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며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고타는 소설 속에서 화자를 통해 또 다른 상상을 하는 작가다. 그렇다면 그가 진심으로 바랬던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암울한 시대를 산 작가들은 때로 아주 운이 좋은 걸 수도 있다. 평온한 삶에는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느끼고 쓸 수 있으니. 정작 덤덤할 수 없는 것들에 덤덤하고 작은 것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과장된 부조화가 나름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짧지만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이곳저곳에서 작가의 자전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전 정보가 이 소설에 대한 감정을 더 복잡하게 바꿔놓았다. 읽는 동안 이건 일단 소설이라고 자꾸 되세김질을 해야했다. 앞으로는 되도록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작가 이력을 찾아봐야겠다.+ scott님의 클레식을 배경으로 틀어놓고 읽다가 이전에 반복청취한 Dying swan을 들으며 읽었는데 어두운 느낌이 이 소설과 너무 잘 어울린다.<<시간이 갈라진다. 유년의 빈 공백은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어두운 공간에 갇힌 일그러진 태양은? 허공에서 전복된 길은 어디서 되찾을 것인가? 계절들은 의미를 잃었다.내일, 어제, 그런 단어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현재가 있을 뿐. 어떤 때는 눈이 온다. 또다른 때는 비가 온다. 그리고 나서 해가 나고, 바람이 분다. 이 모든 것은 현재이다.그것은 과거가 아니었고, 미래가 아닐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항상. 모든 것이 동시에. 왜냐하면 사물들은 내안에서 살고 있지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안에서는, 모든 것이 현재이다.p.121 >>
시간이 갈라진다. 유년의 빈 공백은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어두운 공간에 갇힌 일그러진 태양은? 허공에서 전복된 길은 어디서 되찾을 것인가? 계절들은 의미를 잃었다.내일, 어제, 그런 단어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현재가 있을 뿐. 어떤 때는 눈이 온다. 또다른 때는 비가 온다. 그리고 나서 해가 나고, 바람이 분다. 이 모든 것은 현재이다.그것은 과거가 아니었고, 미래가 아닐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항상. 모든 것이 동시에. 왜냐하면 사물들은 내안에서 살고 있지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안에서는, 모든 것이 현재이다. - P121
방은 적당하다. 우리 두 사람을 위한 커다란 침대와, 벽이 책들로 뒤덮인 침실이 있다. 작은 방이 하나 더 있는데,지금은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창고로 쓰지만, 이제 테이블과 타자기와 종이를 준비해놓고 내 서재로 쓸 예정이다.이제 타자기와 타자 용지와 타자기 리본을 살 궁리를 해야 한다.당분간은 대학노트에 연필로 쓸 것이다. - P72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고 머릿속이 얼얼했던 내게 scott님이 추천해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어제>를 읽기 시작했다. 작가 소개가 인상적이라 올려본다.
"삶의 비통함을 검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게 그려내는 작가"로 평가받는 아고타 크리스토프그녀는 동유럽 출신 작가로는 유일하게 밀란 쿤데라에 비견되는 세계적 작가이다.1936년 헝가리의 한시골마을에서 태어나 2차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8세 되던 해 자신의 역사 선생과 결혼했다20세에 아기 엄마가 된 그녀는 1956년 소련 탱크가 부다페스트로 밀고 들어오자,반체제운동을 하던 남편과 함께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조국을 탈출했다.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에 정착한 그녀는 친구도 친척도 없는 그곳에서 철저한 외로움을 경험하며, 생계를 위해 시계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씩의 노동을 해야 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녀는 헝가리어로 시를 썼고, 망명 문인들의 동인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27세에 드디어 바라던 대학에 들어가 프랑스어를 배웠는데, 이즈음에 스위스인과 재혼했다. 70년대 이후에는 프랑스어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스위스의 뇌샤텔에서 세 자녀와함께 살고 있다.쉰 살의 나이로 첫 소설 <비밀 노트>를 발표한 이후, 타인의 증거,<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녀의 작품은 무려25개국에서 번역되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1992년 리브르 엥테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볼셰비키는 사회주의로의 변혁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본주의 건설부터 했다. 국가가 산업을 창출하도록 하면서, 그들은 이런식으로 소련의 다종다양한 문화 집단을 하나의 충성 집단으로 묶고,그 어떤 민족적 차이도 초월하게 만들 수 있겠다고 여겼다. 농민과 민족을 모두 제압한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야심이었고, 볼셰비키는 그것을 은밀히 감추었다. 그리고 계급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그들은자기 인민의 적이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역사적으로 수명이 다한,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떼어내버려야 할 서표書標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다. - P40
레닌은 러시아계임을 자처했고 그렇게 기억되지만, 그 가계에는 스웨덴, 독일, 유대인, 칼미크의 혈통이있었다. 트로츠키는 유대인이었고, 스탈린은 조지아 출신이었다. -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