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친구들 - 세기의 걸작을 만든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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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모든 작품은 자기 생의 변주이며, 화가의 모든 그림에는 자신이 들어 있다. p.136



렘브란트 판레인.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1632

이들은 해부대 위의 창백한 시신을 둘러 싸고 있지만, 누구도 거기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시신의 발치에 놓인 책이나 튈프 박사 혹은 그림 밖의 관람객이다. 튈프 박사가 해부하고 있는 시신은 교수형을 당한 아드리안 아드리안스존이라는 인물이다. 소설가 W.G.제발트는 '토성의 고리'에서 렘브란트가 그림 속의 등장인물 누구도 아닌, 해부대 위의 시신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견해대로라면 더이상 말할 수 없게 된 화가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그림 그리는 손을 해부하도록 내맡기고 있다. 지극한 성공의 순간, 렘브란트는 이미 사람들의 환호 그 너머에 있는 심연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P.136



에드바르 뭉크.마돈나.1894

뭉크의 추도사는 당시 언론이 전혀 다루지 않았던 그녀의 일면을 알려준다. 그녀는 만인의 연인이었으며 무수한 작품에 영감을 준 모델이었으나, 그에 그치지 않았다. 잘못된 결혼으로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으나 그것 말고도 기억해야 할 점이 많았다. 다그니 유엘은 '인형의 집'의 노라가 깨어난 시대를 살았던 여성이다. 남자들과 똑같이 교육받고 똑같은 자유를 누리고자 했던 페미니스트였다. (중략)보헤미안들이 추구하던, 구속받지 않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했다. 매혹적이고 강인하면서 평온한 존재, 그녀는 뭉크의 이상형이었다. P.57




윌리엄 터너.눈폭풍:알프스산맥을 넘어가는 한니발과 그의 군대.1810~1812

그는 빠르게 구름을 스케치해 호크워스에게 보여주며, "2년 후에 이걸 다시 보게 될 거란다. 알프스산맥을 넘어가는 한니발이라고 부를 거야"라고 말했다. 터너의 말대로 , 이날의 스케치는 '눈폭풍:알프스산맥을 넘어가는 한니발과 그의 군대'라는 폭 2미터가 넘는 대형 캔버스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판리홀을 드나들며 관찰한 요크셔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고대 영웅들의 이야기로 거듭난 것이다. P.190


에밀 졸라와 절교한 세잔, 세잔이 '신처럼 너그럽다'고 말한 카미유 피사로,에두아르 마네가 살롱전에 출품했다가 낙선한 '풀밭위의 점심식사', 빈대학 강당에 천장화를 그리고 난 뒤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모욕적인 비난을 들은 클림트등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곳곳에 있다. 인연은 때로 서로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고 불타는 열정을 꺼뜨리기도 했다. 소소한 에피소드만 보면 때로 너무나 유치해서 과연 위대한 그 화가의 실제 이야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지만 사람사는게 거장이라고 다를 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칭찬에 마음 약해지고 비판에 타오르던 의욕이 꺾인다. 다만 그들의 뒷이야기는 세월에 모래바람처럼 흩어지고 영혼을 담아낸 작품만이 상징으로 남아 불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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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9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젠 미술까지~! 미미님 미니님 이네요 ㅋ 첫번째 렘브란트 그림은 해설을 보니까 아! 했네요 ㅋ 역시 아는만큼 보이나 봐요 ^^

청아 2022-03-19 10:17   좋아요 3 | URL
네! 재밌게 읽긴 했는데 저는 미니님처럼 설명하지 못해서 발췌문 위주로ㅋㅋ에밀 졸라도 이곳저곳 나오고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2-03-19 1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림에 대한 해석을 읽어보면 다시 그 그림이 보여요. 위대한 예술가들도 사람인지라 유치할 수 있겠죠.
오히려 더 치열하게 유치할수도 ㅎㅎ

청아 2022-03-19 12:19   좋아요 3 | URL
네 ㅋㅋ유치해서 더 좋아졌어요! 인간미가느껴지더라구요.미술사관련책을 꾸준히 읽어야겠다 마음먹었어요.다음은 <위대한 미술책>입니다^^*

그레이스 2022-03-19 1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사람사는게 거장이라고 다를게 없겠죠?!
서로 연결된 예술가들의 관계망이 흥미로워요.
전시회에서 작품을 마주치고는 화풍이 변하는 순간들도 흥미롭구요.
파리, 빈, 드레스덴,,, 등 유럽의 도시들은 용광로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청아 2022-03-19 13:09   좋아요 3 | URL
용광로!! 탁월한 비유네요. 당시로서는 체감하지 못했겠지만 이 시대에 바라보면 그야말로 용광로 맞네요ㅎㅎ화가들이 문인들과도 이렇게나 많이 교류를 했는줄 몰랐는데 흥미진진했습니다^^*

그레이스 2022-03-19 13:00   좋아요 3 | URL
왜 이글이 비밀댓글로 됐을까요?ㅋㅋ
손가락이 문제네요 ㅎㅎ

청아 2022-03-19 13:10   좋아요 2 | URL
저도 바로 따라했어요ㅋㅋㅋㅋ

mini74 2022-03-19 2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좀 상투적이지만 그림은 화가의 일기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이 그림을 그릴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사람들과 아울렸는지 알고나면 더 가깝게 다가오더라고요. ( 덤으로 경제사도 알게 될 때가 있지요 ㅋㅋ) 미미님 글 읽으니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맘이 드네요. ~ 미미님 편한 주말 보내세요 ~~~❤️

청아 2022-03-19 21:02   좋아요 3 | URL
읽는 동안 울고 웃고 감동하고 너무 즐거웠어요 미니님~🧡 전혀 상투적이지 않은데요?!ㅋㅋㅋ배경지식을 흥미롭게 읽다보면 역사공부도 되고 그림이 새롭게 다가오더라구요. 미니님 덕분에 책의 주제처럼 저도 새친구를 하나 더 얻은 기분입니다!!😄

scott 2022-03-19 2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와 절교한 세잔
속좁은 세잔!
화끈한 이딸리아 출신 친구 졸라 ㅎㅎㅎㅎ

그림이 품고 있는 이야기 넘 ㅎ 좋은 ^ㅅ^

청아 2022-03-20 11:01   좋아요 2 | URL
<작품>책 내용이 대체 어땠길래 절교했을까 궁금해요ㅎㅎㅎㅎ
스콧님 댓글보고 찾아보니 졸라 아버지가 이탈리아계네요?!! 😆

스콧님은 그림 관련 모르는 이야기가 없으실것 같아요!

singri 2022-03-19 23: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보러 가고싶네요.;;;

청아 2022-03-20 11:02   좋아요 3 | URL
저도요!! ㅋㅋㅋ어제 뉴스에서보니 요즘 전시회가 인기라고 해요. 구매율도 높아지고요😉

singri 2022-03-20 11:20   좋아요 3 | URL
네 전시회 고픕니다. 정말.
 





인생은 어쩌면 '나'라는 우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이라는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자신을 이해하려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관대하고 이해도가 높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이해 안가는 사람, 이해 안되는 생각, 이해 안되는 것들 투성인 사람은 우선 자신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들은 유독 소설을 읽지 않습니다. 소설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음껏 만나 경험하고 나를 반추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도 거기에 그런 유익이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합니다. 또는 읽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감흥이 없습니다.



사람 마음에는 판사가 한명씩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원고로 지지해주는 검사도 있고 타인을 위한 변호사도 존재합니다. 검사와 변호사의 다툼을 보고 판사는 결과를 내립니다. 이 재판이 늘 공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란 본래 자신에게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검사는 본인이기에 자료가 넘쳐 납니다. 나의 성장과정, 나의 기쁨과 슬픔, 상처, 성취같은 나의 역사를 모두 간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타인을 위한 변호사는 나의 노력여하에 따라 자료가 충분할 수도 턱없이 부실할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노력, 또는 소설이란 도구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타인들의 세계에 대해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경험치가 쌓일수록 변호사의 자료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좋은 판결의 밑거름이 됩니다. 



주변에 이해할 수 없는 사람 투성이라면 내가 타인의 마음을 경청하는 인간인지, 또는 소설을 읽어 간접적인 경청을 하는 인간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타인에 대한 무지는 적극적인 무경청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모르고 있는 이유는 대개 한 가지뿐입니다. 알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다 엄밀히 말하면 자기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지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의 결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알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한결같이 노력해온 결과가 바로 무지입니다. 무지는 나태의 결과가 아니라 근면의 성과입니다. p.7 푸코, 바르트, 라캉 쉽게 읽기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며, 자기 안에서만 타자를 인식하며, 그렇지만 그와 반대되는 말을 하면서 거짓말하는 존재이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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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17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읽으니 얼마전 이현재 선생님의 책 <여성혐오, 그 후>의 내용이 생각나요. 주디스 버틀러의 책 <윤리적 폭력비판>에 나온 내용을 재인용한 부분입니다.

‘자아가 있고 타자가 자아 밖에 분리된 것이 아니다. 자아는 오히려 타자의 발견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반복적으로 자신을 자기 밖에서 발견한다.˝ 이것은 자기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나 자신을 생각할 때 언제나 나 자신의 타자이다. 어제의 나는 어제의 나를 바라보는 오늘의 나에게 낯설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타자이고 나 자신으로의 귀환이 일어나는 어떤 최종적인 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겪는 만남에 의해 항상 변형된다.˝ 따라서 나는 나를 알기 위해서라도 너를 물을 수밖에 없다. 나는 오직 ˝너는 누구인가˝를 물음으로써만 알아갈 수 있다‘

청아 2022-03-17 15:27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찾던 글이네요! 역시 나의 다락방님~♡.♡ 마침 어제 <윤리적 폭력비판>을 사두었습니다. 기대됩니다. 혐오의 몰이해, 무지에 대해 요즘 많이 생각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들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들의 역사를 공부하며 자신을 알아가는데, 안티들은 이해하려 노력조차 하지 않잖아요. 그것은 그들 스스로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근거라고 생각해요.

다락방 2022-03-17 15:40   좋아요 3 | URL
격렬한 혐오는 무지에서 오는 것 같아요. 저도 그 생각을 합니다. 얼마전 피디수첩에서 젊은 남성을 인터뷰한 장면을 SNS를 통해 보게되었는데요 ‘여성가족부는 말도 안되는 정책들을 내밀고 있으니 없어져야 한다‘고 해서 기자가 ‘말도 안되는 정책에는 어떤게 있느냐‘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어요‘ 라고 하더라고요. 모르는데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지? 싶지만 모르기 때문에 싫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미 싫어한 이상 굳이 알 필요도 없는거고요. ‘모르겠어요‘ 라고 답하는게 부끄러울 것 같은데, 그건 부끄럽지 않은가봐요. 그 부끄러움보다는 무조건 싫다는 감정이 우선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혐오는 무지에서 오지요.

청아 2022-03-17 15:47   좋아요 2 | URL
네! 그저 혐오를 만들어내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의 언어를 무비판적으로 되풀이 할 뿐이죠. 그걸 근거라고 생각하는듯 합니다. 제가 알기로 이 사회구조가 남녀모두에게 공정하다는 수치는 어디에도 없는데 그들은 이미 충분히 공정하다, 오히려 남성에게 불리하다고 말합니다. 조금만 찾아봐도 데이터가 나오는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증오만 쌓고 있습니다. 그들이 회피하는것에 그들이 알아야할 것들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프레이야 2022-03-17 16: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타인을 위한 내 안의 변호사를 잘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극적인 무경청과 더불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적극적인 의지가 작용하는 것 같아요. 미미님 좋은 페이퍼 빗방울 촉촉하게 젖는 오후에 잘 읽었어요.

청아 2022-03-17 16:13   좋아요 3 | URL
프레이야님 ~^^♡ 읽어봐 주셔서 감사해요!
변호사를 잘 대우해 주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노력할수록 끊임없는 이 우주 여행의 여정이 더 즐겁고 만족스러울거라 믿어요.

새파랑 2022-03-17 16: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말 미미님이 쓰신 말인가요? 😆 완전 공감에 멋진 말입니다 ㅋ 타인에 대한 이해는 아무리 노력해도 다 알수는 없지만 어느정도는 알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우주만큼 알기 어려운 타인 ~!!

청아 2022-03-17 16:53   좋아요 3 | URL
발췌문 두 개 빼고는요ㅋㅋㅋ 감사해요 새파랑님~♡ 새파랑님은 소설도 많이 읽으시고 또 리뷰를 보면 변호사가 능력좋은 이타적인 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페넬로페 2022-03-17 16: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타인에 대한 감정, 평가, 행동의 감시등에는 민감하고 시선을 많이 두는 반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쉽지도 않고 관대하기도 하지요. 미미님의 글에 완전 공감하고 더 많은 생각을 해볼 기회가 생긴것 같아요.
제가 소설을 많이 읽는데 그나마 좋은 거네요^^

청아 2022-03-17 16:56   좋아요 5 | URL
실제 경청과 독서를 통한 경청이 참 유사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소설은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장소,시대,사건,관계를 통해 적극적인 경청의 경험이기도 하고요. 페넬로페님도 앞으로의 우주 여행이 쭉 멋질거라 믿습니다.여정을 함께하고픈 분~^^♡

단발머리 2022-03-17 20: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검사는 본인이기에 자료가 넘쳐 납니다.

너무 맞는 말씀이고 너무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자료가 넘쳐나기에 더 관대하겠지요. 전... 뭐랄까요. 이런 태도가 잘못된 것일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평생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이 혹은 그런 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관계요. 안 만나는게 제일 좋겠죠 ㅎㅎㅎ
정치적인 면에서라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한다기 보다는 의견 차이를 좁혀나가되 어느 것이 더 우월한 의견인지, 어느 것이 더 다수를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경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미님 페이퍼를 읽었더니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네요. 좋은 글, 좋은 사유 감사합니다^^

청아 2022-03-17 21:15   좋아요 3 | URL
읽어봐 주셔서 감사해요!
평생 이해할 수 없는 타인. 있지요!ㅎㅎㅎㅎ
특히 이쪽에선 나름 관망하고 이해하려 해도 그 상대가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1도 안한다면 참 난감해지곤 합니다. 그래도 제 경우 곁에 두는 편이예요. 전혀 다른 관점사이에도 교차점이 있고 때로 배울점이 있더라구요.

정치적인 면에서의 경합!
멋진 표현입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정치적 토론문화가 없어 많은 갈등이 붉어진다고 생각해요. 정치적인 경합,토론,열띤 논쟁만이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봐요. 적어도 이곳은 서로 입장차이가 있어도 욕을 할 수 없으니 논쟁적이어도 논리를 어느정도 갖추어야하는 장점도 있고요.

사실 정치인들보다, 이른바 전문가들보다 지식인들, 학자들, 시민들이 사회문제에 열띤토론을 주고받아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해요.

갈등의 당사자들이 그런 기회를 얻는다면 더없이 좋겠죠.2030 남녀가 멸칭이나 욕설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론할 여건이 주어진다면 지금과 같은 분노와 혐오는 설자리를 잃게 될꺼라고 믿어요.
댓글로도 생각꺼리를 던져주신 단발머리님께 제가 더 감사해요♡.♡

희선 2022-03-18 0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남도 조금 알지도 모를 텐데... 남을 다 알기 어렵겠지만 알려고 애쓰면 조금 낫겠지요 자기 말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도 잘 들으면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을 넓힐 수도 있겠지요 어려운 거지만...


희선

청아 2022-03-18 10:15   좋아요 2 | URL
네! 희선님~♡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자기 말을 들어주길 원하기에 서로 노력한다면 좀더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어떤 사람은 누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살맛난다고하더라고요.ㅎㅎ

오늘 공기가 맑아졌네요. 상쾌하고 유쾌한 하루 보내시길요😄

mini74 2022-03-18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 번을 읽었어요 미미님 *^^* 👍 미미님 글 넘 좋아요 ㅎㅎ 경청하며 공정한 잣대를 갖도록 , 타인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미미님 글 읽고 생각할 수 있어서 넘 좋아요 ~~

청아 2022-03-18 10:52   좋아요 2 | URL
미니님♡.♡ 몇번이나 읽어봐 주시고 감동입니다ㅎㅎ 저도 늘 부족하고 이 글과 달리 행동하고 후회할 때도 있지만 ‘지향‘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어차피 이 방면에 완벽이란 없으니 늘 수련인의 자세로 고고씽해야겠어요. 미니님은 이미 저보다 훨 잘하고 계실꺼란 느낌이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3-18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의 글을 읽으니 행복도 능력이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능력이 있으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청아 2022-03-18 10:57   좋아요 2 | URL
페크님이 읽어봐 주시고 격려도 해주시니 오늘 넘 기쁜날이네요~♡ ‘행복도 능력이다‘ 일리가 있네요.ㅎㅎ이 책을 읽다가 ‘나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동일하다‘는 심리학자의 말이 생각나 적어봤어요. 함께 이런 생각을 나눌 수 있는것도 큰 행복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8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의 다락방 님 댓글 읽다가 문득 며칠 전 여성가족부로 토 달던 알라디너 생각이 나네요. 정작 본인은 여성가족부와 여성할당제에 대해 전무한 지식의 소유자였다능....

청아 2022-03-18 11:37   좋아요 2 | URL
저도 바로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마 여성가족부나 여성할당제를 반대하는 분들 대부분이 그런식으로 실정을 모르고계실거예요. 관련기사 댓글을 봐도 근거는 보이지 않고 보수당에서 억지 부리는 말 그대로의 반복에 악플만 덧붙여져 있거든요. 남녀갈등이 이렇게 심각할때 언론사가 나서서 젊은 세대들이 이런 주제로 토론할 수 있는 프로를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죄다 기성세대, 정치 ‘전문가‘들 뜬구름잡는 공허한 이야기들 뿐입니다.

잉크냄새 2022-03-19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두뇌 구조 자체가 스스로를 바라볼 때는 인물보다 상황을 주로 보고 타자를 볼때는 상황보다 인물에 집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스스로에 대하여는 ‘그때 상황이 어쩌구 저쩌구~~~‘하는 합리화가 자연스러운 반면 타자에 대하여는 ‘그 인간이 어쩌구 저쩌구~~~‘하는 비난이 자연스럽다고 하네요.

청아 2022-03-19 12:4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흥미롭네요. 그런면에서 소설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맞네요. 타인의 상황을 들여다볼 기회를 만들어주니까요. 심리학은 어렵긴한데 알아두면 여러가지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아요.ㅎㅎ 잉크냄새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나는 냥냥이를 키우지 않고 있다. 댕댕이를 키운다. 댕댕이를 끌어안고 살지만 냥냥이도 좋아하는 그런 댕댕이집사인 것. 유튭들어가면 그런 내 취향 때문에 귀여운 냥냥이 영상이 많이 뜨는데 오늘 보니 공부를 방해하는 녀석들의 영상이 꽤나 귀여워서 몇개 올려본다. 은근 공부자극 영상도 된다는 건 보너스!!!!

유쾌한 하루들 보내시길요!



















기존 영화를 패러디 해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넣은 이 영상도 계속 올라온다. 타이타닉도 있고, 존윅도 있고, 심지어 펄프픽션도 있다. 




이 영상은 놀란 고양이 표정이 너무 웃겨서 수없이 반복해 보고 또보고 했다. 부엉이도 놀랐다는 건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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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6 15: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심장이 ㅋㅋ 강아지를 키우면서 고양이영상을 보며 힐링하는 ㅎㅎㅎ 아니 부엉이 도 귀엽잖아요 미미님 ㅎㅎ

청아 2022-03-16 15:5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부엉이 안그래도 좋아해서 저 영상 중독되었어요 미니님~♡ 재밌죠!!ㅋㅋ

책읽는나무 2022-03-16 17: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냥냥이들이 정말 저렇게 애교를 부리는 건가요??
주인들이 심장어택할만 하겠습니다.
전 강아지도,고양이도 못 키우고, 다 큰 애들만 키우고 있어 저런 사랑스런 행동 하는 냥이들 있음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아요. 없던 사랑도 다시 샘솟을 듯^^
근데 냥이들의 구애에도 아랑곳 않고 주인들은 참 열심히도 공부합니다.?? 혹시 주인이 공부해야만 고양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 공부하는 건 아니겠죠??ㅋㅋㅋ
암튼 조만간 미미님도 강아지 옆에 고양이도 키우시겠어요^^

청아 2022-03-16 18:02   좋아요 4 | URL
나무님! 저는 영상만 보고도 심장어택을 심하게 당해서 저희집 강아지를 대신 쓰담쓰담해주었어요ㅋㅋㅋ제 생각에도 냥이들은 집사가 공부하면 더 끌려하는듯 합니다. 저 리 우아하게 지나다니니 혼내지도 못할것 같고ㅋㅋㅋㅋ보면서 실컷 대리만족 했어요~🤭
어릴때 키워봤었는데 냥이들이 꽤 똘똘하더라구요ㅋㅋ 아직은 생각이 없지만 좀더 나중에 다시 키워보고싶어요~♡

가필드 2022-03-16 18: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 귀여운데 부엉이 영상 오늘 피로가 싹 날아가네요 ㅋㅋㅋㅋ 저도 고양이 강아지 엄청 좋아하는데 특성이 많이 다르지만 그들이 저에게 주는 사랑이 항상 더 크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네요

청아 2022-03-16 19:2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정말 그러네요! 항상 더 많이, 듬뿍 받는 그 기분!! 부엉이랑 둘이 넘 재밌죠? 어쩜 저런 표정인지 씬스틸러가 따로 없습니다ㅋㅋ 공유하길 잘했네요😆

서니데이 2022-03-16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랑 강아지만 있는 게 아니라 부엉이도 있었네요.
얼마전에 앵무새 동영상을 봤는데, 얼른 공부 하라는 말을 많이 해서 재미있었어요.
미미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아 2022-03-16 19:26   좋아요 3 | URL
어머ㅋㅋㅋㅋ그 영상도 귀엽겠네요ㅋㅋㅋ앵무새들 컬러도 예쁘고 참 영리하죠! 😊저에게는 뭐라 했을지 궁금해요ㅋ 서니데이님도 저녁맛있게 드시고 포근한 밤 되세요~♡

stella.K 2022-03-16 1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냥이는 개보다 더 제멋대로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개를 키워봐서 아는데 개는 몇번 으박지르면 쭈그러질 줄 아는데
고양이는 안 그런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 자태가 너무 뇌쇄적이라
함부로 야단을 칠 수도 없는 것 같고. 진퇴양난인 것 같습니다.ㅋ
참고로 저의 집은 개는 잘되는데 고냥이는 잘 안 되더라구요.
키울까 싶으면 어느 틈엔가 집을 나가버린다능...ㅋ

청아 2022-03-16 19:29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정확하고 재밌는 분석입니다~♡ 강아지들은 상대적으로 멍충미가 흐르는게 매력이죠ㅋㅋ저희 강아지는 냥냥끼가 있어서 좀 튕기는 편이라 제가 홀딱 반했어요. 요즘은 나이들어 좀 덜한데 공원 나가면 시크하다,포스있다는 말을 많이들었죠ㅋㅋ냥이들 집 잘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산책 못시키는🥲 스텔라님 서운하셨겠어요! 아웅!!

페넬로페 2022-03-16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는 냥냥이도 댕댕이도 키우지 않지만 유툽의 영상들은 다 좋아해요.
동물 키우는 것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근데 귀여워요^^

청아 2022-03-16 20:13   좋아요 3 | URL
냥냥 댕댕이들은 영상만으로도 기분이 묘하게 충만해지는것 같아요. 동물 키우는거 만만치 않죠. 냥냥이는 독립적인데 댕댕이는 그에비해 관종이에 수동적이라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예요ㅋㅋㅋ😆

건수하 2022-03-16 2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 책! 며칠 전 아이가 사달라고 해서 (고양이 집사라 알라딘에서 ‘고양이‘로 검색해서 사달라고 하는 일이 많아요) 주문해뒀는데
미미님 페이퍼에 있어서 깜짝. 근데... 저거 어린이용... 아닌가봐요 @_@;;

미미님은 댕댕이를 키우시는군요 ㅎㅎ
고양이가 놀라는 표정, 저는 사람 아기를 보았을 때 (손님이 왔을 때) 보았지요 ㅎㅎ
부엉이가 놀라는 표정도 귀엽네요.

청아 2022-03-16 20:27   좋아요 3 | URL
아 수하님 이 책은 최근 미니님 알라딘tv영상에서 봤었어요! 귀여운 냥냥이 그림이 제법 많던데요? 그 영상보심 구입하시는데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사람 아기를 보고요? 으앗!! 넘 귀여웠을것 같아요ㅎㅎ 냥냥이 표정이 극적일수 있구나 처음 알았어요. 부엉이도 어쩜 이리 당황할까요ㅎㅎㅎ

잠자냥 2022-03-16 21:04   좋아요 2 | URL
수하 님 어린이가 읽기엔 좀 어려울 거 같아요! 하지만 그림은 정말 귀엽습니다!

건수하 2022-03-16 21:05   좋아요 3 | URL
네 사실 철학.. 기대도 안했구요 ㅎㅎ 그림이 많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

건수하 2022-03-16 21:07   좋아요 2 | URL
미미님/ 미니님 유튜브에서 보고 왔어요~ 그림이 정말 귀엽더라구요 ㅎㅎ 어쩐지 미리보기 보고서 사달라고 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

청아 2022-03-16 21:12   좋아요 2 | URL
오~♡ 아이가 사달라고 했군요!! 기특해라ㅎㅎ

잠자냥 2022-03-16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계속 강아지만 키우다 냥이들은 지금 아이들이 처음인데요, 냥이들 진짜 엉뚱 매력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청아 2022-03-16 21:16   좋아요 3 | URL
저희 아버지가 냥이들에게 인기가 있으셨어요ㅎㅎ 저 어릴땐 퇴근하실때 냥이가 칼같이 마중나가 같이들어오기도 하고요. 독립적인것도 좋고 너무 매력이 많은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2-03-16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청아 2022-03-16 22:32   좋아요 2 | URL
😍😍😍

scott 2022-03-17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영상 부엉! 부엉이의 카리스마! 눈빛!

 ,,,,, ♪
( ・e・)
彡,,, ノ
‘‘‘‘‐‘‘‘‘‘‘‘‘

청아 2022-03-17 10:08   좋아요 3 | URL
아앗!!🤗 스콧님이 만들어주신 부엉이도 너무 귀여워요!! 👍👍

psyche 2022-03-17 0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꺅 맨 마지막 부엉이랑 고양이 둘 다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요!!

청아 2022-03-17 10:10   좋아요 2 | URL
꺅 그쵸!ㅋㅋㅋ부엉이는 왜 내얼굴 보고 놀랐냐며 도리도리 황당모드😆

페크pek0501 2022-03-17 1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정에서 뿜어나오는 것들... 새로운 발견입니다. 대상에 대한 애정 없이는 얻지 못하는 발견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청아 2022-03-17 13:32   좋아요 2 | URL
참 좋은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발견되어야할 것들이 참 많은듯해요!😄
 

의사가 직접 사형선고를 내리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결국 누구나 모두 죽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삶에고귀하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 죽음을 사색하는 자들을볼 수 있다.
- P142

때때로나는 아래를 보며 그것의 타오르는 고요한 시선과 마주쳤다.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게 된 행복은 그것이 비밀이기에 더욱 강렬했다. 저녁식사 후 한 부인이 내게 말했다.
"외로움을 달래줄 동물을 키워보는 게 어떠세요? 당신은 너무 외롭잖아요."
나는 쥐고양이가 숨어 있는 소파 아래에 슬쩍 눈길을던지며 더듬거렸다.

"그러게요, 그러게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눈물이 터질 듯했다. 밤에 생각에 잠긴 채 그것의 털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자 마치포레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감미롭고 슬픈 감정이고독감을 더욱 부추겼다.
- P147

다음 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의미 없는 거리를 산책했고, 슬픈 만족감을 느끼며 친구들과 적들을보았다. 내 주변을 둘러쌌던 모든 무관심과 권태는 새들의 제왕의 우아함과 예언가의 슬픔을 띤 흰 쥐고양이가 나를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게 된 순간 사라졌다.
- P147

천재가 아닌 이들에게 만약 그들 밖의 세계와 안의 세계를 발견하도록 안내한 화가, 작곡가, 시인이 없었다면 삶은 얼마나 우울하고 단조로웠을 것인가!
바로 이것이 천재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그들은 우리 영혼이 가진 재능, 미처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으나 사용하면 할수록 더 커지는 재능을 발견하게 한다.
- P160

나는 이해받지 못하는 섬세함의 요정이야. 모든이들, 네가 좋아하지 않을 사람들, 그리고 네가 좋아하게 될 사람들은 특히 더 네게 고통을 안겨주게 될 거야.
사소한 비난들, 약간의 무관심이나 빈정거림조차도 너를 아프게 할 거고, 너는 그러한 것들이 너무나도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무기라고 여겨 나쁜 사람들에 대항해쓰는 것조차 거부할 거야. 너는 그러지 않으려 해도 상처받는 영혼과 재능을 그들에게 바치게 될 거야. 그 점에서 너는 무방비 상태가 되지. - P161

이러한 것들이 내가 너에게 주는 슬픈 재능들, 네게 가져다주지 않을 수도 없고,
네가 싫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재능들이야, 그것은 죽음에 이를 때까지 네 삶의 어두운 상징이 될 거야.
- P163

그것을 숭배하는 법을배우렴, 되돌려받길 기대하지 않으면서 줄 수 있다는것은 씁쓸하지만 분명 감미롭단다. 사람들이 네게 상냥하지 않아도 너는 그들을 상냥하게 대할 기회를 누릴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자비를 품은 자의자부심을 느끼며 고통받는 자들의 지친 발에 신비하고도 놀라운 향기를 아낌없이 뿌리게 될 거야.
- P165

신은 그가 그렇게 되는 것을 내버려둘 수없었다. 신은 그에게 노래에 대한 재능을 주었던 것이고, 고통이 그를 파괴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더하여 신은 그의 발치에 매력적인 창조물들을 끌어다 놓고, 그에게도 충실한 연인이 되지 않을 것을 권했다. 신은 제비나 앨버트로스를 비롯하여 다른 노래하는 새들이 땅위에서 고통과 주위로 죽는 것을 허락지 않는 법이다.
자신이 속한 땅보다는 노래하고자 하는 마음에 더욱 충직한 그들만의 법칙을 위배하지 않도록 신은 추위가 찾아오면 그 새들의 가슴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자 하는욕망을 일으킨다.
- P176

"시도했다.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라. 다시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
- 사뮈엘 베케트, 「최악을 향하여!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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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3-17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79쪽.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그러다가 성공하면, 한 번에 성공한 것보다 기쁨이 배가되지요.

청아 2022-03-17 13:30   좋아요 2 | URL
네 페크님~^^♡ 중요한건 과정이기에 그런것도 같아요!

새파랑 2022-03-19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은 꼭 읽어야 할거 같아요. 문장들이 다 좋네요 😊 역시 미미님=프루스트~!!

청아 2022-03-19 10:22   좋아요 1 | URL
20대의 풋풋함탓에 앞쪽에 좀 지루한 스토리도 있었지만 역시 프루스트구나 하는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어요.
프루스트 넘 좋아요!!😄
 



그 꽃들의 시선은 힘없는 눈꺼풀 아래에서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 p.18




최근에 민음사에서 번역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1권을 아껴가며 읽고 있다. 총 13권으로 완간을 예정하고 있다는데 이런 속도라면 나머지 12권, 13권이 언제 다 번역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번역자에게 부담을 지우려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비교해 본 바로는 '잃.시.찾'의 민음사 번역이 가장 마음에 든다. 기다렸던 탓에 마음이 동요해서인지 또다시 곳곳에서 감탄하며 즐겁게 음미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게 된 생각은 만일 지구상에 모든 책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한 사람당 하나의 작품(한권또는 한 시리즈)만 간직할 수 있다면 나는 고민없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간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괴로움이 드넓은 지평선 위를 더욱 자유롭게 떠돌아다니고, 확장되고, 휴식을 취하고, 꽃을 따러 가고, 접시꽃과 분수와 기둥들과 함께 놀고, 오르세 구역을 떠나는 기병대 소속 군인들의 뒤를 쫒고, 센강의 물결을 따라가고, 창백한 하늘을 제비들과 함께 날아오르도록 내버려두었다. 그의 상냥한 편지가 그녀를 슬프게 한 지 5일째 되는 날이었다. p.25



그런만큼 프루스트가 20대 초 중반에 썼다는 단편모음집 '밤이 오기 전에'가 현암사에서, 국내최초로 최근 발간된 것이 무척 기뻤다. 40대에 작가가 발표한 '잃,시,찾'은 그야말로 작가들이 사랑한 작품이 되었고 아직까지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논문과 비평서가 가장 많이 발표,출간되는 작가 중 하나) 다만 특유의 만연체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 작가들도 읽기를 포기하기도 하고 독자들도 1권을 넘기 힘든 경우의 고통을 적지않게 호소한다. 나도 두어차례 1권 읽기를 시도했다가 3분의 1지점에서 무너지곤 했었다. 그러다 10권부터 거꾸로 읽기를 해 도달한 1권은 전혀 다른 세계,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자신을 드러냈다. 삶의 순간순간을 사랑하고 주변 인물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졌던 프루스트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지적 깊이를 작품에 오롯이 담아냈다. 그런 그의 20대 풋풋했던 시절의 글을 읽는다는건 나에게 설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안쪽에는 약간 정신없어 보이는 느릅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그 나무는 바람이 가져오는 별 대수롭지 않은 소식에도 얼마나 소란을 떠는지 끝이 나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래서 대체로 아무도 그 나무를 상관하지 않지요. 그냥 거기에 혼자 있습니다. 그 앞쪽에는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 안에 가지를 넣고 끊임없이 흔들어대는 버드나무 한 그루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떨지 않고는 일 분도 버틸 수 없는 환자 같지요. p.102



프랑수아즈: 시적인 장소 같아요.


앙리: 소설적인 장소에 가깝지요. 


프랑수아즈: 그렇다면....(침묵)우리에게 잘 맞겠어요.                               p.103


반전의 묘미가 있는 단편도 있고, 결말이 분명하지 않게 끝나버린 미완성의 글도 있었다. 독특한 자신만의 음색이 있는 가수들이 노래에' 지문'을 남기듯, 프루스트의 '지문'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더러 보여서 좋았다. 뒤쪽에 있는 해설로 이 원고들이 프루스트 사후 1세기 뒤에 출간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글은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는다면 프루스트 만의 섬세한 문장들을 여럿 건져올릴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고 흘려버릴 수 있는 찰나를 영원의 문장으로 살려내는 힘을 지닌 마르셸 프루스트. 그가 살려낸 장소들을 거닐며 그곳에 부는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호흡하면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 또렷이 바라보고 새롭게 감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읽고 싶은 프루스트에 관한 연구서들


  





노래:TOY


사진출처:서울신문(영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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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3-16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이 남기신 프루스트옹 작품속 지문들😍따숩
잃시찾 💃완독을 향해

청아 2022-03-16 13:07   좋아요 3 | URL
헤헷🥰 저도 이런 따뜻한 문장들 덕분에 읽는동안 포근했습니다. 읽시찾 완독 기대됩니다!! 🙆‍♀️👆

북깨비 2022-03-16 1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연체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어요. 만연체하니까 저는 머릿속에 박솔뫼 작가님이 바로 떠올랐어요.ㅎㅎ 저는 제 머릿속이 장황해서 그런지 만연체를 은근 좋아하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은데 잃시찾은 그 하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봐와서 왠지 어나더 레벨이 만연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ㅎㅎㅎ 13권까지 나오면 한번 질러보렵니다.

청아 2022-03-16 13:20   좋아요 5 | URL
저도 같은 이유로 만연체를 좋아해요!ㅎㅎ 아직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 이해도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읽을수록 빠져들고 적응이 되면서 눈이 열리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책도 예뻐서 소장가치가 충분합니다. 내년까지는 완간이 되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mini74 2022-03-16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르스트는 어렵지만 유희열은 좋아요 ㅎㅎ 이런 책 하나 내세요 미미님 ~ ㅎㅎ 미미님의 프루스트 이야기도 좋고 음악도 좋아요 *^**

청아 2022-03-16 15:07   좋아요 3 | URL
저도 그러고 싶어요 미니님~♡ 이런 재능이 있다면, 그걸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요?!ㅎㅎ 소설 읽는건 얼마든지 되는데 상상이 쉬운일이 아니네요. 게다가 <잃.시.찾 >같은 작품 읽으면 더 기가 죽어서 용기가 안나요ㅎㅎ😆

캐모마일 2022-03-16 17: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저는 도전할 엄두가 안 나는 책이네요. 11권을 읽고 계시다니 그저 감탄에 감탄입니다. 덕분에 뜨거운 안녕 두 번 돌려들었습니다. 나른한 오후에 감성 충전했습니다.

청아 2022-03-16 17:33   좋아요 3 | URL
뭔가 리뷰쓰고나서 뿌듯하기도 했고 힐링이란 면에서 Toy를 골라봤는데 들으셨다니 기쁘네요!😄 <잃.시.찾>은 처음에 정방향으로 읽기가 정말 쉽지않았던 책이예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3-16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젠 다락방님 올려주신 일기예보 음악 듣고 멍~때렸는데 오늘은 미미님의 토이!!!
뜨거운 안녕, 좋은 사람등등 명곡들 다 모였군요ㅋㅋㅋ
유희열의 음악성 또 새삼 감탄,감탄 합니다.
잃시찾 번역본이 그리 늦게 출간된다 해도 저의 완독률보다 빠를지도 모르겠네요??
계속 구입만 하고 있는데 13 권이 끝인가요?
다시 구입에 박차를 가해야 겠어요ㅋㅋㅋ
11권까지 읽으신 미미님 🍑🍑👍👍

청아 2022-03-16 19:07   좋아요 4 | URL
이런 모듬세트같은 노래모음이 있더라구요?ㅋㅋㅋ안 어울리면 어쩌나 살짝 망설였었는데 나무님이 칭찬해주시니 으쓱으쓱입니다ㅋㅋㅋ😍 민음사 책이 소장용으로도 근사하죠!! 주석이 맨 뒤에있지 않고 페이지아래 있는점도 마음에 쏙 들어요. 야금야금 아껴 읽는데 단편모음이 나와서 재밌게 읽었어요. 나무님도 <읽.시.찾>의 세계에 함께 해주실날 기대됩니다~♡

새파랑 2022-03-16 1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프루스트로 논문하나 써주세요 ^^ 좋은 책 아껴보는 마음 뭔지 공감이 갑니다 ㅋ
토이 음악 오랜만에 들어야겠네요~! 전 <너의 바다에 머무네>를 좋아합니다 ^^

청아 2022-03-16 19:13   좋아요 3 | URL
미니님도 새파랑님도 오늘 저한테 왜이러시는거죠ㅋㅋㅋㅋ저는 능력치가 한참 안되는데요ㅋ저보다는 스콧님이 가능하실듯 합니다.😅 <너의 바다에 머무네>도 넘 좋죠! 어쩐지 이 책의 몇몇 스토리가 어우러지는 것 같아 올려봤어요.

건수하 2022-03-16 1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잃시 국일미디어 판으로 읽었는데,
민음사 판 1권, 펭귄미디어 1권 같이 좀 봤었거든요.
민음사판이 좀더 산문같은 느낌이고, 국일미디어 판은 시인이 번역해서 그런가 상당히 시적이었어요 (그러나 주술관계가 호응이 매우 안되는).
읽을 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295431 이 책이 좀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읽었던 건 절판되었고 새로 개정이 되었네요 :)

참, 그리고 아트앤스터디에 고 김진영 선생님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가 있답니다 :)
(저는 안 들었...)

토이 저도 10-20대에 참 좋아했는데... (아이디에도 토이가 들어갔었..)

청아 2022-03-16 19:20   좋아요 4 | URL
국일미디어 판 번역자님이 워낙 유명하신분이라 저도 두권을 구입해 맛을 봤는데요. 확실히 민음사와 차이가 느껴졌어요. 시적이라 하시니 언제 다시 좀더 읽어봐야겠어요! 펭귄은 표지가 예뻐서 소장했고요ㅎㅎ

강의가 있다니 정보 감사해요~♡ 유튭에서도 찾아보곤 했는데 궁금하네요!

와 아이디까지?!! 토이는 가끔 다시 들어도 당시 감성이 바로 살아나서 기분이 묘해요😉

가필드 2022-03-16 2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잃어버린 시간~”11권까지 열독 프루스트 단편집 찐팬 인정입니다

청아 2022-03-16 20:29   좋아요 4 | URL
프루스트 너무 사랑해요~♡ 관련책들 잔뜩 사서 쟁여두고 있는데 가필드님 찐팬이라 인정해주시니 조만간 제가 하나하나 클리어해 보겠습니다.헤헷😁

페넬로페 2022-03-16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단 한 권의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군요.
빨리 번역되어 완간되면 좋겠어요^^

청아 2022-03-16 21:08   좋아요 4 | URL
네~♡ 민음사 완간된 모습을 얼른 보고싶어요!! 다시 첨부터 읽을려고요.ㅎㅎ🥰

그레이스 2022-03-16 2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3권 까지군요
아직 읽지 않아서 11권이 마지막인가 했어요ㅠ
갈 길이 멀군요 ㅎ

청아 2022-03-16 22:34   좋아요 3 | URL
초반 진입 장벽이 있어 그렇지 넘어서면 나갈 수가 없어요~♡ 그레이스님은 분명 저보다 더 깊은 감동을 받으실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2-04-09 0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청아 2022-04-09 06:41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새파랑 2022-04-09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프루스트 = 미미 님 한국의 프루스트 미미님 당선 축하드려요~!!

청아 2022-04-09 12:44   좋아요 1 | URL
에구구ㅋㅋㅋㅋ
감사해요~♡ 새파랑님^^*

그레이스 2022-04-09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 미미님~

청아 2022-04-09 12:44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mini74 2022-04-09 10: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새파랑님 댓글 넘 귀엽습니다. 저도 미미님 축하드랴요. 기념으로 알라딘은 마들렌 한 박스를 보내달라!!!

청아 2022-04-09 12:48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그렇죠! 감사해요 미니님~♡ 마들렌 어서 보내롸!!!

2022-04-09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09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필드 2022-04-09 1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도 당선 축하드립니다 🌸 봄이라 벚꽃으로 마련해보았습니다 ^^

청아 2022-04-09 13:55   좋아요 4 | URL
가필드님~♡ 벚꽂 감사합니다ㅎㅎ향기가 좋네요🌸^^🌸

scott 2022-04-09 15: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추카 기념으로 프루스트옹 애착이
요기 놓고 가여 !ㅎㅎ
(> ” ” <)
( =’o‘= )
-(,,)-(,,)-주말 햇살 가득 ^ㅅ^

청아 2022-04-09 15:44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스콧님! 애착이 고맙습니다~♡ 귀염상이네요^^*

페넬로페 2022-04-09 15: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축하드려요.
찐사랑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해요.
미미님의 프루스트 사랑은 넘사벽입니다**

청아 2022-04-09 15:45   좋아요 5 | URL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프루스트는 역시 저의 찐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