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데 불안하고
불안한데 사랑스럽고
복잡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에밀 졸라의 파워!




둘은 이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해 데이트를 하는 연인처럼 쾌활하게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손도 좀 줘봐요.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요."
"아이! 여기서는 안 돼요. 누가 보면 어떡해요.‘
"누가 본다고 그래요? 우리 둘뿐인데... 그리고 이게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는 거라고요. 이런다고 아이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요 뭘."
- P219

그때부터 두 사람은 둘만의 화젯거리를 갖게 되었는데, 일종의 우정의 공모 관계라고 할 수 있는 그 상황에서 그들은 마침내 눈짓만으로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방문할 때마다 그는 그녀에게 눈짓으로 그동안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지는 않았는지물었다. 그녀도 같은 식으로 살짝 눈꺼풀을 깜빡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런 다음 그들의 손은 남편의 등뒤에서 서로의 손을 갈구했고 그손길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들은 오랫동안 손을 꼭 쥐는 것으로 감정을 전달했으며, 상대방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아주 소소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관심을 따뜻한 손가락 끝으로 전하며서로 묻고 답했다.  - P252

열렬한 키스의 호출에 화답하여, 마치 두 심장의 피가 섞여 분출하듯 친근한 너나들이 말투가 서로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날 기다렸구나……
"오! 자길 기다렸지, 자길 기다렸어……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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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31 13: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개정판을 읽으면서 드레퓌스 편에서서 불의에 항거한 에밀 졸라를 다시 되새김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미님이 추천하시니까 더욱 관심이 커집니다. 감사! ^^

청아 2021-10-31 13:51   좋아요 5 | URL
저도 그 책 찜해두었어요!! 행동하는 지성! 에밀 졸라👍소설도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새파랑 2021-10-31 1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에밀 졸라 마니아 미미님👍 저도 곧 읽어보고 싶어요. 복잡한 감흥을 느껴보고 싶어요 😁

청아 2021-10-31 14:05   좋아요 3 | URL
저 남자가 이성에게 보통은 살의를 느끼는 사람인데😱 이 여자에게는 지금 이런 상태예요ㅋㅋㅋㅋ아 빨리 읽어보세요~♡

독서괭 2021-10-31 16: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엥 뭐라고요? 저런 대화 나누는 사람이 이성에게 보통 살의를 느낀다고요?? 으악 무섭😱😱😱

청아 2021-10-31 16:22   좋아요 4 | URL
😱😱😱네! 주인공이 이성에게 욕망적으로 끌릴때 살의를 강하게 느끼는 병?을 앓고 있어요~♡ㅋㅋㅋㅋㅋ

mini74 2021-10-31 1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뭐죠 이 분위기는 ㅎ 소재가 너무 독특하네요 욕망과 살의라 ~~ 재미있겠어요

청아 2021-10-31 18:02   좋아요 3 | URL
아~~♡ 불안불안하지만 재밌어요. 노골적인 야한 장면 없는데 야하고요ㅎㅎ아이참 지금 시대에 읽어도 어디하나 공감 되지 않는 부분이 없는 완벽하고 몰입감 높은 소설이예요!!😆

붕붕툐툐 2021-10-31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야하다면 안 읽을 수가 없네요? 지금 젤 빨리 줄 세워도 12월이지만, 얼른 읽고 싶네용!!ㅎㅎ

청아 2021-10-31 21:20   좋아요 1 | URL
오호 툐툐님도 폴스타프님처럼 줄 세우고 읽으시는군요~♡ 저는 큰 욕심? 없고 이정도 야하면 딱 흡족하더라고요ㅎㅎㅎ
♡ฅʕ◍·̀·́◍ʔฅ♡-할로윈어흥!ㅎㅎㅎ

페넬로페 2021-10-31 2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계속 에밀졸라 읽으시네요~~
달달한데 불안하다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청아 2021-10-31 23:38   좋아요 1 | URL
새우* 처럼 에밀졸라 작품에 자꾸 손이가네요ㅎㅎㅎ 페넬로페님~♡편안한 밤 되세용
♡[¬º-°]¬♡

책읽는나무 2021-11-01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참 외람되지만..북플친님들 태그 올리며 보다가 책표지 그림이 약간 도넛 모양이어 응??하고 클릭해서 들어왔더니 어머!!! 나체였네요??? 이것도 야한????ㅋㅋㅋ
음...읽어야 겠군요!!불끈!!!!

청아 2021-11-01 18:1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나무님~♡ 혹시 도넛 땡기셨던거 아닐까요? 저도 지금 저녁먹기전이라 댓글보고 나니 그렇게 보입니다ㅋㅋ 크리스피**도넛을 사먹어야겠어요♡(*´ ワ `*)“♡
 



희곡을 읽게 되면서 가장 좋으면서 아쉬운점은 소설 읽을 때의 묘사와 달리 무대의 상황을 떠올리기가 좀 더 수월하다는 것과 몰입할 수록 공연을 보고 싶은 갈망이 커진다는 것이다. <에쿠우스>는 여태 읽어본 몇 안되는 희곡 작품들 중에서도 그런 갈망이 가장 컸던 작품이다. 극작가인 피테 셰퍼는 이 이전에도 작품을 내놓았었지만 1973년 초연을 올린<에쿠우스>를 통해 세계적인 극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우리나라에서도 1975년 처음 공연된 <에쿠우스>는 출연 배우마다 스타반열에 오르게 할 만큼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무려 천회가 넘는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피터 셰퍼는 친구로 부터 들은 단 1분간의 이야기로 이 작품을 만들어냈다. 어떤 소년이 6마리 말의 눈을 찌른 충격적인 사건에 관해서였는데 이후,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이 이야기를 해준 친구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셰퍼는 구체적인 정보없이 친구에게 들은 1분간의 내용만으로 살을 붙이고 붙여 <에쿠우스>라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 대단하다. 소재가 없어 글을 못쓴다는 건 비겁한 변명임에 틀림이 없다.(나에게 하는 말)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에쿠우스 공연에서 누드로 열연을 펼쳤다고 한다. 




 지역 판사인 헤스터는 정신과의사 다이사트에게 말 6마리의 눈을 찌른 17세 소년의 정신감정과 치료를 요청한다. 직업과 부부생활 모두에서 회의를 느끼던 의사 다이사트가 우선 이 소년의 가정을 들여다보니 이른바 '바보상자'이론을 신봉했던 것일까 소년 알런의 아버지는 집안에서 TV를 없앨 정도로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사내였다. 그런반면 과거 교사를 했던 어머니는 아들에게 종교이야기만 주로 주입했는데 거기 영향을 받은 알런은 자기방에 골고다로 향해 가는 채찍질당하는 예수의 그림을 걸어두었다. 이게 또 마뜩찮았던 무신론자 아버지는 아내와 싸운날 아들의 방에 걸려 있던 그 그림을 떼어버리고 알런은 이 일로 며칠이나 슬퍼한다. 한창 성에 눈뜰나이임에도 아들에게 성교육은 전혀없었고 오히려 부부의 지나친 간섭과 신앙교육만이 그를 숨막히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읽은 프로파일 관련책에서도 이런 조건은 사이코패스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요소로 종종 등장한다. 여기 유전적기질과 뇌의 결함 혹은 이상이 만나 행동으로 이어지면 연쇄살인마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한 신경증은 프로이트 이론에 자주 등장한다.(작품에서 다이사트는 괴이한 꿈으로 억눌린 자신을 인지하기도 한다.)




(프로이트 이론 변천의)두 번째 시기에는 히스테리를 비롯한 모든 심리적 증상의 근원에 성욕,즉 섹슈얼리티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는 이론적 전환을 맞습니다.(...)20세기 초엽에 신경증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이들 모두 대체로 성적인 문제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무릎을 칩니다. P.41-'불안은 우리를 삶으로 이끈다' 강우성


  알런은 예수 사진이 있던 자리에 말 사진을 붙인 후 평온을 되찾게 되는데 사실 그는 여섯살 때 바닷가에서 모래를 만지고 놀다 길을 지나던 기수를 만나 말에 올라타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하지만 불행히도 곧이어 나타난 아버지에 의해 말에서 억지로 끌어내려지다 비명을 지르며 떨어진다. 허락없이 아들을 말에 태웠다며 노발대발하는 아버지와 이에 그와 말다툼하게 된 기수의 대화가 읽기에는 조금 우습기는 해도 알런의 사건을 떠올리면 어린 나이에 얼마나 무섭고 충격적인 기억이었을지 꺼림직하고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이런 와중에 말을 탔던 어린 알런이 "멋있어.아빠!"라고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만 어린 아들을 걱정하다 이성을 잃은 아버지에게 들리지 않은채 그만 묻힌다. 


기수: 위험하다뇨?

프랑크: 위험하구말구. 저 눈알을 봐. 부릅뜨고 있는 눈알을 말야.

기수:당신의 눈도 그런데요!

프랑크:말은 위험한 동물이야. 이 바닷가의 안전을 위해선 위험한 존재야. 

기수:제 의견을 말할까요, 당신이야말로 바보천치 올습니다!  P.62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 수개월전 전파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질이라는 여자아이를 만난 알런은 그녀가 일하는 마구간에서 주말 일자리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일하며 드디어 애정하고 갈망하던 말과 시간을 함께 보닐 수 있게 되고 3주에 한번씩 일이 끝난 시간에 알런은 몰래 말과 함께 마구간을 나와 자유로운 그들만의 시간을 만끽한다. 알런은 "에쿠우스~에쿠우스~"를 외치며 말과 자신의 일치를 경험한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함께 일하던 질의 유혹으로 알런은 극단적인 혼란으로 치닫게 된다. 





자기의 인생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ㅡ우선 자기 자신의 고뇌와 싸워야 해요. 자기만의 독특한 고뇌 말요.(...)그앤 그 고통과 싸웠어요. 글쎄 그는 병자죠. 비통과 두려움에 싸인 병자란 말입니다. 위험 인물이라구요.ㅡ안 그럴 거라고 믿긴 하지만 ㅡ또 위험한 일을 저지를지는 몰라요. 그렇지만 이 소년은 내가 이제까지 어느 한 순간에도 느껴보지 못한 격렬한 정열을 이미 가져 봤어요. 사실은 난 부러워하고 있어요,그 애를. P.144


 다이사트는 알런이 일으킨 행위의 심리적 근원을 파해쳐가며 외면적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욕망적으로나 이상적 꿈으로 부터 억눌린 자신의 삶과 반대로 불안한 억눌림에 파괴적인 분열 방식으로 저항하고 분출한 알런을 비교하게 된다. '정상'의 범주에 들기위해 사회적 요구라는 틀에 자신의 개성을 죽인채 끼워 맞춰지는 일반인들의 삶과 그 내면의 욕구불만은 과연 온전한 상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다이사트는 알런을 '치료'하며 자신이 갇힌 현실적 한계와 무기력을 절감한다. 이 희곡을 읽으며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공포' 속 '40명의 순교자'가 떠올랐다.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얻지 못한 불안한 한 남자와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세상을 누리는 듯한 '40명의 순교자' 말이다.


내겐 어둠 속을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ㅡ어린이 환자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도 훨씬 간절합니다. 어떤 방법이겠습니까? ....어떤 어둠이겠습니까?....이 어둠을 신이 규정한 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난 그렇게 멀리까지 갈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어둠에 깊은 경의를 표시할 겁니다. 지금 이 예리한 재갈이 내 입안에 끼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저히 빠져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P.197









사진출처: 

1번 사진 https://blog.naver.com/yang456/140041598340

2.번사진 https://blog.naver.com/musicalplus/220494764341

3.번 사진 https://blog.naver.com/23secret/221250643331












*에쿠우스-라틴어로 '말'(horse)이라는 의미 



*여성의 시선에서(아마추어 불편러의)


-판사 헤스터는 이른바 사회적 위계질서의 최고위층이라는 '판사'라는 직책에도 불구하고 번역에 있어서 의사 다이사트에 비해 아랫사람인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이 인물이 여성이란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번역의도에서 비롯된 결과였겠지만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게 여겨졌다. 


-내가 볼 때는 알런이 분노한 근원에는 아버지의 역할이 큰 것 같은데 역시나 그를 파괴적인 행위로 이끄는 것은 질이라는 여자다. 질은 유독 유혹적으로 묘사되고 야한 영화를 보러 가자는 둥 그를 분열하게 만드는 열쇠 역할을 한다. 마침 어제 읽은 맥베스도 그랬는데 고전을 읽는 것이 무척 즐겁고 흥미로운 자극임에도 남녀라는 이분법적 잣대가 문학의 뿌리깊은 속성이라( 당시 사회가 그랬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앞으로도 이런 것들이 계속 보일 것 같다. 최소한 이런 부분을 발견하며 읽는 것은 내게 의미가있다.



*개인적인 소망이지만 (심지어 이제훈은 연극은 안하는 것 같긴한데) 더 나이들기 전의 이제훈이 알런 역할을 하면 꽤 근사한 작품을 연극으로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제발!)


*오타나 반복 등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시면(되도록 비공개로) 수정하겠습니다-오타남발자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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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5 1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설 희곡 모두 천재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겠습니다~!!

청아 2021-11-05 18:47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도 좋은느낌 받으셨음 좋겠어요! 머리에 무대가 막 그려지는 그런 희곡이라 특히 더 좋았습니다^^♡

책읽는나무 2021-11-05 19: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이 책!!! 조곤조곤 말씀 하시는 듯한 느낌으로 읽었었던 페이퍼네요.
그리고 조승우냐~~이제훈이냐~~ 알런역으로 고민 했었던ㅋㅋㅋ
안되겠네요!! 당첨금도 받았으니까 더블 캐스팅으로 갑시다!!!ㅋㅋ

청아 2021-11-05 19:25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조승우 이제훈 더블 캐스팅이면 둘다 봐야죠~♡♡ 생각만으로도 설렙니다!!!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1-06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 페이퍼 당선될 줄 알았음요. 축하축하해요. 미미님^^

청아 2021-11-06 10:47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책읽기님ㅎㅎ즐겁고 포근한 주말 보내세요~♡

초딩 2021-11-07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청아 2021-11-07 11:39   좋아요 1 | URL
우앙 초딩님~♡ 감사해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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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왜그러시는 거예여~
한군데만 누르심 고장나요~
이분 아예 누웠네 에효~♡
어디다 신고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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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8 1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귀엽네요 ㅋ 하품도 하고 😆

청아 2021-10-28 12:44   좋아요 3 | URL
막무가내 냥냥손님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1-10-28 12: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예 자리 잡고 감상 모드 ㅋㅋㅋㅋ

청아 2021-10-28 12:44   좋아요 2 | URL
배째라식 질펀 모드 ㅋㅋㅋㅋ

coolcat329 2021-10-28 1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흑 귀여워요 😍

청아 2021-10-28 12:45   좋아요 2 | URL
냥냥이 포즈,손발 다귀욥죠😍

오거서 2021-10-28 1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마음) 날 바보로 아나… ㅋㅋㅋ

청아 2021-10-28 12:4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냥냥마음)내가 오늘 이거 꼭 잡는다ㅋ

오거서 2021-10-28 12:48   좋아요 4 | URL
오늘 중으로 잡으면 되지 … 잠시 누워 볼까 ㅋㅋㅋㅋㅋ

청아 2021-10-28 12:50   좋아요 4 | URL
이 기계 접수다..ㅋㅋㅋㅋㅋㅋ

오거서 2021-10-28 12:55   좋아요 4 | URL
미미님은 댓글 접수!!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

mini74 2021-10-28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뭐죠 이 귀여운 생명체는 ㅎㅎ 저는 여기서 눕방하렵니다 ㅎㅎㅎ 아이고 예뻐라. ㅎㅎ

청아 2021-10-28 13:14   좋아요 3 | URL
미니님 여기 누우심 영영 못나갈수도 있어욤ㅎㅎㅎㅎ 조심~♡

얄라알라 2021-10-28 1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낚이다니요 ㅋㅋㅋㅋㅋ 낚여서 완전 웃고 갑니다. 귀여워서 어쪄죠?^^

청아 2021-10-28 13:47   좋아요 3 | URL
북사랑님도 마음을 빼앗기셨군요ㅋㅋㅋㅋ그냥 받아들이셔야지 방법은 없습니다ㅋㅋㅋㅋ

scott 2021-10-28 13: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n__r 、
      /)・ ェ・)/)
    _/   ̄ ̄ \
  /         ヽ
 /    ●     ●ヽ
 !          ▼  l
 ヽ_          人   ノ
   ゙゙ーJ――――J

목요일에 이런 웃음을 주시는 미미님!

청아 2021-10-28 13:53   좋아요 4 | URL
 />   フ
     |   _ _ l
 /ミ_Yノ
     /      |
    /  ヽ   ノ
     |  |  | / ̄|   | | |
 | ( ̄ヽ__ヽ_)__)
 \二つ



북플 보석 스콧님따라 힐링꺼리 투척~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0-28 13:53   좋아요 4 | URL
이 고양이들이 더 예쁜데요~~

청아 2021-10-28 13:58   좋아요 4 | URL
와 이거 이모티콘 어렵네요!!👍하체는 포기ㅠㅇㅠ

scott 2021-10-28 21:46   좋아요 3 | URL
다리를 포귀 하니
머리를 키울 수 밖에 ㅎㅎㅎㅎ

청아 2021-10-28 21:52   좋아요 3 | URL
나름 귀엽다고 우겨 보렵니다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0-28 13: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두더지잡기 정말 고양이 장난감인거예요?
그래도 왔다갔다 하면서 눌러보네요 ㅎㅎ
귀여워요^^

청아 2021-10-28 13:57   좋아요 4 | URL
이건 뭐 냥이세상입니다ㅋㅋㅋㅋㅋ그냥 오른팔로 함 되는데 이동해서ㅋㅋ영상 짧아서 아쉬워요!

페넬로페 2021-10-28 14:00   좋아요 4 | URL
미미님께서 냥이 팔이라는 단어 써셔서 생각나는 일화 하나~~
학생이 수학방정식 식 세우는데 토끼 다리를 두개로 계산했다네요~~
토끼 팔 두개, 다리 두개로 생각했나봐요 ㅎㅎ
근데 넷다 다리로 보기에는 ㅠㅠ

청아 2021-10-28 14:04   좋아요 4 | URL
아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집에서 키우는 댕댕이 발 냄새 맡다보니 자꾸 손,발이라고 나눠생각해요ㅠㅠ흐유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8 14: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귀엽고 우습고...ㅋㅋㅋ

청아 2021-10-28 14:4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귀욥죵!저 댕댕이 키우는데 자꾸 냥이 영상찾아봐서 유튭에 이런거 위주로떠요😅

라로 2021-10-28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앙~~ 냥이들이 이렇게 진중하고 귀엽구냥냥냥요~~~.(냥이 무서워 하는 일인의 입에서 나온 소리임돠;;;)

청아 2021-10-28 14:46   좋아요 3 | URL
오 라로님! 제 친구도 무서워하는데 반갑네요ㅋㅋㅋㅋㅋ좋아해도 댕댕집사라 영상만 봅니다요😆

stella.K 2021-10-28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따, 느무 짧소. 웃다 말았당께~
근데 누구네집 양인지꼭 어린네 같소.ㅋㅋㅋ

청아 2021-10-28 15:11   좋아요 4 | URL
워매, 요것밖에 없었당께요~(ㅋㅂㅋ)ㅋㅋㅋㅋㅋㅋ

가필드 2021-10-28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청아 2021-10-28 23:09   좋아요 2 | URL
😆😁😉🙆‍♀️🙋‍♀️

페크pek0501 2021-10-29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너무 귀엽^^

청아 2021-10-29 14:06   좋아요 1 | URL
너무 귀욥죵ㅋㅋㅋㅋㅋㅋ😍
 




시간이 기억을 흐리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페라라에서 파디가티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에르베 광장에서 가까운 고르가델로 거리에 진료소와 거처가 있던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마지막에 너무도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가엾은 남자 아토스 파디가티 말이다. 젊은 나이에 고향 베네치아를 떠나 우리 도시로 왔을 때, 그는 누구보다 순조롭고 평온한 삶을,그렇기에 더욱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 것만 같았다.....) p.7


화자를 통해 묘사된 의사 파디가티는 도시 페라라에 정착하게 된 이비인후과 의사로 기존부터 그곳에 있던 낡고 오래된 다른 병원에 비해 세련된 분위기의 시설과 나름의 인자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많은 환자들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마흔이 다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탓에 지역에서는 모두들 그의 성정체성을 의심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화자인 나와 친구들이 통학하는 열차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 계속 열차에서 마주치면서 그와 학생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어울리게 되지만 어느순간 파디가티와 학생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순간적인 방심으로 그는 큰 대가를 치른 셈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조롱이었던 것 같다.- P45


이후 시간이 흘러 가족과 함께한 휴가지에서 나는 파디가티와 함께 여행중인 내 친구를 발견한다. 그와 함께 있던 친구는 열차에서 파디가티를 조롱했던 바로 그놈이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파시즘으로 물들어 있었고 독일 히틀러의 부상아래 유대인에 대한 대응을 국가적으로 고민하던 상황이었다. 유대인 부모를 둔 나는 계절의 차가운 변화와 같이 정치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극도의 불안감과 그로인한 비유대인들을 향한 적대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정체성으로 인해 조롱받는 처지의 파디가티와 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차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 


아버지의 기쁨은 부당하게 쫓겨났다가 선생님의 복귀 명령을 받고 교실로 돌아온 학생의 기쁨과 같았다. 삭막한 복도에영영 추방되어 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갑작스럽게 친구들이있는 교실로 돌아가는 것이 허락된 그 학생은, 벌칙을 면했을뿐 아니라 아무 잘못이 없음을 인정받고 완전히 명예를 회복했다고 기뻐한다. 결국 아버지가 그 아이처럼 기뻐하는 것이옳지 못한 걸까? 나에겐, 그렇다. 지난 두 달 동안 내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고독감이 바로 그 순간 한층 더 심해졌다. 총체적이며 결정적이었다. 나는 나의 유배지에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P142




이 작품의 배경인 이탈리아의 북부에 위치한 페라라는 이탈리아 도시 가운데 로마식 배치를 따르지 않은 유일한 도시라고 한다. 이곳에는 홀로코스트 국립 박물관이 위치해 있으며 2차 세계대전 동안 페라라의 유대인 300명 중 96명이 독일의 수용소로 추방되어 단 5명이 살아남았다.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살았던 작가 조르조 바사니는 대부분의 작품 배경을 페라라로 그려냈다. 이탈리아의 페라라와 볼로냐, 리초네로 공간이동을 하며 펼쳐지는 이 작품은 통통한 얼굴에 금테안경을 쓴 파디가티라는 중년의 사람좋은 의사의 고독에 관한 이야기이며 또 유배지로 배척될 위기에 처한 유대인 청년의 이야기다. 에밀졸라가 '루공마카르총서'를 통해 프랑스의 한 시대상을 그려냈다면 조르조 바사니는 '페라라 소설'이라는 작품들을 통해 2차 대전의 혼란기에 처한 이탈리아를 그려낸 듯 하다. 보통 책을 읽다가 그때그때 느낀 '독후감에 쓸만한' 내용들을 따로 메모해두는데 이 작품은 그렇게 할 짬이 나질 않았다. 거기다 오늘 따라 눈이 피로해져 좀 쉬어줘야 했지만 역시 이런 이유도. 이 매혹적인 글에서 중간에 빠져나올 이유로 충분치 않았을 만큼 나는 이 소설이 좋았다.


"이봐, 내 소중한 친구,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게 훨씬 더 인간다운 거야"  P124



적막에 싸인 밤거리,느릿한 걸음으로 도시를 배회하는 두 남자와 그들을 뒤따르는 길 잃은 개.....ㅡ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





사진 출처: https://m.blog.naver.com/chiffonade/22161812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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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7 2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페라라,,, 르네상스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세상에서 가장 맛나는 케익 맛볼 수 있는 곳( �●◡●`*) !

청아 2021-10-27 21:20   좋아요 4 | URL
역시 스콧님👍ㅋㅋㅋㅋ이딸리아는 스콧님 전문이죵~٩(๑>∀<๑)۶♡

scott 2021-10-28 00:36   좋아요 2 | URL
이딸리아 페라라와 전혀 상관이 없지만
톰포드가 찍은 영화 [싱글맨]
추천 합니다
남주가 안경과 슈트발로 빛났던 ^ㅅ^

청아 2021-10-28 08:28   좋아요 0 | URL
오~믿고보는 스콧님의 영화 추천!! <싱글맨>제목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꼭 볼께요~♡.♡

새파랑 2021-10-27 2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왠지 책이 고독한 느낌이 드네요. 저 시대의 유대인의 삶이란 ㅜㅜ 저 이책 도서관에서 빌려놓기만 하고 안읽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

청아 2021-10-27 21:26   좋아요 5 | URL
모지?모지?하며 묘하게 빠져듭니다. 새파랑님 금방 읽으실거예요ㅎㅎ(๑^ں^๑)♡

막시무스 2021-10-27 2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눈 피로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리뷰 투혼은 저를 구원이 아니라 구매로 인도하네요!ㅎ 이 책 느낌 좋아요! 저도 어제 안과 다녀왔다는! 제2의 성 독서후유증!ㅎ 눈건강 언능 회복하시구요!

청아 2021-10-27 21:55   좋아요 5 | URL
아앗 막시무스님도요!!😭럴쑤ㅋㅋ 무엇보다 얇아서 끌렸는데 좋았어요!ㅋ저도 낼부터 루테인 곱배기로 잘챙겨먹을래요( ๑❛ᴗ❛ )♡

오거서 2021-10-27 22:24   좋아요 4 | URL
올해 처음 안과를 방문하였는데 하필 휴원이더라구요. 오늘 같은 날 로또를 사야지 하였지만 평소 사지 않는 탓에 복권판매소를 찾지 못해서 허탕쳤어요. .
건강을 잃지 않도록 애쓰고 격려하는 모습에서 온기가 느껴지고 감동적이네요 ^^

청아 2021-10-27 22:34   좋아요 4 | URL
로또 사면 기대하는 동안 부자되죠~♡뭘할까 어디쓸까 고민하는것도 항상 즐겁고요ㅎㅎ요기서 서로 눈건강,허리건강 공감해주시니 참 좋아요! 겁나서 정기적으로 안과 꼭 가고있어요(◍˃̶ᗜ˂̶◍)♡

책읽는나무 2021-10-27 22: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저만 눈이 침침했던 게 아녔군요??ㅋㅋㅋ
오늘 완독하려고 책을 보는데 자꾸 눈앞이 흐려져서....ㅜㅜ
몇 주 전에 안경점 간김에 시력 재보았는데 시력은 그대로라고 하면서 노안 단계 올려야 한다더라구요...ㅜㅜ
오늘 읽음 다 읽을 듯 한데 눈 때문에 자꾸 끊어서 읽다 보니 집중이 안되네요~
에혀...젊었을 때 많이 읽었어야 했는데...이제 와서 좋은 책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띄네요!!!
제2의 성 읽자마자 바로 목말랐던 소설 읽기 돌입하시고 떡~하니 솔깃한 리뷰를!!!
눈이 쉴 틈이 없습니다ㅋㅋㅋ
눈 관리 잘하시길요^^

막시무스 2021-10-27 22:08   좋아요 5 | URL
나무님께서도 소중한 눈건강 잘 챙기시구요!ㅎ

청아 2021-10-27 22:19   좋아요 5 | URL
아웅(ㅠㅇㅠ)인공눈물도 잘넣어주세요~♡ 저도 책읽는게 좋아지면서 각종눈질환,노안등 눈건강이 넘 계속 신경쓰여요. 책읽는나무님 막판 무리하지마시고요. 소듕소듕한 눈부터♡
파이팅!( •̀ ᴗ •́ )و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27 22: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라라, 볼로냐... 다 특별한 도시네요.
저는 현대미술사 예습으로 바빠서 이제 보는데 넘 부럽습니다.
이런 리뷰^^
조르조 바사니 조르조 바사리로 읽고 응? 소설을? 하고 들어왔어요 ^^

청아 2021-10-27 22:29   좋아요 5 | URL
아ㅋㅋ안그래도 이 작가 책 검색하니 조르조 바사리 미술사 책도 같이 많이 뜨더라고요ㅋㅋㅋㅋ미술사 공부해두시면 소설읽을때도 도움이 많이 될텐데 멋지십니다~♡ 저는 언젠가 해야지 늘 마음뿐인데 말이예요(´•᎑•`)♡

그레이스 2021-10-27 22:26   좋아요 4 | URL
오타 수정요
조르조 바사리 ㅎㅎ

페넬로페 2021-10-27 22: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라라~~
미미님의 리뷰로 이 도시의 역사를 알게 되었어요. 고독한 의사와 유대인 청년의 이야기~~그 조합만으로도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해요^^
제 2의 성 완독하시고 이제 재미있는 소설로의 귀향을 환영합니다**

청아 2021-10-27 22:28   좋아요 4 | URL
페라라 이름도 예쁘죠? 이후 유럽 도시설계의 모델이 됐다고도 나오고요,작품도 한 번쯤 읽어보실만 해요~♡ <제2의 성>읽는 동안도 좋았고 소설읽기도 참 달디다네요(๑╹ꇴ◠๑)♡

붕붕툐툐 2021-10-27 2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첫줄 읽고, 파디가티 선생님이 누구지? 뒤에 설명을 들어도 통 나는 초면인데.. 플친님들 정도면 다 아는 사람인가~ 이랬어요~ 요즘 저는 왜 현실과 책 구별이 안되는 걸까요? 하하하하하!!
미미님도 이탈리아 러버가 되가시는 걸까용??
미미님의 눈은 소듕하니까~ 40분 책읽고 10분 먼 산 바라보기!!😊

청아 2021-10-27 23:2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귀여우신 툐툐님!!♡ʚ(ȉˬȉ⁎)ɞ˒˒♡
더 다양한 나라 책들도 읽고 싶은데 고르는 것마다 아직은 유럽이네요. 이딸리아 풍경과 이름들이 다 읽기 좋았어요ㅋㅋ툐툐님도 함께 눈건강 소듕히~♡

레삭매냐 2021-10-28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사니 아자씨 책 읽고 나니
저도 이딸리아 페라라에 한 번
쯤은 가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청아 2021-10-28 08:33   좋아요 1 | URL
저도요!! 걸어서도 돌아보고 책에 나온 것 처럼 자전거 타고도 돌아보고 싶어요!♡⸜(*ˊᗜˋ*)⸝♡
이딸리아!!ㅋㅋ
 

그의병원은 편안하고 즐겁고 품위 있는 장소이자, 정신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하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심각한 문제들이 곳곳에 깔렸던 지방 도시의 저주받은 시간이 유쾌하게 흘러갔다.
- P12

종종 두오모 성당의 남쪽 측면이나 트라발리오 광장 또는 가리발디 거리에 줄지어 늘어선 장신구나 당과류를파는 노점상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는 가판에 진열된 싸구려 물건들을 잠자코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어쨌든 파디가티가 가장 빈번하게 지나다닌 곳은 산로마노 거리의 비좁고 혼잡한 인도였다. 튀긴 생선과 살라미, 포도주, 싸구려 옷감에서 풍기는 시큼한 냄새가 가득하고 무엇보다 평범한 여인데, 군인, 청년, 망토를 걸친 농부들로 붐비는 그곳의 낮은주랑 아래서 생기 있고 쾌활하고 기쁨에 찬 눈빛을 반짝이며얼굴 한가득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그를 보는 일은 놀랍기만했다.
- P15

안다는 것은 이해하는 것, 더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 내버려두는 것‘과 같았다.
- P20

음악 애호가와는 거리가 먼 우리의 착한 스포츠맨들(바그너라는 이름만 들어도 슬픔의 바다에 잠길 지경이다!)은 얌전히 앉아 그날 오후 피렌체 시립 극장에서 브루노 발터가 지휘한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관한파디가티의 열정 가득한 감상을 경청했다. 파디가티는 오페라의 음악과 "독일인 마에스트로의 훌륭한 해석에 대해, 그리고특히 그가 "그저 사랑의 긴 탄식이었으니"라고 평한 오페라의제2막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미 덤불의 꽃가지에 완전히 둘러싸인 작은 벤치, 다시 말해 명백하게 신방을 상징하는 자리에 앉은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죽음과도 같은 영원한 쾌락의 밤으로 빠져들기 직전에 부른 사십오 분간의 아리아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파디가티는 안경 너머의 눈을 반쯤 감은 채 황홀하게 미소지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그가 말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이따금 낭패스럽다는 눈길을 은밀하게 주고받았을 뿐.
- P22

새벽 서너 시쯤, 파디가티의 아파트에서는 덧문을 통해 직은 불빛이 매일같이 새어나왔다. 두오모 성당의 보일락 말락아찔한 처마 위에 늘어서 앉은 올빼미들의 기이한 탄식만이정적을 깨는 골목길에서 천상의 음악이 희미한 선율로 날이올랐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그중에서도 바그너의음악이 그 결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가장 제격이었으리라. 그 시간 고르가델로 거리를 흥청거리며 마지막으로 지나는 밤의 방랑자도 교통경찰 만세르비지나 수위 트라폴리니,
또는 전 축구 선수 바우시가 바로 그 순간 의사의 손님으로와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 P25

포 강 평야의 12월 아침, 그러니까 볼로냐 대학의 학생이었던 우리가 자명종 소리에 눈을 떠야 했던 그 캄캄한 아침을떠올리면 아직도 한기가 느껴진다. 카보우르 대로의 세관 장벽 쪽으로 덜커덩거리며 맹렬하게 달리는 전차에 올라,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저편에서 반복적으로 울리는 기차의 기적 소리를 들었다. 위협하는 듯한 소리였다. "서둘러, 이제 출발할거야!" 아니면 "얘들아, 서둘러봤자 소용없어. 난 이미 떠났으니까!" 어쨌든 운전사 옆에 붙어서 속도를 내라 재촉하는 이들은 대부분 신입생이었다. 바로 그해 정치학과에 입학했지만 - P27

순간적인 방심으로 그는 큰 대가를 치른 셈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조롱이었던 것 같다.
- P45

순진하기로 유명한 나의 아버지는 물이 발등에 차오르기전까지 돌아가는 ‘상황‘을 도통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변호사님!" 아버지가 소리쳤다. "누가 왔는지 보세요!"
라베촐리 부인은 남편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끼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식탁보에서 눈을 거두고는파디가티에게 황급히 손등을 내밀었다.
"아, 네… 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 P66

"여기는 다르지요." 파디가티가 열정적인 기세로 대꾸했다. "아무리 더운 밤이라도 여기서는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0그러고서 그는 이탈리아의 다른 해안들과 비교해 아드리아 해안이 가진 좋은 점들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가 털어놓았듯이) 베네치아 출신이었고 베네치아의 리도 섬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기에, 그의 판단은 어쩌면 편견에 치우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드리아 해는 그에게 서쪽 티레니아 해보다 훨씬 더 마음이 평온해지는 바다인 것 같았다.
- P68

삼십 분 전의 흐릿하고 칙칙한 물빛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망망대해에서 불어오는 세찬바람과 거의 절정에 달한 태양이 바다를 황금 가루가 듬뿍 뿌려진 광활한 푸른빛으로 바꾸어놓았다. 일찌감치 수영을 하러나온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라베촐리네 세아이도 어머니에게 허락을 구한 뒤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숙소로 갔다.
"그럴 수 있지요." 파디가티가 거듭 말했다. "하지만 친애하는 라베촐리 부인, 태양이 ‘산마리노의 하늘빛 시야 뒤편으로지기 시작할 때, 이곳에서 우리를 위해 마련된 그런 오후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 P69

점심을 마치자마자 나는 곧장 혼자서 해변으로 돌아왔다.
나는 천막 아래에 앉았다. 바다는 이미 검푸른색으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연안에서 겨우 몇 미터 떨어진 곳부터 보이지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그날 파도의 머리는 눈보다더 새하얀 깃털을 나부꼈다. 바람은 언제나 바다에서 불어왔지만, 지금은 가볍게 역풍이 불었다. 아버지의 군용 쌍안경을통해 오른쪽 물굽이의 포물선이 끝나는 푼타디페사로의 돌출부를 응시했다. 소나무 줄기가 머리털을 거칠게 헝클어뜨리며휘청거리는 풍경이 보였다. 이른바 오후의 그리스 바람에 떠밀린 길고 높은 파도들이 잇따라 촘촘한 대열을 이루며 전진했다. 높이 솟은 물거품의 깃털이 아래로 치닫고 마지막 몇 미터 안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파도는 마치 육지를공격하러 몰려드는 것 같았다.  - P76

기사의 주제는 아주 오래되고 매우 고질적인 유대인 문제‘
였다. 제멜리 신부의 진술에 따르면, 거의 이천 년 동안 세계곳곳에서 자행된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반복적인 박해는 하늘의 분노를 암시한다고밖에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끝맺는다고 했다. "심장이움찔할진대, 그리스도인에게 허락될 수 있을까? 알다시피, 온갖 폭력적인 생각에서부터 신의 의지가 분명하게 표출된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한 심판에 이르기까지 …..…."
- P82

 나는 불현듯 그가 치유할 수 없는 끝없는 고독에 방치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델릴리에르스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데 내심 안도감을 느꼈다. 적어도 나는 선생님을 기만하지 않았어. 그를 배신하고 이용하려는 자와 놀아나지 않고 그 유혹을 뿌리침으로써 그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심이나마 지킬 수 있었어.
내가 파라솔에 이르기 직전에 파디가티가 몸을 돌렸다.
"아, 너구나." 그는 별로 놀란 기색 없이 말했다. "나를 보러와줘서 고맙구나."
- P86

그것은 행간에 번역이 달린 학습판 『일리아스』 제1권이었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전전히 낭독했다. "그게 여행 가방에 있더군."
아버지와 어머니가 바로 그때 도착했다. 어머니는 파니의손을 잡고 있었다. 나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리기 위해 팔을 들고는 우리 가족끼리의 신호를, 그러니까 슈베르트 가곡의 첫 소절을 휘파람으로 불었다.
- P87

파디가티는 돌아보더니 누워 있던 긴 의자에서 몸을 반쯤일으키고는 정중하게 파나마 모자를 들어올렸다. 부모님은 동시에 응답했다. 어머니는 머리를 한 번 까딱거렸고, 아버지는새로 산 새하얀 캔버스 모자의 챙을 두 손가락으로 살짝 두드렸다. 내가 피디가디와 같이 있는 것을 두 분이 벌로 딜가워하지 않는다는 건 곧장 알 수 있었다. 파니는 나를 보자마자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묻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분명 나에게 가도 되는지 물었을 텐데, 어머니는 만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P87

시내 깊숙이 갈색 지붕들 위로 저 멀리 높이 솟은 데스테 성과 두오모 성당…… 어머니의 품 같은…내 도시의 오래된 얼굴을 되찾고 온전히 나를 위해 다시 한번그 얼굴을 돌아보니, 최근 내게 고통을 안겨주던 그 잔인한 소외감을 순식간에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박해와 학살의 미래(이것이 우리 유대인에게 언제든 가능한 만일의 사태라는 소리를 어린 시절부터 나는 줄곧들어왔다)가 이제는 두렵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 ‘누가 알겠어?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수 있겠어?‘
하지만 이 모든 희망과 환영은 오래가지 않았다.
- P103

그들, 이교도들은 칠팔십 년 전에야 마침내 우리가 벗어났던참담한 중세 구역의 구불구불한 좁은 길에다 또다시 우리를떼거리로 몰아넣으려 할 것이다. 우리는 겁먹은 많은 짐승들처럼 철책 뒤에 차곡차곡 쌓일 것이고, 거기서 절대 탈출할 수없을 것이다.
- P112

니노가 한 말을 고맙게 여겨야 마땅했을 것이다. 결국 그가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그의 말, 특히 목소리에서 느껴지는절망적인 어조가 유발하는 불쾌감을 간신히 숨길 수 있었다.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거야‘라니, 이보다 더 어설프고무감각하고 우둔한 이교도가 또 있을까?
- P112

나는 곧 그가 개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가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멈춰 섰다.
"그러니까, 이제 날 조용히 혼자 둘래, 어쩔래?"
그는 위협하듯 손가락을 올리며 짐승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흰색 바탕에 갈색 얼룩이 있는 중간 크기의 잡종 암캐는애가 타는 촉촉한 눈으로 꼬리를 절망적으로 흔들어대며 아래서 그를 성가시게 했다. 자갈 위에서 의사의 신발을 향해 몸을 질질 끌고 가는가 하면, 완전히 그에게 복종하여 잠시 배와다리를 허공에 내놓고 뒤로 벌렁 눕기도 했다.
- P120

"몸이 홀쭉해졌구나, 알고 있니?" 그가 말했다. "하지만 잘어울려, 훨씬 남자다워 보이는군. 그런데 말이지, 살아가다보면 고작 몇 달 만에 인생이 큰 변화를 맞기도 하는 법이야. 때로는 수많은 세월보다 그 몇 달이 더 중요할 수 있지."
- P120

그 안개의 바다에서 냄새로 우리를 뒤쫓아왔다는 것에 기뻐하며, 개는 멈춰 섰다. 녀석은 길고 부드러운 귀를 뒤로 젖힌 채 컹컹 짖고 꼬리를 유쾌하게 흔들면서, 무엇보다도 파디가티를 향한 그 애처로운 충성의 표시를 또다시 반복했다.
"선생님 개예요?" 내가 물었다.
"무슨! 오늘 저녁 아궤도토 부근에서 발견했어. 쓰다듬어줬는데, 그걸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나봐. 이런! 그때부터 녀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어."
- P122

"이 몹쓸 것아! 네 새끼들은 어디에 뒀니? 이 시간에 길거리를 쏘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어? 이런 비정한 어미가 있나!"
개는 파디가티의 발에서 조금 떨어져 땅에 배를 대고 납작엎드렸다. ‘날 때려요, 원한다면 어서 죽여요.‘ 이렇게 말하는것 같았다. 당연히 그래야죠. 게다가 내게도 그게 나아요!‘
의사는 몸을 굽혀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짐승은 벌컥진심 어린 격정에 휩싸여 그의 손을 정신없이 핥았다. 돌연히위로 뛰어올라 순식간에 입맞춤하며 얼굴까지 핥으려고 했다.
"진정해, 진정해……" 파디가티가 거듭해서 타일렀다.

- P123

"저것 좀 봐!" 그가 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처럼 자신의본성을 받아들여야겠지.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을까? 인간에게도 다분히 동물성이 존재하는데, 과연 인간이 복종할 수 있을까? 동물이라는 것을, 단지 한 마리의 동물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 P123

"이봐, 내 소중한 친구,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게 훨씬 더 인간다운 거야" - P124

나는 잠자코 있었다. 델릴리에르스와 파디가티를 생각했다.
한 명은 가해자, 다른 한 명은 피해자. 보통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파디가티는 나를 잘못 봤다. 증오가 아닌 그 어떤 다른 것으로는, 나는 결코증오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 P125

아버지의 기쁨은 부당하게 쫓겨났다가 선생님의 복귀 명령을 받고 교실로 돌아온 학생의 기쁨과 같았다. 삭막한 복도에영영 추방되어 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갑작스럽게 친구들이있는 교실로 돌아가는 것이 허락된 그 학생은, 벌칙을 면했을뿐 아니라 아무 잘못이 없음을 인정받고 완전히 명예를 회복했다고 기뻐한다. 결국 아버지가 그 아이처럼 기뻐하는 것이옳지 못한 걸까? 나에겐, 그렇다. 지난 두 달 동안 내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고독감이 바로 그 순간 한층 더 심해졌다.
총체적이며 결정적이었다. 나는 나의 유배지에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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