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비슷한 주제의 두 권의 책을 끝냈다. 두 권의 뉴턴에 관한 책을 읽기 전에는 17세기의 영국 역사나 생활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므로서 어느 정도 근대 유럽의 과학의 초기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 시대를 살았던 일반인들은 시간의 초, 분, 시가 오늘날처럼 구분되어 있지 않아, 태양이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역활을 하였다. 그건 그 시절 세계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이 시간도 제대로 정립 안 된 상태에서 발명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뛰어난 글솜씨로 그들의 다재다능한 학문의 능력과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들의 묘사에서 주목한 점은 뉴턴이나 라이프니츠가 과학자가 아니라 자연철학자였다는 것이다.  

 

두 권의 책을 통해 뜬금없이 떠 오른 생각은,  과학의 바탕에 철학적 사유가 없었더라면 결코 오늘 날과 같은 모습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는 점이다.  당대에 뉴턴이나 라이프니츠 모두 최고의 자연철학자로서의 칭송은, 17세기에  과학이란 분야는 유럽인들조차 생소한 분야임과 동시에 철학이 모든 학문을 통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에서 그리스철학이 없었다면, 혹은 암흑의 시절이라고 불리우는 중세 시대에 아리스토텔레스같은 오류투성이의 그리스 철학자와 철학이 없었다면, 유럽은 더 일찍, 더 빠르게 학문적으로 부흥했을까.

 

역사적 가정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리스 철학(학문을 사랑한다는 뜻)이 없었더라면, 오늘 날의 현대 과학과 공학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유럽의 학문적 바탕인 그리스 철학이 없었다면, 더 나아가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체, 학문이 정치적 놀음에 이용당했더라면, 아직도 우리는 소달구지 끌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과학사를 읽으면서, 언제나 아쉬웠던 건,  그리고 언제나 내 안에서 과학사를 읽으면서 던진 질문인데, 현대 과학의 테크놀로지의 역사에는, 아 이런 말하긴 너무 성차별적이고 인종적 차별적인 질문이지만,, 왜 백인남자가 과학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정말 좋은 목록이다.

물론 너무 영미인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p5

 

스티브 와인버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에서 뽑은 10인이 너무 영미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지만, 제3 세계의 독자인 나로서는, 왜 마리 퀴리만 제외하고 세상을 뒤바뀐 과학자들이 백인 남자들일까? 였다.

 

이런 질문뒤에는 어느 정도 추측가능한 답이 몇 개 있는데, 과거 어느 나라든지  여성이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학문은 남성의 세계라는, 뿌리 깊은 금녀에 대한 옹호가 그 이유다보니, 재능있는 수 많은 여성들이 자기 재능조차 발휘하지 못한 체, 사라졌을 가능성과,

 

그리스 철학의 사유방법론이 유럽의 학문 깊숙히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과학의 바탕에는 생각하는 법, 사유가 없었다면 뉴턴이나 라이프니츠나 패러데이나 아인슈타인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그런데다 유럽의 학계가 논문이라는 아이디어적 서술방법이 누구에게나 열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백인 남성이 과학계에 주도적으로 이끈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과학사를 접할 때마다 스스로 이 질문을 던지고도 너무 차별적인 질문이라 억누르고 있었는데, 저 두 권의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10명의 물리학자>라는 책을 읽으면서, 과학사의 앞머리를 차지하는, 그리스 철학을 떠올리며, 그게 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그 과학사의 서두를 차지하는 그리스 철학이 얼마나 후세에 위대한 사상가들을 낳게 되었는지 깨달게 되었다.

 

인문이니 과학이니 두 문화를 서로 선명하게 갈라놓은 건 20세기 들어와서인데, 두 문화가 한 뿌리에서 나와 왜  서로 갈라져 등을 돌리게 되었을까 싶다. 학문이 발달하고 진화할수록 학문의 카테고리는 넓어지고 세부화되면서 아마 두 문화의 이질적인 학문으로 분화했을 것이다. 오히려 요즘에 학문간 융합을 통해 두 문화의 통합을 도모하기는 하다만. 

 

덧: 한편으론 뉴턴이나 라이프니츠의 미적분같이 어려운 수학이 두 문화의 세계를 선명하게 갈라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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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1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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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2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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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0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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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06: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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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9-13 20:39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스텔라님 책출판 축하드려요^^ 제 책장에 알리디너분의 책이 한권 더 늘어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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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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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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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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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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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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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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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8-30 20:07   좋아요 0 | URL
아하~~저도 알라디너분들의 책만 따로 꽂아봐야겠군요^^
과학분야의 책들도 그럼???

많이 시원해지다못해 요즘 추워서 긴팔,긴바지 입고 있어요!!
기억님은 어떠신지??^^
즐거운 저녁식사 하세요

기억의집 2016-08-30 20:43   좋아요 0 | URL
진짜 따로 모아 인증샷 올릴 걸... 생각해보니 파란여우님, 물만두님 껌정드레스님 책 다 구매해서 가지고 있는데. 눈 앞에 보이는 책만 찍어 올렸네요.

진짜 추워요..저는 오늘 전기요를 좀만 틀까 이랬다니깐요..발 시려워 두꺼운 덧신 신고.... 방금 밥 먹고 들어왔어요~

기억의집 2016-08-30 20:43   좋아요 0 | URL
그냥 아무 생각없이 꽂아둔 거라서... 눈앞에 보여 사진 찍어 올린 거에요^^ 저 엄청 게을러서, 책정리 해야지 라고 맘 먹은 게 몇달째인지 모르겠어요. ㅠㅠ
 

 

 

지금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자기계발서는, 말콤 맥도웰인가 그 양반이 쓴  책제목에 개 들어가는, 누가 그 개를 보았나였나 하고 다윗과 골리앗, 두 권 읽었다.  나는 자기계발서만큰 재미없는 책도 없다고 생각한다. 오프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코너 가면 대부분이 자기계발서가 순위와 올라와, 어떤 책인가 궁금해 들춰보면 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포맷. 

 

이 책이나 저책이나 비슷한 욕망과 탐욕을 부추키는 게 자기계발서라 차라리 자기계발서 한권 읽을 때 추리소설이나 읽는 데 낫다라고 생각해서 자기계발서쪽은 아예 들어가보지 않았는데, 지난 주에 타인의 블로그 보다가 이 저자의 책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싶어 유투브에 들어가니, 테드 강연도 나와 있다. 이 강연을 듣는데, 문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옛날 광고문구가 떠 오르면서, 우리 교육시스템을 잠시 짚어봤다. 우리 교육 시스템은 대졸의 딱지가 너무 강하다. 그것도 명문대에 대한 딱지. 그 딱지가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나이 삼십, 사십 넘어 공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수능이라는 시험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우린 십대 시절에 빡세게 공부해 좋은 대학을 들어가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면 인생 성공을 이야기하는데, 과연 그 정해진 코스의 삶이 성공한 삶일까?  모든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요리 코스처럼 정해지고 평가받아야 성공한 삶이 되는 걸까? 사람의 인생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해진 것이 없기에, 저런 권력이 만들어 낸 성공 코스 아닌 다른 유형의 삶을 살더라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살아야한다고 본다. 나이 사십에, 오십에 내가 뭔가 하고 싶다면,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우리의 삶 속에 속해 있는 사회에서 든든하게 받쳐주어야하는 하는 거 아닌가.

 

이십대 시절에 내가 좋아하던 메탈리카의보컬  제임스 핫필드가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우리 나라 고위 공무원이었던 강봉수 전대법원장이 미국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메탈리카 같은 경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한 구룹이므로, 우리 사회의 성공기준으로 보면 저 사람이 물리학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강봉수 전대법원장 또한 고위공무원으로 은퇴한 사람이므로 나이 들어 먼 이국땅까지 가서 양자역학에 관한 물리학 박사학위를 딸 이유가 뭐 있겠는가.

 

어차피 쓸모도 없을텐데.

 

미국교육 시스템이 엿 같아도 나는 이런 건 정말 우리가 적극 받아들여 활용해야한다고 본다. 간판만 따는 대학 교육이 아니고 뭔가 실제로 한 사람의 인생이 정해진 코스대로가 아닌 열린 다른 공간의 기회를 주어야하는 교육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솔직히 나는 이대가 제대로 된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미래라이프 대학을 반대할 이유가 있나 싶다. 이대나 연대나 고대나 백년이 넘어 사회 곳곳에 기득권력을 쥐며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할 뿐이지 학문적으로 연구결과가 뭐 있지 모르겠다. 세계적인 논문이 이들 대학에 있던가. 외국에서 이들 대학 학생들의 논문이 한해 몇번이나 인용하는지, 인용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논문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도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시험에 열 올릴 뿐인데,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으로 본인들 간판의 희소성이 난무할까 전전긍긍하며 느린 민주주의라며 싸우는 그들이 애처로울 뿐이다.

 

학문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제대로 된 학문으로 이끌어줘야하는 교육이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모집으로 수익에만 관심이 있고 간판만 띠 대기업에 들어가고 공무원에 연연하는 간판을 따기 위한 대학이 그게 대학인지 우리가 한번은 짚어봐야할 문제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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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24 17:59   좋아요 0 | URL
사안이 뭔지를 모르겠더라구요. 무슨 평생교육원 뭐 그런 건가요? 왜 그걸 반대하는지 모르겠어요. 총장실인가 점거했다면서요? 학생들 거 참 대차다 싶었어요. 처벌을 불사하는 진짜 속내는 뭔지...
예전에 저도 평생교육원 문턱 좀 밟았었는데 저와 같은 클라스에 어떤 여자가 밑도 끝도 없이 이대 욕을 해서 당황한 적이 있어요. 왜 그런지는 알 것도 같은데 그 타임에 그럴 건 아닌데 혼자 열 받아서는..ㅋㅋ

기억의집 2016-08-24 18:00   좋아요 0 | URL
평생 교육원 만들겠다는 건데... 문제는 제대로 된 수업콘텐츠가 아니 간판만 따려고 대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겠죠. 대학 가 봤자 배울만 한 게 없잖아요. 미래라이프 대학 도입이 나쁜 건 아니라 봐요. 교육컨텐츠가 탄탄하면 제가 쓴 거대로 자기 일정한 직업이나 퇴직을 해도 뭔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배울 수 있는거잖아요. 아마 돈 벌려는 속셈이 환히 보이는 거라 반대하는 거겠죠. 나 이대나온 여자야! 란 고급딱지가 일반딱지 되는 게 싫은 겁니다. 여하튼 교수들 공부 안 하는 것 쫌 어떻게 대책을 내려주었으면 해요.

stella.K 2016-08-24 18:18   좋아요 0 | URL
아, 그거였군요.
정말 거기 정시로 들어간 학생들은 기분 나쁘긴 할 거예요.
하향 동급 취급 받는 것 같아서.
그렇다면 뭐 나름 잘하는 거네요.
학교가 돈 밝히면 안 되는데...

Fenggen Piao 2017-01-14 00:30   좋아요 0 | URL
저는 자기개발 책을 좀 읽는 편입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햇다가, 웬지 자꾸 끌리면서 읽게 되엿고,
지금은 가끔씩 슬럼프에 빠지기 전에 읽어두면서, 동기부여를 유지하는 차원에서요.

우연히 이책을 발견하게 되엿고,
글쎄머 어려운 내용이나 깊은 도리를 다룬 책이아니라,
아주 쉬운 언어로, 꿈을 갖고 실현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것이 아니라는것을 알려주는 책이라 봅니다.

그리고 우연하게 서평을 읽다가, 님의 서평을 보게 되고,
“나는 자기계발서만큰 재미없는 책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하고 하도 반대되는 관점이기에 끌려서 서평을 다 읽게 되고,
서평중에“모든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요리 코스처럼 정해지고 평가받아야 성공한 삶이 되는 걸까” 라는 문장에 너무 공감 가는 말입니다.

기억의집 2017-01-14 14:52   좋아요 0 | URL
공감에 감사드려요~ 자기계발서에 대한 선호는 개인의 독서성향이기에 ... 단지 저는 저의 아이들에게 자기계발서를 읽기보다는 실제적인 지식이나 이론에 관한 책을 읽으라 하거든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공감은 각기 다르긴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수수께끼는 실제적인 지식이나 실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 같아서요. 저는 과학책을 읽는데 그 전에는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우리의 믿음이나 가치관에 대해 통념적인 상식이 아닌 실제 접하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달라진 사람이거든요. 이 책은 겉은 자기계발서같은데 실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는 바탕에는 실제적인 지식이나 이론이 해박한 사람입니다. 단지 자기가 한가지만 좋아하다보니 학교 성적이 안 좋고 좋은 대학을 못 나온 사람이라 로켓 발사나 무중력 시험대 설치를 늦게 시작했지만 자기 실현의 바탕에는 실제 지식과 이론이 해박했기에 저는 자기계발서로 동기부여보다는 지식을 직접 접하고 실험해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기계발서를 읽고 동기부여의 계기가 유발되면 좋지만 성공의 기준은 실제 지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날이 선선해서 식탁에 앉아 컴으로 지난 번에 올리려고 찍은 한 여름의 독서 인증 샷을 올려봄. 저 날 엄청 더워서 저렇게 맥주 마시고 나서 후끈거려서 더  더워 미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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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23 18:43   좋아요 0 | URL
맥주 마시고 싶어욧!
역시 기억님은 미미 여사를 좋아하시는군요.^^

기억의집 2016-08-23 22:58   좋아요 0 | URL
언제 한번 만나 마셔야하는 게 아닌지.... ^^

stella.K 2016-08-24 13:46   좋아요 0 | URL
ㅎㅎ 거 듣던 중 반가운 말씀.
근데 한 번 가지고 되겠습니까?ㅋㅋㅋㅋ

오거서 2016-08-23 19:00   좋아요 0 | URL
오~ 북맥!! ^^

기억의집 2016-08-23 22:59   좋아요 1 | URL
마실 땐 시원했는데.... 마시고 나선 사막에 온 느낌이 아닐까 싶었어요.

책읽는나무 2016-08-23 22:59   좋아요 0 | URL
전 북맥이라 읽음시롱 머리론 노트북같은 그런 기계를 연상하였더랬어요
헌데 북맥은~북맥은~
문나잇님의 취중독서 사진만큼 땡기네요ㅋㅋ
기억님은 미미맥이어요!!

기억의집 2016-08-23 23:01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런가요. 미미맥. 아 저 날 저거 마시고 더워서 읽다 잠들었어요. 한창 더울 때라 맥주 마시며 책 읽는 기분 좀 내야지 했다가 ㅋㅋ. 나무님 어째 잘 지내세요????

blueyonder 2016-09-02 14:03   좋아요 0 | URL
북맥,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맥북? 북맥!

기억의집 2016-09-03 07:45   좋아요 0 | URL
요즘 유행하는 말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 무더울 때 맥주는 생각보다 독서의 적이더군요. 요즘이 북맥의 계절이다 싶어요^^
 

 

며칠 전에  저녁 늦게 북플에 들어 갔다가 우향님의 영국이 멍청한 짓을 한 것일까?라는 페이퍼에 쓴 , 그리고 차브라는 책을 읽어보면 영국은 제조업이 존재하지 않고, 중산층은 사라졌다. 제조업 및 노동자를 적으로 생각하고, 노동자계층을 아예 없애버린 대처의 정책으로 현재 영국은 정상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라는 마지막 대목의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어쩜 정치수장일지도 모르겠다라는 것이었다.

 

대처가 도대체 영국에 무슨 짓을 한거지?

 

사실 나는 영국의 브레시트 투표결과 전만해도 영국이 금융업이 성한 나라라인지 몰랐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를 잘 안다고 할 수도 없지만, 영국하면 요즘은 디자인의 나라라는 정도. 물론 며칠 전에 읽은 타인속에서라는 sf소설속에 황량하게 짧게 묘사된 화학 제조공장의 급한 몰락을 읽긴 했지만, 이게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 즉 제조업과 노동자에 대한 탄압 그리고 서비스 산업의 융성으로 인한 영국의 현실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산업시대의 흐름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같은 신자유주의 노선을 걸어도 미국이 세계 천재들을 끌어모으며 IT강대국으로 나아갈 동안, 영국은 한때 과학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업만 융성하다니, 도대체 영국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냔말이다. 영국은 내가 금융업이 강국인 나라라는 것을 모르는 대신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영국이 과학대국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영국은 미적분과 힘의 역학을 만들어 낸 천재 뉴턴의 나라며, 오늘 날의 모든 전기통신이 있게한 전자기학의 마이클 패러데이와 맥스웰을 배출해 낸 나라이다. 심지어 해상시계를 만들어 낸 존 해리스부터  전자를 처음 발견한 톰슨, DNA분자 구조를 발견한 크릭까지. 아니 전쟁중에는 레이다와 컴퓨터의 시초가 된 앨런 튜링까지 배출해 낸 과학 천재들의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저런 수 많은 천재과학자들을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내세울 만한 제조업이 없다니... 반면에 우린 천재과학자들 하나 배출해내지 못해도 삼성이나 현대같은 제조업 국가가 되었는데. 이런 아이러니가 .... 

 

그런데 어쩌다 영국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일까? 대처의 귀족주의와 엘리트주의로 인한 근시안적인 정책때문일까? 아니면 신자유주의가 모든 일자리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역사에 만약이라면 가정은 없다한다지만, 만약 영국에 대처같은 정치인이 아닌 오바마같은 정치인(오바마는 포드자동차같은 제조업 살림)이 그 때 정권을 잡았다면 지금 영국은 어떻게 변했을까?

 

곰은 재주가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더니,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나라가 수 많은 천재과학자들을 보유한 곰같은 영국 아닐까 싶다. 만약 영국이 미국과 같은 구글이나 삼성같은 기업을 육성하고 안고 갔다면 유럽연합에서 브렉시트를 강행했을까. 우리 나라의 경우, 저런 천재과학자들은 없지만, 김영삼 정권, 김대중정권이나 노무현정권이 반도체나 통신 기술 산업을 국가적 육성하면서 IT나 제조업국가로 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지금도 기억하는게 김영삼 정권인지 김대중정권때인지 삼성반도체 직원들이 명절 때 집에 못 내려가고 일한다고 삼성 수원 공장앞에서 뉴스 내 보내던 것을 기억한다. 그 때가 사실 IT가 뭔지도 몰랐고 정보통신이 지금과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을 때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국가적 지원없었다면 과연 현재 우리의 정보통신기술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릴까 싶다.

 

후세에 영국 역사에서 대처는 어떻게 평가받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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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8-23 19:01   좋아요 1 | URL
대처와 레이건은 정말 자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불평등을 조장했다는 점에서 히틀러와 동급이라 봅니다.
국제적인 이명박근혜죠

기억의집 2016-08-23 23:10   좋아요 0 | URL
근데 참 알 수 없는 게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아주 욕심이 넘쳐나고 고집불통이고 자기권력에 도취되어 아몰랑~ 부정부패의 쌍벽을 이루며 대한민국을 말아먹으려 하는데... 대처나 레이건은 자기 권력으로 부정부패를 일삼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진짜 저들은 신자유주의가 자기 나라를 구제할 거라 믿었던 게 아닌지...싶더라구요. 제가 싸울 기회를 읽은 적이 있는데 저는 클린턴이 섹스스캔들만 아니라면 정책적인 면에서 대단한 대통령이 아니였을까 싶더라구요~

blueyonder 2016-09-01 15:39   좋아요 0 | URL
사람은 누구나 쉽게 돈 벌고 싶어합니다. 금융업이란 게 생산은 하지 않고 돈을 굴리기만 해서 돈을 버는 거잖아요. 영국은 제국주의 시대부터의 제도와 자본으로 이게 됐던 거구요, 그에 따라 영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금융업에서 쉽게 돈 버는 것을 최고로 치게 된 것이지요. 높은 인건비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니 이제 결국 남은 것은 금융업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다행히 영국보다는 자국 시장도 크고 (영국을 반면교사 삼아)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아서 영국보다는 제조업 상황이 나은 모양입니다. 천재들을 끌어모은 이민 정책도 한 몫 했겠지요. 우리도 한때 3차 산업, 동북아 금융 허브 육성한다고 난리였습니다. 잘 안되어 아직도 제조업에 목을 매달고 제조업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혹시 이게 잘 됐다면 우리도 금융이 인재의 블랙홀이 됐을 수도 있겠지요. 누가 골치 아픈 수학, 물리, 공학 공부하겠어요? 은행에 취직해서 쉽게 돈 벌 수 있는데요. 요새 문과가 취직이 안되어 다시 이과가 뜨는 모양이지만, 금융 등 쉽게 돈 벌 수 있는 길이 문과에서 크게 생기기만 하면 우리도 영국의 길을 따라가지 말란 법 없습니다.

기억의집 2016-09-01 16:06   좋아요 0 | URL
전 좀 생각이 다른데,,, 미국은 영국을 반면교사 삼지 않았던 것 같아요. 레이건정부가 제조업 산업을 특히 노조에 적대시해 거의 다 파괴시켰어요. 제가 예전에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에게 투표를 하는가란 책을 읽은 적 있는데, 캔사스 같은 곳은 항공노조가 힘이 엄청 쎘고 민주당 텃밭이었는데, 레이건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모세대(민주당)과 아들세대(레이건 지지)가 정치성향이 확 갈라진 세대랍니다. 레이건의 인간적이 유머나 언론에서 엄청난 지지를 보내는 바람에. 레이건 정부시절 거의 모든 노조가 파괴 되고 제조업이 거의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 때 레이건 정부가 제조업 파괴하면서 높은 임금을 들먹였어요. 부자들, 우파 경제학자들의 레파토리죠. 너의 같은 개돼지들에게 높은 임금을 주는 바람에 제조업으론 밥먹곤 못 살아. 이런 식으로 우파 경제학들과 언론이 떠들어대면서 미국의 제조업은 영국만큼이나 몰락의 길을 걷습니다. 다행히, 미국의 입장에서 다행이겠지만요, 클리턴이 집권하면서 금융과 함께 실리콘밸리 경제를 받들어줍니다. 사실 클린턴이 섹스 스캔들만 없었다면 아마 미국의 입장에선 유능한 대통령일 지도 모릅니다. 다른 나라와 불공정한 착취를 일삼았지만요. 클린턴 시대부터 세력을 키운 아이티가 미국을 먹여살리는 거죠. 간혹 우리가 미국을 까는 것을 보는데, 미국은 독일만큼 강한 제조업 국가는 아니지만, 세계 굴지의 회사가 거의 다 미국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왠간한 공학 제품들 다 미국 회사에서 나온 거더라구요. 심지어 저는 디지털 카메라는 일본에서 만든것인 줄 알았는데, 미국 코닥 직원이 만든 거였어요. 코닥 필름이 미래를 못 보고 이 직원을 내치지만 말입니다. 꼭 제조업 만이 그 나라를 먹여 살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은 제조업은 아니지만 IT로 전세계 돈을 다 끌어 모으니깐요. 전 구글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지불할 때마다 하아, 구굴은 이 푼돈을 전 세계 사람들 호주머니에서 다 가져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불합니다.

그래서 금융업이 손쉽게 돈 번다고 그 산업만 유치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겁니다.투기성 강한 부동산과 금융업이 그 나라의 주요 산업이 되면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 된거라는 거죠. 일부 사람만 잘 사는 거지,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팽 당하는 것이거든요. 대처가 좀 더 혜안이 있는 정치가였다면, 금융업과 제조업을 같이 살리는 쪽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반면교사 삼을 나라가 영국이죠. 영국은 정말 저런 과학이론 천재들을 두고 아이러닉하게도 제조업이 몰락한 나라라는 것을 쓴 글이었어요.

blueyonder 2016-09-02 13:56   좋아요 0 | URL
미치오 가쿠의 <미래의 물리학>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언젠가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을 방문했을 때 프리먼 다이슨과 점심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다이슨은 과학자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담을 들려주다가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다이슨은 영국의 젊은 대학생이었는데, 당시 영국의 똑똑한 학생들은 물리학이나 화학 등 어려운 과학을 외면하고 재정관리나 은행가 등 돈벌이가 되는 직업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의 부모세대는 전기와 화학을 이용하여 새로운 부를 창출했으나, 정작 그들은 다른 사람의 돈을 관리하고 주무르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다이슨은 이것이 대영제국의 쇠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그후로 영국은 `대영제국`이라 불리며 세계를 지배했던 과거의 영광을 두 번 다시 누릴 수 없었다. (522페이지)

다이슨은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자입니다. 뉴턴과 맥스웰의 나라 영국이 왜 제조업에서 망하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처 시대를 거치며 영국의 제조업이 망가진 것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요소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