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재건,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전쟁 책임을추궁당해야 했던 독일은 영토와 인구만 잃은 게 아니라 정상적인 군대 보유권마저 잃었다. 1920년대 초에는 초인플레이션과 정치 혼란으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독일은 (적어도 잠재력만으로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남아 있었다. 그 인구는 소련을 제외하면 규모가 가장 컸고, 산업 역량도 최고였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았던 영토, 그리고 팽창 가능성은 평화조약 내용이 그토록 가혹했던 이유의 은밀한 배경이었다. - P37
체코슬로바키아와 독일 사이에 가로놓여 있던 오스트리아의 거의 모든 인구는 독일어를 썼다. 국민 대부분이 독일에 합병되는 것을바랐지만 생제르맹 조약에 따라 오스트리아는 독립 국가로 남았다.1920년에 수립된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SDAP의 지도자 아돌프히틀러는 오스트리아 출신이자 안슐루스, 즉 독일과 오스트리아의통일 지지자였다. 그런 민족 통합의 목표는 극적으로 보이는 가운데히틀러가 품은 야심의 실체를 숨기고 있었다. - P38
이 집 저 집 스위스의 현관, 외관 구경도 하고 그 사이에 고양이 사다리 어디있나 숨은 사다리 찾기! 한번씩 사진에 잡힌 고양이도 발견.욕심 때문에 쌓인 ‘책 압박‘에서 잠시 해방을 맞보았다. 활짝 펼침이었다면 딱 좋았겠다는 아쉬움 하나.
2차대전이 시작된 뒤 월경이 전혀 불리한 조건이 아님을 입증하는 연구가 물밀듯이 나온 것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2차대전이 끝난 뒤, 1차대전 이후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은 그동안맡았던 많은 유급 일자리에서 쫓겨났다. 이런 양상은 너무나도 분명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간과됐을 리 없을 것 같지만, 우리가 알다시피2차대전 이후 (1차대전이 끝난 뒤에 그러했던 것처럼) 여성은 호르몬 때문에 실제로 무능력해진다는 월경 관련 연구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 P142
(앞서 ‘월경전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분노를 질병이 아닌 축복으로 보려면, 여성들이 자신의 분노를 정당하다고 느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분노가 정당하다고 느끼려면 여성들이 사회에서 자신이 처한 구조적 위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런 이해가 자리 잡으면 단지 성별 때문에 사회에서 온전한 시민권을 부정당하는 집단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할 수 있게된다.인종차별과 식민주의에서 기인하는 억압이 피억압자들에게 만연한 분노를 영속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월경 전우울감을 설명하면서 흔히 반란이나 저항, 심지어 ‘전쟁을 치르는‘ 것같은 느낌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 P154
글로리아 스타이넘 Gloria Steinem은 냉소적으로 묻는다. "어느 날 갑자기 마술과도 같이 남자가 월경을 하고 여자는 안 하게 된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분명 월경은 누구나 부러워하고 자랑스러운, 사내다운 대대적인 행사가 될 것이다." - P155
남자들은 내가 오래 생리를 하니, 네가 많이 하니 하며 자랑스레떠벌릴 것이다. 소년들은 이제 쟤도 드디어 남자가 되었구나, 하는 시기심 어린 시선으로 생리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갖가지 선물에 종교 의식, 가족 만찬, 남자들끼리 여는 파티 등으로 초경을 축하할 것이다. 매달 건장한 사내들이 생리로 노동 손실을 일으키는 사태를막기 위해 의회는 기금을 지원해서 전국생리통연구소를 설립할 것이다. - P156
아마 우리는 이 목록에 하나를 더해야 할 것이다. 만약 남자들이생리를 한다면, 우리는 모두 하루, 일주일뿐만 아니라 한 달 주기로 활동을 변경하게 될 것이며, 월경 기간을 중심으로 발산되는 특별한 힘을 극대화하는 한편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시간과 공간을 조직하게 될 것이다. - P156
유엔 포럼에서 보건, 교육, 환경 보호, 사회 발전, 성평등 같은 기본적인 인간의 요구를 ‘인권의 틀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탄원하는 일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10년 넘게 이어진 비정부기구와 풀뿌리 운동의 노력으로 유엔 논의에서 이러한 틀이 한층 더 정당성을 얻게 됐고,따라서 오늘날 ‘인권‘이라는 말에는 터무니없는 국가 범죄(죄수 고문이나 종족말살genocide 등)보다 훨씬 광범위한 쟁점이 포함된다. 인권이 국가 범죄에만 국한되었던 과거에 비하면 진일보한 셈이다. 더욱이 불과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각국 정부 대표단과 교황청에서 언어·문화적으로 ‘낯설다‘고 과히 의문시했던 ‘젠더‘와 ‘성평등이라는 개념도 국제 사회에서 적어도 수사적 차원에서는 마지못해 수용된 것처럼 보인다. - P160
제13차 여성 건강을 위한 국제 행동의 날(2000년5월 28일)은 ‘바로 지금 여성에게 건강을, 만인에게 건강을!‘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알마티 선언의 구상을 부활시키는 데 주력한다. 이 캠페인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뿐만 아니라 각국(북반구의 선진산업국들을 포함해) 내의 계급 사이에 또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심각한 자원 불평등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으며, 수많은 빈민 · 노인 · 주변부 집단(특히 여성과 아동)이 보건의료에 접근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 수익자 부담 및 원가 회수 계획에 대한 새로운 강조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세계은행을 비롯한 보건 부문 개혁‘ 경제학자들이 특정대상 중심 접근법‘(공공 부문 지출 축소를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이다)을 지지하며 보편적 접근권(‘만인에게 건강을‘)이라는 알마티 선언의 원칙은저버렸다고 비난한다. - P171
허구 문학을 구성하는 수많은 장르에는 미스터리, SF, 판타지, 자연주의, 리얼리즘, 마술적 리얼리즘, 그래픽, 에로, 실험, 심리,사회, 정치, 역사, 교양, 로맨스, 서부, 전쟁, 고딕, 청소년, 호러, 스릴러…에다 위기의 교외 가족-반사실 고백 소설이라든가, 누아르 경찰 드라마, 좀비가 나오는 대체역사물같이 급증하는 교배종과 하위 장르도 포함됩니다. - P187
나는 우리가 어떻게 사회의 신화에 저항하면서도 그것을 내면화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 P87
한 곳에만 초점을 두었던 혁명가적 전념은, 내가 다시 글을 쓰기시작하면서 바뀌었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때는 글을 쓴다는 생각이 시시해 보였지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혁명 이후로 미뤄둘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을 맞딱뜨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 P96
계급 층화, 인종차별, 편견 등이 끔찍한 건 어떤 이들이 자기 가족과 공동체의 안전이 타인들을 억압하는 데 달려 있다고 믿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 P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