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오른다길래 지금까지 늑장 부리며 주문하지 않았던 원서그림책 몇권을 주문했다. 그 중 한권이 바로 나무 작가 토마스 로커의 <하늘나무>.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무의 모습을 너무나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정중앙에 서 있는 나무가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 그리고 나무 뒤로 구름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포착해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설정(즉 나무 한 그루를 중앙에 배치해 변화는 모습)의 그림책은 어린이 그림책에서도 보기 드문 경우인데, 이런 독특한 소재의 나무 그림을 그린 토마스 로커는 1932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44년에 국립동물원에 (지금도 여전히) 서 있는 커다란 나무(giant tree)를 그려 헤럴드 타임즈의 예술분야, 유아 부문에서 생애 첫 상을 탄 이후 줄곧 나무만 그리고 있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이다. 그림책 작가 데뷔는 1984년 그의 나이 52살에 <where the river began>으로 시작하였으며 그 후 꾸준히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하늘 나무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내 인생 대부분을 변화하는 하늘과 함께 나무들을 그렸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경이로움을 가지고 나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학선생인 Candace Christiansen(이 책의 저자)과 공동작업을 하면서 자연을 접근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과학적인 사실들을 알면 알수록 나는 나의 자연에 대한 경이감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알았죠. 이러한 깨달음은 하늘나무라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왼쪽페이지에는 나무 뒤의 변화하는 하늘의 모습(구름의 모습을 담고 오른쪽페이지에는 정중앙에 나무를 배치하고 나무가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나무 외에도 구름의 모습을 어찌나 멋지게 그려내는지.   

이세 히데코의 신간그림책이 나왔다.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부제가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인 이 그림책은 말썽꾸러기 소녀와 식물원의 식물학자와의 어린 우정이야기이다. 사에라(작가후기에서 작가가 말하길 소녀 이름 사에라는 프랑스어 Ca et la와 발음이 똑같은데 그 뜻은 이곳저곳이라는 뜻이라고)는 식물원에 들어와 이곳 저곳을 망가뜨린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식물원에 일하는 식물학자와 친해지고 다른 식물원에서 일하는 식구들과 친해지면서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움, 100년이 아카시아 나무의 웅장함과 푸르름을 알게 되었다. 사에라가 식물원의 나무들과 꽃에 대해 알아가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 곳 식구들하고도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사에라는 일본에 돌아가야하고 식물원장은 사에라의 그림을 식물원 여기저기에 걸어 두며 한 소녀를 추억한다는 이야기이다.  

토마스 로커가 겹겹의 무거운 유화터치로 나무의 변화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세 히데코는 가벼운 터치의 수채화를 이용하여 후박나무 향기처럼 싱그럽고 푸르른 나무를 그렸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넘실대는 푸르름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만 그렸다는 토마스 로커의 모습으로 겹쳐지지 않는지요?!
















 

갸벼운 수채화 터치로 이렇게 웅장한 나무를 그릴 수 있는지(어제 이 그림책 주문해서 받아보고 반해서 급흥분모드), 위의 그림은 그냥 맛보기로 몇 장면 찍어 올린 것이다. 이 그림책에는 400년 아카시아 나무 그림뿐만 아니라 두 페이지에 걸쳐 그린 플라타너스 나무 그림이 있다. 작가 히데코가 어찌나 형형색색 화려하게 그렸는지 내 찍사 실력으론 이 그림책에 그려진 나무 그림의 진가를 망쳐버릴 것 같아 찍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우리 빌라의 28년된 후박나무가 뿜어내는 싱그러운 향기에 도취되어, 나무 밑을 걷곤 한다. 5월이 지나면 향기는 사리지기 때문이다. 매년 맡는 향기지만 그 어떤 향수보다도 나를 유혹한다. 매혹적이다,라는 말은 나무에도 적용될 수 있다.   

두 노작가의 나무 그림에 무한 매혹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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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년의 삼나무와 전자책
    from ^^ 2012-05-24 13:49 
    이 책의 가장 만화스러운 장면은 아마 나이 천년의 삼나무를 베고 그 벤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 의식일 것이다.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읽다보면 행동감이 느껴지고 익사팅한 속도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이건 작가의 글재주다. 독자인 나는 머리속으로, 지금까지 보아왔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주인공들중 적절한 인물들을 골라 나무를 베고 잔가지를 쳐 만든 통나무를 타고 마을까지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한컷한컷 만들어낸다(사실 읽다보면 글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해한모리군 2010-05-27 17:1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따스한 그림이네요.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저렇게 오래 응시해본게 언제일까요?
아기일때 엄마?

기억의집 2010-05-28 09:47   좋아요 0 | URL
하늘나무 그림책 환상적이죠. 저는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길 때마다 나무의 변화에 전율이 느껴져요. 뭔가에 변함없는 애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힘든데... 그래서 우리는 자꾸 곁눈질 하잖아요. 저도 나이가 들면서 뭔가를 오래동안 응시해 본 적은 없던 거 같아요. 작가의 끝없는 나무에 대한 응시와 애정이 부럽죠!

scott 2010-05-27 18:30   좋아요 0 | URL
와~꼭 붓으로 그린것 같이 색감이 넘 따스하네요.계절별로 나무가 성장하고 바뀌는 내용인가봐요. 이런 책 사랑하는 기억의 집님 안목 탁월합니다^^

기억의집 2010-05-28 09:53   좋아요 0 | URL
계절별로 그리고 시간별로 나무가 변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사진 찍을 때 자꾸 플래쉬가 생겨... 전 잘 못 찎어서 저런 모습으로 나왔는데 사실 실제 보면 너무 잘 그리고 멋져요.

scott 2010-05-27 18:31   좋아요 0 | URL
아! 반성해야 겠어요. 이분은 인생의 대부분을 나무그리는데 열중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 ...

기억의집 2010-05-28 09:55   좋아요 0 | URL
맨날 하루를 허송 세월하는 저는..... 어찌하오리까?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맞더라구요. 스컷님은 잘 하시고 있는 듯한데요. 나이 들어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던데..저는 왜 자꾸 나이 들수록 게으른지 모르겠어요. ^^

아영엄마 2010-05-27 22:43   좋아요 0 | URL
(<하늘 나무>를 원서로 구입하셨군요. 원서랑 번역판이 표지가 다르네요.
이세 히데코의 작품이 새로 나온 것도 님 글 덕분에 알고 갑니다. 책 소개글도 그림 속의 나무들만큼이라 매혹적이구먼요. ^^

기억의집 2010-05-28 09:58   좋아요 0 | URL
어제부터 게이고의 악의 시작해서 지금 들어왔어요. <하늘나무>는 번역서 살까하다가 원서가 더 싸고 알라딘에서 7천 800원 정도에 팔고 있더라구요. 다른 곳(웬디북)에선 더 싸게 팔았는데 배송비 붙으면 그게 그거여서, 얼간이 구입하면서 그냥 여기서 원서 샀어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작품을 직접 대해보니 절말 그림 멋지더라구요. 나무의 모습 한장면 한장면 볼 때마다 전율이... 아영엄마님, 우리 6월에도 한번 모이죠!

다락방 2010-05-27 23:17   좋아요 0 | URL
와 저 이페이퍼 엄청 좋아요. 지금 별찜했어요. 저 위에 나무그림에서 특히 마지막 나무에 완전 마음을 빼앗겼어요. 엄청 아름다워요. 환상적이기도 하고! 근사해요!

밑의 그림책도 무척 마음에 들어요. 너무나 아름다운 페이퍼에요! 특히 아이가 꽃을 내미는 모습의 그림은 정말이지!!

기억의집 2010-05-28 10:00   좋아요 0 | URL
락방님 저 그림책 사세요^^ 진짜 눈이 환해지고 싱그러워져요.어찌나 장면장면이 이쁜지 저 그림책 받아보고 제가 이렇게 금세 올렸겠어요. 지난 번에 나온 히데코의 백조는 그저 그랬는데 이 작품은 수채화풍이라서 그런지 사람의 맘을 확 풀어제끼네요. 이런 책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요즘 그림책이 잘 안 팔리나 봐요. ^^
저 모습 뿐만 아니라 400년된 아카시아 나무의 그림이나 플라타너스 나무 장면은 거의 넘어갑니다.^^

blanca 2010-05-28 00:02   좋아요 0 | URL
<하늘나무> 눈물 날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05-28 10:0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나무에 관한 저 두 권의 그림책 감동 말도 못해요. 실제로 보면 온 몸의 전율과 소름이 쫘악 돋는답니다. 저런 그림책 받아보면 밥 안 먹어도 배 부르다는.

blanca 2010-05-28 11:08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저도 저거 살래요. 안사고는 못살겠어요 ㅋㅋ

기억의집 2010-05-28 19:2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살랑 살랑 유혹에 넘어오셨군요^^

희망으로 2010-05-29 08:55   좋아요 0 | URL
아웅~ 더이상 그림책 사면 안된단 말예요^^
두 권 중에 한 권을 구입한다면 이세 히데코의 맑은 수채화풍 그림책을 선택할 것 같아요.
딴건 몰라도 책은 원없이 사고싶다~~~

기억의집 2010-06-03 14:55   좋아요 0 | URL
지난 번에 희망님 방에서 본 사토와키코 신간 사고 싶어요. 그 그림책 너무 귀여울 거 같아서 탐나요. 이세 히데코 진짜 대박이었어요. 저도 책은 원없이 사고 싶은데...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못 따라가요. 흑흑.
 
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클래식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지만 팝음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대 시절 라디오팝(80년대는 라디오에서 거의 24시간 팝음악만 틀어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듣고 자란 나는  LP,Tape 그리고 유일한 팝송전문잡지인 월간팝송까지 사 들이면서 팝음악에 대해 파고 들었고 70,80년대 팝 컨텐츠에 대해서는 음악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팝음악이 낯설어지긴 했지만, 나이 40이 넘어도 어린 시절의 속성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팝음악에 관련된 책이 신간으로 올라올 때면 눈여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 생각지도 않게 의외의 대어 신간을 낚었다. 테이킹 우드스탁, 우드스탁을 유치하며, 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책은 69년에 있었던 전설적인 록페스티벌 테이킹 우드스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하는 필독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우드스탁에 대한 책이 한번도 출간된 적이 없는지라(왜냐하면 팝이 그렇게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의 출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솔직히 이안 감독이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빛을 봤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에 대해 약간이라도 엿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우드스탁을 개최한 주요 멤버인 마이클 랭의 책이 출간되지 않는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손꼽는 전설적인 음악 페스티벌이 지금까지 세번 있었다. 1969년 Woodstock festival, 85년 Live Aid 그리고 92년 웰블던에서 열린 머큐리 Tribute. 우리 시대에 내 놓라하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한 이 드림 콘서트는 무목적성의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다. 우드스탁페스티벌은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라이브 에이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콘서트였으며 머큐리 트리뷰트는 에이즈로 죽은 머큐리에 대한 헌사 콘서트가 아닌 게이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금이라도 불식시키고자 노력한 콘서트였다.   

미국의 60년대는 역동하고 있었다. 그 역사의 변화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결정적인 주역이었으며 마지막 변화하는 60년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페스티벌은 경직되고 보수화된 사회속에서좀 더 많은 자유와 다양성을 평화롭게 부르짖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미국 사회와 문화가 안고 있는 현안들, 흑백의 인종차별과 동성애의 억압, 베트남 전쟁에 대한 평화 시위등 

축제 기간 동안 아니 한달 미리 와 있었던 히피들과 사람들은 마약을 하고 난잡한 섹스(동성애든 이성애든지 간에)를 하고 몽롱한 정신 상태 속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들은 피상적인 것인 우드스탁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페스티벌속에 내재된 다른 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원래 우드스탁은 윌킬이라는 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 만명의 사람들과 특히나 히피들이 모여 들 것을 걱정한 윌킬지방의원회에서 콘서트를 취소하면서 우드스탁 개최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게 되었다. 페티스벌 장소를 잡지 못해 취소 위기에 처한 그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엘리엇 타이버였다. 엘리엇은 몰락해 가는 부모님의 모텔의 경영을 어떻해서든지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텔터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열기로 작정한다. 그는 우드스탁의 프로듀서 마이클 랭과 통화하면서 그의 인생은, 아니 세상은 다시 만들어졌다(150p). 우열곡절끝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베델의 페스티벌 반대파의 공세에도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자그만한 마을 베델로 몰려와 성대하게 치루게 된다.   

엘리엇 타이버는 우드스탁 개최만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의 게이적인 성향과 SM 섹스등 온갖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읽으면서 민망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동성애가 이야기가 많다는 것에 놀랄 수도 있겠다. 특히나 테네시 윌리엄스와 트루먼 카포티의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고 록 허드슨의 이야기도 나온다. 게이였던 유명인사들의 이야기가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는다. 작가 자신의 게이 성향에 대한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처럼 그들 또한 게이라는 것 때문에 겪었던 불운한 사생활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살짝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우드스탁에 대한 직접적인 글이 읽어보고 싶어진다. 엘리엇 타이버는 아무래도 스탭진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스스탁의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머뭇하다. 다음엔 마이클 랭이나 지금은 유명감독이 마틴 스콜세지의 우드스탁에 대한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미헨드릭스
우드스탁 페티스벌에서 마이클 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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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0-05-2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도 가끔 올려주시는 뽀너스 같은 음악들로.. 짐작은 하고있었지만..
역시.. 팝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멋져요..
저는 음악은 영 꽝이라;; ㅋㅋ이런 책 끝까지 읽으려면 한달은 넘게 걸리지 않을까?싶어요 ㅠ

기억의집 2010-05-27 09:19   좋아요 0 | URL
아니네요. 글이 진짜 재밌어서 저는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심각하게 글을 쓴 게 아니고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동성애이야기 게다가 양념처럼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의 동성애, 이런 호기심 많은 글들이 넘쳐 흘러 페이지 그냥 막 넘어가요. 자신의 성정체성때문에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가요. 이런 작가들이 아니였다면 게이에 대한 어떤 편견(난잡한 성관계)이 그대로 남아있었을 거에요^^

2010-05-29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말에 <테이킹 우드스탁>을 다 읽고 나서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를 읽으려다가 예판 때 구입하고 읽지 않고 있던 노무현의 <운명이다>를 집어 들었다. 읽는 동안 그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후려쳤다. 나는 왜 그 동안 찌라시신문의 몇 줄짜리 문구에 놀아났을까? 그를, 그의 진정성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를 비난하고 욕하고 감정적으로 대했을까? 단 한번이라도 그가 재임하던 시절,그의 말에 귀 기울였던 적이 있던가.  

그의 자살에 나도 동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그의 단순한 연대기적 정치 편력기가 아니다. 이 책은 정치인 노무현이 쓰려졌다가 다시 일어나곤 했던, 그의 끈기와 불굴의 독불장군 같은 면을 보여주는 책이다. 젊은 시절, 파란만장한 우리 현대사의 민주화과정에서 그는 뚝심과 자존심만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그 뚝심이 튀임 후에도 그래도 남아 있었다면 그는 절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다. 뚝심과 자존심은 그의 퇴임 후 급격히 사라졌다. 그의 굳건한 뚝심을 무너뜨린 것은 대다수의 국민이었다. 찌라시와 한나라당의 농간에 넘어간 수 많은 사람들의 비난의 화살을 그는 도저히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그리고 나 또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한 사람이었다.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비난할 때에는 적어도 비난하는 근거가 정확해야 한다. 군중의 심리에 휘말려 그렇다 카더라란 식을 그대로 받아들여 마치 그 비난이 정당한 것처럼 포장한, 마녀사냥에 휩싸인 내가 너무나 부끄럽다.

언론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책임의식 부족이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상관 없다. 그러나 사회적 공론의 장을 열고 공정한 토론의 장을 여는 책임을 팽개쳐서는 안 된다.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할 때는 최소한 사실에 관한 정부의 주장은 함께 보도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에 대해서까지 정부의 주장을 봉쇄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말했더니, 그 말은 아예 소개도 해 주지 않았다.(p279)

 

노대통령님, 맛있게 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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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5-24 12:00   좋아요 0 | URL
인용하신 문구를 읽어보니 답답하네요..
얼마전에 읽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도 떠오르고 말이죠..

기억의집 2010-05-24 12:08   좋아요 0 | URL
카다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도 이런 내용이군요. 한 사람이 무너질 때는 떠도는 풍문과 알 수 없는 정보의 불확실성이 대 다수더라구요. 저는 요전에 읽은 휴먼스테인도 그랬어요. 책 좀 읽었다는 저도 너무 감정적으로 대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막상 이 책을 읽어보니 그의 정책이 다 왜 그런지 설명되어 있는데.... 전 왜 이런 정보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을까요. 휴~~

다락방 2010-05-24 14:30   좋아요 0 | URL
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도 언론이 한 사람을 코너로 몰아넣는 내용이죠. 카타리나에 대한 주변인들의 인터뷰도 모두 왜곡되고요. 아, 답답해요.

기억의집 2010-05-24 18:07   좋아요 0 | URL
근래의 예로 좃선일본의 촛불 인터뷰가 있잖아요.
참,,,, 허망한 게 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찌라시가 대단한 신문일 줄 알았다는 거에요. 염병할 일이죠. 동아일보만 해도 박정희독재정권과 싸운 신문이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하는 꼬락서니 보면 독재정권과 싸운 신문이 아니고 권력유착형 신문이라는 사실. 참, 왜 저는 속고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흑흑.

blanca 2010-05-24 13: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답니다. 지금 이렇게 아프게 알아가고 있지요. 카타리나 블룸의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기억의집 2010-05-24 18:0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어요. 카다리나 블룸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는. 말일에 주문하면서 같이 주문해야겠어요. 블랑카님, 저녁 뭐해서 드세요?지금 울 딸은 복숭아티 한잔 마시겠다고 씽크대를 완전 뒤집어 놨네요. 휴!!!

꽃핑키 2010-05-24 15:16   좋아요 0 | URL
무엇이든..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알게되니;; 참.. ㅠ

기억의집 2010-05-24 18:1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 젊은 날의 뚝심으로 좀 만 더 버티셨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남아요. 아까 잠깐 약수터와 마트 갔다오다보니 꽃이 지고나서야 봄이 지났다는 것을 알았다는 현수막을 봤는데..의미심장하더라구요.

blanca 2010-05-24 18:33   좋아요 0 | URL
ㅋㅋㅋ 기억의 집님, 저 또 들어왔어요. 제 딸은 흑 화장실에서 지금 이 비오는데 물장난중입니다.-..- 저는 완전 최루탄 맞은 수준으로 감기가 와서 눈물 콧물 다 줄줄 흘리며 어제 먹다 남은 두부조림 먹을 예정이에요 ㅋㅋㅋ 카나리나 블룸 저도 다음 번에 주문해야겠어요.

기억의집 2010-05-25 10:53   좋아요 0 | URL
저는 생태탕해서 먹었어요. 친정모가 산에가서 미나리를 한가득 캐서 주길래 에잇, 생태탕이나 해서 먹자, 그래서 낮에 생태 사 와서 미나리 한가득 넣고 끓여 먹었어요. 가까이 살면 갖다 주었을 텐데...그러면 감기도 좀 낫고. 코나 뚫렸으면 좋겠어요. 숨 쉬는 거 힘들면 다 귀찮잖아요. 아, 블랑카님 병원에서 나잘스프레이 처방해 달라고 하세요. 저는 그 거 뿌리면 좀 괜찮던데,

akardo 2010-05-25 00: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분을 재임 당시 많이 욕했었는데 퇴임하시고 돌아가시고 나서야 죄송스러워지더군요. 설마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상상도 못했었죠. 그래도 역대 대통령 중에선 가장 괜찮은 분이셨는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뒤에 있는 책 보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노전대통령님께 죄송스러울 정도로요; 전 르귄의 <빼앗긴 자들> 상당히 좋아했었거든요. 지금은 르귄여사에 대한 마음이 좀 식었지만 한때 꽤 좋아했었죠.

기억의집 2010-05-25 10: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는 애아빠가 노사모여서 아주 그가 싫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찌라시에 혹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게 더 미안하더라구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욕했다는 것이.

<빼앗긴 자들> 저는 이주일 걸렸나봐요. 왜 그렇게 진도가 안 나가던지.저거 읽고 <어둠의 왼손>이 절판이어서 구하기 힘들 때 원서로 읽을까, 했는데 빼앗긴 자들 번역서 읽고나서 내 능력 밖이구나 싶어 원서 쳐다 보지도 않았어요.
 

위풍당당 북스피어의 야심찬 출판시리즈인 미미월드의 제 2막 에도소설 <얼간이>가 이번에 신간으로 나왔다. <메롱>에 이어 얼간이라니, 미미 여사의 후속작품의 절묘한 선정에 풋, 살짝 웃음이 나왔다. 

시대배경은 그녀가 자료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즐겨 선정하는 에도시대의 혼조 후카가와 지역. 무사 헤이시로와 그의 미소년 조카 유미노스케와 사건을 파헤치는 7편의 단편이면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연작 시대미스터리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든, 소설이든 뭐든지간에. 사극을 엄청 싫어하는지만, 미미여사의 작품이란 이유만으로 구입해야지.북스피어에서 나온 이번 미미여사의 에도 시대 소설 표지들을 살펴보면, 에도 시대가 배경이기 때문에 에도시대의 우키요에 그림을 표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얼간이> 표지도 역시나 안도 히로시게의 작품인데,  



 혹사이 우마야 강변에서 료쿠코교와 석양  

 

히로시게의 초상, 아타케의 소나기와 고흐의 작품 


안도 히로시게, 일본 미술사에서는 우타카와 히로시게로 불리우는 에도시대의 대표적인 우키요에 화가이다. 안도는 어린 시절에 불린 이름.  인상파 화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나 고흐는 그의 작품을 흉내내기까지 했다. <외딴집> 상하권 모두 안도 히로시게의 작품. 상권의 표지 아타케의 소나기는 고흐가 그대로 베끼다시피한 작품. 참고로 안도 히로시게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25h3791b  

 

아타케의 소나기



소뇨의 소나기    

이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 모두 안도 히로시게의 작품.   

 

 

 

  

 

 

 

명소강호백경중 <원약정의 밤풍경>  

이 작품은 가와세 하수이의 <Rain at Miekawa, Soshu>란 작품. 재미난 사실은 북스피어가 작품마다 이스터에그가 있는데, 이 표지에 이스터 에그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 그리고 가와세 하수이를 검색하면 알 수 있겠지만, 그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풍속 그림을 남겨 우리나라에서는 귀중한 자료.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는 실제적이며 사실적으로 그렸다(이건 나의 생각).

 

 

   

   

  

Rain at Miekawa, Soshu  

이 두 작품의 표지 원화는 도저히 못 찾겠다. 북스피어로 문의하든지 아니면 미친척 하고 한번 더 찾던지 해야할 것 같다. <흔들리는 바위>는 안도 히로시게의 작품 같은데.... 확실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자신 없고 <메롱>은 찾다가 찾다가 도저히 뭐... 이젠 엄두가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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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5-21 11:08   좋아요 0 | URL
아, 끌려요. 표지 땜에라도 읽어봐 할 텐데...ㅠ

그런데 님, 님의 서재 이미지 볼 때마다 웃겨요. 지송!
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지기도 하구요.ㅋ

기억의집 2010-05-24 08:29   좋아요 0 | URL
아, 그러면 서울 올때 연락주세요. 밥하고 커피 쏠께요^^
수다 잘 떠는 전형적인 아줌마 스탈이여요^^ 처음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워낙 수더분한 스탈이어서~~~~

stella.K 2010-05-24 10:33   좋아요 0 | URL
오, 저 그런 사람 좋아하는데!
언제고 한번 뵈야겠네요.ㅎㅎ
참고로 저도 서울 삽니다.^^

기억의집 2010-05-24 12:0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스텔라님이 지난 번에 알라딘 배송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부산은 어떨지 두고 볼테다, 라고 쓰셔서 지방 사시는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스텔라님, 시간 나면 연락주세요. 언제나 오키입니다.

stella.K 2010-05-24 12:59   좋아요 0 | URL
아니, 언제 또 그걸 보셨답니까? 흐흐

기억의집 2010-05-24 18:13   좋아요 0 | URL
전 알라딘과 예스에 올라온 글은 대체로 다 읽거든요. 덧글은 잘 안 달지만..^^

알케 2010-05-21 23:22   좋아요 0 | URL
저는 미미여사가 에도시대에 날아가 있을 때가 제일 좋습니다.
<괴이>를 읽다가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짠했다는...

<얼간이> 아주 재미있던데요

기억의집 2010-05-24 08:28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어요. 알케님도 혹 얼리 어탑터 스탈!
저는 외딴집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바보호가 방향호로 바꿔지는 순간, 뭉클하더라구요. 괴이, 괜찮군요. 전 미미책은 현대물은 거의 다 읽었는데 이상하게 에도시대 책은 안 잡히더라구요. 슬슬 저도 오늘은 괴이나 시작해볼까요. 그리고 왜 덧글 닫아놓으셨어요?

꽃핑키 2010-05-24 15:18   좋아요 0 | URL
헐;; 진짜 책 제목이 메롱인가요?? ㅋ
저는 모방범을 재미있게 읽긴했지만. 아오 ㅋ 그 두께때문에;
책 멀미를 너무 많이해서 ㅋㅋ;; 아직도 미미여사님책은 손이 잘 안가요 ㅠㅠ

기억의집 2010-05-24 18:15   좋아요 0 | URL
네. 책제목이 메롱이에요. 재밌죠. 모방법은 저 두께를 삼일만에 읽어치웠어요. 도저히 손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대신 그 때 애들밥이 엉망이었다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삼일내내 배 채웠어요. ^^ 하핫.

akardo 2010-05-25 00:50   좋아요 0 | URL
아직도 외딴집 읽는 중인 저는 할말이......ㅠㅠ; 그래도 민속화, 풍속화 보는 건 꽤 좋아합니다.^^ 전에 미미님 책 현대물 싸게 왕창 샀을 때도 미미여사의 시대물만은 빤딱빤딱한 걸로 사자고 마음먹을 정도로 표지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 얼간이도 책이 예쁘더군요. ㅠㅠ근데 읽는 건 과연 언제 읽을지.....;;

기억의집 2010-05-25 11:01   좋아요 0 | URL
저는 상권 중간 넘어가면서부터는 속도가 무진장 붙던데...아카도님 업무가 많아요? 아, 일본책은 이름 때문에 곤혹스러워요. 왜 그리 착착 안 붙는지.<마크스의 산>은 앞장을 얼마나 퍼덕이면서 읽었던지....
저도 일러스트가 맘에 들어 한번 찾아보자,고 했던 시도였어요. 아 근데 두권은 죽었다깨도 못 찾겠어요. 오프 서점까지 가서 우끼요에관련책도 뒤졌는데 실패. 다시 시도해 봐야겠어요.

scott 2010-05-26 10:25   좋아요 0 | URL
우와 이렇게 표지들과 명화들을 모아놓고 보니 에도 분위기가 마구 풍겨 나는데요. 얼간이는 한국어판 표지에 많이 신경쓴것 같아요. 일본어판은 하얀색 표지에 얼간이라는 제목만 흘겨 썼는데..두권으로 나눠져서 출간됬더군요. 미미여사가 2009년에 출간한 영웅의서(두권짜리) 읽고 있는데 그거 멈추고 얼간이부터 읽어보려구요.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블랙유며 단편집 시리즈 읽고나서 신참자를 읽고 있는데 오! 재밌어요. 게이고는 책을 쓰면 쓸수록 능력이 일취월장 하는것 같아요. 두작가 모두 꾸준히 작품 써내는것 보면 대단한 집념을 갖고 파고 드는 그런 무서움이 있어요. 고흐가 거의 베끼다시피한 우키요에 화가들..이라는 기억의 집님 말에 동감!
추천^.~

기억의집 2010-05-26 13:29   좋아요 0 | URL
혹 게이고의 괴소소설이나 흑소소설이요. 저는 괴소소설 읽었는데..아주 재밌게 읽었어요. 게이고는 쓰면 쓸수록 글이 좋아진다는 말에 저도 동감. 초기작들은 진짜 허접한데 이 작가는 갈수록 좋더라구요. 신참자 어때요? 그거 일드로 나왔던데 드라마보다 글로 읽고 싶더라구요.
그들이 부러워요. 나이 들어도 계속해도 글을 쓰잖아요. 요즘 미미는 신간을 내놓지 않아 좀 서운해요. ^^

2010-05-26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7 09: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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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1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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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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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18: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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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9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큰 아이가 어렸을 때 달(月)마다 받아보던 그림책이 한솔수북에서 나온 북스북스와 한림 출판사에서 나온 달맞이그림책이었다. 북스북스는 자본력이 든든해서인지 아직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한림 출판사의 달맞이 그림책은 꽤 오래전에 사업을 관두었는데, 그 때 달(月)로 나오던 그림책들이 요즘은 몇 달에 한권꼴로 단행본으로 출간되고 있다.  

위의 그림책은 북스북스에서 나온 <할머니의 폭신이 장갑>이라는 그림책인데, 일본아마존에서 검색해 보면 절판된 것으로 나온다. 작가는 하야시 후미코, 그림은 나카무라 유키. 일본그림책은 우리 정서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정서상 친밀감이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어떤 면에서 이야기가 잘 만들어지고 일러스트가 뛰어난 것도 좋지만 읽어줄 때 그림책에서 발산하는 어떤 따스한 훈기같은 것을 아이들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자꾸만 다 큰 아이들에게(9세,12세) 그림책을 읽어준다. 그림책은 이제 졸업했어야하는데,,,,,, 우리집은 아직도 작은애가 그림책을 하루에 한 두권은 꼭 읽어달라고 가져온다.   

어제 이 책을 작은 애한테 읽어주면서 괜시리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던 그림책.  

























실과 패브릭으로 만들어 장면마다 단순하고 심심하기까지 하고 내용도 아이들 그림책의 일상적인 단골 주제인 나눔인데도, 아이와 함께 읽을 때의 그 느낌과 분위기는 난로 위에 주전자를 얹어 놓은 것처럼 훈훈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 그림책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거창한 주제도 일러스트도 아닌데, 아이와 내가 그림책을 함께 공유하면서 따스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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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5-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촉각이 아이들 발달에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보기도 참 예쁘네요.

기억의집 2010-05-19 11:43   좋아요 0 | URL
패브릭으로 만든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그림책을 만든거라 그림책이 촉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실제 그림 보면 너무 이뻐요. 아이하고 이런 그림책 읽다보면 절로 행복하긴 해요.^^ 우리딸은 진짜 저의 껌딱지같아요.

비연 2010-05-19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책이 넘 이뻐요. 조카 하나 더 생기면 사주고 싶네요^^

기억의집 2010-05-19 11:45   좋아요 0 | URL
비연님의 글에서 조카 이야기 읽었어요. 이쁘긴 하죠. 저는 큰 조카는 중2인데도 아직도 이뻐요.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이젠 할머니네 놀러오라고 해도 시큰둥해서 얼굴 보기 힘들어요. 한 일년에 3,4번 보나봐요^^) 그래도 첫정은 무시 못 하겠더라구요.언니가 걔 막 혼내면 승질 난다는.

saint236 2010-05-19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왔습니다. 위의 책 많이 부러운데요. 딸 진이에게 사주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기는데요.

기억의집 2010-05-20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방금 저도 세인트님의 오양반의 글 읽었읍니다. 저도 받는 거 없이 미워요. 그 양반. 생긴 것은 번지르르해서 저 번드르한 뒷면에는 뭘 숨기고 있을까, 궁금합니다.
일본그림책이 아이들을 혹 하게 만드는 재주가 비상하죠. 저의 딸만 아니라 저도 저런 따스한 책 읽어주면서 혹 합니다. 세인트님 아이에게 책 많이 읽어주는 아빠였으면 좋겠네요.^^

꽃핑키 2010-05-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요즘아이들은 정말 좋겠어요!!! 요즘은 이런 책도 나오는군요 *ㅅ*
모니터 속으로 손 쑥~! 넣어서 만져보고싶어요!!!

기억의집 2010-05-24 18:16   좋아요 0 | URL
제가 사진을 잘 못 찍은 거에요. 핑키님처럼 잘 찍으면 좋았을걸. 전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구도도 그렇고...실제로 보면 더 이쁜 그림책인데. 제가 이렇게 디카로 올리면서 다 망쳐놓은 거 같아요.

scott 2010-05-2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는 기억의 집님 그정성과 마음에 늘감동 받아요. 울엄마는 읽어줄 시간이 없다며 테이프를 틀어 주셨는데...어린마음에 엄마품에 안겨서 읽어 달라고 무척 조르고 싶어서 책을들고 엄마 뒷모습만 하염없이 쳐다보았어요.

기억의집 2010-05-26 13:31   좋아요 0 | URL
스컷님, 저도 어떨 때는 귀찮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요 기간이 지나면 아이가 홀쩍 자라 제 손을 차지 않을 것 같아 하루에 한권이라도 꾸준히 의무감으로 읽어주는 거에요. 크면 더 이상 엄마 안 찾는다고 하더라구요.
스컷님, 그래도 엄마가 젤 의지되지요? 그래도 스컷님은 외국어도 잘하고 부러워요^^

2012-02-22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3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