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리님이 블레이드 러너에 나오는 룻거 하우어 이야기 해 갑자기 생각나 올리는 글인데, 혹시 윌리엄 프리드킨의 <광란자>라는 영화와 룻거 하우어의 <히쳐>라는 영화를 아세요? 지금으로부터 한 20년도 넘은 영화니깐 마흔 넘으신 분들은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다 보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여하튼 제가 이 두 영화 보고 우리 시대의 연기파인 알 파치노와 룻거 아우어의 영화를 잘 찾지 않습니다. <광란자>란 영화가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동성애자만 연쇄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형사인 알 파치노가 범인을 잡기 위해 게이로 위장해서 게이클럽에 들어간다는 내용인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정말이지 묘합니다. 범인을 잡고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알 파치노가 게이클럽에 가서 춤을 추는데, 춤을 추다가 관객을 쳐다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근데 문제는 알 파치노가 관객을 쳐다보는 그 눈빛을 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알 파치노가 수사를 하면서 자신의 성정체를 찾아 동성애자가 되었는지 아니면 게이혐오로 자신도 연쇄살인을 저지르려고 하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관객을 쳐다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 리얼 오싹해서, 알 파치노가 나온 다른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장면이 오버랩되어 도저히 그 눈빛의 강렬함이 떨어지질 않더란 말이죠. 알 파치노가 순수한 역을 맡았을 때도 그 눈빛의 망령이 기억에 새록새록 살아난다는.  아직도 알 파치노하면 그의 <대부>가 아닌 저 <광란자>의 그 강렬한 눈빛이 생각날 정도니... 연기를 너무 잘해도 문제죠!

이번엔 룻거 아우어, 아마 <블레이드 러너>를 먼저 보고 룻거 하우어의 연기에 뭉클 감탄해 하며 빌렸던 비디오였을 거예요. 저 <힛쳐>라는 영화를. 이 영화는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무임승차하는 히치하이커의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인데 룻거 하우어가 히치하이커 연쇄살인범 역을 맡았지요. 이 영화 정말 무서운 장면 하나도 나오지 않는데 심리적으로 굉장히 무서웠던 영화였어요. 특히나 룻거 하우어가 잡혔을 때의 그 눈빛, 공포스러울 정도였거든요. 오죽하면 며칠 동안 잠에서 깨어나면 어둠 속에서 그 눈빛이 생각나  새벽에 화장실 가기가 두려웠다우. 평소 무서움도 많이 타는 사람이 그런 영화를 봤으니....솔직히 이 <히쳐>비하면 <13일의 금요일>이나 <프라이데이 나잇> 같은 영화는 넌 뭐니? 니가 공포영화니? 라고 묻고 싶을 정도라니깐요. 니네들, 히쳐나 봤니? 좀 보고 벤치마킹이나 해라... 뭐 이런 생각이 든답니다.

보통의 연기력 같고는 관객이 이런 느낌을 받지도 않을 거예요. 도대체 두 연기자 모두 얼마나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철저했으면 관객이 그런 느낌을 들게할까요? 드니로도 눈빛 연기 잘하지만 저 두 사람만큼 못 했던 거 같아요. 물론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라 다른 분들은 그랬었나하고 의문을 던지실지도 모르겠네요. 혹 이 두 영화 보실 수 있으면 찾아 보세요. 예전에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 저런 재밌고 알찬 영화 널렸는데, 요즘은 비디오가게 가면 잘 만들어진 b급 영화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블록버스터 영화만 들여 놓더라구요. 가만 생각하면 블록버스터가 썩 괜찮은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볼 만한 것도 아니라니깐요. 사실 요즘 영화보면 예전의 b급 영화보다 못한 스토리 라인 쎄고 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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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영화까지 챙겨보던 20대 시절과 달리 한 십년간 애 키우면서 영화와는 담 쌓고 살았다. 지난 10년간 본 영화를 대라고 하면 아이들하고 같이 본 애니메이션 정도. 그러다 둘째가 학교 들어가면서 아침 시간이 뻥 뚫려 한 두편의 영화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영화 보러 다니면서 안 사실이지만 조조가 그렇게 싼 줄이야. 아침 일찍 서두르면 영화 한편 값이 단 돈 4천원(와아~~ 싸다,싸!)  영화 상영 되기 전에 기다리면서 홀짝홀짝 마시는 커피값이 더 비싸다는.

블러거들의 영화 소개를 보고 <걸어도 걸어도>라는 영화를 알았다. 가만히 보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 감독의 예전 영화 <원더풀 라이프>을 인상적으로 본 터라, 영화의 재미를 떠나 혼자서라도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보러 간 날 역시 커피값이 더 들었다.

영화는 무난했다. 영화홍보를 위해 큼직하게 쓴 엄마의 비밀이라는 카피가 낯뜨거울 정도로, 이야기의 흐름상 엄마의 커다란 비밀 따윈 없었다. 어느 집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큰 아들 준페이의 기일이 되어 모인 가족의 하루를 묘사한 일반 가족 드라마였고 정지된 듯한 화면의 싱그런 여름 풍경 속에 녹아든 적막감이 이상하게 정겨운 영화였다. 

큰 아들 기일에 모인 둘째 아들 료타는 아들 하나가 있는 유카리와 함께 고향집을 방문한다. 먼저 와 있는 누나 식구들과 밥을 먹으면서도 그는 부모와 다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떨떠름한 가족 상봉. 본가에서 보내는 그날 하루가 그에게 가시방석이었지만 그를 지켜보는 관객인 나도 가시방석이었다. 부자간의 어색한 관계가 낯설어서만은 아니었다. 나 또한 아버지와 다정다감한 사이는 못 되었으니깐.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그랬다. 나는 부녀지간의 다정함보다는 도리에 더 무게를 두었다. 문득 걸어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곳은 부모의 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의 맘 속 깊은 곳을 우리는 애초부터 닿을 수 없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고 부모 자식간에도 타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하는. 부모 자식간의 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 개인의 인생살이를 말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나 또한 로탸처럼 부녀간의 관계설정이 저렇지 않았을까. 같은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삶에 고집을 부리며, 서로 시건방지다거나 권위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 영화의 결말처럼 살면서 서로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화해없이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영화의 결말에 가족의 넉살좋은 화해따윈 없었다. 우리의 삶처럼.

저 위에 유투브에서 업어 온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는 아내 몰래 바람 핀 남편이 불륜녀의 집에서 저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역근처의 레코드점(?)에서 아내가 산 음반의 노래였다. 아내가 자신이 바람 핀 것을 모를 것이라는 알았던 남편이 아내의 추억담에 잠시 당황한 모습, 그리고 흘러나왔던 음악이었을 것이다. 블루라이트~요코하마라는 노래는 경쾌했고 내 뒤에 앉아 계셨던 두 할머니중의 한 분이 저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몇 사람 되지 않았던 텅빈 극장에서 울려퍼졌던 할머니의 엥카는 그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 묘한 울림을 동반했다. 귀찮다거나 불쾌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저 노래가 무슨 노래이길래 나이 지긋한, 적어도 6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할머니가 저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을까. 저 노래가 당대의 히트곡이었나. 할머니는 소녀 시절이나 젊은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나? 아니면 일본인?  영화가 끝나고 그 할머니 두 분하고 같이 극장밖을 나왔는데 두 분은 분명 우리 나라말로 주고 받았다. 순간이었다. 할머니들과 말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할머니, 잠깐만요! 저하고 잠깐 얘기 하실 수 있으세요. 잠깐이면 되는데 저한테 시간 좀 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들을 붙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 영화를 왜 보러 왔는지... 그 노래를 어떻게 아는지. 할머니들은 영화를 평소 좋아하셔서 이렇게 두 분이 같이 다니시는지. 그리고 책 또한 좋아하세요? 등등.

하지만 끝내 말을 건네지 못했다. 화장실까지 할머니를 따라 들어가기도 하고 졸졸 그 분들의 뒤를 쫓아 다녔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평범한 모습의 할머니들이었는데도. 내가 직업적인 인터뷰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아줌마의 명함으로는 그 두 분을 잡을 수 있을만한 명분이 없었다. 마침내 말걸기를 포기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지하철로 향했다. 아쉬움이 집에 와서도 남았다. 내 용기와 주변머리 없음에.... 어쩜 이 영화 <걸어도 걸어도>는 텅빈 극장에서  울려퍼진 블루라이트~~~ 요코하마와 함께 기억되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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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드레스님의 <나의 로맨틱가이드>라는 영화리뷰 읽고 <전 로맨틱 쟝르하곤 거리가 멀어요. 왜케 저 남자주인공 느끼하죠! 라는 덧글을 단 적이 있다>. 그땐 정말 내가 로맨틱 쟝르는 소설이건 영화건간에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 <어글리 투루스>라는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 아니다, 나도 한때 로맨틱영화에 열광한 적이 있었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큭, 뭐 이 건조한 성격에 열광까지라는 말은 좀 과장이고, 영화보기를 한창 즐겼던 시절, 그러니깐 20대 시절 골디혼과 맥 라이언이 나오는 영화(혹은 비디오라도)라면 묻지마, 아무 것도 묻지마! 스탈로 무조건 영화관으로 냅다 달려가거나 빌려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홋, 나의 골디 혼 

처음 골디 혼 영화를 접했던 것은 바로 요,요--------->영화, 멜 깁슨과 함께 나왔던 로맨스 짬뽕 액션 영화 <전선 위의 참새>, 죽은 줄 알았던 옛 애인인 멜 깁슨과 우연히 만나 한바탕 대 소동을 치룬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마피아인가 뭔가 하여튼 죄질이 나쁜 범죄자에 대한 증언을 하고 그 보복이 두려워 신분위장을 하면 피해사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멜 깁슨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그녀가 보여 준 연기, 파란 동그란 두 눈을 뜨며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멜 깁슨이 진짜 자신의 전 애인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 특유의 슬랩스틱한 연기. 어찌나 그 과정스러운 표정연기가 압권인지, 영화 내용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녀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만큼 골디 혼의 매력이 듬뿍 들어있는 영화도 없을 것이다. 금발의 맹하면서도 못된(좋은 말로 도도한) 부잣집 마님인 골디 혼이 저 커트 러셀과 처음 대면했을 때 오죽 커트 러셀을 기분 상하게 했으면 골디 혼이 기억 상실증에 걸려 그의 집에 왔을 때 그녀의 집을 찾아줄 생각을 하지 않고 부려먹을 생각을 했을까. 그녀와 그가 한 집에 동거하며 그의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동안 그녀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고 아이들에게는 모성애를 보여주며 결국에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영화. 이 영화에서 그녀는 맹하면서 순진한, 그녀의 낙천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었다. 보는 내내 그녀의 건방은 불쾌함보다 순간적인 유쾌함을 유발하고 그녀의 텅빈 듯한 맹함은 가슴이 따스해지는 그 무엇이 있다. 한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칙릿 소설같으면서도 골디 혼이 아니면 절대로 이 정도의 품격이 나오질 않는 영화. 게리 마샬의 <귀여운 여인>을 언급할 때 나에게 귀여운 여인은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고 골디 혼!  

아, 이 영화도  생각난다, 생각나! 환상의 커플 보고 골디 혼 영화라면 무조건 오키! 하던 때에 나왔던 시간 떼우기용 영화. 밀고 당기며 헐리웃 공식 해피 앤딩 그대로 따라한 영화지만 이 영화도 또한 골디혼의 무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 사실 골디 혼의 영화는 이야기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녀 보는 맛에 본다. 그녀의 생뚱 맞은 둥그런 눈, 그녀의 속살포 같이 빠른 말, 뭔가 생각하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짓는 맹한 표정. 비관과는 거리가 먼 낙천적인 성격. 이런 모습 없으면 골디 혼의 영화는 영화라는 태그가 붙여질 수 없다. 이 영화 내용은 완전히 기억나지 않지만, 세트가 무지 이뻤던 영화! 

   

 

이 영화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둘 다 나온다. 하지만 저메스키가 아무리 뛰어난 감독일지라도 골디 혼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영화라고 밖에..골디 혼은 옵션같은 느낌의 배우였다. 이 영화 보면서 골디 혼은 작은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까생각 좀 들었더랬다. 하지만 전선위의 참새는 ? 결국 감독 중에선 배우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감독과 그렇지 못하는 감독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골디 혼의 매력이 전혀 없잖아. 세간에 머리 텅빈 금발배우라는 이미지 박힐까 겁났던 영화였다. 어찌하였든. 브루스도 그렇고 그 걸출난 배우들이 다들 따로 노는 느낌이었던 영화!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끝내 구해보지 못했던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명성이 확고하게 다지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젊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녀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궁금하다.

 

 

 

 

2000년 이후, 그녀가 나온 영화를 챙겨보지 못 했다. 애 키우면서 영화 보는 것이 무서웠던 시절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와일드 클럽>이나 <에브리원세즈아이러브> 같은 영화는 비디오로 빌려 왔지만 잠시도 시간이 나지 않아 보지도 못한 채 갔다 주기도 했다. 어찌하다가 요즘 최근에 그녀의 데뷔작 <선인장꽃>을 토토에서 다운(토토에서 골디 혼이라고 쳐야 나온다. 선인장꽃하면 불건전한 용어라고 검색이 안된다나 뭐라나)  받았다. 그녀의 청초하고 이쁜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저 때도 저랬구나 싶었다. 이쁜 그녀! 지금도 내겐 너무 이쁜 당신인걸!   













 





하하핫, 무섭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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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 며칠동안 우리집은 난리쇼였다. 큰 애는 초등4학년인지라 제법 지가 알아서 일기나 숙제를 해 놓았건만, 둘째가 요주의 문제아였다. 숙제와 일기를 써 놓지 않아, 개학날 당장 가져갈 과제물이 한 건도 없었다. 선생님한테 혼내도록 내버려두어야지 했다가, 보기 안스러워 아들애하고 내가 두손 두발 다 걷어부치고 도와주었다. 일기도 내가 일학년 수준으로 대충 써 주면 딸애가 받아 베껴쓰고(한페이지 쓰는데 한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무슨 참견을 그리 많이 하는지...), 아들애가 딸애 1학년 수학문제집 풀어주고 그림 그려주고 색칠해주고..그래도 지 동생 혼날까봐 제법 많이 손을 빌려주는데 듬직했다는.  

그저께 화요일 저녁때까지도 난리블루스를 치니깐 애아빠가 보기에도 한심스러운지 몇 마디 했다. 자기는 하나도 도와주지 않으면서......얄미웠다(어떤 그림책 말마따나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여하튼 손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애아빠가 어제 늦게 술 한잔 걸치고 들어와서는 어제는 직장동료들이 우리집처럼 다들 밀린 숙제 하느냐고 난리였다는데, 두시까지 했다고 하더라고, 한다. 개학 전날 모습이 어느 집에서나 늘상 있는 같은 풍경이군, 싶었다. 어쨌거나 나만 한심한 엄마는 아니었구나, 위안이 되었다는. 

애들이 방학이면 더 여유로울 것 같지만 사실 삼시세끼 해결하는 것만 해도 벅차다. 아침 먹으면 점심 걱정하고 점식 먹으면 저녁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린다.  

오늘 드뎌 아이들의 수업이 정식으로 시작되어 몸과 마음이 한결 자유로워진 아침!  음하하핫!!!!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도 안 들리고 밥 차리는 시간도 제낄 수 있어 무슨 책 읽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미미의 <외딴집>이 보여 외딴집 표지 그림 제목 찾느냐고 오전시간을 꽉 채웠다.  두 작품 모두 에도시대에 살았던 우키요에의 대가인 안도 히로시게의 작품. 당시 히로시게는 후쿠사이와 함께 유럽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오하시와 아타케의 천둥(1857년, 브루클린 뮤지엄소장) 



고흐가 히로시게의 저 윗 그림을 보고 반해 그린 <일본다리> 



히로시게의 연작 도카이도 고쥬산지 중 <쇼노>  

 

안도 히로시게에 대하여

작가명 : 안도 히로시게(Hiroshige Ando)
활동년도 : 1797~1858
작가소개 : 일본 우키요에[浮世繪] 판화의 대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도쿠가와[德川] 막부시대의 하급 사무라이 집안에서 태어나 소방조(消防組)의 자리를 세습하였다. 당시 대부분의 사무라이가 부업을 가졌듯이 소방조이던 히로시게도 화가를 부업으로 삼았다. 17년 동안 우타가와 도요히로[歌川豊廣] 문하에서 공부하였는데, 도요히로가 사망한 1828년까지는 배우와 미인을 주제로 한 판화만을 제작하였다.

도요히로가 사망한 뒤 풍경화로 눈을 돌린 히로시게는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풍경판화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1831년에는 10점의 판화로 구성된 에도(지금의 도쿄) 풍경화 시리즈 《도토메이쇼[東都名所]》를 출판하였는데, 섬세한 필치와 색상의 조화, 서정적이고 시적인 분위기가 뛰어나다. 이같은 특징은 1834년에 완성한 《도카이도 고주산쓰기[東海道 五十三次]》 시리즈를 통해 한껏 무르익고 작품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1856년에는 총 118점에 이르는 판화 시리즈 《메이쇼에도햑케이[名所江戶百景]》 제작에 착수하였다. 이 판화 시리즈는 2년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일반적으로 제작시기에 따라 순서를 매기는 방식과 달리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에 따라 순서가 매겨졌다. 시리즈에는 에도의 계절별 풍광뿐만 아니라 당시의 풍속과 생활상이 특유의 과감한 구성과 섬세한 필치로 잘 담겨 있다. 시리즈 제작 중 사망하여 총 118점 중 그가 만든 작품은 115점이고 나머지 3점은 제자들이 제작하였다 

--출처 : http://art-is.net
  

 

히로시게의 눈 내리는 밤 

 

히로시게의 벚꽃   

<외딴집> 표지그림에 대해 누가 그렸을까? 궁금했었다. 집에 <외딴집> 상권만 있어 하권에는 표지그림에 대한 참고자료가 있을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 번에 상권만 덥석 사다 놓고 가격이 좀 더 떨어지면 사야지 하다가 아직 못 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호젓한 아침 시간에 <외딴집>에 눈길을 보내며 표지그림에 대해 한번 찾아보자라고 맘 먹고 검색을 시작했다 우키요에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일단 우키요에에 대한 단어 검색을 하고 작년에 <샤라쿠 살인사건> 살때 받은 우키요에 엽서그림의 화가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작년에 이 책 나왔을 때 이벤트로 우키요에엽서를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준 엽서에 도요쿠니, 시게마사, 호이츠, 우타마로, 후쿠사이, 히로시게의 우키요에 그림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난 책보다 그 엽서가 탐나 주문했었는데, 이 화가들이 미미의 <외딴집> 표지 찾는데  많은 추리의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일단 여러명의 우키요에 화가를 쳐 보았고 그 중에서 후쿠사이와 히로시게가 유럽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번 그들을 먼저 집중적으로 검색해 보았다. 후쿠사이를 먼저 쳐서 그에 대한 작품을 검색해 보았고 그 다음이 히로시게였다. 빙고! 히로시게가 미미의 표지그림을 장식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세상 참 편하면서 좁아졌다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   

아주 시간이 널널해 행복해 죽겠다! 시간이 이렇게 꿀맛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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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말 버글스가 부른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2M의 등장을 예견한 음악일지도 모른다. 1980년대 초반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와 마돈나의Like a virgin은 막 스타트를 끊은 MTV 문화의 도화선이었다. 기존의 뮤비와는 다른 그들의 이야기가 꽉 찬 혁신적인 영상과 스피디한 볼거리(주로 댄스)는 뮤직 비디오가 단순히 음악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유행을 주도하는 매체 그 이상일 수 있으음을 보여주었다. 2M의 등장은 단순히 듣고 즐기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의 전환을 예견했으며 그 중에서 마돈나는 영상의 속성을 가장 잘 알고 이용한 위대한 팝아티스트이다. 그녀를 단순한 20세기의 팝뮤지션으로 단정짓기에 그녀의 아이콘은 너무 크다. 그녀는 우리 시대에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비틀즈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팝 역사 60 여년의 중에서 반(27년)을 그녀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돈나, 그녀는 비틀즈보다 더 위대하다. 

 

 

 

 

 

마돈나라는 데뷔 앨범이 나왔을 때만 해도 그저 반항기 있는 그런 여가수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했다. 뭐 화끈하게 사로 잡은 음악은 없지만 싱어 송 라이터로서 듣을 만 음악을 하는 가수 정도. 첫 앨범의 성공 이후 두 번째 앨범 like a virgin에서 그녀는, 흔한 말로 싼티 나는 날라리같은 모습을 보여 주며 기존의 여가수들과는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첫 타이틀 곡 like a virgin은 통통 튀기는 듯하면서 도발적인 뮤비로 대중을 그것도 어린 대중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나 같은 사람도 그녀의 뮤비를 보기 위해 AFKN을 새벽 2~3시까지 잠도 안 자고 시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녀의 뮤비를 틀어주던 종로의 맥도널드까지 원정갈 정도. 그녀의 뮤비는 충격적이었지만 재밌었다. 그녀의 음악은 철저히 대중적이며 그녀의 퍼포먼스는 철저히 저항적이었다. 80년대 관습과 인습 그리고 보수성을 깨트리며 그녀의 대중적 음악은 대중에게 깊히 파고 들었다.  이 시절의 그녀에 대한 평가는 신디로퍼보다 음악성으로는 조금 못한 라이벌로, 인기면에서는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평론가들은 떠들었댔지만,  그들은 금발의 야망을 몰랐던 것. 그녀가  25여년 넘게 팝계를 장기 집권 할 것 이라는 것을.  

 

 

 

 

 

몬로로 변신한 Material girl의 뮤비 시절만 해도 그녀는 나쁜 여자가 아니었다.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던 뻔한 결말의 material girl이었으니깐. 가만 생각해보면 그녀가 Like a prayer를 발표하기 이전만 해도 신인이어서 그런지 엔터테이먼트계에서 그녀는 파워는 그렇게 세지 않은 듯. 자, 이제 돈도 좀 벌었겠다, 숀펜과의 결혼과 이혼, 웨렌 비티와의 스캔들과 같은 사생활로 가십난을 오르락 내리며 그녀의 명성은 전세계적으로 예수의 어머니 마돈나만큼이나 유명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는 그녀의 이름, 마돈나라는 롱런 브랜드를 확고하게 다지기 시작한다. like a prayer 앨범과 에로티카 앨범중에서 justify my love는 종교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으며, 특히나 justify my love는 미국에서조차 학부모의 항의와 반발이 거세 학생들에게는 금지곡이 된 음악. 당근 우리나라에서 저 노래는 한 때 금지곡. 그래도 종교계와 학부모의 거센 반발에도 그녀는 살아 남았다. 더 막강한 대중적 파워을 움켜쥐며...거침없이 하이킥. 이 시절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그녀의 뮤비와 투어이다. 이제 그녀는 돈과 권력을 쥔 엔터테이먼트내에서 파워맨 중의 파워맨. 순진함이 조금은 남았던 20대 시절의 순진한 모습은 볼 수 없다. 이제 그녀의 뮤비엔 인종 가리지 않고 흑백이 섞이고  섹스 표현은 좀 더 자유로웠으며  무엇보다도 근육질을 몸매를 선보이며 댄스가 파워풀해졌다. 그녀는 에일리언의 시고니 웨버가 영화 밖에서 못 해냈던 여전사가 된 것이다. 아, 금발의 야망 투어에서의 그녀의 근육질 몸매와 장 폴 고티에의 옷을 입고 보여 준 퍼포먼스는 사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퍼포먼스는 기성의 남성 세계에 대한 도전이었으며 수십년 동안 페미스니스트들이 바라마지 않았던 여성 해방이었다(여성해방이니 뭐니 쑥쓰럽긴 하지만 사실 마돈나 이전의 이런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가 없어서.. 여배우든 가수든 사랑스럽고 귀여움 받는 캐릭터라고 할까. 여하튼 그녀가 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너무나 시원스러워 해방되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나.)   

 

 

 

 

 

2000년대 들어와서 그녀의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 21세기에도 그녀는 앨범과 투어(최근엔 S & S 투어)로 전세계를 누비며 그녀만의 라이브에서 보여 줄 수 있는 화려하고 파워풀해, 카리스마 작렬한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개인적으로 유투브에 올린 스타키앤스윗 투어는 거의 다 봤다는, 그 짜릿한 흥분감이란!) 솔직히 그녀가 Music 들고 나왔을 때 그 음악에 부적응해 한동안 애 먹었다. 뭐 저런 곡이 다 있지, 내가 뒤 쳐진거냐 아니면 그녀가 앞서는 거냐, 싶었다. 부시에게 한방 먹일 정도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숨기지 않고 자유로운 관계(맘에 드는 남자는 다 내 것!)를 영위하며 한편으론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도 써서 출판한,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한 두곡의 히트곡으로 팝역사에서 사라지는 다른 뮤지션에 비해 그녀의 27년간의 팝의 장악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녀의 집권은 어디까지 일까? 올 9월의 그녀의 히트곡 모음집 celebration이 전세계 동시에 발매된다고 한다.  이제 그녀의 나이 52이다(생각해보니 한비야하고 같구나!) 어쩌면 현역 활동은 10년이 그녀의 뮤지션으로서의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맘으로 Forever~  마돈나. 

덧 :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마돈나 투어는 진짜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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