70억 달러에 이르는 포르노 산업 17)이 무의식적 불안을 밑천삼아 나타나더니, 이제는 대중매체에 대한 영향력을 통해 그런 환각을이용하고 자극하고 강화해 급성장하고 있다.
- P40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 는 "집안 살림을 숭고한 소명‘으로 보는 시각이 존속하는 것"을 경제적으로 설명해준다. 여성은 원래 여성의 신비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강요한것은 여성이 소비자 역할을 하는 것이 산업사회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통속적 사회학과 잡지, 소설이다. (…) 

경제적이유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사회적 미덕으로 탈바꿈했다." 19 그런데여성의 주요한 사회적 가치를 고귀한 가정을 이루는 것만으로 규정할수 없게 되자, 아름다움의 신화가 그것을 곧바로 고귀한 아름다움을얻는 것으로 재규정했다. 

새롭게 해방된 여성을 장악할 수 없게 된 낡은 소비자의 책무와 직장에서의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낡은 근거를 새로운 것으로 대체한 것이다.

⭐⭐⭐ - P42

남성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남성 사이에 유통되는 일종의 통화로 사용하면서, 산업혁명 이후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이 돈에 대한 관념과 나란히 진화해 두 가지 모두 소비경제에서 사실상 유사한 것이 되었다. 

여성이 100만 달러처럼 보이고, 여성이 일등급 미인이고, 여성의 얼굴이 여성의 재산이다.
⭐⭐⭐⭐⭐ - P47

 권력구조는 소수 집단에서 가장 두려운 것들을 복합적으로 지닌 프랑켄슈타인 같은 무시무시한 집단을 정확히 알아보았다. 아름다움을토대로 한 차별이 필요해진 것은 여성이 일을 잘하지 못할 거라는 인식 때문이 아니라 지금처럼 두 배나 더 잘할 거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리고 ‘올드보이 네트워크 (하연, 지연 등 여러 연줄로 얽혀 강고한 기득권층을 이루는 남성 집단 옮긴이)‘는 이 집단에서 다른 소수 집단에서는 보지못한 훨씬 큰 괴물을 본다. 여성은 소수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은 전체 인구의 52.4퍼센트로 다수 집단이다.

⭐⭐⭐⭐⭐
- P49

매릴린 워링도 "남성이 세계 인구의 반이 거의 무보수로 일하는 체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로 그렇게 거의 대가도 받지 않고 일하는 까닭에 그 반이 다른 것을 위해 싸울 힘이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미국의 전국여성조직NOW.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의 패트리샤 아일랜드 Patricia Ireland도 이에 동의해, 명실상부한 실력주의사회라면 남성이 "직장에서 더 경쟁하고, 가정에서 집안일을 더 많이해야 한다" 30라고 밝혔다. 

이 열망의 메시지가 간과한 것은 실력으로치면 여성에게 갔을 일자리를 꿰차고 있는 지배 엘리트층의 절반이 보인 반응이다. 만일 여성이 자유롭게 사다리를 오를 수 있었다면, 그들은 그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 P54

여성이 전문적인 주부의 역할과 전문적인 직장인의 역할, 전문적인 미인의 역할까지 모두 해야 했다.
- P56

1980년대에는 앵커를 스카우트하는 해드헌터들이 "남성 앵커: 40~50세 47 같은 범주에 드는 사람들만 시험용 테이프를 찍었는데 여성에게는 그 같은 범주가 없었고, 여성 앵커는 뉴스 전달 능력이나 경험보다 외모를 우위에 놓았다.
그런 뉴스 팀이 주는 메시지는 읽기 어렵지 않다. 힘 있는 남성은 개성이 있는 개인이고 (그 개성이 비대칭 이목구비로 표현되는 주름살이나 흰머리,부분 가발, 대머리, 둥글납작하거나 땅딸막한 모습, 안면 경련, 살이 늘어진 목으로 표현되는 상관없이) 나이 들어 원숙한 것도 그가 힘이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만일 기준이 하나만 있어 TV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여성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남성에게 똑같이 적용했다면, TV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남성은 대부분 고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 P67

TV에 나오는 여성의 처지는 직업에 필요한 아름다움이라는 자격조건 일반을 상징하고 강화한다. 여성에게는 윗사람이라는 것이 특권이 아니라 지워짐을 뜻한다. 여성 앵커 크리스틴 크래프트ChristineCraft는 40세가 넘은 TV 앵커 중 97퍼센트가 남성이고 "나머지 3퍼센트는 자기 나이 같지 않아 보이는 40세쯤 된 여성이다" 4B라고 주장한다. - P68

결국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서양에서 상징적인 직장 여성도 "아름다우면 일을 못해도 눈에 보이지만, 일을 잘하는데 "아름다우면 눈에 보여도 실력을 인정받을 수 없고, 일을 잘해도 아름답지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아 실력이 있어도 소용없다는 말이다. 게다가아무리 일을 잘하고 아름다워도 나이가 들면 사라질 수 있다.  - P6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2-02-14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

청아 2022-02-14 12:05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해요 비타님🧡
 

포스트모더니즘은 하나의동질한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는데, 그러면서 차이의 문제도 논하게 되는 거죠. 이 차이라는 건 이런 거예요. 제가 김은주라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김은주라는 사람은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이루어져 있느냐는 거죠. 저는 학생들 앞에서는 선생이기도하고, 동시에 여성이기도 하죠. 그리고 또 다른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노동운동을 한다고 하면 그 안에서 노동자 정체성으로 싸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노동자도 다 똑같은 노동자는 아니라는 거죠. 다른 노동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같냐는 거죠.
- P311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이렇게들 말하죠. 다양한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의제를 성취하려고 할 때는 다름이나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우리가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야 연대가 된다고요. 그게 흔히 말하는 정체성의 정치죠. 그런데 제2물결 페미니스트들의 끝에 나오는 오드리 로드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잖아요. 차이는 분열을 일으키는 게 아니고, 차이는 정치의 역량, 힘이라고요. 이게이후의 여성들간의 차이, 그리고 여성 자신의 내부의 차이들을페미니즘 정치의 주요한 주제로 삼는 제3물결 페미니즘을 만들어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 P313

흑인들을 ‘블랙‘이라고 하지만, 다른 색의 피부를 지녔죠.
푸른빛이 도는 블랙도 있고 조금 붉은 블랙도 있고, 아주 어두운피부인 사람도 있고 밝은 피부인 사람도 있죠. 그러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편의에 따라서 이들을 똑같이 같다고 묶어버리는것이다.‘ 같다고 묶여버린다는 건 우리한테 굉장히 모멸감을 줘요. 

예를 들면 서구인이 한국인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너희들은 태국인과 일본인 중에 일본인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태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큰 차이를모르겠어.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너희는 다 똑같다‘ 라고 하는 거예요. 이럴 때 모멸감을 느끼잖아요. 

거기에 저항하지 못하고 ‘어,
그래? 그런가보다‘ 하는 순간 저항감을 느끼고 모멸감을 느끼죠.
이런 걸 보통 ‘동일성의 폭력‘을 겪었다고 해요.
- P314

정체성의 정치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일들이 생겨요. 정체성의 정치가 무언가를 하나로묶어버리게 되면, 그 주위에 외부가 생기고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일들이 생기는 거예요. 
🍭🍭🍭🍭🍭 - P314

정체성의 정치학은 우리가 같다는 걸계속 확인하는 작업들을 해요. 차이의 정치학은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과제로삼는 거예요. ‘다르다‘라는 건 목소리가 별로 없다는 뜻이에요.

왜? 다르기 때문에.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 다른 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북돋는 게 정치의 과제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차이의 정치학이라는 거예요.
⭐⭐⭐🍭🍭🍭 - P320

페미니즘은 여성이 권력을 찾는 문제이기도 하고 권력을 갖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페미니즘 운동은 권력자 입장에만 설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페미니즘 운동은 언제나 권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 P320

권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권력을 생산해내는 것이 차이의 정치의 목표인 거죠.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권좌를 빼앗아오는 것도중요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이 자리가, 이 삶의 자리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는 그 자체가 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P321

권력이라고 하면 탈취의 의미, 빼앗고 빼앗기는, 소유의의미로 생각하죠. 그런 권력이라는 건 한정적이에요. 그런데 미셸 푸코를 비롯한 어떤 사람들은 권력은 생산되는 것이라고도 해요. 권력을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낼 수 있는 힘으로 이해하고, 주변화된 이들이 삶의 자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권력의 생산이라고 이해한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 이 주변화된 사람들이 권력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들이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정치라면요. 이렇게 이해할 때로드 자신이 직면했던 것들을 바꾸는 작업의 출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언어를 갖는 것, 목소리를 갖는 것이겠죠.
- P321

우리를 침묵시키는 건 이런 거죠. ‘너무 내가 나대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말해도 될까?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나를 쳐다볼텐데, 찍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로드는 침묵을 하든 침묵을 깨든 억압의 구조는 상관 없이 계속 작동할 거라 말해요. 그러니까두려워할 필요 없고, 설치고 떠들어야죠. 침묵하며 살지 말고, 이한 번밖에 없는 삶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꿔나가자는 거죠. 이런생각이 담긴 로드의 글이 바로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 P323

페미니스트들한테 참 중요한 게, 이거예요. 언어, 목소리.
페미니스트들은요, 실은 폭력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이 과격하다고 하는데, 말은 과격하죠. 왜 과격할까요? 말이 없던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과격해요. 언어가 없었기 때문에,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학이 없어요. 페미니스트들은 항상 언어와 목소리를 이야기했어요. 왜? 자기 목소리로 말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페미니스트들의 말은 언제나 더듬는 말이었죠.
‘너 조리 있게 말을 해봐. 울지 말고 이런 말들은 폭력이에요. ‘내가 알아듣게 네가 말해야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게 말을 해야 한다는 건 두 번째 문제예요. ‘어버버 하면서 말하는 거 있잖아요. 울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는 거요. 사람들이 흔히 ‘비이성적‘이라고 욕하는 방식으로, 페미니스트의 말하기는 대체로 그래요. 몸으로 말하기. 몸으로 펼쳐내기.
- P325

왜 이 차이를 중요시해요? 이 차이라는 게 역량이고 힘이라는 거죠. 우리가 다르다는 사실, 이 동일한 것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큰 역량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게 왜 힘이고 역량인지 그걸설명하는 이론은 많아요. 

우선 많이 이야기하는 입장론standpointtheory을 조금 소개해드릴게요. 샌드라 하딩 Sandra G. Harding 같은 철학자가 대표적이죠. 입장론은 마르크스주의적 인식론에 근거할때가 많고, 흑인 페미니스트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이론이에요.

마르크스주의적 인식론에 따르면 이런 거죠.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부르주아들보다 훨씬 넓은 시각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부자인 사람들은 부자들의 세계밖에 못 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세계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의 세계도 보니까, 더 많은 것을 보는 것이고 더 많은 지식에서 참되다는 거죠.
- P329

우리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이런 거죠. 내가차이를 가졌다는 건 나를 두렵게 하는데, 차이를 힘이라고 하는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우선은 내가 차이를 지녔다는 걸인정하고 이해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져요. 그건 나만이 차이를가진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다채롭게 차이를 지니고 있다.
는 걸 알게 된다는 거예요. 모두가 동일하다는 주장의 허상을 깨는 거죠.  - P330

그래서 차이는 중요한 역량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에 차이를이야기하고, 이 차이로 인한 차별과 억압을 증언하고 저항하면서역량을 키워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언어와 목소리를 갖고 침묵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거예요
- P331

우리가 플라톤, 셰익스피어가 되어본 적이 있냐고 로드는되묻는 거죠.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가르치냐는 거죠. 우리는 우리가 한 번도 되어보지 않은 것들을 다 가르쳐왔잖아요. <데미안》이나 《이솝 우화》 다 읽고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배우면서 ‘왜 우리한테 백인 남성이 쓴 책을 가르쳐?‘ 하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잖아요..
- P331

 사실상 로드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그 범주 안에 실은 차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 차이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정체성을 분열시키는행위가 아니라 정체성이 본질적인 것이 아닌 후험적 산물임을 드러낸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한, 동일하다고 믿는 정체성이 실은다양한 차이를 차별하고 억압한다면 그 문제를 당연히 말하고 그로부터 저항하는 것이 정의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 - P332

우리가 당연시하고 있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셰익스피어를 만나봤나요? 안 만나봤죠. 그래도 읽잖아요. ‘보편 문학‘이라고 하잖아요. 보편적이라는 건데, 공자가 왜 보편적이죠? 2,500년 전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데, 예수의 말씀이라는 것도 중동 지방에서2,000년 전에 했던 말씀인데 그걸 왜 보편이라고 하나요.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편적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어떤 흑인 여성이 말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거죠. 그 안에는 이미 편견이 있는 거예요. 누구를 보편으로 삼고,누구를 보편 인간으로 삼는 거요. 사실 그들도 특수한 것일 수 있는데 왜 보편으로 삼느냐는 거죠.
🍭🍭🍭⭐⭐ - P333

일종의 "맹목성"과도 같은 그 뿌리에는 "차이를 인간의 역동적 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있다는 거죠.  - P334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는 사회일수록섹슈얼리티에 대해서 여성들이 말할 권리를 박탈해요.  - P347

우리가 여러 번 반복해서 확인해온 것처럼, 서구 철학의역사는 차이를 단순한 대립관계로만 이해하죠. ‘차이는 불온한것이다‘ 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차이는 대립에서만 생겨난다는 전제 때문이에요. 사실 어떤 의미에서 모순적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것 같아요. 

인식론적인, 논리적인 차원에서 차이라는 건 이런 거죠. A=not A라는 형태에 기반을 해요. 그러니까차이라는 개념은 이미 분열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서구의 철학적생각들이 전제하고 있는 바라는 거예요. ‘차이라는 건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서 드러난다‘ A와 not A와 같은 대립의 관계 안에서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는 게 서구의 생각이죠.
우리가 이런 것들을 다른 말로 이분법이라고 하죠 - P375

이 억압의 구조라는 게, 피억압자뿐 아니라 억압자에게도 내면화되어 있어요. 억압의 구조가 억압자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자기를 우월하다, 정상이라고 하는 거고, 이 구조가 피억압자들에게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자기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로드는 우리가 억압 구조를 볼 때 누가 억압자이냐를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피억압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억압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억압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좀 보자는 거예요. - P409

오히려 신체에서 발생하는 많은 징후들, 감정들을누르려고 하거나 무시해야 하는 게 되어버리는 거예요. 내 감정을 저 멀리서 관조하고, 감정과 나 사이의 거리를 두는 행위를 통해 내가 나를 잘 연마하고 세상을 바꿔내야 한다는 식의 위대한개인 서사를 만들죠.  - P4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도 한때는 이 말이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지식은 널리 퍼져야 하므로 더욱 그렇게 믿었던것 같다.

지식이 특정 소수만의 것이 되어선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오늘 <페미니즘 철학 입문>는 읽고 이 말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는게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누구나'도 특정인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은 문제가 있는 것인가? 이것도 이분법적 사고가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도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단정짓기도 한다. 낯선 이야기, 낯선 표현들, 낯선 목소리, 낯선 주장들, 낯선 언어,....

낯선 것들에 대해 쉽게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이런 것들에 '설명을 요구하는 상대의 태도'다. '내가 이해하지 못했으니 설명을 해 달라는 것.' 그러나 그런 요청에 저자는 되묻는다. '이해하려고 해 본적이 있느냐'고.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기 중심적 기준으로 설명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왜 그런 태도에 내가 설명까지 해 줘야 하느냐고, 그건 너의 몫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페이스북 상의탈의 시위'라는게 있었다. 당시 나는 상의 탈의한 여성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사회가 남성탈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여성탈의에 음란이니 뭐니 불온한 시선을 갖는게 일반적이라는 건 공감했었다. 그래도 이 방식이 너무? 급진적이라 생각했었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기자에게 인터뷰한 시민이 말하듯 '이것이 남성의 하의탈의'와 같다고 생각했다. 가부장적 사고방식이란게 이렇게 무섭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에초에 여성의 몸을 음란화한 주체가 누구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프레임이 여성을 얼마나 구속하고 억압했는지 보이니 이들의 시위가 새롭게 와닿았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는 사회일수록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여성이 말할 권리를 박탈해요. 가부장제가 섹슈얼리티를 정의하고 사용하고 누릴 권리를 독점합니다. p.347



어떤 영화는 평론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동시에 일반 관객에게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또 반대의 경우도 있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시각차이가 그렇게 때때로 이슈가 되기도 한다. 나도 그럴때 평론가들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은 그렇게 의견이 갈릴 경우 내 의견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참 별로였는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재미없었는데 누군가 거기 감동하고 거기서 나름의 가치를 찾았다면 거기엔 내가 발견못한 가치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동진 작가의 말처럼 '귀책 사유가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있을 수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이해하지 못했다며 때로 온갖 혐오발언을 쏟기도 한다. 



오랜 역사동안 남성들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악으로, 미친것으로, 별난 것으로, 문제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여성은 성적 존재로 여겨지면서 남성 소유의 섹슈얼리티로 이용당하고 핍박당했다. 여성들의 순결함을 강조,신성화하고 창녀들을 모욕하는 멸칭들을 보라. 그리스 시대에는 매춘행위를 하수구에 오물 버리는 행위로 비유하기도 했다. 남성들은 정상적인 주체요,여성성을 이용하는 주인이라는 인식이다. 지금도 이런 인식은 사라지지않고 내면화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악으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런 태도는 다양성을 파괴한다. 많은 목소리를 억누르고, 여러 의견을 쉽게 묵살한다. 이해를 요구하기전에 과연 그'이해'의 주체가 누구인가 질문해야 한다. 특권의식으로 낯선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건 아닌지. 당신도 특수한 의견을 가진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을 필요가 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셰익스피어를 만나 봤나요? 안 만나봤죠. 그래도 읽잖아요. '보편문학'이라고 하잖아요. 보편적이라는 건데, 공자가 왜 보편적이죠? 2500년 전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인데, 예수의 말씀이라는 것도 중동 지방에서 2,000년 전에 했던 말씀인데 그걸 왜 보편이라고 하나요. 한 번 도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을 보편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어떤 흑인 여성이 말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 거죠. 그 안에는 이미 편견이 있는 거예요. 누구를 보편으로 삼고, 누구를 보편 인간으로 삼는 거요. 사실 그들도 특수한 것일 수도 있는데 왜 보편으로 삼느냐는 거죠.p.333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발견못해서 재미없을 수 있다. 그게 무조건 그 작가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먼 훗날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일수도 있고 그럼에도 변함없을 수도 있지만 내가 이해 못한것이 오롯이 작품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볼만하다. 그래서 누군가의 글이 쉽게 쓰이지 않았다고 해서 꼭 그 필자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나에게 낯선 서술방식, 생각들은 내가 그동안 나와 다른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먹고 싶은 건 꼭 먹어야 한다ㅋ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2-02-13 17: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계속 공부하시니까 점점 그 깊이가 느껴집니다~~문제 제기하신 내용에 공감해요^^
그냥 계시기에는 많이 아깝다는 생각도 해 봐요^^

청아 2022-02-13 17:51   좋아요 5 | URL
아이쿠 과찬이세요!ㅎㅎ
더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비롯 함께 해주시는 플친님들 영향력입니다~^^♡

Falstaff 2022-02-13 18: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문장이 심금을 울립니다.
˝먹고 싶은 건 꼭 먹어야 한다.˝
술도 포함하는 거죠? ㅋㅋㅋ

청아 2022-02-13 18:30   좋아요 4 | URL
ㅋㅋㅋ그럼요! 마시고 싶을땐 마셔야죠.^^ 요즘 ‘위스키‘라는 글자가 자꾸 제 시야에 들어옵니다ㅋ

새파랑 2022-02-13 18: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님의 생각에 동의 합니다. 상대방의 말이 이해가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해를 하려는 노력의 부재라고 생각해요~! 왜 노력보다 감정이 앞서는지 안타까울때가 많더라구요 ㅜㅜ

오늘 저녁은 그럼 술인가요? ×2

청아 2022-02-13 18:36   좋아요 5 | URL
네! 저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말해준 사례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보이더라구요. ㅜㅜ특히 단순비난이나 ‘날 이해시켜봐‘이런 태도가
권위주의적, 특권주의적 관점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오늘은 술 쉽니다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2-13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력이 필요하겠죠, 서로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청아 2022-02-13 22:03   좋아요 3 | URL
네 우선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었으면 해요. 어떤 형식으로든요. 아예 그런 권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많더라구요.^^*

그레이스 2022-02-13 22:09   좋아요 2 | URL
전에 고병권님의 책이었던것 같은데 같은 얘기를 하시는 걸 봤어요
약자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구조는 정의롭지 못하다는 취지의 글이었던 것 같아요.

청아 2022-02-13 22:14   좋아요 2 | URL
고병권님의 책들이 궁금해지네요! 나도 모르게 내면화된 고정관념이 참 많구나 느꼈어요.

scott 2022-02-14 0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콜드 드링크와 빵 숩!
스프 양이 작습니다!ㅎㅎㅎ

책이란,,,,
먼 훗날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여서
광활한 우주 같아
읽어도 읽어도
읽고 싶은 책들이 무한대
*。*.。*∧,,,∧
ヾ(⌒(_=•ω•)_

청아 2022-02-14 08:09   좋아요 3 | URL
흑당 밀크티랑 먹었어요!ㅎㅎㅎ역시 예리하신 스콧님! 스프가 꽉 차야하는데 적어서 살짝 섭섭했습니다ㅠㅠ

광활한 우주 👍
그래서 알라딘 ‘우주점‘인가봐요
٩(๑>∀<๑)۶ㅎㅎ

바람돌이 2022-02-14 0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읽고 있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다음 읽기 책으로 이 책 기다리고 있는데 미미님 글들 보면서 기대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 빵수프의 양이 너무 작다는 스콧님 견해에 동감 한표!!!

청아 2022-02-14 08:15   좋아요 2 | URL
오!! 바람돌이님 저는 <무엇이 아름다움을..>들어가기 읽고 있어요ㅎㅎ이 책은 구어체라고 하나요? 문체가 대화하듯 이어지는데 쉽게 쓰여져 이해하기 수월했어요. 내용은 은근 날카롭고요.
빵 수프 다음엔 가득하게!!ㅎㅎ*^^*

- 2022-02-14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으와 ㅡ 곧 다 읽으시겠어요! ㅋㅋ
이해할 수 없는 글에 대한 경외가 생기는 순간 부터 우리는 자신의 괴상한 글쓰기(?)에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저의 경우 그랬습니다 ㅋㅋㅋ
번듯하고 단정한 미미님의 독후감이 정념과 혼돈의 글쓰기로 변화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청아 2022-02-14 16:14   좋아요 3 | URL
으앗~🥰 또 액자에 걸어야할 명언입니다👍
쟝쟝님 어쩜 이런 표현을!
알겠습니다. 카오스적인ㅋㅋㅋ 그러나 저의 개성 가득한 자유분방한 글쓰기를 향해 고고씽할께요!!

가필드 2022-02-14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빵수프 적다는 표 3인 참가했어요 ^^ 자기만의 목소리 내기까지가 힘든거 같아요 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책으로 읽고 권리를 알아갈것 같아요 323p ,330p 다른 글도 좋지만 오늘은 여기가 와닿더라구여

청아 2022-02-14 21:09   좋아요 2 | URL
빵수프에 많이들 진심이 시군요ㅎㅎㅎ
맞아요!p. 323에 나오듯 한번 뿐인 인생인데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그리고 p.330에 ‘차이가 힘‘이라는 말 너무 좋죠.^^*
 

사실상 근대적 의미의 가족은 자본주의와 긴밀한 관계를맺고 있고요. 부권제 역시도 부계 상속을 통해 유지된다는 점에서 사적 소유의 재산권과 떼려야 뗄 수 없어요.  - P275

사실상 아동기란 단계는 인류 발달사에서 출현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동기와 더불어 사춘기가생겨났다는 거죠. 아동기와 사춘기, 그러니까 인생의 단계들이생겨나요. 지금 우리는 이런 단계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위험하다고 봐요. 질 들뢰즈 같은 사람은 선분성에 대해서 비판하죠. 선분성이 뭐냐면 사람의 삶에 시간대를 나누는 건데, 이때는 뭘 해야 되고, 이때는 뭘 해야 되고,
이때는 뭘 해야 된다는 거요. 

청소년일 때는 대학에 가야 된다고하고, 대학을 나오면 직업을 얻으라고 하고, 직업을 얻으면 결혼하라고 하죠. 결혼한 다음에는 애를 낳으라고 하잖아요. 

애를 낳으면 좋은 학교 보내라고 하고, 좋은 학교 보내면 걔 직장 잡으라고 하고, 인간의 인생을 보편적인 어떤 틀거리에 맞춰서 계속 재생산해내잖아요.
⭐⭐⭐ - P287

이 아동기의 숭배를지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의 양육과 모성애라는 신화인 것이죠. 그리고 아동의 순수함과 모성애의 지극함은 결합되어 가부장제를 지탱합니다.
- P290

계급으로서 성sex이 없어진다는 건, 간단히 말하자면 성 구분이 없어진다는 거죠. 성 구분이라는 게 계급이고, 그게 불평등 구조를 만든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파이어스톤을 따르면 성 계급이 사라진다는 건 성 구분이 없어진다는 거고, 즉 섹스들 혹은 n개의 성이 된다는 거겠죠.
연령이나 인종의 구분도 사라지는 거고요.
- P297

그리고 파이어스톤은 학교를 없애자는 이야기까지 해요.
미셸 푸코 같은 사람도 학교라는 공간을 규율과 억압의 공간으로말하죠.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과 학교생활을 지탱하는 규범, 그리고 학교생활이 지향하는 바가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상의 인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비판하는 거겠죠. 무엇보다 확실히 학교는 훈육의 공간으로서 가부장적 모델을 기초로 삼아요. 정상성에 도달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고 기준에 미달하면 탈락시키고요.
특히나 경쟁 모델은 정상성의 추구를 당연한 인간의 욕망인 것처럼 만들죠. 이런 점에서 페미니스트들의 가부장제 비판과 대안은근대성을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사상가들의 의견과 교차합니다.
- 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