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떨 땐 내가 미친년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바로 이런 때, 이번 베니티 페어 9월호 표지 장식이 야성미 넘치는 이뉴야사 모습을 한 레이디 가가길래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덥석 물었을 때. 더불어 하루키 인터뷰가 실린 문동도 함께.  

5% 할인해서 2만원하는 잡지를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구입할만큼 당신에게 레이디 가가가 대단한 인물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그 때는 그랬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잡지 속 인터뷰(이걸 인터뷰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기자가 가가와 인터뷰한 것을 요약한 내용이라고 해야할지)가 어떤 내용이었을까, 궁금했고 베너티 페어 기자의 취재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이나 외국이나 잡지기사라는게 뭐 뻔하디 뻔한 그런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가가에 대해 알려진 내용들을 정리한 수준. 심층적인 인터뷰나 취재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기대이하의 기사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레이디 가가를 단순히 퍼포먼스에 능한 이슈메이커쯤으로 알고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세계를 좀 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그게...그녀를 단순한 이슈메이커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녀의 별나고 파격적인, 반사회적이고, 진보적인 퍼포먼스와 정치적 행보는 하루키가 이번에 문동에서 말한 세상의 클로즈드 서킷을 조금이라도 오픈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현재 25살의 이 청춘발랄한 아가씨는 그 동안 그 누구도 그 나이때에 감히 해 보지 못했던 퍼포먼스와 반사회적 가치 그리고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이 열린 세상이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세기보다 사회가 열렸기 때문에, 그녀의 반사회적 가치가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그러나 우리가  점점 더 열린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던, 그 열린 사회의 촉매제는 바로 레이디 가가같은 대중적인 사람들이 아닐까.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어필된 영향력을 대중들에게 일반화될 수 있는 그런  것.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하는데,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세상의 몇 %나 읽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것이다. 지난 번에 인내하고 또 인내하면서 끝장을 넘긴 <주문을 깨다>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아주 단순했다. 그래, 내가 이 지구상에서 이 책을 읽은 0.1%안에 들었구나, 하지만 0.1%의 독서가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가 없잖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깐 신이 없다는 것을 아무리 타인에게 애를 써가며 이야기를 해도 소귀에 경읽기란 말씀. 일단 지배적인 종교관이나 인식론이 너무나 팽배해서 호킹처럼 물리학적으로, 도킨스처럼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데닛처럼 철학적으로 신이 없다,는 것을 읽고 아무리 떠들어도 현재 지배적인 틀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내 말이 씨알이 먹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베이스적으로 신이 없을 수도 있다,라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어야 가능한데, 사실 우리는 이 쪽면에서는 종교적, 사회적으로 클로즈드 되어있고 만일 신이 없다,고 했다고 대 놓고 말했가는 따귀맞기 일보직전이기 때문이다. 

신이 없다,라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설명한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대중이 읽기에 너무 어렵다.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 혹은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이래 가지고는 신이 없다라는 사실을 대중적으로 인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모든 사회적인 현상들이 책에만 서술되어 있다면, 그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다.  

킹 목사의 대중적인 집회(어느 정도였나하면 미드 콜드 케이스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나온다. 한 흑인소년이 킹목사의 대중연설을 듣기 위하여 먼 길을 떠나는 도중 그런 모습에 고까워하는 백인들에게 살해당하는, 그만큼 그는 많은 흑인들을 모아 놓고 대대적인 연설을 하면서 그들의 권리를 일깨운다)가 성공적이었기에 나는 인종차별법이 톹과 되었다,라고 생각한다. 게이 운동이나 페미니스트들의 드러내 놓고 대중적인 활동을 벌였기에, 나는 그들의 권리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영역과 지지를 얻어 냈다고 믿는다. 단순히 책에 쓰여진 이론만으로 끼리끼리 논할 들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천하의 마돈나가 80년대초반에 나올때만 해도 그녀의 뮤직 비디오는 남자한테 순종적이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렇게 페미니즘운동이 70년대 박차를 가했어도 80년대 초중반하더라도 대중적인 영상매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마돈나가 쇼비즈니스계에서 부를 획득하자 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이 남성위에 군림하는, 지배적인 권력구도를 뮤비의 영상을 통해 바꾸어 놓는다. 그녀의 이러한 권력재편성 뮤비들 이후, 남자한테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영상(그게 뮤비든, 영화든지간에)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제 여자는 남자와 비슷한 동등의 입장으로 묘사되거나 지배적인 입장으로 묘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웃기고 있네. 마돈나가 뭘 별 거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미국 대학의 학위논문으로 마돈나가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논문을 90년대,2000년대에 얼마나 많이 써 냈는가를 확인해보시길). 수십년 동안 여성운동에 몸 바친 페미니스트들이 그렇게 바라던 지배구조가 단숨에 마돈나의 대중적인 뮤비의 파급효과로 인해 확 바뀌어버렸다는 사실만 하더라도 우리는 대중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돈나가 뿌린 씨앗의 토양위에서 자란 세대가 바로 84년인가 85년생인 레이디 가가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나는 가가를 덜 떨어진 아이, 혹은 이상한 애 취급했는데, 그녀의 음악을 듣고 나서 그녀의 정치적, 사회적 퍼포먼스가 이해되었다. 매일매일 그녀의 웃기는 퍼모먼스가 기다려질 정도. 일반적으로 완전히 다른, 색다른 그녀의 모든 행동들은 벌써 다른 연예인들에게 미치고 있다. 그녀가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없다고 해도 그녀의 일부를 카피캣한 연예인들이 있다고 것만해도 우리는 간접적으로 그녀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는 것이다. 마돈나조차도 30대에 넘어서 자신의 가치관이나 주장을 한 것에 비해 그녀 나이 20대 중반. 세상을 바꾸기에는 어린 나이지만 그녀는 벌써 세상을 서서히 바꾸어가고 있다. 트윗 팔로우 전세계 천오백만명. 트윗 팔로우 1위를 차지 하고 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이다. 노래 Alejandro를 통해 종교를 공격하고 동성애를 지지하는 자리에 거침없이 나아가 연설하고 자기권력의 파워를 통해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 현재 가가의 위상이다.  

혹자는 나에게 그녀의 반종교적이고 반사회적인 가치의 퍼포먼스가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에 완전한 사회는 없다, 는 것이다. 완전하지 않는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오픈은, 하루키가 말하는, 닫힌 회로를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보수화된 사회나 종교화된 사회가 최고의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쪄죽겠는 더위에 챠도로로 온 몸을 칭칭 감은 이슬한 여성의 종교적 억압이 다원화된 사회라고 포장되어  인정되는 분위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남성우월사회, 자유연애를 죄악시 하는 사회나 낙태를 종교적 죄책감으로 몰아부치는 사회.. 이 모든 것이 남성의 초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나온 발상 아니었던가. 좀 더 자유로운, 열린 세상을 위해선 우리는 클로즈드 서킷의 회로를 열어놔야하고 대중적 아이콘의 등장이야말로 그 회로를 활짝 열어제낄 수 있는, 세상을 움직이는 기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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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가 울랄라(2)~
    from ^^ 2012-05-15 16:55 
    레이디 가가가 트윗(그녀의 트윗 팔로워는 현재까지 2300만명정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다)으로 2012년 월드투어"The Born This Way Ball"를 4월 27일 한국부터 시작한다는 말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 가가의 열혈팬인 나로서는 그녀의 라이브를 한번쯤은 보고 싶다,라는 소망(?)은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가가의 월드투어 티켓 예매일날만을 기다렸다. 가가의 인터넷 티켕팅 당일, 까막게 잊고 다음 날 부랴부랴 들어
 
 
다락방 2010-09-13 13:12   좋아요 0 | URL
전 아직 가가를 좋아하진 않고 있지만 마돈나는 엄청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기억의집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갑자기 막 신나졌어요. 마돈나가 부를 획득하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걸 해내는것이 뿌듯해져서 말이지요.

하루키 인터뷰 때문에 문동계간지를 살까말까 하다가 아직 사지 않고 있는데, 기억의집님, 하루키 인터뷰에 대해 좀 더 써주시지 그러셨어요. 아흑, 궁금해요, 궁금해! ㅠㅠ

기억의집 2010-09-14 09:11   좋아요 0 | URL
문동의 하루키인터뷰 유익했는데 사실 저는 하루키 인터뷰 이외에는 별로 흥미로운 소설이나 글이 없어서 돈 아까워요. 평소에 전 문예지는 안 보거든요. 이번에 하루키때문에 사긴 했는데.. 저 두꺼운 문동을 보면서 나에게 유익한 페이지는 저 것밖에 없다니,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신경숙 인터뷰가 읽길래 잠깐 읽어봤는데..웃겨서..완전 아부도 그런 아부가 없더라구요. 읽다가 말았어요. 휴~~

가가 음악 괜찮은데...혹 워낙 요란스런 이슈때문에 그런 것 일까요? 그런데 음악 취향은 다 달라서..이 것도 지문만큼이나 개개인이 다 다르더라구요^^

다락방 2010-09-14 10:12   좋아요 0 | URL
아, 가가는 지난번에 올려주셨던 telephone 잘 듣고 있어요. 요란스런 이슈나 그런것 때문에 싫다거나 하진 않구요, 그저 아무 관심도 없다고 해야 할까요? 왜, [댄스댄스댄스]에서 하루키가 초콜렛에 대해 말하는 것 처럼요.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런거에요.

저도 하루키 인터뷰 말고는 제 흥미를 끄는게 없을 것 같아 사지 않았는데, 흐음, 그렇단 말이지요? 그럼 저는 하루키 인터뷰를 포기할래요. :)

2010-09-13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4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4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5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사하기로 작정하고 두 달전부터 집을 복방에 내놓았지만, 집이 너저분한 탓인지 아직도 계약을 하자는 사람이 없다. 어제는 계약만료일은 다가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하도 답답해(흐흐, 내 맘에 쏙 드는 집들이 쏙쏙들이 나가는 상황인지라) 집정리도 할겸 제일 먼저 책장정리를 하는데, 바닥에 내깔려둔 책이며 쌓여있는 책들을 책장 제일 윗칸 그러니깐 천정에 가까이 쌓다가 책장의 책들 사이에 끼여있는, 인쇄해 놓고 까막게 잊고 있던 예전 자료 뭉치들을 발견했다. 발견하는 순간, 기쁨의 감탄사, 어머낫,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예전에 알라딘에서 활동했던 나귀님을, 예나 지금이나 내가 이 양반의 글을 무지 좋아한다. 그래서 이 양반이 쓴 리뷰와 주마'관'산 페이퍼를 샅샅히 다 읽고 글이 너무 좋아  컴으로 저장하기도 하고 인쇄해 놓기도 했던 것이다. 컴으로 저장한 글은 저런 표지 없이 글만 저장해서 다소 심심했는데, 어제 알라딘 서재 개편하기 전의 블로그 표지 인쇄물을 발견한 것이었다. 인쇄자료들을 보니 꽤 두툼하다. 2004년에서 2006년까지.  

나귀님은 2004년부터 알라딘에 글을 올렸지만, 내가 나귀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 2005년 알스버그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의 리뷰였을 것이다. 그 땐 아이들이 어려 그림책만 구입하던 시기였고 그림책의 리뷰을 많이 읽던 시절이었다.  여하튼....그림책 검색하다가 우연히 본 리뷰였는데, 제주도 처갓집에서 먹고 싶은 무화과를 얻어먹지 못했던 일화를 어찌나 유머스럽게  썼던지 그 긴 글을 읽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을 정도였다. 나중에 하루키가 알스버그 좋아해 일본어판 알스버그는 제다 하루키가 번역했다는 일화도 빼놓지 않고 소개한, 그 리뷰를 읽으면서,어어 이 사람 보통이 아니다,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애 키우느냐고 글에 대한 인상만 있었지 그렇게  열성적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이 사람의 글을 전부 다 읽어봐야지 했던 결정타는 바로 이 작품의 리뷰였다. 리뷰의 내용은 전날 술 진탕 먹고 안경까지 잃어버리고 들어와 아내한테 타박 받으며, 저 그림책의 곰과 교묘하게 연결시켜 자신은 곰이 아니고 개였다는, 리뷰였는데 자신의 처지를 저 그림책과 연결한 글솜씨는 가히 조미료 감칠맛 그 이상이었다. 아마 내가 리뷰 읽고 포복절도한 리뷰은 저 리뷰가 유일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유머스럽게 썼다. 이 무렵에는 알라딘 마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나귀라는 이름을 클릭하면 그의 서재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쯤은 알게 된 시절이라, 그의 그림책 리뷰뿐만 아니라 다른 리뷰나 페이퍼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한마디로 그를 평가하라고 하면 개도 곰도 아닌 그를 괴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독서가이면서 수집가인 그는 박학다식의 경지를 넘은 사람 같아 보인다. 아마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난 책을 읽었다,는 것에 처음 부끄러움을  느꼈다. 말 그대로 난 글만 읽었을 뿐이다. 책 속의 책, 한 권의 책이 다른 책과 연결될 수 있는 채널에 대해  그때까지 관심도 없었고 사실 책을 다루는 방식을 몰랐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그가 책을 읽는 방식은 책 속에서 언급한 책은 물론이거니와 주까지도 허투로 버리는 법이 없어 보인다. 한 권의 책 속에 연결된 모든 채널을 섭렵한 후 자기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많이 읽은 것, 그리고 한권의 책에 둘러싼 모든 채널을 뒤져 그 안에 있는 지식 혹은 정보 수집의 집요함은 혀를 내두를 만하다. 그래서 그가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왠걸, 아마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는 아직도 30대다. 그 나이에 우주적인 방대함이란. 와우! 게다가 그는 독서가로서의 교만함이 없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그의 글은 누구나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이다. 그가 쓴 리뷰나 페이퍼중에서 나는 어려운 용어(하이데거에 대한 글을 써도 담론이나 뭐 그런 철학용어 쓰지 않는다)를 쓴 것을 거의 읽어 보지 못했는데, 그가 잘 알지 못해서 그런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니고 용어자체를 다 풀어서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의 서술력은 아무리 어려운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도 쉽게 풀어썼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서술은 전체적인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쓰기 힘든 글들이었고 집요한 책파기가 아니면 절대 그런 글이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여하튼 내가 알라딘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때가 나귀님이 활동하던 때였다. 아마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체크했을 것이다. 그 때의 기분을 말하라면, 기다림의 흥분과 기대 딱 그 느낌이었다. 그의 새로운 글이 올라왔을 때 첫 문장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짜릿한 흥분은, 아마 마약주사를 맞았을 때 약물이 몸 속에 쫘악 퍼지는 그런 흥분과 느낌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며칠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았을때의 그 금단현상이란. 언제나 그의 글을 읽을 때면 즐겁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영원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아마 하루키의 글을 읽을 때의 그런 느낌, 나는 하루키의 글을 읽을 때의 그 기분이 좋아서, 한적한 오후 4시의 느낌이랄까,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의 문장을 읽은 재미로 읽는 것이지 사실 이야기의 완결성이 완벽하든 거지같든지간에 상관없다. 그런데 나귀의 글이 그랬다. 문장을 읽은 재미가 은근 아주 솔솔했다.  은근슬쩍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뿜어내는 그 진지함이란.

서재문을 아예 폐쇄한 나귀님의 저 인쇄물을 찾아내면서, 더 이상 그의 리뷰나  주마'관'산 페이퍼를 읽을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요즘은 블로거들의 서평책들이 대세가 아닌가. 다른 서평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는 책에 대해 말할 때 애정 그 이상의 유혹적인 글을 쓴다. 아마 책괴물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주 미친년스럽게도 그가 언급한 책들은 거의 사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유혹에 약했고 그가 누구인지 미치도록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그의 글빨은 놀라울 정도였으니깐. 여타의 책속의 책이랄 수 있는 서평집들이 나올 때마다 매번 나귀의 서평집 혹은 에세이집이 나오지 않았나,하고 기웃거리게 된다. 언제쯤 그의 서평집을 혹은 에세이를 주문해 받아볼 수 있을까. 그런 기대 자체가 너무 큰 욕심이고 망상이려나. 이제 그가 커밍아웃해서 자신의 독서 이력을 노출시켜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과연 스쳐지나가는 바람빠진 헛된 바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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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1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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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9 2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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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2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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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9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09-09 14:36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그분 서재를 기웃거리면서 느꼈던 만족감과 충만감과 부끄러움 등이 새삼 떠올라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둥지 틀고 글을 쓰실 것만 같은데 당최 어디인지 알수가 있어야 말이지요.(그런 분이 설마 절필?은 아니 하실 것 같다는 나름의 기대를...ㅜ.ㅜ)

기억의집 2010-09-09 20:47   좋아요 0 | URL
저도요. 나귀님이 쓰신 글 읽고 난 지금까지 책을 왜 읽었나 싶었어요. 저의 독서이력을 돌아보게 만든 장본인이었어요. 희귀본이면 희귀본 관련 책 이야기, 자기 주장이 들어간 글은 명확하고 뚜렷한 조지 오웰식의 산문스타일, 자신의 주변이야기하면서 슬쩍슬쩍 끼어놓은 유머. 저도 이 분 다른 곳에서 둥지 트나 싶어 여기저기 다 기웃거려봤는데 리뷰나 페이퍼 활동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이 분은 책을 좋아해서 절대 절필은 안 할 것 같아요. 다른 방식으로 글을쓰시겠죠!

2010-09-09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9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0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9-09 17:58   좋아요 0 | URL
나귀님도 나귀님이시지만 그 분이 언급한 책을 읽으시는 님의 열정도 대단하십니다.
지금은 아예 떠나셨군요. 알라딘이 2.0으로 바뀌기 전에 저도 즐찾하고 몰래 가서
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약간은 괴팍하신대가 있는 것 같아 감히 말은 못 붙여 봤고,
2.0으로 바꾸고 나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 즐찾에서 빠져있던데 그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알라딘이 참 이 부분에선 아쉬워요. 창작블로그 개설해 놓고 유명한 작가들은 웹진에서
보여주고 나중에 책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면서 이런 분들에 대해선 출판사와 연결시켜주는 그런 노력들을 안하고 있으니. 창작블로그도 개설만 해 놓도 나몰라라 하고. 쩝

기억의집 2010-09-09 21:00   좋아요 0 | URL
저도 덧글 몇 번 달았다가 퇴짜 맞았어요^^ 아흑~
저는 서재 2.0이 바뀌면서 브리핑 기능이 시원찮아 그냥 아예 페이퍼로 들어와 일일히 글을 체크해요.
창작블록는 거의 안 들어가봐서. 몇 번 가봤는데 별로 눈에 띄는 글이 없더라구요. 아니면 제가 못 찾던가. 저는 오히려 다음에 들어가 뷰를 더 많이 찾아 읽는 것 같아요. 알라딘이 직접 그렇게 연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알라딘 직원분들은 처음부터 나귀님이 누군지 알지 않을까요? 저는 그게 궁금하더라구요. 알지 않을까, 하는.
스텔라님, 축하드려요. 첫 책이신가요? 저랑 친한 껌정님 글도 수록되어서 더욱더 관심가는 책입니다.

stella.K 2010-09-09 21:5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사실 별 것도 아닌데...
솔직히 저만 빼면 이 책 전체적으로 아주 괜찮은 책 같아요.
본의 아니게 호들갑을 떨기도 했는데 사실 제 글이 실려서가 아니었거든요.
에잇 모르겠당.~

근데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었는데,
기억님, 저 사진 나귀님 페이퍼 종이에 인쇄된 거 맞나요?
신기해요.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죠?^^

기억의집 2010-09-10 15:4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인쇄했어요. 저 나타샤 킨스키 표지는 매번 다른 글 인쇄할때마다 프린팅되서 수십장은 있나봐요. 간만에 저 프린팅 보니 신기하데요.

별 말씀요. 스텔라님의 글이 좋으니깐 실었지, 그냥 실었겠어요. 다 한실력 하시는 분들인 것 같던대요. 저는 드레스님한테 책 사서 싸인 받을께요, 했거든요. 저는 여기도 여기지만 예쓰쪽이 친분관계가 두터워서 스텔라님 방에 가서 저 책 이야기 하기가 뭐했어요^^

루체오페르 2010-09-09 23:49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잘 모르는 분인데, 많은 분이, 기억의집님이 이렇게 감탄하시는 분이라니 궁금하네요. 서재 닫은신게 아쉽습니다.

기억의집 2010-09-10 15:44   좋아요 0 | URL
요즘 활동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시더라구요. 가만보면 저 너무 오래동안 알라딘과 예스 붙어있는 것 같아요. 진뜩이처럼.^^ 조만간 저도 서재 닫아야할 나이가 아닌가 하는. 하핫. 글 잘쓰는 분들 정말 많아요. 부러울 정도로.

mira 2010-09-10 12:00   좋아요 0 | URL
아쉽네요 좋은 글을 같이 많이 읽었으면 좋았을것을

기억의집 2010-09-10 15: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예전에 쓰시 글이나 남겨놓고 떠나실 것이지, 어쩜 그렇게 자취도 없이 싸악 사라지시면서 글도 함께 가지고 가셨는지, 서운해요.

2010-09-10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3:17   좋아요 0 | URL
진작에 알라딘에서 좀 놀아볼 걸 그랬네요. 에구 아쉬워라... 알라딘 서재의 매력을 넘 늦게 알았나 봐요.(심지어 2010년 1월에 발견했다죠.차암~.) / 예전에 미네르바 글은 여기저기 갈무리가 되어 있던데, 이분 글은 어디에 없으려나.. 그런 생각 들만큼 이분 소개를 잘 해 주셨어요. 기억의 집님.^^

기억의집 2010-09-13 09:20   좋아요 0 | URL
여기에 빠져들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같은 곳인데...이를 어째요! 여긴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발 빼기 힘든 곳이에요. 제가 여기에 있는 것도 아마 나귀님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감은빛 2010-09-11 01:0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나귀님의 저 프로필사진을 보니 기억이 납니다.
비록 알라딘에서 활동은 별로 안했지만, 좋은 글들 찾아 읽느라고 시간 많이 보냈었죠.
오랫만에 다시 알라딘 돌아다녀보니 예전에 종종 찾았던 분들이 별로 안보이시는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09-13 09: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기 글 잘 쓰는 분들이 대거 많았었는데... 몇 번의 파동으로 다 빠져나가셨네요. 그래도 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도 여기만한데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며칠 전에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총부채 상환비율 DTI를 완화하더라도 가계부채 문제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DTI 규제를 풀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드디여 담보 대출 받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위해 그 발언이 끝나자 마자 각 금융권에 규제완화를 지시했다. 오늘자 뉴스를 보니 아마 내일부터 제1,2 금융 모두 그 뜻을 받들어 담보대출을 내 보낼 것이라는, 그러나 사람들이 예전과 같은 대출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금융권의 반응 기사를 읽었다. 총부채상환비율, 그러니깐 영어로 DTI(Debt To Income)란 무엇일까? 백과사전식 정의로는,

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채무자의 소득으로 얼마나 잘 상환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 대출한도를 정하는 제도인데, 이때 DTI가 사용된다. DTI는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급의 상환액과 기타 부채에 대해 연간 상환한 이자의 합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높다고 인정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2005년 도입한 이후 투기지역에서만 40%로 적용되었던 것이 2009년 9월 7일부터 확대 적용되었다. 이에 따르면 은행권 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 원을 넘는 경우 DTI는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50%, 인천ㆍ경기 60%다.  

솔직히 나같은 사람은 한글로 써 있어도, 아무리 읽어도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사람이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기서 잠깐 이와 비슷한 상황의 소설을 쓴 미야베 미유키의 말을 빌려야한다. 80,90년대의 일본 부동산 버블을 심도 있게 다뤘을 뿐 아니라, 거품 경제후의 인간 군상을 다룬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는 현재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과 같은 소설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따로 없다. 소설의 중심은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 웨스트아파트 2025호이며 그 공간과 관련된 인물들의 허영과 욕망을 다루고 있다. 1996년 9월,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 웨스트 아파트 2025호에 일가족 네명이 무참하게 살해된다. 처음 경찰은 그 곳에 거주한다고 관리소에 명시된 가족인 줄 알았으나 시체의 신원을 확인해 본 결과 그들은 고이토 가족이 아니었다. 그들은, 고이토가 그 집을 사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고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자 경매로 넘어간 후, 그 집을 낙찰받은 경매 매수자 이시다 나오즈미에게 다시 그 집을 헐값에 빼앗기 위해 내세운 버티기꾼들이었다.  

이 시점에서 제기되는 의문. 도대체 그 집 구입가가 얼마며 대출 원리금이 얼마길래 원리금도 아닌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을까? 소설의 전개에 의하면, 2025호의 분양가는 1억 720만엔이다. 이것이 8,250만엔에 매물로 나왔고 최종적으로 8,120만에에 작자가 나왔다. 그리고 고이토 가족이 이 집을 구입했을 때 가격은 7,250만엔. 최초 분양가의 반값도 안 되는 가격이었던 것이다. 분양가의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최고급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니 거의 횡재나 다름없어 보였다. 그래서 고이토 가족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집을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고이토가족의 가장 고이토는 2025호 구입할 당시, 그의 부인 시즈코의 친정에서 받은 돈(3500만엔)과 여러 금융권에서 나머지 금액을 대출 받았던 것이다. 한 곳의 금융권이 아닌 여러 금융권에서 최대한도의 대출을 받는 것. 이 소설에서 고이토의 신용을 파악할 수 있는 문구, 고이토 노부야스의 연봉으로 봐도 전체적으로 무리가 없는 범위였다. 또 그렇지 않으면 주택금융공고도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금융공고가 융자한 물건 중에 회수불능 사례가 적고 따라서 차압 건수도 적다는 것은 애초에 융자 허용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217p) . 바로 이것이 우리식으로 말하면 DTI다.

그럼에도 그러니깐  금융권에서조차 금융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고 인정한 대기업 근무자가 자신의 살던 집에서 내 쫒겨야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을까? 금융권의 신용에도 불구하고 고이토 가족은 3750만엔의 대출이자를 갚지 못했다. 대출을 낼 때만 해도 그는 대출이자쯤에야 했을 것이다. 충분히 자신의 능력으로 대출이자뿐만 아니라 원리금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설에서는 정확하게 대출이율이 정해져 있지 않아 대출이자를 얼마나 납부하는지 제시하지 않고 있다. 21세기 한국의 금융 기준으로 보면, 4억이 조금 못 미치니깐 2백만원은 넘지 않았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고이토의 경제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소설은 그가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자 경매로 넘어간 시점, 거기부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부동산 경매에 대한 지식은 일반인들의 상식과 지식 그 이상이다.

무리한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에서 쫒겨난 고이토라는 등장인물이 과연 미야베 미유키 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인물일까? 아니, 아니 고이토라는 그 캐릭터는 지금 현재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 속 인물이 되었다. 

MBC PD수첩의 김재영프로듀서는 <하우스 푸어>라는 비싼 집에서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책을 냈다. 자신의 부동산 취재기를 책 한권으로 묶은 것이다. 그는 내 집마련의 꿈을 이룬 사람들에게 왜 비싼 집에서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했을까?  내 집 마련이 꿈이 궁극적으로 주거의 목적이 아닌 투기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를 대로 오른 2006년도쯤 아파트에 투자해(마지막에 상투 잡은) 대출이자로 등골이 휘고 있고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는 부동산 거품은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해서 노무현 집권때 절정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21세기 이전만해도 강남의 은마아파트는 3억원선이었다. 내 기억으로도 변두리의 새아파트의 최고가가 2억원선이었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나 투기 대상이었지 부동산 거품은 그렇게 크게 일지 않았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건설경기 부양이 결국에는 투기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단 헛말은 아니다. 설득력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문제 삼은 것은 아파트를 사는 것은 개인의 문제지만, 너도나도 무리한 대출을 끼고 사는 것은 사회문제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 무리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사는 것은 결국 금융권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2억원을 20년 만기, 금리 6.5%, 거치 기간이 없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조건으로 대출시 한달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149만1,146원이다. 매월 149만1,146원을 20년 동안 총 3억 6천만원을 은행에 갖다 바쳐야 2억원 대출이 종결된다. 반면 비슷한 액수인 140만원을 한달에 한 번, 4.8% 볼리 금리, 일반 과세로 저축하게 되먄 약 9.3년 후 2억원을 모은다(105p).

과하게 말하면, 내 돈 아니고 은행돈으로 집 사면 결국에는 은행 배불리는 짓이라는 것이다. 10년도 안되서 2억을 모으는 것을 20년 동안 은행에다 이자로 1억 6천만원씩이나 갖다바치면서 뭔 짓이냐는 것이지. 개인적인 생각으로 난 사람들이 1억원이라는 돈을 너무 우습게 안다고 생각한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2,3억씩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수천만원이 아닌 수억원씩 대출 받아 아파트를 구입했다. 하루에 2,3억씩 가격이 뛰니 1억원은 우스웠겠지. 이 책에서 강남의 은마 아파트나 신도시 아파트를 세대별 등기부등본을 떼어 대출금액을 조사한 통계가 나오는데, 사실 70%이상의 세대가 1억이 아닌 그 이상의 금액을 대출 받고 있다고 한다.  1억원의 대출이자가 40만원 정도. 그것도 저금리 시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은행은 지금 대출이자때문에 출구전략을 미루고 있지만  출구전략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출구 전략이 시작되면, 지금도 저금리 시대의 대출이자에 애를 먹은 사람들은 이자 폭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과연 이자 폭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월급쟁이가 일년에 벌 수 있는 돈과 저축액을 생각해보면, 2억선도 아닌 5,6억하는 집을 몇 억씩 대출 받아 산다는 것 자체가 현실감이 떨어지는 무리한 욕망에 기인한 것이었다. 아마 한도 이상의 대출을 받고 집을 산 사람들은 지금 신용파탄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을 것이다

금융권은 절대로 손해보는 장사 하지 않는다. 만약 이자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 곧바로 경매에 부쳐 자신의 대출금을 회수한다. 그들에게 동정심이나 연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매물건은 기업으로 치자면 자기자본까지 까먹을 수 있다. 한번에 낙찰되는 경우, 운이 좋아 원리금과 대출 이자를 갚고 나머지 금액을 차지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유찰되다가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으로 낙찰된 경우 남은 금액은 얼마 없다. 원리금과 이자 회수 후의 금액으로 그나마 전세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마저도 얻지 못해 길바닥에 나 앉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부동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매매가이다. 제 아무리 매도자가 자신의 부동자산에 20,30억을 불러도, 그리고 감정평가서의 건물가가 최고가액을 명시했다하더라도 매수자가 매도자의 호가에 구입할 의향이 없다면,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가격차를 우리는 거품이라고 부른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형성은 철저히 매수자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까지는 괜찮다. 조중동이, 정부가 받쳐주고 있다. 빚을 내서 집 사라고 정부가 DTI를 풀어주고 있지 않는가.  

조중동이 아파트불패를 외치며 로또라고 지면마다 선전하는 동안(현재 조중동에 아파트광고가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편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파트 투기야말로 인생의 막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수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2,3년 후에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루머를 퍼뜨리고 믿는 사람들.  절대 그럴 일 없다.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88만원 세대가 386세대를 대신한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이유>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부동산 거품과 거품의 매력에 빠져 여기 저기 금융권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대출 이자를 납부하지 못해 경매에 부쳐지는 현실이 우리 현재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거품 경제에 대한 시선은 정확하다.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고이토같은 처지의 사람, 이 지금 우리 주변에는 지뢰처럼 깔려 있어, 어느 순간 사회적인 문제로 폭발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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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9-01 19:39   좋아요 0 | URL
하하핫 제목 보고 무슨 글일까 했는데 본문에는 글도 없이 책 한권...
하우스 푸어....ㅋㅋ 절묘합니다.^^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왜요 아파트 사시게요?, 이 달 이자는 냈어?

참...현실을 잘 표현한 말들입니다. 워킹푸어도 있고... 관련도서 어디에선 능력을 초과하는 과다한 교육비 지출을 한 원인으로 찾더군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데...그게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기억의집 2010-09-01 23:11   좋아요 0 | URL
제가 이 페이퍼를 비밀카테고리에 가둬둔다는 것을 그냥 내 놓았나봐요. 죄송해요. 이 책 읽고 쓸 말이 있어 오늘 열었다가 몸이 좀 힘들어서 자고 일어나 다시 씁니다.
하우스 푸어, 읽으면서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허영위에서 지어졌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맞아요. 집은 사는 곳이 되어야하는데..문제는 하우스 푸어의 작가 가 말한 것처럼 투기때문에 그렇고 내 돈 아니고 은행에 손 벌려서 무리하게 집을 마련한다데 있겠죠.^^

blanca 2010-09-02 15:1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용산재개발 관련 시끄러운 얘기들을 보며 이제 정말 현실로 다가오는구나 싶었어요. 2~3년 전만 해도 대출해서 아파트 안 사면 마치 앉아서 돈까먹는 것처럼 호도되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그 때에도 그런 추세를 비판하는 얘기를 시골의사 박경철이 했던 게 기억나네요. 은행에 가져다 주는 돈과 저축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 비교 대목이 번쩍 뜨이네요. 너무 와닿아요. 집이 투기의 대상이 된다는 게 가만히 앉아 생각하면 참 우스꽝스러운 것 같아요.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미야메 미유키가 이런 것에 관련된 책도 썼군요. 기억의집님은 받아들이는 정보들을 잘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시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09-03 10: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진짜 불과 몇년전에 아파트 안 사면 바보 취급 당했죠. 저는 그런 소리 아랑곳 하지 않은 게..은행에 이자 한푼도 주고 싶지 않아, 라는 주의가 확고해서...저는 살림은 꽝인데..그래도 지금까지 살림하면서 은행빚은 없어요. 다행이면 다행이죠. 예전에 비하면 돈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1억이 빚이면 엄청난 것이거든요. 그런데 것도 모자라 2,3억씩 빚지니 살기가 더 힘들죠. 용산, 그 난리를 치더니만..관할 사업장도 물먹어봐야해요.

2010-09-07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8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9-09 17:17   좋아요 0 | URL
최근 부동산 침체와 관련해서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디티아이 관련 기사와 논쟁 등을 오려서 정리했는데 분량이 꽤 되더군요.역시 무슨 분야든지 용어정리가 중요합니다만 특히 경제분야가 그렇죠.경제면을 꽤 열심히 읽고 오려서 정리해도 잘 모르는 용어가 많아요.외우다가 며칠 있으면 다시 잊어버리고...

기억의집 2010-09-09 21:06   좋아요 0 | URL
진짜 모르겠더라구요. 용어들을. 전 나이가 들면 외우기 힘들다는 그 말이 요즘에서처럼 확실하게 와 닿은 적이 없어요. 읽고 뒤돌아 서면 까먹고...이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고. 경제에 쓰이는 정식적인 용어가 있고 또 금융회사내에서는 실무자들끼리 쓰는 용어가 또 있다네요. 사회가 발달할수록 말이, 아니 용어는 기똥차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0-09-09 23:07   좋아요 0 | URL
일단 읽으려고 노력한다면 잘 까먹어도 관심은 갖고 있는 겁니다.그런데 어떤 사람이든지 자기가 취약한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으니 더 모르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죠.청소년이나 대학생들 중에도 아무리 쉽게 이야기해줘도 환율이 올랐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그런 사람은 뭐...도리가 없는 거죠.나이 여부와 상관없이요.

기억의집 2010-09-10 15:5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인구의 60%는 먹고살기에 바빠 다른 곳에 관심을 둘 만한 여유가 없나봐요. 한순간 한순간의 생활에 충실한건데...근데 정말 책을 읽거나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먹고 사는데 그렇게 큰 지장을 줄까요?! 제 친한 친구는 저한테 책읽는 왕비라고 하거든요. 남편 잘 둬서 책만 읽고 산다고. 아까도 전화와서는 책 그만 읽고 쉬라고 하는데..아 참 뭐랄까? 저는 뭐든지 뭔가를 알고 싶은데..왜 사람들은 그런 관심을 갖는 것을 바보처럼 여기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떨 때는 그런 취급을 받으면 좀 억울해요. 학교 다닐 때만 공부하는 것인가 하고요. 자기네들은 아무 생각없이 살면서... 왜 사람을 바보취급할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이에자이트 2010-09-10 17:36   좋아요 0 | URL
책읽는 왕비...참 그런 단어를 발명해내다니...자기와 다른 취향을 가졌다고 배척하면 뭐라고 대응하기도 그렇지요.시간이 남았다 하면 모여서 남의 뒷담화로 시간보내는 사람보다는 책읽는 사람이 훨씬 더 생산적이고 남에게 피해도 안줍니다.사실 뒷담화하다가 엉뚱하게 남을 헐뜯고 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루체오페르 2010-10-10 16:05   좋아요 0 | URL
오 10월 이달의 당선작인 거죠?
역시! 자격이 충분하죠.
축하합니다,기억의집님^^

기억의집 2010-10-11 20:5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루체님, 사실 자격은 아닌 것 같은. 글 잘 쓰는 분들이 여기는 넘쳐나서리...^^
 

슬슬 밥하고 낙지볶음이나 해서 먹으려고 준비하는 중간에 컴을 켜고 기사 검색하다가, 큼직하게 뜬 이윤기 별세. 첨엔  무슨 말인지....이윤기라는 탤렌트가 누구지 , 중견 탤렌트인가 싶어 머리를 굴리며 클릭했다. 클릭한 순간 너무나 낯익은 번역가 이윤기 선생님의 얼굴.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향년 63세. 순간적으로 그럴 나이가 아닌데..아닌데..하는 말만 되네였다. 평소 지병이 있으셨던 것도 아닌데. 심장마비라고 했다. 아직도 20년은 더 살으셔야 할 분이 왜 운명을 달리하셨는지. 아직도 번역할 글이 산더미일텐데. 가까운 누군가를 잃은 것처럼 휑하다. 이윤기 선생님의 작품이 비록 오역이 있을지 몰라도 나는 그래도 선생님이야말로 최초의 스타 번역가이며 안정효 선생님과 함께 우리 번역문학 1세대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실제 나는 어느 정도 번역의 오역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완벽한 번역글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 전체가 오역이라면 문제가 있지만 부분 부분의 오역은 어쩔 수 없는, 문화적 차이에서 사고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기에 인정한다. 오히려 작품을 이 땅위에 출산시켜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하다. 

이윤기 선생님은 소설가로 문단에서 기억되길 원했던 것으로 안다. 그가 햐얀 헬리콤터라는 작품으로 문단에 등단했지만 소설로는 먹고 살기 힘들었기에 번역을 오로지 번역에 매달렸다. 번역가로서의 그의 경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번역일에 올인하면서 꾸준히 번역 작품이 나왔고 특히나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예상외로 크게 히트치면서 그는 신화적인 번역가가 되었다. 그 때 문예지마다 일간지마다 선생님의 번역에 대해 경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 땐 우리 문학에 관심이 많았고 문예지를 열심히 탐독했던 시절이라, 확실히 기억한다. 그 때 그러니깐 80년대 후반 아니면 90년대 초반 <장미의 이름>이 출간 후, 선생님은 초짜번역가의 존재가 아닌 이제 신화적인 번역가가 되었다. 번역가로서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이 소설가로서 자신의 본연의 업무였다. 문예지마다 그의 글이 실렸다. 하지만 그는 소설가로서의 명성보다 번역가 이윤기라는 명성을 앞지를 수가 없었다. <전작주의자의 꿈>은 이윤기 선생님의 작품 그게 소설이든 번역작품이든 간에 그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모든지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조희봉씨가 선생님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이윤기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있어 자신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이문열의 작품은 분서 당하지 않았느냐면서 조희봉씨에게 감동했던 것으로 안다.  행복한 기억과 추억으로 남으시길.

63세라는 너무나 안타까운 연세로 세상을 뜨신 이윤기 선생님께서 뿌리신 번역 문학에 감사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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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2010-08-27 20:03   좋아요 0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래살아야 하실분들은 왜 이리 빨리 가시는지....

기억의집 2010-08-30 09:2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작년올해 왜 이러죠. 갈 사람은 안 가고. 말이 너무 심했나요!

꽃핑키 2010-08-27 23:15   좋아요 0 | URL
헉;; 기억님 페이퍼 읽고 깜놀했습니다 ㅠ 에구 심장마비였군요.. 오래전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앗! 그러고보니 ㅋㅋ 제가 요즘 밤마다 야금야금 읽고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도 이윤기님번역이네요 아.. 안타깝네요 ㅠㅠ
부디 그곳에서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억의집 2010-08-30 09:30   좋아요 0 | URL
저는 희랍인 조르바 시절이 너무 좋았어요. 그책 참 좋아하는데... 그 책 읽은지가 벌써 10년도 더 넘는 것 같네요. 저 20대때는 희랍인 조르바였거든요^^ 안타까워요.

루체오페르 2010-08-28 00:43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오늘 소식 듣고 놀랐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와 신화의 힘을 꺼내 보며 그분을 기립니다.

기억의집 2010-08-30 09:32   좋아요 0 | URL
더 사셔야할 분이 가셔서 안타까워요. 요즘은 50,60대가 노인측에도 안 들어서.. 왜 이리 일찍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가 나왔다. 이 전설의 소설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일단 이렇게 나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가격 불문하고 주문해 주어야한다. 주문해 놓고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소장하고 있다보면 언젠가 다 읽게 되더라), 이 소설의 쟝르상 절판 될 것이 뻔하므로 소장 필.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은 그렇게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 우리 나라에 출간된 그의 세 작품<민들레 와인>,<일러스트레이션 맨> 그리고 <화씨 451>를 읽다보면 화씨를 빼고 그는 단편이 한 데 모아 긴 이야기로 편입된 모양을 하고 있다. 듀나는 그걸 픽스업 소설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듀나의 화성연대기에 대해 알고 싶다면 여길 클릭http://djuna.cine21.com/movies/etc_the_martian_chronicles.html. 

화씨도 그렇게 긴 상상력의 작품은 아니다. 어찌보면 그의 재능은 호흡이 긴 장편의 상상력보다 짦은 이야기를 모아 긴 이야기로 연대기로 만드는 것인지도. 개인적으로 화씨의 뛰어난 상상력도 좋았지만 그의 시대를 초월한, 미래를 앞서는 상상력은 <일러스트레이션 맨>의 단편들이었다. 문신맨을 읽다보면 그의 조신한 상상력에 황당하기도, 수긍하기도, 아이쿠 하며 뒤로 넘어가는 이야기들이 무진장 깔려 있다. 20세기 중반에 쓰여진, 소설적 상상력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듀나도 언급했듯이. 그는 소설은 기계적인 상상력이 아니다. 그의 SF 근간은 다분히 인간적인 모습, 너무나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다. 그래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을 수도. <화성연대기>를 읽어보지 않아서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레이션맨>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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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8-27 14:0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이 대단한 작품이 지금에야 번역되었다는 데에 놀랐어요. 기억의집님 생각했었는데. 혹시 재번역인지요. 저는 요새 두꺼운 책에 기가 죽어서 무조건 얇은 책으로^^;; 눈이 요새 급 피로해져서요.

기억의집 2010-08-27 19:31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는데 예전에 이 책이 모음사에서 출간되었더라구요. 검색해보니 모음사간도 있었어요. 저는 한번도 번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몸이 안 따라줘서 소설만 주구장창 읽고 있어요^^

유부만두 2010-08-27 18:02   좋아요 0 | URL
기억님은 정말 독서의 폭이 증말 증말 넓어요! 기억님이 읽는 책 갖고는 기억님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는지 도대체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

기억의집 2010-08-27 19:34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왜 이러십니까~~~ 아들친구엄마말로는 저보고 왕비라고 하는데요. 집에서 책이나 읽고 산다고. 하핫. 다른 사람들은 저의 이런 책읽기 한심한가 봐요. 어제 길가다가 보험 아줌마가 저보고 설계사 하래요. 하핫. 집에서 우아하게 왕비처럼 책이나 읽으니 이제 일 좀 나가고 그래야할까 어쩔가 싶어요^^

scott 2010-08-27 18:48   좋아요 0 | URL
아! 드디어 이책 출간되엇네요.
제대로 번역이..되었는지 궁금하네요.
화씨 451과 이러스트레이션맨 읽고 뒤통수를 확 맞은것 같았어요.
사고 싶은 신간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네요.^^

기억의집 2010-08-27 19: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원문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원서도 가지고 있어 비교하면서 읽었는데 확실히 번역서는 시적인 운율과 표현을 따라가지 못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우리언어적 표현이 산문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이렇게 출간해주는게 어디냐 싶어요. 도저히 원서 읽기게 저는 쉽지 않더라구요. 딴 생각만 자꾸 들고....^^

pjy 2010-08-29 12:56   좋아요 0 | URL
원래 단편을 안이뻐라하는 편협한 취향인지라 저는 '일러스트레이션맨'보다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 훨씬 더 좋았어요^^

기억의집 2010-09-01 23:42   좋아요 0 | URL
저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무지 힘들게 읽었어요. 한 일주일 넘게 걸린 거 같아요. 장광설이 좀 있잖아요. 반면에 문신맨은 단편이어서 그런지 술술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