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중반까지 히틀러는 이미 중부 유럽의 대부분은 물론이고 서부와 북부까지 손아귀에 넣은 상태였으며, 이제 남은 적은 오직 영국뿐이었다. 그의 나치 정권 뒤에는 풍부한 소련산 밀과 기름이 있었으며, 독일군은 적어도 겉보기에는 가히 무적의 군대였다. 이처럼 소련과의 동맹이 주는 실질적 이익이 명백한 상황에서,
히틀러는 대체 왜 소련의 뒤통수를 치는 카드를 골랐던 것일까?
- P282

소련과 나치 지도부 앞에는 강력한 영국의 존재라는 현실이 던지는 근본적인 문제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바로 현대 세계에서 거대한 대륙 제국이 세계 시장으로의 안정된 연결 통로 없이, 그리고 막강한 해군력 없이, 어떻게 번영을 누리며 자신의 지배력을 확보해낼 수 있을까라는 문제였다.
- P283

스탈린이 내세운 집단화 그 자체는 국가 내부적 계급투쟁이자 또 앞으로 다가올 외부와의 전쟁에 대비하는 작업이었다. 이와 달리 히틀러의 경제적 비전은 오직 실질적인 군사적 충돌을 통해서만, 실로 소련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일궈낸 후에야 비로소 실현될 수 있었다. 

집단화가 감추고 있는 비밀은 (이미 오래전 스탈린이 적었듯이) 그것이 바로 팽창적 식민지 건설의 대체물, 다시말해 내부로의 식민화 작업에 해당됐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스탈린과 달리 히틀러는 여전히 외부로의 팽창을 통해서만 식민지를 손에넣을 수 있다고 봤으며, 그의 머릿속에는 소련 서부의 거대한 농업지대에 더해 캅카스 지역의 석유 매장 지역까지 그려지고 있었다. 

그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히틀러는 독일이 "세계에서 가장 경제 자립도가높은 국가가 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영국을 쓰러뜨려야 할 필연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소련은 반드시 쓰러뜨려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1941년 1월 히틀러는 소련의 "어마어마한 자원"이 독일을 그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국가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군 지휘부에 말했다.
- P284

식민화 작업은 독일이라는 국가를 몰살을 통한 식민지 건설 및 노예 노동에 기초한 또 다른 강인한 개척 국가, 즉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대륙 제국으로 거듭나게 해줄 것이다. 동쪽은 이른바 나치식의 ‘명백한 사명이 이뤄질 땅이었다. 

히틀러의 생각처럼, "과거 미국의 정복 작업과 마찬가지 과정이 동쪽에서도 다시금이뤄질 것"이었다. 미국인들이 과거 인디언들에게 행했던 것을 독일인들은 슬라브족들에게 행할 것이다. 러시아의 볼가강은 그가 언젠가선언했듯이, 독일의 미시시피가 될 것이었다.
- P287

동맹국 소련은 앞서 200만의 유대인을받아들여달라는 독일의 요청을 거부한 상태였다. 양국이 동맹관계인한 독일은 소련의 거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저 때가 무르익기를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만약 독일이 소련을 정복한다면, 그땅은 자기들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히틀러는 1941년 1월 베를린 체육관에 모인 수많은 군중 앞에서, 세계대전은 "유럽에서 유대인이 맡은 역할이 끝나는 것"을 뜻한다고 선언한 직후 이미 소련 침공준비를 명령해둔 상태였다. 

마지막 해결책은 이제 무기한으로 미뤄진영국 침공이 아닌 1941년 6월 22일에 시작된 소련 침공에 뒤이어 전개될 것이었다. 첫 번째 주요 공격 목표는 소련령 우크라이나로 맞춰져 있었다.
- P288

우크라이나의 식량은 소련의 완전무결성을 지키고자 했던 스탈린의 계획에서만큼이나 나치의 동부 제국 계획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것이었다. 스탈린의 우크라이나 요새지대는 곧 히틀러의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였다. 

독일군 작전 참모진은 일련의 연구를 통해1940년 8월, 우크라이나가 "농업적으로나 공업적으로 소련에서 가장가치 있는 지역"이라고 결론 내렸다. 1941년 1월 민간 계획을 책임지고 있던 헤르베르트 바케는 히틀러에게 "우크라이나 점령은 우리를모든 경제적 걱정거리에서 벗어나도록 해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히틀러가 원한 것은 "이제 그 누구도 지난 전쟁에서처럼 우리를 배고픔에 허덕이게 할 수 없을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복은 독일을 영국의 해상 봉쇄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것이고, 그곳에대한 식민화는 독일을 미국과 같은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만들어줄것이었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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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4-24 0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8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네요.
내용은 아주 심각해보이고요.
그래도 읽고나면 좋을지도요.
미미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좋은밤되세요.^^

청아 2021-04-24 00:38   좋아요 3 | URL
네! 두껍고 내용은 많지만 어렵지 않게 풀어냈어요.😆 2차대전 공부가 되서 좋아요! 서니데이님도 굿밤되시고 행복한 주말 되시길요~♡

바람돌이 2021-04-24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화이팅! 다 읽고 나면 뿌듯하긴 합니다. 아 근데 내용이 너무 비극적이라서 읽는데 너무 기빨려요. ㅠ.ㅠ

청아 2021-04-24 09:19   좋아요 1 | URL
네~!!♡ 폴란드는 아우슈비츠로만 안타깝다 생각했었는데...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그렇고 너무 처참하고 비극적이예요!ㅠㅇㅠ
 


한 번씩 밥 먹는 것도 잊고 책을 붙잡고 앉아 있는 저에게 저희 집 식구들은 타박하듯, 때로는 놀리듯이 말합니다. "집안에 학자가 나왔다" "저러다 박사학위 따겠다" "곧 작가가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당황,난감,뻘쭘해 집니다. 학자는 아무나 되나? 이정도 읽어서 학자가 되고 박사가 된다면 그리고 작가가 된다면 북플에서 활동하는 상당수가 저보다 먼저 학자가 되고 작가가 되었겠죠. 


네 저희 집에는 아쉽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황당한 이야기로 저를 놀리는 겁니다. 이럴때 저의 기분은 지하철에서 다들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혼자 책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스마트 폰 오래 들여다 본다고 IT기술자가 되는 것 아닌데 말이죠. (억울) 그리고 꼭 뭔가가 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학교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가 그런것 아니었나요? 뭔가가 되기 위해서 어디에 들어가기 위해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정말 힘들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 스스로도 반성을 조금 해야 했습니다. 몇몇 글 잘 쓰는 분들에게 '빨리 책을 내야 한다.' '어서 출판하시라' 말했는데 혹시 그 분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셨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구요.(소름) 죄송합니다. 물론 제 뜻은 저희 가족들의 의미와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거리만큼상당히 거리가 있으니 이해해 주시길! 역시 사람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겪어보고 생각해봐야 오롯이 느낄 수 있나 봅니다.(겪기만한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님) 이야기가 아주 다른 곳으로 새어 버렸는데 이상은'체스 이야기'를 읽다가 하게 된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츠바이크의 책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감정의 혼란><초조한 마음><크리스티네,변신에 도취하다>에 이어 5번째 읽게 된 그의 소설이며(뿌듯해서 은근 자랑질;;) 두 개의 짧막한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체스 이야기>는 이른 바 딜레탕트(프:예술이나 학문 따위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써 체스를 우연찮게 접한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나치에게 취조를 당하며 외부와 단절된 막막한 상황에서 그에게 운명처럼 체스 시합이 담긴 책이 주어지고 그는 점차 빠져들어 중독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P.20)
체스는 하늘과 땅 사이 무함마드의 관처럼 이 범주들 사이를부유하는 학문이요 예술이며, 대립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즉 태곳적인 것이면서도 영원히 새로운 것이요,
그 구도가 메커니즘적이면서도 판타지를 통해서만 작동하며, 기하학적으로 일정 공간에 제한되어 있으면서도 그 조합에서는 무제한적이고 항상 자기 발전적이나 번식력이 없다. 
무(無)로 이끄는 생각, 무에이르는 수학, 작품 없는 예술, 실체 없는 건축, 그럼에도 명백하게 그존재 자체가 어떤 책이나 작품보다 영속적이며, 모든 민족과 모든 시대에 속하는 유일한 게임이면서도, 지루함을 죽이고 감각들을 예리하게 하며 영혼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신이 이 땅에 가져온 게임이라는것을 아무도 모른다. 
이 게임에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체스에 대한 츠바이크의 묘사는 마치 그가 화가이자 음악가인 듯 느껴질 정도로 경이로우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만화에서 주인공이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그가 묘사하는 상황과 이미지로 온 신경과 마음이 쏠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독서에 관한 다소 감정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아무튼 체스에 중독된 그는 우연찮게 유람선?에서 체스 세계챔피언과 만나게 됩니다. 아 생각만 해도 다시 긴장...체스를 전문직으로 삼은 세계챔피언과 취미로 체스중독이 된 딜레탕트의 대결인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최근 막을 내린 미드<퀸즈갬빗>은 불운한 가정사 때문에 외롭게 자란 체스 천재이야기예요. 이런 저런 에피소드로 흥미로워 인기를 끌었는데 다만 그녀의 스타일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아쉬웠습니다.진짜 체스 천재라면 과연 외모에 이렇게까지 신경을 쓸 것인지. 항상 컬이 완벽한 저 머리와 진한 화장, 완벽한 옷차림? 현실성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놀랍도록 완벽한 차림을 유지하지만 체스 생각만 하는 듯한 설정이라니.. 외모를 꾸미기 위해 체스대회를 나가는 듯한 인상에 고개가 갸웃갸웃. 그래도 이쁘긴 이쁨!





(한국어 제목이 생각 안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체스에 대한 진정성 면에서 이 영화가 더 좋았던!)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은 그 행위에 특별한 가치를 매김할 때 가장 크다고 하네요.

돈이나 명성등 물질적이고 탐욕적인 대가는 오히려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합니다. 초반에는 그것들을 위해 열정을 쏟을 지 몰라도 곧 한계가 온다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그 행위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느끼는 것만큼 아름답고 멋진일은 없겠죠? 오늘 책의 날이라는데 독서로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하루 되시길!

 

 체스를 해볼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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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3 11: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요책 !!초딩을 위한 체스 교과서 냉큼 장바구니로 ~@@@@

청아 2021-04-23 11:31   좋아요 5 | URL
뿌듯뿌듯함요ㅋㅋㅋㅋ🙆‍♀️

초딩 2021-04-24 18:03   좋아요 2 | URL
깜딱이야요

새파랑 2021-04-23 11:2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딜레탕트가 맞네요 ㅎㅎ 저도 집에서도 그렇고 친구들도 책보는 사람이 없어서 북플만 열심히 보는중입니다. 오늘 책의 날인데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체스 재미있습니다 ㅎㅎ)

청아 2021-04-23 11:32   좋아요 4 | URL
우린 다 딜레탕트!!ㅋㅋ낯선 여인의 편지도 좋았는데 넘 길어질까봐 못남겼어요ㅋㅋ🤭

잠자냥 2021-04-23 11: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서양 문학 작품 읽다 보면 체스를 비유하거나, 체스 나누는 장면 묘사가 종종 있는데 체스 알못 1인은 참 그때마다 답답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초딩 체스 교과서> 관심 가네요. ㅋㅋㅋㅋ

청아 2021-04-23 11:49   좋아요 2 | URL
그런가요?!!저는 이 책이 유일ㅋㅋ 관련 책들 다 찾아 읽고 싶어요. 기초라도 알아두면 더 재밌겠죠!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4-23 11: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마지막 부분 ....ㅎㅎ

청아 2021-04-23 11:50   좋아요 4 | URL
아 그 장면!!😍그 체스 판매하는데 가격대가 좀 있더라구요.ㅋㅋㅋㅋ

mini74 2021-04-23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상황이 너무 비슷해요. 저도 매번 ㅠㅠ 그리고 아직도 책을 읽냐고 책은 학생때나 읽는 거 아니냐는 사람이 제 동반자 ㅎㅎ 저는 그에게 술과 스포츠를 허하고 저는 책을 ㅎㅎ 초초한 마음 아꼈는데 다 읽어갑니다 ㅠㅠ 이 책도 살포시. ㅎㅎ *^^* 미미님 기 죽지 마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청아 2021-04-23 12:27   좋아요 5 | URL
앗 미니님도 찌찌뽕ㅋㅋㅋㅋ♡
다른 취미는 올림픽 나가라고 안하잖아요?
<초조한마음>좋으셨다면 이 소설도 너무나 만족하실꺼예요! 미니님도 오늘 파이팅하세요😊♡

얄라알라 2021-04-23 1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지인과 대화 나누다, 체스 달인들은 한 판만 두고도 살 빠진다며 온통 대화가 다요트로 흘렀는데, 역시 수준이 다른 글을^^ 같은 체스를 화두로^^

청아 2021-04-23 14:01   좋아요 4 | URL
뇌 사용을 많이 하면 살이 빠진다던데 혹그런 의미였을까요?ㅋㅋㅋㅋ🤭

2021-04-23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1-04-23 14: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없어요
저도 여기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책을 내면 좋겠습니다~~예전에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늘 바둑tv를 보곤 하셨는데 바둑에 대해 잘 모르니 답답했어요^^퀸즈갬빌 볼 때도 내용은 모르고 그저 주인공이 이기면 좋겠다는 유아적인 생각만 하고요~~초보자를 위한 체스책을 읽어야할듯 해요^^

청아 2021-04-23 14:40   좋아요 4 | URL
바둑도 체스 처럼 어려운데 아버님께서 지적인 스포츠를 즐기셨군요!! 페넬로페님도 퀸즈 갬빗보셨다니 너무반가워요!♡ 저도 체스 전혀 몰라서 이 책으로 기초만이라도 알아두려구요. 나이트가 뭔지 비숍이 어떻게 생겼는지 부터 친절하게 알려줌요ㅋㅋ 😁

청아 2021-04-23 14:42   좋아요 4 | URL
새롭게 바꾸신 프사 예뻐요!!

바람돌이 2021-04-23 15: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마트 폰 오래 들여다 본다고 IT기술자가 되는 것 아닌데 말이죠에서 빵 터짐. ㅎㅎ
츠바이크의 책 오늘 주문했어요. 내일까지 어떻게 기다리죠? ㅎㅎ 저는 바둑도 장기도 오목도 다 안 좋아하는 관계로 체스를 배워봤자 안좋아할 확률이 99.99999% 하지만 체스판은 멋져서 갖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예쁘지만 쓸데없는거 예레기 모으는거 좋아요. ㅎㅎ

청아 2021-04-23 16:09   좋아요 3 | URL
저희집은 책보고 있는데 뭐하고 있냐고 물어봅니다😭ㅋㅋㅋㅋ저도 소설에서처럼 체스를 즐길날은 아마 안올거예요ㅋㅋㅋㅋ
안그래도 아까 체스 도구들 검색해 봤는데 고르는게 고역일 정도로 다 이뻐요~♡

붕붕툐툐 2021-04-23 18:41   좋아요 3 | URL
ㅋㅋㅋ저도 진짜 판놀이에는 다 잼병임다~ 그럼에도 미미님이 체스판 사시는 거 왤케 기대됨? 사셔서 막 자랑질 해주시면 좋겠다~ㅎㅎㅎㅎㅎㅎ

청아 2021-04-23 18:52   좋아요 3 | URL
ㅋㅋ아 체스 책 보니 정말 사고싶긴해요ㅋㅋㅋㅋ
사게됨 바로 올려서 마구 자랑할께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4-23 1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웅~초조한 마음 중반인데 벌써 다음 책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전 이게 두번째라 미미님 읽으신 책을 따라 가야겠네욤! <광기와 우연의 역사>,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읽고 싶은 책장에 쏘옥~
(미미님 ‘소름‘하신 부분에서 저도 ‘소름‘- 깨달음님이 오심🐰)

청아 2021-04-23 19:41   좋아요 3 | URL
저도 툐툐님 읽은 줌바 라히리 작가 책 빨리 읽고 싶어요!! 우리 서로막 이책저책 읽고 싶게 하다 함께 깨달음의 궁극으로 숑숑숑~♡🦄🦄🦄

라로 2021-04-24 0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해든이는 초딩때 체스를 배우게 했는데요, 잘하는 것 같진 않지만 뭐 아는 척은 하는 것 같아요.ㅎㅎㅎ
그런데 난감한 것은 체스 일도 모르는 엄마에게 계속 체스를 가르쳐주겠다며 설레발 치는 거.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언급하신 책은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은 지 오래고요, 올려주신 영화들은 다 봤데요!!ㅋㅋ
근데 이제는 아들을 위해서도 체스에 도전을 해야 하나? 머 그런 생각이 들던 참인데,,
더구나 츠바이크가 체스가 대립하는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했다고 하신 글 봤는데,,
정말 그런가도 알고 싶고요.ㅋ

청아 2021-04-24 09:27   좋아요 2 | URL
오~♡초딩때 배우게 하셨다니 너무 잘하셨다 생각해요!! 두뇌발달에 좋다고 하던데, 제가 볼땐 집중력에도 도움될듯!
체스의 즐거움이 꽤나커서 엄마랑 함께하고 싶었을까요?마음이 넘 예쁨ㅋㅋㅋㅋㅋㅋ😆
이 책이면 체스 기본기는 배울 수 있겠어요~조금씩 보는데 쉽고 흥미 돋아요ㅋㅋㅋㅋ츠바이크가 그런 말을 했다니 더 좋아집니다! 뭔가 소름ㅋㅋ
 

체스는 하늘과 땅 사이 무함마드의 관처럼 이 범주들 사이를부유하는 학문이요 예술이며, 대립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즉 태곳적인 것이면서도 영원히 새로운 것이요,
그 구도가 메커니즘적이면서도 판타지를 통해서만 작동하며, 기하학적으로 일정 공간에 제한되어 있으면서도 그 조합에서는 무제한적이고 항상 자기 발전적이나 번식력이 없다. 

무(無)로 이끄는 생각, 무에이르는 수학, 작품 없는 예술, 실체 없는 건축, 그럼에도 명백하게 그존재 자체가 어떤 책이나 작품보다 영속적이며, 모든 민족과 모든 시대에 속하는 유일한 게임이면서도, 지루함을 죽이고 감각들을 예리하게 하며 영혼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신이 이 땅에 가져온 게임이라는것을 아무도 모른다. 

이 게임에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아 너무 멋진 표현이다.) - P20

매코너는 깜짝 놀라 체스 말에서 손을 떼고 우리 못지않게 의아해하며 그 남자를 응시했다. 그 남자는 생각지도 못한 천사처럼 우리를도와주러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다. 

아홉 수를 두고 난 뒤의 메이트를미리 계산할 수 있는 자라면 최고 수준의 전문가임에 틀림없었다. 어쩌면 같은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여행 중인 챔피언 타이틀 경쟁자일지도 몰랐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개입, 그것도 이 위기의 순간에개입한 데는 뭔가 초자연적이라 부를 만한 신비한 면이 있었다. 매코너가 먼저 말을 걸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는 흥분해서 속삭였다. 

"당장앞으로 가지 말고 우선 피하세요! 무엇보다도 g8에서 h7로 이어지는위험한 라인에서 킹을 피신시키세요. 그러면 아마도 그는 다른 쪽으로 공격할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c8에서 4로 룩을 옮겨 막아내는 겁니다. 

이렇게 하려면 그는 두 수를 두고 폰을 하나 희생하고, 그러면서 우세를 점하게 되지요. 그러면 자유로운 폰끼리 서로 마주하고 서있게 됩니다. 제대로 방어만 잘한다면 당신은 무승부로 끝낼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은 여기서 건질 수 없습니다."
- P32

이렇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사 개월간 지속되었습니다. 이제 사 개월이란 말이 쉽게 나옵니다. 하나의 철자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 말이 쉽게 발음됩니다. 

사 개월 - 삼 음절이나 되는 말이지요!

그땐 십오 분 뒤에 입술이 열려 얼른 하나의 음처럼 발음했었지요. 사개월! 

하지만 무공간적인 곳에서 무시간적인 때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아무도 묘사할 수도 헤아릴 수도,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 저자신에게까지도 명확하게 가시화할 수 없습니다.  - P50

그러고 나서 신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신문을 받을 때 전보다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답을 하는 내내 진술하는 데가아니라, 그 책을 눈에 띄지 않게 꼭 붙드는 데 온 힘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신문은 짧게 끝났습니다. 전 그 책을 무사히 제 방으로가져갔습니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로 당신을 잡아두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걸어가는 도중에 책이 바지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위험했습니다. 

전 심한 기침 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허리를 굽히고 다시 허리띠밑으로 책을 무사히 밀어 넣었습니다. 그때 그 일초가 어떻게 흘렀는기! 그리고 전 다시 저의 지옥으로 되돌아가서 마침내 혼자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 P55

체스 게임은 놀랄 만한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리 긴장해서 두뇌활동을 해도 아주 제한된 좁은 영역에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서 뇌가 무력해지지 않는다는겁니다. 

오히려 뇌에 노련함과 긴장감을 더해주지요. 처음에는 단순히 거장들의 경기를 기계적으로 따라 하기만 했는데, 차차 예술적으로 이해하면서 재미를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섬세한 기술들, 공격과 방어시의 전략들을 이해했지요. 미리 생각하기, 연결시키기, 받아치기의 기술도 간파했고, 챔피언들의 개별적 특성도 금세 알아보게되었습니다. 

마치 시를 몇 줄만 읽고도 어떤 시인인지 확신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려고 시작했던 일이 즐거움이 되었답니다. 

알레킨, 라스키, 보골류보프, 타르타코버 같은 위대한 체스전략가들이 좋은 친구가 되어 저의 고독한 세계에 등장했습니다. 

무한한 기분전환으로 무언의 호텔 감방은 매일매일 활기가 넘쳤고, 흔들리던 저의 사고력은 규칙적인 연습으로 안정을 되찾았지요. - P59

머리가맑아지고 지속적인 두뇌훈련으로 심지어 새롭게 갈고 닦은 것처럼 느껴졌답니다. 제가 더 명확하게, 더 집중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문을 받을 때 확인되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체스보드 앞에서 거짓위협이나 감춰진 책략에 맞서 방어하는 데능숙해진 겁니다. 이때부터 신문을 받을 때 더는 허점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게슈타포들이 차츰 저를 어느 정도 존경심을 가지고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하나같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어쩌면 은연중에, 대체 어떤 신비한 원천에서 저 혼자 끄떡없는 저항의 힘을 길어내고 있는가 자문했을지도 모릅니다. - P60

체스보드 위에서 말들을 미는 동작이 제가 사유의 공간에서 상상하며 두던것과 동일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천문학자가 종이 위에서 복잡한 방법으로 새로운 혹성에 도달하고 나서, 실제로 그 혹성을 하늘에 떠 있는 하얗고 분명한 물질적인 별로 바라볼때 느끼는 놀라움과 비슷할 것입니다. 

마치 자석에 달라붙은 듯 보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거기에서 제가 상상했던 나이트, 룩, 킹, 퀸,폰 등의 도형들이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합의 판세를 전체적으로 내다보기 위해 저는 무의식적으로 추상적인 숫자의세계를 움직이는 체스 말의 세계로 바꿔놓아야만 했습니다. 
- P72

그래서 그때 예의도 잊은 채 당신들의 시합에 끼어드는 난감한상황을 자초하게 된 겁니다. 당신 친구가 한 수를 잘못 둔 것이 마음에 비수처럼 꽂혔고, 난간 너머로 몸이 넘어가는 아이를 미처 생각할겨를도 없이 붙잡는 것처럼 순전히 본능적으로 그를 막으려 한 것입니다.  - P72

이와 달리 B박사는 완전히 느슨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진정한 딜레탕트! 이 말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의미인 유희, 즉 게임에서 오직 유희적인 기쁨만을 느끼는 딜레탕트로서 그는 몸을 아주 편안하게 했다. 첫번째 쉬는 시간에는 우리와 수다를 떨고 가볍게 담배에 불을 붙이기도 하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체스보드를 아주 잠깐 쳐다볼 뿐이었다. 그는 매번 상대의수를 미리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보였다.
- P75

마지막으로 책들이 왔어요. 그렇게 많고 좋은 책들은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문 앞에 그것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하인이 물건들을 받아 하나하나 세심하게 먼지를 털어냈습니다. 

저는 점점 더 늘어나는 책 더미 근처를 호기심에 가득 차 조심스레 서성였지요. 하인은 저를 쫓아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 많은 책들의 부드러운 가죽을 무척이나 만져보고 싶었어도 어느 책에도 손 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전 그저 옆에서 제목만 부끄러이 바라보았어요. 그 가운데는프랑스어 책, 영어 책도 있었고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쓰인 책들도 많았습니다. 생각 같아선 몇 시간이고 책들을 모조리 둘러볼 수있을 것 같았는데, 하필 그때 어머니가 저를 불러들였습니다.
- P96

당신은 제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전까지는 학교에 별 관심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갑자기 최고가 되었지요. 수많은 책들을 깊은 밤까지 읽어댔습니다. 당신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놀랄 정도로 갑자기 고집스럽게 피아노를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오직 당신 마음에 들려고, 단정하게 보이려고 씻고 옷들을 바느길하고 손질했답니다.  - P102

마침내 어느 날 저녁, 당신이 저를 알아보았습니다. 전 이미 저 멀리서 당신이 오는 것을 보았고, 당신을 피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굳게다졌지요. 우연히도 짐을 부리려는 차 때문에 길이 좁아져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저를 스치듯 지나가야 했습니다. 

은연중에 당신의 무심한눈길이 저를 스쳤고, 곧이어 당신의 눈길과 제 눈빛이 부딪치자마자당신은 여성을 바라보는 그 눈빛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는 듯하면서동시에 벗기는 듯한 눈빛으로, 포옹하는 듯하면서 이미 포박하는 듯한 눈빛으로 변했지요. 

어린 시절 저를 여자로, 사랑하는 여자로 처음깨어나게 해주었던 그 눈빛으로 말입니다.  - P115

우스꽝스러운 저의 행동과 헛된 생각으로 인해 선량한 그 사람이 영원히 씻지 못할 상처를 받았고, 제 삶을 두 동강 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당신의 입술을 느끼고 부드럽게 다가오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조바심에 비한다면제게 우정이 뭐고 실존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만큼 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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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2 2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게임에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츠바이크 매력은 어디서 부터가 시작이고 끝인가 ㅎㅎㅎ

ʕ ି ڡ ି ʔ

청아 2021-04-22 21:06   좋아요 3 | URL
( ´╹ᗜ╹`*)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22 2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낯선여인의 편지로 넘어가셨네요 ㅎ 오늘 다 읽으실듯~!!

청아 2021-04-22 22:12   좋아요 2 | URL
아까아까 다 읽었지용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22 22:17   좋아요 2 | URL
역시 독서기계 맞네요~!
 

아직 이책을 절반도 읽지 못했는데
어제 잠자냥님이 그러신것처럼 별점을 올려야 겠습니다. 57페이지 까지 읽었지만 🌟 10개는 줘야함. 아 책을 사랑한다면 더욱더 이해할 그런 구간이 있고..감동적이네요. 그렇습니다.
츠바이크는 정말 대단한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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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2 12: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초조한 마음‘이 아홉개였던거 같은데, 이건 열개군요~! 저도 이 책에 있는 두편다 너무 좋더라는, ‘체스이야기‘는 놀라움이었고, ‘낯선여인의편지‘는 안타까움이었는데~ 어떤 기분이실지 공감이 됩니다^^

청아 2021-04-22 12:47   좋아요 5 | URL
체스 배우고 싶은데 엄두는 안나는.. 위압감이 드는 게임 같아요. 그래서 미드나 영화로는 체스하는걸 봤는데 소설로 읽으니 그런 경험덕에 그나마 눈앞에 상황이 긴장감 있게 그려져서 좋았고요 고립되서 얻게된 책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놀랍습니다. 아ㅠㅇㅠ
어떻게 이렇게 쓸까요?!

잠자냥 2021-04-22 1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읽기도 전에 별점 주고 싶은 그런 책이 있지요. 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4-22 13:15   좋아요 4 | URL
아 그러게 말입니다. ㅋㅋㅋㅋ어제 잠자냥님의 글이 바로 떠올랐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4-22 14: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렇게나 좋은가요?
체스는 1도 모르는데 그냥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게임같아요 ㅎㅎ

청아 2021-04-22 14:14   좋아요 8 | URL
누가 굉장히 맛있게 어떤 음식을 먹으면 내가 먹어보지 않은 것이라도 한 번 맛보고 싶잖아요?
저에게는 물리학과 체스가 그런 느낌이예요!체스는 초보자용 책만 사두었지만 그런 면에서 물리학은 이해는 둘째치고라도 지루하단 생각은 이제 안들만큼은 왔어요. 츠바이크가 체스에 관한 느낌을 경이로울 정도로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쓰고 있어 체스가 더 궁금해지네요. 한마디로 글 맛이 납니다~^0^♡

붕붕툐툐 2021-04-22 16: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야~ 벌써 별 10개라닛!! 츠바이크는 진짜 대단한 작가네용! 미미님께 이렇게 많은 별을 받다니요..ㅎㅎ
이번 책도 기대기대!!!

청아 2021-04-22 16:52   좋아요 2 | URL
😌 으아~제게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채워주는 느낌이예요~♡
얇은 책인데 두껍게 느껴집니다ㅋㅋㅋㅋ

scott 2021-04-22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폭탄 열개면 감정의 혼란보다 더 위대한 작품 1순위!

청아 2021-04-22 17:12   좋아요 3 | URL
헤헤~♡ 제 맘대로 마구마구 츠바이크 옹에게 🌟 폭탄을 쏘고 있어요ㅋㅋㅋㅋ

coolcat329 2021-04-22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츠바이크 좋아하지만, 미미님 감정 폭발이시네요 ㅎㅎ

청아 2021-04-22 17:13   좋아요 3 | URL
자제하려고 해도, 각오하고 맘 잡고 읽어도 늘 무너지네요! 냉정하게 읽고 싶은데 아무래도 이게 저인듯 합니다. 포기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4-22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 넣습니다. ㅎㅎ

청아 2021-04-22 18:21   좋아요 1 | URL
잘하셨어요ㅋㅋㅋㅋ👍👍

짜라투스트라 2021-04-22 18: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체스 이야기 정말 재밌죠^^

청아 2021-04-22 18:22   좋아요 1 | URL
네! 정말정말 재밌었어요!!ㅋㅋㅋㅋ
 

제가 가진 재능 중 하나가 뒷북입니다.
남들이 좋다는 거, 유행하는 노래
남들 보다 뒤늦게 좋아하고 뒤늦게 몰입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아니 자주 있습니다.

물론 제가 유행을 선도하는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학교 다닐때 중경삼림을 보고 왕비(당시 왕정문이라고 부름)에 푹 빠져 미용실에서 일을 저지릅니다. ㅡ네 저는 B형이라 종종 내킬땐 주변을 놀라게 하곤 합니다.ㅡ다음날 당당하게 출근을 했고 학교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소스 이미지 보기

하지만(길면 길어서 문제였지 짧게하는 선례는 제가 알기로는 없었음) 이렇게 짧게 하면 안된다는 규정도 없던차라 학주 쌤이 방송을 하는 정도로 운좋게 사건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부터 저와 같은 헤어스타일에 도전한 전우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전교에 유행하는 스타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학주 쌤은 과한 커트는 자제하라고 재차 강조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모교에서나마 유행을 선도했다는 기쁨에 남몰래 뛸듯이 기뻐했었죠.

아무튼.
ㅡ그런 반전도 있으니 뒷북인 저를 좀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경험을 적어본 겁니다.ㅡ
뒷북의 경험이 훨씬 많은 저는 ‘아 이게 나의 캐릭터구나‘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장점들이 드러나더군요.

일단 유행을 타면(특히 정점일때) 스타일이건 뭐건 해당 아이템은 구하기도 쉽지 않고 고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행이 끝난뒤엔 그만큼의 유익함이 있죠. 게다가 유행은 돌고 도니까 아주 늦을 경우 그 다음 오는 유행을 선도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흐흐

그리고 드라마나 시즌물의 책의 경우 완결이 나온뒤 찾게 되는 저는 매 회 나올때 마다 마음졸이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 좋았습니다.
설명이 과하게 길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저는 그러그러해서 요즘
역시나 뒤늦게 ‘커피 한잔 할래요?‘란 노래에 빠졌습니다.


어제도 고막이 아플만큼 들었네요.
그런데 원곡에 빠지기전 최준 버전에 먼저
반했더랬죠. 요즘 최준이 유튭에서 인기라네요.
개콘이 없어진 지금 유튭이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나봅니다. 최준은 알고보니 B대면 데이트로도 인기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직접 소개팅 못하고 B대면으로 소개남을 먼저 만난다는 취지더라구요.
아 최준의 본명은 김해준입니다. 요즘 본캐말고 부캐란게 있어서 최준이란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최준도 뒤늦게 좋아하다보니 초반 시행착오뒤 캐릭터가 완성단계란 것을 알았습니다. 역시 뒷북이라 뭐든 완성도 높은 수준을 바로 경험할 수 있죠?



아아 펭수도 최준의 B대면 데이트를 페러디했네요.
추가로 올립니다. 아 정말 준며들어요~!!(이분 유행어)


박준 시인의 시도 오늘 첨 알았어요.
사실 박준 시인의 이 시를 읽다가 이렇게
뒷북에 관한 글을 길게 썼네요.
굿밤 되세요!🤚(급마무리ㅋㅋㅋㅋ)




선잠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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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1 20: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패션의 선두주자셨군요? ㅎㅎ 지금은 북플의 책 선두주자~! 박준 작가님 책은 제가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시집인데^^

청아 2021-04-21 20:37   좋아요 4 | URL
뭐라도 쓰려다 뻔뻔하게 제 자랑을 해버렸네요ㅋㅋㅋㅋ
새파랑님 덕분에 좋은 시집 선택했음요! 첫장부터 너무 좋아요.😄

scott 2021-04-21 20: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중경산림 왕비 스톼일로 유행을 선도 하셨다면
미미님 두상 美人 !!
근데 왜 학칙이 과한 커트를 못하게 하다니!!

유행 시류에 올라타는것 보다
뒤늦게 좋아하고 뒤늦게 빠지는!
뒷북 스톼일은 더 오래 빛남 ~
•*¨*•.¸¸☆*・゚✡*。゚✧*。*•.❥﹢◊*゚•*¨*•.¸¸♪

★지금은 우리가
-박준
그때 우리는
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
별들에게 비켜주었다

새벽의 하늘에는
다음 계절의
별들이 지나간다

별 밝은 날
네에게 건네던 말보다

별이 지는 날
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

더 오래 빛난다

미미님 북플계에 가장 빛나는 별~☆☆

청아 2021-04-21 20:41   좋아요 2 | URL
엄훠!! 이런 예쁜 시를 투척해주시구~♡
스콧님은 북플의 다이아몬드에다 감동 메이커예요!!🙆‍♀️🙆‍♀️

mini74 2021-04-21 21: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앞머리가 돼지꼬리같은 저 분 너무 웃겨요 ㅎㅎㅎ 전 미미님 덕분에 이 노래를 접하네요. 아 너무 웃겨요 ㅎㅎㅎ 전 중경삼림의 양조위에 홀딱 반했드랬죠. 왕비 진짜 저 머리 어울리고 매력적이었는데 ㅎㅎ 미미님도 귀여웠을듯 ~ 저 여기 곡괭이 들고 오면되나요. 별도 캐고 다이아몬드도 캐고 ㅎㅎ

청아 2021-04-21 21:41   좋아요 4 | URL
그쵸?ㅋㅋㅋㅋ이분 지하철버거 광고도 찍었어요ㅋㅋㅋㅋㅋ광고라서 안될것같아 여기 못올렸는데 정말 웃겨요!
B대면데이트로 몇 개 찍었나봐요(대부분 유튭광고인지 제가TV요즘 잘 안봐서인지 다 처음보는데 너무 웃었어요ㅋㅋ) 양조위 실제 연애사도 영화인 로멘틱가이♡!! 곡괭이 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4-21 21: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짧은 커트!
절대로 아무나 어울리는건 아닌데요~~
이로써 미미님의 미모가 돋보이네요^
박준 시인의 시가 엄청 좋은데 아직 정식으로 읽어보지는 않아 미안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ㅎㅎ

청아 2021-04-21 21:49   좋아요 5 | URL
짧은 머리가 관리가 쉬운데다가 긴 머리일 때보다 잡념도 적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더라구요(커트 전도사?)ㅋㅋㅋㅋㅋ박준 시인 저도 오늘 첨인데 시집 제목부터 두근두근이예요~♡ 페넬로페님도 언제 꼭 읽어보세요! 책상에 시집 항상 두려구요.😊

붕붕툐툐 2021-04-21 2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시 너무 좋아요~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았다니! 크하아~ 표현력 무엇!
저도 당장 읽고 싶은 책장에 넣었는데 언제 벌써 담겨 있냐..ㅎㅎ
북플의 리더이신 미미님~ 미미님의 뒷북을 앞북으로 만드는 추종자 여기 한 명 있습니당!!🙋

청아 2021-04-21 22:34   좋아요 1 | URL
오오~툐툐님도 박준 시인에 통하셨군요~♡♡
아닙니다. 리더라뇨~저는 팔로팔로 하는게 체질이예요~😆툐툐님도 저를 항상 끌어주고 계심ㅋㅋ툐툐님은 저의 에너자이저!!🙆‍♀️

라로 2021-04-21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캇님은 아시는 것 같은데 저는 전혀 모르는 스타일!! 어뒤서 검색하나요??
ㅎㅎㅎㅎㅎ 중간에 커피 한잔 할래요,,넘 웃겨요. 그래서 개콘이 등장한 거군요.ㅎㅎㅎㅎㅎㅎㅎㅎ
북플의 유행선도 미미님!! 따라가기 벅차요, 헥헥 (나이가 문제일까요???ㅋㅋㅋㅋ)

청아 2021-04-21 22:38   좋아요 2 | URL
에이~ㅋㅋㅋ라로님의 젊음과 미모는 이미 제가 사진으루 확인했는걸요~♡!!
유튭에서 검색한거예요~이 분 라디오스타등등에도 나오신듯 한데 저도 최근에야 알았어요~음치 스타일로 유명가수들 노래도 따라부르는데 은근 중독성있답니다.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4-22 0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미미님에게 이런 유머 코드가. 뒷북. 넘 잼난 에피소드에요. 박준 시집은 몽땅 읽으려고 벼르고 있는데. 미리 읽기^^

청아 2021-04-22 09:54   좋아요 1 | URL
역시 시를 사랑하는 책읽기님~♡ 재밌으셨다니 다행입니당ㅋㅋㅋㅋ😊

다락방 2021-04-22 0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미미님 덕에 이사람 비대면데이트 영상을 보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쌍욕 하면서 웃으면서 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뭔가 입으로 쌍욕하는데 그렇다고 화면을 끄지는 않는 그런 모순을 경험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4-22 09:56   좋아요 1 | URL
그쵸♡ㅋㅋㅋㅋㅋㅋㅋㅋ이 영상의 특징이예요ㅋㅋㅋ묘하게 계속 보게되는ㅋㅋ지하철버거 광고영상도 재밌음요.더 완성도가 있어요🤭

바람돌이 2021-04-22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왕정문의 저 머리스타일... 아 저도 저렇게 따라한 적이 있었죠. 하지만 스타일이 너무 안나와서 너무 슬펐던.....
미미님 글 보면서 막 웃다가 폴 킴 노래 들으면서 아 커피 먹고 싶어하면서 지금 한 사발 들이키고... 열어놓은 창문으로는 차소리 공장에서 짐내리는 소리 막 들리고 아 어쨌든 모두가 살아가는 아침입니다. 뭔가 괜히 활기차고 좋네요. ^^

청아 2021-04-22 10:43   좋아요 1 | URL
앗 찌찌뽕입니다ㅋㅋㅋㅋ
폴 킴 노래에 뒤늦게 중독되었는데 막상 부를때는 최준 버전이 되고 있어요ㅋㅋㅋㅋ하루 내내 활기차고 유쾌하게 보내시길요~♡

레삭매냐 2021-04-22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중경삼림>... 정말 그 시절에
최애 영화였습니다.

극장에서만 세 번을 본 것으로 기억
합니다. 왕페이, 진짜 끝장이었는데...
지금은 뭘 하나 모르겠네요.

결국 나중에 그놈의 청킹 맨션을 보
겠다고 홍콩에 갔을 적에 고고씽 ~~~
하룻밤에 5천원 주고 방글라데시 친구
들하고 같이 잤더랬지요... 그랬었다고
합니다.

청아 2021-04-22 11:17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저도 외국에 잠시 있을때 일부러 멀리 차이나타운에 버스타고
꾸역꾸역 가서 그녀의 CD를 이것저것 챙겨 왔어요. 제가 너무 몰라서 구매할 때 그만 왕정문 으로 발음 했는데 아무리해도 못알아 듣더니 사진보고 왕페이라 하며 찾아줬던것 같아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4-22 11:27   좋아요 2 | URL
앗! 저도 홍콩 HMV에서 중경삼림
OST 얇다란 CD 샀었답니다 :>

청아 2021-04-22 11:31   좋아요 1 | URL
저도 그거랑 국내에도 없는 것도 샀는데 중경삼림 하나 남았네요ㅋㅋㅋ🥲

syo 2021-04-22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예쁘다

청아 2021-04-22 18: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