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울랄라
세상을 바꾸는 힘, 대중성
레이디 가가가 트윗(그녀의 트윗 팔로워는 현재까지 2300만명정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다)으로 2012년 월드투어"The Born This Way Ball"를 4월 27일 한국부터 시작한다는 말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 가가의 열혈팬인 나로서는 그녀의 라이브를 한번쯤은 보고 싶다,라는 소망(?)은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가가의 월드투어 티켓 예매일날만을 기다렸다.
가가의 인터넷 티켕팅 당일, 까막게 잊고 다음 날 부랴부랴 들어갔더니 예매하려던 스탠딩은 온데간데 없고 D석만 있었다. 라이브를 보기엔 너무 먼 자리여서 예매를 하지 않고 3월1일 예매취소건으로 다시 티켕팅한다길래 그날은 잊지 않고 12시에 들어가 예매를 할 수 있었는데, A석의 스탠딩은 그날도 확보가 안 되서 B석 스탠딩으로 예매를 마쳤다.
사실 이 날까지도 가가 라이브 공연의 연령은 12살이상이라고 명시되었다. 그러더니 3월 중순부터 기독교 연합에서 가가가 사탄이라느니, 가가가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하면 동성애자가 많이 생기게 된다느니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공연은 18세 이상으로 수정되었다. 라이브쇼에 종교적인 색채를 입히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종교인들 보면 한숨만~ 나는 우리 나라 유교문화를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엄청 싫어하는데, 사실 기독교가 우리 나라 제사문화만 배척했지 우리의 과거 유교문화를 그대로 21세기에 답습하는 것 같아 보인다.

4월 27일 6시 40분쯤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 거의 좌석이 차지 않아 불안했었다. 과연 이 많은 좌석이 찰지~

7시가 넘으며서 사람들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고

8시쯤에서는 그 많던 좌석이 거의 다 찼다.
이날 가가의 라이브를 보러 오기 위하여 온 사람이 4만오천명. 마이클 잭슨 이후 가장 많이 모인 관중이라고 했다. 우리 나라에 이렇게 많은 가가팬이 있는 줄 몰랐다. 젊은 여자들이 가장 많았고 놀라운 사실은 50,60대로 보이는 나이 드신 분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는 것. 그분들 보면서, 나도 늙으면 저런 열정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물론 마돈나가 십년 후에라도 우리나라에 온다면 에이석 스탱딩으로 티켓팅~
가가의 공연을 보러 들어가기 전에 엄격하게 연령 체크를 했고, 나보고 주민증 보여 달라길래 제 나이가 18살 밑으로 보이나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통과~
사람들이 가가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모여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채널이 연결이 안 되었을 뿐이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가가를 좋아하는구나하는 생각이. B석 스탠딩에서는 가가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날씨가 차서 잔뜩 껴입거나 외국인들이 나시에 짧은 바지를 입은 정도. 눈에 확 띄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인터넷 신문보고 그 날 가가를 패러디한 사람들을 보았을 정도.
어둠이 내리고 8시 공연은 한참 후에야 시작되었다. 아, 정말 본 공연까지 기다리는데 지루했어. 디제이가 나와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긴 했어도 흥이 나질 않으니. 가가를 보기 위해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지만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좋은 자리 확보 실패.

드뎌 8시 15분이 지나고 가가가 등장했다. 그런데 정말 염병~ 그녀를 보기 위해 스탠딩 티켓을 구매했건만 스탠딩에서도 가가가 안 보인다. 키가 작은 내가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확률은 하늘의 별을 따기 보다 어려웠고 손을 치켜올려 한컷이라도 찍으려고 해도 사진에서 나오는 것은 저 미키리본 뿐... 흑 좌절모드. 저 미키 리본을 확 머리에서 낚아채서 던져버리고 싶었다(제발 공연때 저 미키리본 하지 마요. 뒤에 키 작은 저 같은 사람은 리본밖에 안 보여요).

라이브를 찍긴 찍었는데, 정말 내게 너무 먼 그대~ 였다는. 무대 등장할 때에 말타고 등장했다는데, 안 보였으~ 그 자리에선 무대조명만 보일뿐. 라이브 무대는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찍는 것은 포기하고 그녀의 라이브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대에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쪽으로 생각을 돌렸다. A석 스탠드 티켓 구입하신 분들, 정말 좋겠더라. 다음 공연 때 기필코 A석 좌석으로 예매하리라.
라이브 옆에 설치된 TV로 본 공연무대는 장엄했고 퍼포먼스는 파워풀했다. 그녀의 보이스 성량이 꽉 차서 라이브 성량이 스튜디오 성량 못지 않았다. 이번 라이브에서 강조한 것은 퍼포먼스도 퍼포먼스(노래하면서 어찌 그리 춤이 파워풀한지 감탄 또 감탄)지만, 기타 사운드를 강조한 무대였다. 대체로 가가의 음악이 춤곡이다 보니 드럼비트가 강한데, 라이브에선 기타사운드를 강조. 좀 더 무대가 쎄고 활기가 넘쳤다.
많이 사람들이 그녀의 노래 맞춰 춤을 추고 환호성을 올리고, 진짜 젊은 여자분들 어찌 그리 잘 놀던지. 순간을 즐기고 일상을 즐겁게 노는, 발랄하고 명랑했던 그녀들을 보면서 문화적 충격~ 아, 날 다시 20대로 돌리도~ 그녀가 무대 위에서 보이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리듬에 맞춰 춤추고 그녀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내 옆에 있는 여자분이 놀랍게도 가가의 노래 가사를 전부 외워서 따라부르더라. 헐~ 난 배드 로맨스 하나 외워 갔는데^^
가가의 히트곡이 많아 두시간 공연은 지루하지 않았고, 그녀가 공연 중간에 자신의 부모를 위해 피아노 앞에서 노래 부를 때는 울컥. 그녀의 부모 사랑이 지극함을 보여주었는데, 그녀를 사탄 운운했던 사람들은 그 모습 보면, 자신들의 말이 얼마나 창피하고 쫌팽이같은 언급이었는지 알 것이다.
그녀의 사고나 행동이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이고 급진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사탄의 후예라고 하는 말들은 좀 우습다. 자신들의 세계관이 26살 그녀의 세계관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알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아직 세상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그녀의 퍼포먼스가 방종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그녀의 동성애자 지지 같은 정치적 발언이 단순히 청소년 유해발언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다원주의 세계를 인정하는 않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다.
나는 남자들에게 귀여운 척 이쁜 척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걸구룹보다는 당당히 여성주의자로,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참하고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가가가 휠씬 사랑스러워. 그녀의 기괴하고 괴팍한 퍼포먼스가 세상을 전복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그녀가 세상의 보수적인 이념에 종속되기보다 뒤집어 놓은 세상이라도 나는 그녀가 뒤집어 놓은 세상에서 사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