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먼 교수의 조사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미신을 잘 믿는 사람들은 내일에 대한 걱정이 많은 동시에 삶에 대한 통제 욕구가 강했다(나도 그 중 하나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를 바란다.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보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미신을 잘 믿는 경향을 보인다. 이 통계는 임금불평등, 교육 기회, 부의 분배, 보육 방식, 고용 기회 따위의 문제가 산적한현대 사회에서 여성과 젊은이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것처럼 보인다. 또한 불황기나 국가적 위기의 시기에는 주술적 행위가 증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P10

프랑스인들은 가부가 되풀이되는 단순한 구절에 엷고진한 농도를 입힌다. 그들은 데이지 꽃잎을 뜯고 다소 시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는 나를 조금 사랑한다 (똑) 많이 사랑한다 (똑) 간신히 사랑한다(똑)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목) 지속적으로 사랑한다 (폭) 온 마음을 다해사랑한다 (폭) 결혼해서 사랑한다 (뚝)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
- P49

그 믿음은 여전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2010년, 뉴욕에 사는 메리 샤마스 할머니는 버스에서 왼쪽 손바닥이 가렵기 시작했다. 오래된 미신을 떠올린 메리는 버스에서 내려 곧장 복권을 사러 갔고, 무려 6,400만 달러를 상금으로 탔다.
- P115

전통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 미신은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의 마지막 만찬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성경의 요한복음 6장 70절은 다음과 같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서 하나는 악마이다.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새번역 - 옮긴이)그 하나는 물론 예수를 배신하는 이스가리옷 유다를 가리킨다.
- P116

사다리를 벽에 기대놓았을때 생기는 삼각형이 성 삼위일체를 상징하고, 평범한 사람이 그 토록신성한 입구를 통과하는 것은 불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른 설도 있다. 사다리가 오랫동안 교수형과 연관되어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다리에 가까이 가는 것을 불행이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초기 교수대의 형태는 단순했다. 임시변통으로 만들곤 했기때문에, 그저 나무와 올가미, 사다리를 준비하고사형수를 밀어 떨어뜨리는 것이 전부일 때도 있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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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한다. 

책의 날이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날이기도 하겠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뭔가를 찾아 나서는 여정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다른 곳을 여행할때 이곳저곳에 발자취를 남긴다면

책장을 넘기며 페이지마다 독자의 자취가 남는다.

장소마다 추억을 새기고 마음을 남긴다면

페이지 마다 그렇게 쌓여가는 책마다 

독자의 생각,변화,경탄,비판,새로운 꿈이 남는다.


삶의 깊이가 독서를 풍요롭게하고 

독서의 깊이가 삶을 만개하게 한다.


상처입은 영혼들은 참 많다. 그걸 바탕으로 타인의 상처에 예민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은 따뜻하다. 상처주지 않으려는게 느껴진다. 이들의 인상은 비온 다음 날같이 청명하다. 

뜻하지 않게 곁에서 위로받기도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받은만큼 다 돌려주려는듯 가시돋혀있다. 

날섬이 티가난다. 근처에가면 공기부터 탁해진다. 갑갑해진다. 그들의 먹구름이 내것이 되기도한다.

어떤 분위기를 닮을지는 매 순간 우리의 선택이다. 그렇게 나의 태도가 만들어지고 '어떤 사람이' 되어간다.

이제 느지막이 나도 철이드는건지 (철들면 늙는다길래 영영 철들기 싫었는데...)그런 것들이 보인다.
상처를 타인에 대한 공감의 깊이로 채우는 사람들이 좋다. 그런 책도 좋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길에 함께 하고 싶다.







나는 오늘 아침 멋진 길을 보았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깨끗하고 빛나는 태양의 클라리온 같은 길
관리자들과 노동자들과 
예쁜 속기 타이피스트들이
월요일 아침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하루에 네 번씩 지나간다.
오전에 세 번 사이렌이 신음하고,
종 하나가 정오를 맞이하며 사납게 짖는다.
광고판과 벽보의 글자들이
표시판과 게시판이 
앵무새처럼 떠든다
파리의 오몽티에빌로와 
테른 거리 사이에 있는
이 공장가의 아름다움을 나는 사랑한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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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4-25 10:22   좋아요 2 | URL
저도 이 날은 딱히 책을 더 읽거나 하진 않았어요^^*
무슨 날이라서가 아니라 책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는 모든 날이
책의 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희선님도 고운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04-25 0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버스를 타고 다녀서 출퇴근길에 책을 읽을 수 없는 게 아쉬워요 6번째 안경쓴 언니 멋지네요!^^ 역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지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청아 2022-04-25 10:28   좋아요 3 | URL
네~책 읽으며 출퇴근 하기에는 지하철이 가장 적당한것 같더라구요.
재밌을땐 한 시간 거리도 10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도구^^*
6번은 꽤 수준높은 책을 읽는것 같아요ㅎㅎ

다락방 2022-04-2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책 읽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건 왜이렇게 좋은 겁니까! 저는 제가 책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책 읽는 것도 그렇게나 보기가 좋습니다. 후훗.

청아 2022-04-25 10:32   좋아요 3 | URL
저도요!ㅎㅎ 만나기 쉽진 않지만 어쩌다 책 읽는 사람
발견하면 자꾸 눈길이 가더라구요. 도서관에 들를 때도
한동안 책보는 사람들 둘러보고 와요^^*

다락방 2022-04-25 10:43   좋아요 2 | URL
그리고 꼭 무슨 책을 읽나 확인하고 싶은 집착이 생기지요 ㅋㅋㅋㅋㅋ

청아 2022-04-25 11:01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ㅋ게다가 책 안보는 분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인것 같아요ㅋ

mini74 2022-04-25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물과 기럭지는 전혀 아닌데 왜 동질감 느껴지고 같은 종족같고 막 반가운걸까요 ㅎㅎㅎ 미미님 글을 이제야 읽었어요 ~ 그래서 저도 미미님이 미미님 읽으시는 책들이 좋습니다 *^^*

청아 2022-04-25 10:36   좋아요 4 | URL
완전 공감이예요ㅋㅋㅋㅋ 그냥 좋은 걸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같은 종족!! 종족이 많진 않지만 희귀하므로 더 소중소중한가봅니다.
저도 미니님이, 미니님이 좋아하시는 책들이 좋아요 서로 물들어가는 기분~♡*^^*

그레이스 2022-05-23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컷들인데...^^
왜 이렇게 다 잘 생겼죠?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가요?
제가 책을 읽고 있어도 저런 장면이 연출될까요?ㅋㅋ

청아 2022-05-23 22:17   좋아요 4 | URL
제 생각엔 책을 읽고 있으면 멋짐이 200%이상 상승하는것 같아요~♡ 그레이스님도 눈부실거예요!!😆

청년 2022-05-23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사랑하고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는 항상 책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

청아 2022-05-23 23:49   좋아요 2 | URL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책은 이 세계를 이해하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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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의 말단에는 여성이 있습니다.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도

반복되는 전시상황에서도

60년대 시민운동에서도

흑인인권운동에서도

프랑스대혁명에서도

그리스로마 전쟁에서도

신화에서도

종교서사에서도

여성은 가장 말단에 있었습니다.


인종차별내부에서도 여성은 차별받고

장애인내부에서도 여성은 성범죄에 희생되고

인권운동에서도 여성의 문제는 뒤로 밀리고

혁명후에도 여성의 교육권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문제는 항상 뒤로 밀립니다.

"우선 이것만 해결되면"

"이게 더 중요하니까" 


하지만 절반인 여성을. 너무도 많은 여성을. 너무도 가까이에 있는 여성을

차별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가능한 것은 아닐까요?

수천년에 걸친 차별과 배제가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어

또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불공정'의 개선이 우선이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 '구조적인 불공정의 핵심'에 인구 절반인 여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더욱 차별받던 세대의 여성들이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원인이 항상 뒤로 밀리기 때문에 뒤이은 불평등은 늘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공정과 불평등의 근본은 젠더불평등입니다. 

젠더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영원히 반복될것입니다.





*하나의 성이 다른 성을 돈으로 살 수 있는것만큼 불평등하고 부정의하고 그릇된 행위가 용인되는 한

어떤 불의도 가능하다. 


*'이정도면 남녀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데이터는 찾아볼 여력도 없으며 그만큼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못하고 차별받는 이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지구상 어디에도 여성우위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한곳도! "이정도면 충분히 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면 이점이 전혀 이상하지 않냐고 묻고싶다. 그들은 '남성우위'를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한국사회에서 공정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능력주의'를 말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들은 공정하지 않은 출발선은 의식하지 않으려하고 애써 '결과'에만 집중해 그것이 공정이라 단정짓는다. 자신이 여성이라는 아스팔트를 딛고 서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로.



"인간은 어차피 죽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죽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편에서 죽는 것이다." 오리아나 팔라치가 정치에 묻는다 권력은 누구의 편인가? p.144





 "모든 것은 밥그릇(정치권력) 싸움이다. 여성은 밥그릇 싸움의 테이블에 아직 앉지도 못햇다."



"여성문제를 배제한 공정과 정의는 무너질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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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0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4-20 21: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등의 말단에 여성이 있다는 것에,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것에 좌절하고 먹먹해요~~
바뀌어야 하겠죠!
바뀌어져야 합니다~~

청아 2022-04-20 22:00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말단에 있는 여성의 존재를 직시해야 하겠죠! 모든 불평등의 기원이고 뿌리니까요. 그만큼 공고해서 의식하기 힘든것 같아요. 바뀌어야 합니다!

새파랑 2022-04-20 2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는 미미님이 가장 우위이십니다~!! 글이 점점 멋져지는거 같아요 ^^ 책을 통해 점점 전문가로 다가가시는거 같아요~!!

청아 2022-04-20 23:57   좋아요 4 | URL
에구 아닙니다 새파랑님~♡ 저 돌맞습니다ㅎㅎ다소 거친글임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힘이됩니다^^*

감은빛 2022-04-21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씀에 공감하고 바꾸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바꾸어야 할 과제는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순위를 매길 순 없으니 같이 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청아 2022-04-21 11:53   좋아요 2 | URL
감은빛님 말씀 감사합니다~♡ 남성분들의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나가려구요. 사회 문제들을 들여다볼수록 바꿔야할 것들이 참 많네요^^*

scott 2022-04-21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질 만능 주의 세상에서
밥 그릇 전쟁 ㅠ.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청아 2022-04-21 15:48   좋아요 2 | URL
스콧님~♡ 그렇죠! 끊임없는 밥 그릇 전쟁ㅠㅠ

10프로가 아닌 모두를 위한 밥그릇 나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mini74 2022-04-21 1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케테 콜비츠 그림이 눈에 확들어오네요
평등의 말단에서 옹기종기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보아요. 미미님*^^* 새파랑님 말씀처럼 미미님 깊이 있게 읽고 사유하는 내공들이 빛을 발하는거 같아요. 맛집니다 미미님 *^^*

청아 2022-04-21 18:53   좋아요 2 | URL
미니님!!*^^*♡ 미니님 아실것 같았어요 역시👍
처음엔 ˝무슨 표지 그림이 이래?˝했는데 이 책에서 케테 콜비츠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새롭게 보였어요. 역시 앎의 힘, 서사의 힘을 느꼈습니다. 네~♡ 말단에 있지만 미니님 포함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힘이납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어 시제에서 진리는 항상 현재형을 쓴다고 배웠는데,
˝지구상 어디에도 여성우위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한곳도!˝
이 문장이 과거형으로 쓰여질 날을 상상하며

청아 2022-04-25 13:57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진리는 분명 현재형으로 써야하는데 현실에선 종종 부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저도 기대해봅니다. 말씀처럼 과거형이 되기를요!*^^*
 

인권 단체는 시리아에 억류된 남성 수감자의 최대 90퍼센트가성적 학대를 당한다고 본다. 2015년 UN 난민기구가 펴낸 보고서우리 가슴에 새기다 We Keep it in Our Hearts)는 아사드 정권의 감옥에서벌어지는 끔찍한 일, 특히 성인 남성과 소년들에게 자행되는 성적학대를 난민 인터뷰를 토대로 자세히 서술했다. 열 살쯤 되는 어린소년들까지 성폭행을 당했다. 가족 구성원과 섹스를 강요받고 성기에 전기충격을 당하며 막대와 콜라병, 호스 같은 물건으로 항문 강간을 당하는 고문을 받았다.
- P442

젊은 야지디 여성 나디아 무라드를 대변했던 인권변호사 아말클루니는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나디아가 12명의 남성에게 당한그 모든 고통과 여전히 받고 있는 그 모든 협박에도, 그녀가 말하는두려움은 단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로 이 모든 일이 끝났을 때ISIS 남자들이 수염을 밀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 P444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납치했던 보코하람 대원들에 대해서도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행야족을 학살한 버마군을 법정에 세우려는 시도는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이 반대했다.
- P445

2000년에는 국제형사재판소가 대단한 환호와 희망 속에 세워졌지만 성폭력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단 한 사람이었고, 그판결마저 결국 뒤집혔다. 2016년 3월 콩고민주공화국의 전 부통령이자 군사 지도자인 장피에르 벰바는 그의 지휘 아래 ‘강간과 고문,
살인, 약탈‘을 허락한 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휘 책임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그 유명한 판결 이후 2년이 지난 2018년 6월 판결은 뒤집혔고 벰바는 석방되어 고국으로 돌아가선거에 참여했다.
-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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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4-20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줄 수 있는 최고의 굴욕을 주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거겠지요?
인간이란게 정말 잔인하다 싶어요...

청아 2022-04-20 11:52   좋아요 1 | URL
수하님~♡ 그렇죠! 그런 면에서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들이라고 하더라구요. 알고 지내던 이웃들, 남자아이들까지 범행에 가담했었다는게 가장 놀라웠어요.
 



201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는 로힝야족의 상황을 '천천히 태우는 제노사이드라고 표현했다.(중략) UN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62퍼센트가 강간당했고 여덟 달 된 아기들까지 목이 잘렸다. p.107 

*제노사이드: 인종, 이념 등의 대립을 이유로 특정집단의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여 절멸시키려는 행위



버마군은 로힝야족의 거주지에 들이닥쳐 남성들을 불태우고 여성들을 강간, 살해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는 사실상 정부 수반이었음에도 이 일에 침묵했다. 불교인들이 다수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구더기','침략자','검은 쓰나미'라 불리우고 로힝야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르완다,보스니아,나이지리아 등 분쟁지역에서 여성들은 잔인한 전쟁무기인 강간으로 수없이 살해당했고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었다. 전쟁 후 곳곳에 남성들을 위한 기념비가 세워졌지만 여성들은 전쟁의 피해자임에도 같은 이유로 핍박당하고 손가락질당하며 역사에서 지워져왔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크리스티나 램은 인류 최악의 무기인 강간에 의해 희생당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여덟 살부터 여든 살까지 모든 여성이 강간당했다"고 붉은군대의 작전을 지켜본 소비에트 종군기자 나탈리야 게세Nataly Gesse가 말했다."그들은 강간군대였다" 당시 젊은 대위였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이야기시'프로이센의 밤'에서 그 끔찍함을 묘사했다.


어린 딸이 매트리스 위에 

죽어 있다. 그 위에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있었을까?

한 소대가, 어쩌면 한 중대가?  P.235



전시강간은 전략적인 용도로 사용된 경우가 많았다. 지휘자의 지시나 방관으로 집단적인 강간의 광기는 질병처럼 퍼저나갔고 피해자들은 악의로 가득찬 광기에 무너져내렸다. 종교,이념,복수,이권다툼으로 범죄자들은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했고 피해자들의 침묵속에 흩뿌려진 피와 잔혹행위는 지워지고 묵인되었다. 전범으로 기소되더라도 처벌은 쉽지 않았다. 여성들은 보복의 위협과 살해협박에도 목숨을 걸고 용기를 내어 증언을 반복하면서 트라우마에 시달렸지만 대량 살상에 비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으로 기소장에서 지워지기 일쑤였다. 더 기막힌 사실은 다른 종족에 대한 증오 문제로 벌어진 학살과 강간에서 바로 어제까지 이웃으로 얼굴을 맞대고 지내던 사람들이 가해자로 돌변해 마체테를 들고 달려드는 것이었다.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살인자들을 길에서 다시 마주치는 끔찍한 일들도 빈번했다. 


저는 그 사람들을 알고 있었어요. 저희 이웃이었죠. 저희 가게의 일꾼도 있었고, 동네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었어요.p.155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벌인 투치족에 대한 제노사이드)



강간의 피해는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다. 분쟁지역에서 남성의 거의 4분의 1(23.6%)이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강간 피해자인 여성들은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살해당하고 이웃으로부터 창녀 취급당하고 마을에서 쫒겨나는 경우고 있었다. 전쟁 중이 아닌 사회에서도 성범죄 피해자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다. 어떤 범죄도 피해자다움을 요구받지 않지만 오직 성범죄피해자들은 각종 꼬리표를 달고 의혹에 맞서 싸워야만한다. 이런 여성들을 보면서 남성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는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치유에 확실한 도움이 되는 것은 가해자들의 처벌이에요. 그럴 때 피해자는 그 일이 자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 자기에겐 죄가 없다고 사회의 권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느끼거든요. p.230 ('여성의 힘'이라는 의미의 '스나가제네'라는 단체를 운영하는 브란카 안티츠스타우베르박사


읽기 힘든 내용들이었다. 읽어내려가다보면 어떻게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건지 각종 질문들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럼에도 뉴스에서 조금씩 접하던 이야기들을 자세히 읽어보고 짚어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역사가 지워버린 절반의 사실들을 어느정도 가늠한 느낌이다. 피해 여성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잡고 같이 울어주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증언하고 가해자들을 감옥에 보냈다. 결코 쉽지 않았다. 살인에 비해 강간에 대한 인식은 너무도 관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록 미미한 결실이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의로운 행동이었다. 강간 피해자들에게 치유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살려내는것, 그리고 가해자들을 처벌하는것은 이들이 누려야할 최소한이다. 




문학은 우리 아닌 다른 사람들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들을 위해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고, 발휘하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 아닌 다른 사람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에 감응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아주 잠깐만이라도 우리 자신을 잊을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뭔가를 배울 능력이 없다면, 용서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p.208 '타인의 고통'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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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19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전손택의 이 책 많이 인용해요. 요즘 말로 뼈때리는 문장이 많아요. 잠시라도 배움과 생각을 멈추면 선택이란 기로에서 길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청아 2022-04-19 19:14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수전 손택의 글 너무 좋죠! 맞아요. 뼈 때리는 문장들 잔뜩 담긴것 같아요~♡ ‘타인의 고통‘읽은 뒤부터 특정사건,장면에 고개돌리지 않게 됐어요.

페넬로페 2022-04-19 22: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같은 현대에도 이런 비참한 일이 일어난다는건 끔찍해요
문명이 발달해도 의식은 그 자리에 있는듯요 ㅠㅠ
로힝야에 대한 아웅산 수치의 태도에 실망했어요~~

청아 2022-04-19 23:18   좋아요 4 | URL
네! 페넬로페님~♡ 집단광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ㅠㅠ
직접적인 지시를 받거나 선동에 의해 어린 소년들까지 폭력적으로 변하기도하는등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국제재판소의 대응도 그렇고 아웅산 수치도 실망스럽고 답답했어요. 페넬로페님 이 책 <세계는 왜 싸우는가>다크버젼같아요^^;

페넬로페 2022-04-19 23:56   좋아요 3 | URL
저도 그 책 생각했어요~~

새파랑 2022-04-20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 리뷰만 봐도 고통스럽네요 ㅜㅜ 읽기 힘드셨을텐데 고생하셨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언젠가는 꼭 처벌 받으면 좋겠어요~!!

청아 2022-04-20 11:57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네ㅠㅠ 단련이 된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좀 힘들었습니다. 글로 읽기도 버거운 이 일들을 몸소 겪어낸 분들의 심정이 어떨지...생각만해도 먹먹해지더라구요. 제대로된 처벌이 시급합니다!!

mini74 2022-04-20 11: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의도적 계획적 범죄이자 제노사이드죠. 미미님 글 읽으니 다시금 분노가 ㅠㅠ 타인의 고통 저도 너무 좋아요. 종교라는 이름 인종이라는 구분짓기 결국은 돈문제 ㅠㅠ죠.

청아 2022-04-20 12:02   좋아요 6 | URL
미니님~ㅠㅠ♡ 이 책 힘들지만 많이들 읽어보심 좋겠어요! 너무 화가나서 책에다가 몇번 제가 욕을 썼어요ㅠ 맞아요! 돈 문제,권력 문제 다 그게 원인이죠. 아기들에게 한 짓은...뭐라 표현도 안되네요

얄라알라 2022-04-25 13: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실 북플에서 플친님들 리뷰로는 접해왔지만,
막상 제가 읽으려하니 겁도 나고 ˝읽기 힘들다˝시는 말씀 알 것 같아서, 머뭇거려집니다. 솔직히....인간에 대한 신뢰나 상상이 흔들릴 것 같아서

청아 2022-04-25 14:01   좋아요 4 | URL
네 얄라알라님~♡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는데요, 읽다보니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증언하고 침묵하지 않는 사실들을 읽으며 계속 읽게되더라구요.

분쟁국들에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희망이 과연 있는건지 읽어보면 의미있는 노력들,변화들도 눈에 들어오실거예요!

새파랑 2022-05-07 08: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3관왕 실화임? ㅋ 축하드립니다. 역시 북플의 황제~!! 즐거운 휴일이 되실거 같아요. 이번달 미미님 책 구매는 30권 예상해 봅니다 ^^

청아 2022-05-07 11:00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감사해요^^♡우등생 친구들 틈에서 오랜만에 저도 우등생이 되었네요ㅋㅋㅋ글도 다 별론거 같고 영상도 창피해서 전혀 기대를 안했던터라 아직도 잘 믿기지가 않아요. 읽지 않은 책이 많아서 조금만 사려고요^^;;

mini74 2022-05-07 0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축하드려요 ~~ 좋은 책들 마니마니 사셔서 눈호강 시켜주세요 *^^*

청아 2022-05-07 11:04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미니님^^♡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이네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5-07 08: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미미님~~

청아 2022-05-07 11:04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그레이스님^^♡

서니데이 2022-05-07 17: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2-05-07 17:53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scott 2022-05-09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추카!

이 책을 출간 한 출판사는
미미님에게 감사의 사랑을 💓ㅅ💓

청아 2022-05-09 16:48   좋아요 3 | URL
좋은 책인데 충분히 알리지
못한것같아 아쉽습니다ㅎㅎ
감사해요 스콧님!!🥰

페넬로페 2022-05-10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묵직하고 묵묵하게 독서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가시는 미미님!!
넘 멋지고 존경합니다**

청아 2022-05-10 11:31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이번에는
아예안될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기뻐요!페넬로페님처럼 든든한 동행들에 늘 힘을
얻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