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제1회 솔베이 학술회의

 

하이젠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에 관한 논문을 발간한 지 여섯달이 채 되지 않은 10월에 30명의 양자물리학자들이 브뤼셀이 모였다.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회의로 역사에 남게 될 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역사적인 날들 가운데 몇 분이 필름에 담겼다. 낸시 그린스펀은 보른의 사진사로서 그 떨리는 흑백 영상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여기 장식된 창살이 달린 문에서 막스 보른이 나오고 있다. 닐스 보어는 말쑥한 에어빈 슈뢰딩거와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활기차고 자신 있게 웃고 있다. 파울 에렌페스트는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름도 모르는 사진 기자에세 감사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리고 어린 티가 나는 루이 드 브로이는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1927년 브뤼셀에서 열린 솔베이 회의다. 처음 며칠동안은 결정론자나 비결정론자들 가릴 것 없이 모두들 웃고 있었다."

 

1927년 5회 솔베이학술회의(위의 글은 1927년 솔베이 회담에 참석한 물리학자들을 찍은 작가의 회고)

 

화면 위의 사진은 우리집 책장의 한 풍경이다. 과학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깨달은,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발상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 책에 수록된 사진을 찢어 액자에 끼어놓은 사진들이다. 워낙 유명한 사진이라 인터넷에선 쉽게 볼 수 있는 사진이지만, 과학책에는 사진을 집어 넣으면 책값이 비싸지므로, 과학책속 실물로는 보기 힘든 사진들이다. 

 

평소 나는 저 사진을 가지고 싶었다. 크게 확대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고 싶었는데, 저 사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외국의 포스터사이트까지 다 들어가봤지만, 없었다.

 

그러다가 까치사에서 나온 <양자혁명>책 속에 이 사진들이 있어, 이게 왠 횡재냐 싶어 작은 사진이지만, (워낙 까치사에서 센스있게도 좋은 종이로 찍어 삽입해줘서) 그래~ 이거다! 싶어, 책 산 며칠 후 액자 사서 끼어 놓은 사진들이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미지만 올릴려했는데, 자랑도 할겸해서....함께 올려봤다.

 

참고로, 벨기에의 화학회사 설립자인 솔베이가 물리학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솔베이 회담은 1911년 10월에 처음 개최된 이후, 4년에 한번 10월에 개최되고 있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물리학계에선 아주 유명한 학술회의이다.

 

솔베이 회담중에서 가장 유명한 회담이 1927년 양자역학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모인 저 회담인데, 워낙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모인 자리라 오늘날 가장 전설적인 회담으로 기록되고 있다.

 

첫번째 사진보면 알겠지만, 저 사진도 두번째 사진 못지 않은 유명한 물리학자들의 토론장이었다. 얼핏보면, 천재과학자들의 토론사진 가운데 한장이구나 하고 지나칠 수 있는 사진이다. 

 

그리고 나는 사실 당대의 천재과학자들을 찍은 사진이구나하고 넘어갔다. 그러다 사진중에 저 시대의 분위기상 도저히 불가능한  한장면이 찍혔다는 것을, 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난후에 깨달았는데, 그건 바로 마리 퀴리의 모습들이었다.

 

버지니아가 저 책을 쓴 1920년대에도 여자는 대학을 가기 힘들고 여자는 도서관을 들어갈 수 없고 심지어 여자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솔베이 회담에 당당히 머리를 한 손에 짚고 무엇가 열중해 하는 모습, 그리고 두번째 사진에서는 나이가 들었지만 당당히 남자물리학자들하고 맨 앞줄에서 사진을 찍었던 마리 퀴리의 위대한 모습을 말이다.

 

우리는 일상적인 지식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이나 마리 퀴리같은 과학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에 대해, 관습적 지식으로 저들 과학자들이 위대하다고 떠들어대니깐 위대하구나 싶은 거지, 사실 왜, 무엇때문에 아인슈타인이나 마리 퀴리가 위대한 줄 모르고 살아간다. 아마 나도 과학관련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냥  아항,관습적으로 위대한 과학자들이구나 ! 하고 살아갔을 것이다. 관습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저런 위대함이 하찮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보니 그렇다. 위대함조차 일상에 쫒겨 하찮아지고 평범해지는 것이다.

 

 마리 퀴리같은 경우는 남편인 피에르 퀴리가 마리 퀴리의 과학적 열정과 재능을 알아보고, 동반 연구한 것이 플래티늄이나 라듐의 발견으로 이어졌고(저 물질 발견은 마리 퀴리임), 그 연구가 워낙 중요하다보니, 피에르 퀴리가 요절했어도, 업계나 학계에서 마리 퀴리를 내 칠 수 없었던 경우로 보여진다. 워낙 연구성과가 과학계나 과학기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마리 퀴리의 업적이나 위상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쫓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분량이 짧지만 마리 퀴리가 어떻게 피에르 퀴리를 만나 과학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는지를 서술한 책이다. 책분량은 짧아도 실험에 관한 보고가 많아, 솔직히 연구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단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마리 퀴리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 핵심에만 몰두한다는 것. 피에르 퀴리의 학문적 개방성과 관대함을 묘사함에 있어서, 다른 쓰잘데기 없는 설명은 생략하고 과학적 실험같은 핵심만 서술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피에르 퀴리의 과학적 업적도 마리 퀴리 못지 않게 상당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었다.만약 피에르 퀴리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마리 퀴리의 독보적인 여성 과학자로서의 방사능물질, 플래튬과 라듐의 과학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하고 말이다. 피에르 퀴리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마리 퀴리의 과학적 성과를 빼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의 초창기 공동업적이 지금 현대과학사에서는 주로 마리 퀴리의 업적으로 기록되서 하는 말이다.  마리 퀴리에 대한 공정한 역사적 평가인가?

 

이런 식의 의문과 논리는 사실 너무 헛되고 터무니 없는 망상이다. 왜냐하면 피에르 퀴리의 죽음 후, 마리 퀴리의 연구는 계속되었고, 마리 퀴리가 물질을 발견했다는데 과학사적 이견은 없다. 게다가 그 물질의 발견이 산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그녀의 여성과학자로서의 입지는 굳건하다.

 

글을 공론화할 때는 적어도 역사적인 사실과 증거를 찾아보고 써야 한다. 나 같이 마리 퀴리의 여성과학자로의 위상을 피에르 퀴리와 연결하여 추측과 망상으로 마리 퀴리를 의심하면 그건 한 개인의 추측으로 치부되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반면에 글이 공식화하기 위해 책을 출판할 때는 정확한 자료에 근거에 써야하지 과학사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지, 뭐뭐 했다더라라고 쓰면 그건 잘못된 정보의 전달이고 추측으론 인한 오류가 끝없이 작동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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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9-2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 음악만큼이나 과학에도 문외한이어서 마리 퀴리 옆에 피에르 퀴리같은 남성이 있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과학서적은 너무 어려워 거의 읽지를 않아서요....하지만 앞으로는 관심을 조금 가져야겠어요 ^^

<정희진처럼 읽기> 덕분에 보게된 시공사에서 나온 <아인슈타인>에는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퀴리 부부를 케임브리지에서 만난 영국 물리학자 JJ 톰슨은 피에르 퀴리에 대해 ˝지극히 겸손한 사람이어서 모든 공과를 자기 아내에게 돌렸다.˝고 말하고 있다. 톰슨이 이런 처신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푸앵카레가 그 점을 병적인 비정상이라고 보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푸앵카레는 이렇게 썼다. ˝그 자는 두들겨 맞은 개와 같은 정신 상태로 영예로운 자리에 올라섰다.˝ 한 미국인 작가는 이 표현을 잽싸게 인용해서 마리 퀴리의 전기 가운데 한 장의 제목으로 삼았다. 마치 피에르 퀴리의 남자답지 못한 성격을 주장하려는 듯이˝

기억의집 2015-09-23 13:44   좋아요 0 | URL
실제 피에르 퀴리가 없었다면 마리 퀴리가 저 자리까지 가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20세기 초반의 과학사를 읽다보면, 도저히 여자 과학자가 낄 수가 없었어요. 여자에게 다 폐쇄했거든요. 재능을 가졌어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내채졌어요. 심지어 버지니아 울프의 20년대를 묘사한 자기만의 방을 읽고 저 사진보니 저 사진이 얼마나 불가능한 장면이었는지 알겠더라구요. 피에르 퀴리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오늘날 보면 진보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물론 마리 퀴리가 엄청 똑똑한 건 맞아요. 그 똑똑함을 알아보는 것도 저는 재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마리 퀴리의 과학적 재능을 알아봤기에 공동작업을 했던 것이겠지요. 피에르 퀴리의 장점은 사회 통념과 달리 아내를 여성과학자로 받아들였던 것이고, 아인슈타인의 단점은 본인 혼자 이론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었어요. 밀레바가 학문적 뜻이 있었다면 공동작업했겠지만, 아인슈타인의 사고실험은 워낙 집중력을 요하는 것이라 본인을 보살펴줄 아내가 필요했던 것이지 싶습니다. 아인슈타인책 한번 읽어보세요. 읽어보시면, 정희진씨가 말한 것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게 되실 거에요.

scott 2015-09-2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 집님이 언급하신 책들 읽어볼래요.
다큐만큼 생생한 페이퍼에요.
퀴리여사 두딸들도 훌륭하게 키웠죠.

남자는 여성을 항상 가르쳐들려고 한다지요.
요즘 한국사회도 20세기초보다 그닥 확 달라진건 없는것 같아요.
가정,학교,사회등등에서....
과학양서 책장에 세워진 저 액자의 의미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기억의집 2015-09-23 22:35   좋아요 0 | URL
얽힘으 시대는 딱 반 읽고 접었어요. 양자역학의 역사를 대화체형식으로 쓴 책인데, 저는 데이비드 붐이나 존벨까지는 무리더라구요. 이제 나이 마흔중후반이 되서 그런가, 무진장 머리가 딸리고 사실 무서워요. 이해하기가 힘들어서...언젠가 읽기는 하겠지만..스컷님 홧팅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정말 너무 지루해서 인내를 가지고 읽었던 책이었어요. 보통 제가 책을 들면 이틀이나 삼일이면 다 읽는데, 자기만의 방은 근 이주 걸렸나...글은 잘 썼지만 무척이나 힘든 글읽기였어요.

양자역학도 파인만 등장까지만.... 저 사람들 머리는 어떤 구조인지 궁금해요.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사는 건 힘들긴 해요. 제가 알바나 목공수업 배우러 다니며 느끼는 건데 정말 어리버리 하면 엄청 무시하더라구요. 이 나이에 자존심은 있어서 며칠 다니다 그만두고 그만두고를 반복하네요. ㅎㅎ

쿼크 2015-09-2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얽힘의 시대는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처음 책을 구매하고...막 달리다가 어느 순간에 좀 쉬었는데 그게..벌써 3년이나 지났네요...읽다가 `얽힘`에 관한 책이 아니라..그냥 양자의 역사를 풀어낸 이야기라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에서야... `양자우연성`이라는 책이 나와..지금은 그것을 읽고 있지요.. 얽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ㅎㅎ... 근데...큰 재미는 없네요...
10년쯤 전인가...저 솔베이 회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고 너무 큰 감명을 받았지요..그때 플릭커였나 암튼 플릭커의 누군가가 올린 역사쪽 관련한 사진 무더기 속에서 발견하였는데..사진을 다운 받아보니 꽤 큰 사진이었습니다. 언제고 출력해야지 했는데..컴퓨터가 맛이 가버리는 바람에..사라진...ㅋㅋ.. 글 잘 읽고 갑니다.

기억의집 2015-09-23 23:48   좋아요 0 | URL
와..쿼크님, 반가워요. 저는 종종 쿼크님 서재가 읽곤 하는데, 요즘은 과학서적은 잘 안 읽으시더라구요... 좀 더 올려주세요~

양자우연성, 저도 사서 읽을까 하다가 진짜 자신 없고 무서워서 그만두었어요. 얽힘의 시대는 과학사적인 면에 더 중점을 두었죠. 그래도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특히나 에렌피스트가 다운증후군 아들과 함께 자살한 대목은 아인슈타인과 달리 자식에 대한 애틋한 부정이 느껴져 읽고 며칠은 맘이 아팠을 정도로요.

저는 과학 출판사에서 저 솔베이 사진 부록으로 주면 좋겠어요. 당장 살텐데...

쿼크 2015-09-24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하면서..과학책은 이북으로 사는데(돈이 쫌 쌉니다..ㅋㅋ)..잘 읽히지는 않네요..ㅎㅎ... 마침..오늘도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라는 소설을 구매하려는 찰나...기억의집님의 이 글을 읽고 방금 ... `백미러 속의 우주`를 이북으로 구매했습니다..ㅎㅎ..

양자우연성은 구매하실 필요까지는 없을듯 합니다. 이게 논리 이야기인지라..머리를 좀 굴려가며 책을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ㅋㅋ.. 근데..저도 아직 초반이에요.. 집근처 도서관에 신청하시면 괜찮을듯 하네요...

제가 아끼던 사진이 두 장 있었는데(슬프게도 과거형..)... 한 장은 저 솔베이 사진이고 다른 한 장은 닐 암스트롱의 달 위에 발자국을 남긴 `first step` 사진입니다. 근데...사진이 매우 고해상도라 크기가 어마어마 하지요.. 예전에 한참..nasa 사이트 들락 거리며 사진 구경할 때 다운 받은 것인데.. 이것도 같이 컴 하드와 같이 날라갔어요..ㅋㅋ...

사진들은 아마 인터넷 찾으면 용량이 좀 더 큰 사진들이 있을 겁니다. 그걸 프린트 하면 괜찮을듯 싶기도 하네요...

글고...블로그는 조금씩 다시 써보려구요.. ㅋㅋ.. 과학책도 다시 읽기 시작했으니까요..

앗...쓰고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럼..^^˝


기억의집 2015-09-24 13:39   좋아요 0 | URL
제가 작년에 이사오면서 도서관이 멀어서 잘 안 가게 되더라구요. 그 사진들 진짜 아까우시겠어요. 저는 솔베이 사진은 꼭 구해서 벽에 걸어두고 싶었는데, 인쇄소 물어보니 취급 안 한다하더군요. ㅎㅎ

저는 프린터도 없어요. 컴도 작은 노트북정도. 컴 있으면 아들애가 집에서 하루종일 겜 할까봐 피씨방 가서 게임하고 오라 해요^^

쿼크님, 블로그에 과학책 자주 올려주세요. 예전에 과학책 서평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진짜 요즘 뜸하시더라구요~ 기대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버이지나 울프가 글을 잘쓴다는 것은 알겠는데 읽기는 고된 책. 제가 프르스트 책 읽으면서 ˝ 아니 이 양반 침대에 누워 마들렌에 홍차 마시는 얘기를 왜 내가 시간 들여서 읽어야 하지 ? ˝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의집님 과학 쪽에 꽤 박학하신 것 같은데 언제 박애주의적 의미로 과학 분야 추천 도서 목록... 요런 거 함 언제 페이퍼로 남겨주세요. 참고하게요.. ㅎㅎ

기억의집 2015-09-24 13:43   좋아요 0 | URL
그쵸! 글은 잘 쓰지만 인내와 끈기를 요하는....게다가 요즘 소설은 임팩트하고 긴장감이 있어 클래식은 더욱더 안 읽혀요.

게을러서 그게 참 안되네요. 2015년 들어와서 서재에 글 많이 남기자가 목표였는데, 어느 새 몇달씩 거르는 곳이 되버렸어요. 글도 안 쓰니 잘 안 써지네요....
 

 

정희진이 누군지 잘 모르지만, 오늘 알라딘 서재 흝어보다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부인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이혼 후엔 그렇다할 업적이 없었다는 붉은 돼지님의 댓글을 읽고, 인터넷에 이런 떠도는 가십을 알고 있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글쓰는 사람이 확인작업도 거치지 않고 버젓이 자신의 책에다 근거 없는 글을 올려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폄하하는 글을 쓴 작가에게 순간 화가 났다. 아내 밀레바에게 기대 쓴 상대성 이론 이후후 30년을 그 명성으로 살았다니, 그럼 아인슈타인이 물리학계의 원히트원더였단 말이야!

 

대충 책소개보니, 밀레바를 앞세워 남자한테 무참히 짓밟힌 여성의 위치를 말하려는 의도인것 같은데, 번지수를 잘 못 짚어도 한참 잘 못 짚었다. 올해 일반 상대성이론 100주년 기념으로 우리 나라에 나온 상대성이론책들을 쭈욱~ 읽고 있는 내가 자신있게 말하건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본인 혼자서 만들었으며 부인의 과학적 업적을 가로채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밀레바야 말로 아인슈타인과 이혼 후 과학적 성과가 있어야하는데, 그녀는 단지 아인슈타인의 첫부인으로만 거론될 뿐이다. 단, 특수상대성이론의 논문을 끝내고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 증명을 밀레바에게 부탁하고 침대에 들어가 며칠간 잠잤다는 큰아들의 에드소드성 글은 읽은 적은 있다.

 

2015년, 올해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나온지 100주년 되는 해이다. 1905년 기적의 해에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 이후,  특수 상대성이론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상대성 이론에서 이론이 특별나서가 아니라 등속직속 운동을 하는 특별한 경우에 적용되는 이론이라는 의미로 특수라고 붙인 것이다. 

 

등가속운동중인 A, B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는 C가 있다고 치자. 뉴톤의 시대에선 등가속 중인 A,B가 똑같은 속도로 나아가고 관찰자 C도 그들이 똑같은 속도로 이동(가속 운동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런 절대적인 시공간에서 벗어나 시공간을 통합한 것이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1. 자연의 법칙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2.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똑같다(혹은 그 어떤 것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라는 절대적인 전제를 밑바탕으로, 같은 시공간에서도 A,B가 같은 속도로 움직여도 C는 그들이 다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는 관점을 말하는 것이다. 심지어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A,B의 관점도 서로 다르다라고 보는 것이다. 이 말은 A와 B가 이동하는 시공간의 시간이 천천히 혹은 빨리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물체(A,B)는 운동방향으로 길이가 줄어들고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상대성이론을 다룬 책에서 이 관점은 빛과 연결되서 더 자세히 설명하는데, 그 유명한 방정식 E=MC2이다. 에너지와 질량의 상관관계. 질량은 빛을 매개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태양에너지와 핵에너지의 원천을 설명한 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이다.

 

이 자리에서 특수상대성 이론을 길게 설명한다는 건 번거로운 일이고, 특수상대성이론이 왜 중요한지 현대 과학의 기술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면,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개발한 주요 동기는 그보다 몇 십 년 앞서 발견된 전자기의 등식에서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이들 등식은 빛의 속도를 상수로 포함하고 있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지 그 기준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성이론과 함께 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상대성은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기준틀은 필요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등식을 이용하여 우리는 라디오를 작동시키고, 현대의 사실상 모든 전기 장치들을 작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티비를 켤 때마다 휴대전화를 집어들때마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마다 전자기 등식들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등식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당신은 또한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확인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의 등속직속운동이 중력이 없는 상태라면, 일반 상대성이론은 중력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톤의 중력이 물체간 서로 끌어당기는 것(만유인력의 법칙)이라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은 물체의 질량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태양을 농구공으로 예를 들어보자. 농구공의 질량은 여타 다른 공보다 무겁다. 그래서 허공에 천을 날아다니는 양탄자처럼 두고 그 위에 농구공을 두면 천은 농구공의 질량때문에 농구공과 함께 밑으로 처질 것이다. 이 때 모양대로 처진 공간이 중력장이고 농구공 주변을 휘었다라고 표현(곡률이라 표현한다)한다.

 

이제 우리 태양계를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으로 보면, 태양의 질량만큼 내려앉은 곡률안에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이다(혹은 운동한다는 것이다). 달과 지구도 마찬가지. 지구의 질량만큼 우주에 곡률공간이 만들어져 상태에서 달의 질량과 균형을 이루며 우리 지구 주변을 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상대성이론을 읽으면 물체의 질량이 중요하게 다뤼진다. 정말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다.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빛, 질량, 수성의 궤도 측정등 다뤼지는 내용이 적지 않아 여기서 적을 수 없지만,

 

아인슈타인이 천재라고 불리우는 것은, 그의 상대성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장방정식에서 슈바르트실츠는 블랙홀의 존재를 암시하는 슈바르트실츠반지름을 유도해냈고, 프리드만과 로메트로는 우주가 팽창한다는 식을 유추해냈으며, 우리가 매일 밤 쳐다보는 저 너머 우주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등을 예견했다는 것이다(물론 그 장방정식에서 블랙혹, 우주 팽창등 계산해 낸 수학자들도 대단하지만).

 

일반상대성 이론이 현재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예로 들면, 그의 중력이론인 일반상대성 이론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딘가 가기 위해 차를 운전하면서 도로표지판 정도에 만족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시간팽창을 몰랐다면, 인공위성을 띄어 놓고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표면에서의 시간은 깊은 우주 공간에서 측정한 시간보다 10억분의 1정도 느리게 흐른다. 이 효과는 지표면에서 멀어질수록 작아지는데,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산 꼭대기로 올라가면 느려지는 비율이 1조분의 1로 줄어든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경험은 지표면에서 축적되었으므로, 아인슈타인이 등장하기전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살아온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자동차나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장치GPS에도 시간팽창효과가 고려되어 있다. GPS의 정확도는 위성에 탑재된 시계의 정확도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중력에 의한 시간 팽창 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GPS의 시계는 하루에 100만분의 45초씩 빨라지고, 이에 따른 위치의 오차는 10km나 된다. 다시 말해서 시계를 며칠만 보정하지 않아도 뉴욕과 플로리다 주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GPS에 탑재된 시계는 매일 한번씩 보정해 주어야 한다.

 

데이브 골드버그가 쓴 <백미러 속 우주>에는 아인슈타인에 대한 설명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있다. 단 한사람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등가원리는 향후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P278).

 

단 한사람, 바로 그가 아인슈타인이다. 16살에 빛의 속도로 빛을 타고 가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력은 상대성이론을 이끌었고, 이백년간 과학을 지배했던 뉴톤의 세계의 끝에서 또 다른 시작을 창조해냈던 것이다.

 

실제 그의 상대성이론을 해제한 책들을 읽으면, 얼마나 많은 과학저술가들이 그의 업적에 매료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알기 전에는 그저 관습적으로 위대하다고 하니깐 위대한 줄 알았지, 무슨 이유로 그를 위대한 과학자라고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의 이론을 접하고, 그의 과학적 사유를 따라가면서, 그의 천재성을 알게 진정 알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그의 상대성이론이 그의 첫번째 부인 밀레바의 작품이라는, 항간의 떠도는 말들은 아인슈타인을 질투해서 만든 말이라고 전하고 싶다.

 

과거나 현대나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앞다퉈 존경하는 인물로 뉴톤이냐, 아인슈타인냐를 꼽는 마당에, 우리 나라에선 아인슈타인을 부인의 아이디어를 훔쳐 죽을 때까지 그 명성으로 살았던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건, 우리 나라 과학의 위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오죽하면 이 해를 과학사가들이 기적의 해라고 할까), 다섯편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난 자네에게 네 편의 논문을 약속하네.. 그 중 첫번째 논문은 얼마 안 있어 사본을 얻을 것 같기에 자네에게 곧 보내 줄 수 있을 거야. 그 논문은 복사와 빛의 에너지 속성들을 다루고 있는데, 자네도 보게 되겠지만 굉장히 혁명적이네... 두 번째 논문은 중성물질이 용해된 묽은 용액의 확산과 점성으로부터의 원자의 실제 크기를 측정하는 법에 관한 거이야. 세번째는 열의 분자(운동)이론의 가정을 바탕으로, 액체 속에 부유하는 1/1000mm 크기의 물체들이 곧바로 관찰가능한 무작위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운동이 열운동에 의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어. 사실 그 동안 생리학자들은 부유하는 작은 무생물 물체들의 (설명되지 않은)운동을 관찰해 왔는데, 그 운동을 브라운 분자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어. 네번째 논문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대략적인 초안에 불과해. 그 논문은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을 다루고 있는데, 공간과 시간의 이론에 수정을 가하는 것이지.

 

1905년 3월에서 9월 말 사이 완성된 다섯편의 논문들은 모두 선도적으로 독일 물리학연감에 발표되었다. 이 가운데 세편, 즉 빛의 입자적 본성에 관한 3월 논문, 브라운 운동에 관한 5월 논문, 특수상대성 이론에 관한 6월 논문은 일반적으로 시대를 가름하는 논문들로 여겨지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인 4월 논문은 별 주목 받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아인슈타인의 논문들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의 하나이자, 5월 논문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었음에도 말이다. 유명한 방정식 e=mc2이 처음 등장하는 9월 논문은 6월 논문의 예기치 못한 결과로 나온 것이었다. 이 다섯편의 논문은 물리학의 각 영역에서 근본적인 문젯거리를 건드리고 있다.

 

기적의 해의 다섯논문을 거쳐, 그는 1915년 일반상대성 이론이 발표되었고, 그 이후 그는 양자역학에 매달리는데(양자역학을 그가 부인했던 것이 그의 명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라는 명제에 치명타를 가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는 얽힘이란 이상한 현상이 목격되는데, 한 입자가 동시에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그 어떤 것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는 명제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그의 1935년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 논문(흔히 EPR논문으로 통하는)은 후에 존벨에 의해 새롭게 발전 되었다.

 

상대성 이론 이후 30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명성에 기대 살았다는 과학사적 사실은 어디서 찾았는지 정말이지 궁금하다. 만약 그의 이론이 부인의 이론을 훔친 것이라면, 그가 어떻게 날고 기는 다른 천재과학자들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특히나 양자역학 이론가들을!!!

 

덧: 오늘날 과학사가들은 공정한 눈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못 받았던 변광성으로 별의 거리를 추적한 리비트나, 이중나선을 촬영한 로잘린드 프랭클린이나 대칭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뇌터의 수학의 에미 뇌터등 과학사가들은 남성과학자들틈에서 여성 과학자란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한, 그러나 결정적인 역활을 한 여성과학자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밀레바에 대한 평가는 그 어디에서도 상대성 이론에 결정적인 역활을 했다는 글은 보지 못했다. 현재 우리 나라 상대성이론을 다룬 책들중 나는 단 한권도 밀레바의 역활을 강조한 책을 읽지 못했다. 정식으로 출판된 책중에서 밀레바의 업적을 다룬 책이 있다면 나에게 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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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2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15-09-22 21:00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완존 공감
확실한 검증도 없이 ..
기냥 넷 검색해서 쓴게 아닐까요.

2015-09-22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3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5-09-23 07:54   좋아요 0 | URL
덕분에 <백미러속의 우주>,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맺고 있는, 과학을 좋아하거나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 모임에서 위 세 여성은 아인슈타인만큼 지명도가 있습니다.

기억의집 2015-09-23 11:10   좋아요 0 | URL
작가가 글을 잘 쓰지요!! 저는 이런저런 과학책 읽으면서 역시 필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군요. 저는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아도 헛돌았나봐요. 책소개보니 페미니즘진영에선 유명한 분이더군요. ㅠㅠ.

라로 2015-09-23 14:24   좋아요 1 | URL
기억의 집님은 이렇게 흥분하여 글을 쓰시면 일취월장이십니다요~~~^^;;
저는 자세히 모르지만 밀레바의 공헌이 조금씩 밝혀지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밀레바에게 훔쳤다 뭐 그런 얘기는 아니고 아들이 했다는 말처럼 그의 이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밀레바의 수학 실력이 빛을 발했다 뭐 그런 얘기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도 그의 두번째 부인이 작곡 했다는 학자들의 연구가 나오는 것이랑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는. 새로운 가설을 믿는다기 보다 흥미로운 것 같아요. 더구나 그 당시 여성들의 위치를 생각하면 수긍이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암튼 기억의집님 이렇게 좌악~~~써주시니 좋은 걸요!!^^*

기억의집 2015-09-23 17:06   좋아요 0 | URL
나비님~ 밀레바가 수학을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에 여자가 수학을 잘해 학교에 입학할 정도면 거의 천재급이 아닌가 싶어요. 본인의 재능이 펼치지 못한 건 사회적 요건이 아마 클 거에요. 아인슈타인하고 이혼했더라도 재능이 특출났다면, 그 재능을 살렸을텐데... 특수상대성이론을 밀레바가 수학적검증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도대체 저 사람들은 어떤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길래 수학이 쉬울까요.... 수학 잘하고 싶어요^^

진짜 20세기 이전에 여자는 사람이 아니더라구요. 하녀지. 이렇게 재능 있는 사람들이 태어나 발휘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하고요. 사회적 제도나 관습이 권력자들의 입맛대로 맞춰줘야했던 시간들이 참,,,,,억울해요.

쿼크 2015-09-23 23:36   좋아요 0 | URL
이 글도 잘 읽었습니다. `백미러속의 우주`는 곧 구매해야지 하고만 있다 잊고 있었는데...마침 이북으로 나왔으니 이북으로 일단 읽어봐야겠습니다. 읽을 책은 많이 나오는데... 요즘은 잘 읽히지도 않네요.. ㅋㅋ..

기억의집 2015-09-23 23:52   좋아요 0 | URL
진짜 글 잘 썼어요. 저 작가의 우주사용설명서도 나중에 샀을 정도니깐요.

저는 한동안 전자책 샀다가 스마트폰 없애고 (대신 집에 굴러다니는 넥서스 사용하지만) 2g 폰으로 바꾸면서 전자책보다 종이책 사요!

제가 한동안 알바 다녔을 때 책 못 읽겠더라구요. 힘들어서...그러다 알바 끝내고 쉬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신선놀음하다 보니 책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쿼크 2015-09-24 00:11   좋아요 0 | URL
오...의지가 훌륭하십니다. 방금 `백미러 속의 우주`를 구매했으니...바로 훑어봐야겠습니다.

^^....

기억의집 2015-09-24 13:43   좋아요 0 | URL
근데 알뜰폰 절대 하지 마세요. 전 했다가 요금독박 쓰고 있어요... 즐독하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4 01:25   좋아요 0 | URL
이틀 꼬박 날밤 새고 집에 오자마자 그냥 쓰러져 잤더니 지금 일어났네요. 앞으로는 기억 님 성질을 건드려야 엘톨핀이 나와서 분노의 집필이 가능하다 생각되는 바, 앞으로 기억 님 성질 건드리는 글을 자주 올려야겠습돠. ㅎㅎㅎㅎㅎㅎ

저도 느끼는 거지만, 과학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제 수준이 있어서 우주과학과 물리 쪽 책은 아직 못 읽겠씁니다. 코스모스 수준 정도만 읽는 정도... 아직은 생물학, 진화학 쪽 책을 읽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한국 소설 읽느니 이런 대중과학서 읽는 게 100000000000배는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5-09-24 13:47   좋아요 0 | URL
한국소설 안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일단 재미가 없더라구요.

전 나이가 드니 취향이 딱 정해지네요. 이거 안 좋은데 말입니다. 자기취향이 있는 건 좋은데 너무 한쪽으로 몰리니 반성하고 있어요. 전 생물학에서 물리학으로 넘어간 사람이라. 예전에 도킨스 작품 읽었는데, 도킨스의 어떤 글들은 거슬리더라구요. 상당히 우월론자같아서...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이 후 물리학으로 옮겨 읽은데, 어렵네요....
 

 

 

무한도전 극한알바 국내편이 작년에 방영했던가, 언제 방영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무한도전 극한알바 국내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극한 알바체험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이런 저런 말이 오갈 때, 김태호 피디가 그러면 해외 극한 알바는 어떠냐면서, 인도편의 빨래터 의 한 장면을 보여 주었을때였나보다, 같이 티비를 보던 남동생이, 누나, 쟤네들은 저기서 평생 살아, 저기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꺝세상은 못 보고 저 안에서 갇혀 산다. 다른 삶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해,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저 빨래터 밖을 절대 벗어날 수 없어. 오로지 빨래만 하다가 죽어, 인도가 저런 곳이야. 라고 말하며 인도에 대한 혐오와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었다. 

 

많은 작가들이 영적인 인도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과 달리, 나의 남동생은 인도의 현실에 반감과 혐오감을 평상시에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남동생은 회사일로 인도에 6개월간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그 전만해도 인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그다지 많지 않았던 터라, 인도에 어떠한 감정도 가지고 있는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인도 체류 6 개월동안, 인도의 현실을 접하고 나서 인도관련 베스트셀러책에 소개되는 인도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다른지 깨닫고 인도에 혐오감을 나타내곤 했다. 무엇보다 인도 체류시, 기차를 타고 가다 평민인지 하류층의 한 청년이 어느 기차칸( 브라만들만 탈 수 있는 칸)에 들어왔다가 개 패듯이 맞는 것을 보고, 인도의 카스트제도가 현지인도에 얼마나 뿌리 박혀 있는지, 그 신분제도가 종교의 절대성과 연결되어, 신분간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기득권의 갑질과 그 갑질을 고스란히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도 받아들이는 인도라는 나라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이다.

 

누나, 거기 가서 사람들 사는 모습 보면 더럽고 불쌍하고 브릭스, 브릭스 하는데, 솔직히 인구만 많다뿐, 있는 놈들만 쌓아놓고 사는 거지, 가진 거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구매력이 떨어져, 거기서 사업할 생각 하지 말아야 해! 천민들로 분류된 사람들도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사는 게 인도야. 웃기는 나라지! 라며 경멸스럽게 말하곤 했다.

 

인도를 가본 적도 없고 그들의 삶을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동생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동생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신문에서 간혹 기사화되는, 방글라데쉬의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기사가 생각 났다. 나는 그 기사를 볼 때마다 코웃음을 치곤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방글라데쉬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이유는 본인들의 삶과 비교할만한 대상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다. 다들 가난하게 사람들이고 가진 자들의 삶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너 행복하냐고 물으면 당연 행복하다고 하지, 나 이렇게 살아서 불행해요, 라고 말할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난하고 무지한 체 사는 사람들이다. 다른 차원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다른 차원이 어떤 세상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행복하냐고 묻는 것 자체가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다. 이차원 세상의 사는 사람들은 삼차원의 세상을 모르고, 삼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다중차원의 세상을 알턱이 없는데, 무슨 행복 드립을 치는지.

 

그런데 저 똑같은 질문을 저 빨래터에서 평생 살아야하고 이게 자기가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저 인도빨래터 하층민들에게 물어보면, 그들도 아마 행복하다도 할 것이다. 그러니깐 지금까지 인도에서 카스트제도가 만족스럽게 유지되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막대한 부를 차지하는 동안, 저들은 저 삶에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들이 가난하고 무지한 체 살면서도 신을 위해 살고 신의 명령에 복종하면서 평생을 빨래터에서 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잘 못 된 거냐고, 행복하면되지 않냐고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우리가 싸워온 것은 수천년동안 지배해온 불평등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평등한 세상으로 바꾸려고 노력한 투쟁의 역사였고, 그 위대한 세기동안 우리는 그마나 여성투표권도 얻고, 인종차별에 반기를 들었으며, 게이나 레즈비언같은 소수의 인권을 위해 투쟁해온 시대였고, 무엇보다 부의 평등을 이루려고 노력하는데(물론 미국 자본주의의 탐욕이 기득권의 부를 옹호하긴 하지만), 왜 인도나 방글라데쉬에서 사는 사람들은 세계가 싸워 이룩한 결과물들이 그들의 제도나 삶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만족하면서 사는 건, 계속해서 한 차원의 세상만 보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행복하냐고 묻지 말아야 한다. 혹독한 노동만이 전부인 그들에게 행복하냐고 묻는 건 정말 잔인하다. 나는 저런 기사를 볼 때마다 기득권의 행복지수 조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ㅇ리같은 사람들에게 봐라 가난한 방글라데쉬 사람들은 없어도 행복해 하지 않느냐, 너희들도 그러니깐 노동권이니 부의 쏠림이니, 주는대로 받아 먹으라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 

 

분명한 것은 방글라데쉬 사람이든 카스트제도에 희생되는 인도의 하층민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건 시스템의 결과물이지, 그들의 삶이 행복해서 행복다하다고 하는 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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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6-20 08:33   좋아요 0 | URL
저는 무한도전 광팬이라~~스트레스 차원에서 엄청 열심히 아무생각없이 시청하려 노력중인 프로중 하나여요^^

해외극한알바편 저도 보았어요~~인도 빨래터장면요~~~저도 보면서 좀 걱정됐던게요 평생 빨래만 해야하는 인도 현지인들의 인권차별적인 일상이 어떤 웃음의 소재로 그리고 알바라는 너무 쉬운 단어로 가볍게 치부해버릴 소재거리가 아니지않나? 부정적 견해로 보았습니다 제작진들의 생각이 좀 짧았다는~~~~ㅜ
인도는 다녀와 본 사람들은 님의 동생분과 같은 똑같은 말을 하더라구요!!

여튼,
반가워요~~~요즘 잘지내시죠?
뜬금없이 여기서 안부 여쭙네요^^
그동안 두문불출~~~~내면의 스트레스를 어디다 풀까??싶어 늘 헤매다 요즘은 독서가 제일이구나! 뒤늦게 깨닫고 정진하려구요^^
그냥 손에 닥치는대로 쉽게 읽히는 책만 골라서 읽는중여요~올해 목표는 100자평도 남기려구요^^

기억의집 2015-08-08 11:05   좋아요 0 | URL
나무님, 우리 밴드에서 활동도 안 하고 참 서로 무심하죠~ 저도 무도는 재방을 몇 번이나 보면서 봅니다. 애들하고. 애들 어릴 때 투니버스에서 해주는 아따맘마가 추억이라면, 아마 청소년기에는 무도 재방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징하게 애들이 보네요.요즘 나가기 바빠 안 보기하지만요!

그쵸. 인도는 정말이지 가 보면 환상이 다 깨진다하더군요.철저한 신분주의라, 어쩜 우리가 이렇게 경제발전을 이룬 건 종교가 없고, 신분제도의 철폐가 아닌가 싶어요.

저도 올 여름 열심히 책 읽고 있어요~ 미스터 메르데데스 좀 있으면 끝나고, 수작이라고 말 못하지만, 미국일베충의 사건파일 같아 읽을 만 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8-06 13:30   좋아요 0 | URL
그런데 부탄 사람들은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여기는 gdp 대신 hdp인가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국민행복지수라는 건데 국민이 행복하도록 정책을 펼치고 이 정책 결정에는 국민이 참여를 한다고 하네요. 또 이게 참 골때리는 게 왕정국가거든요. 여기가. 왕이 있는데 어느날 왕이 민주주의 쳬계로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의회가 생기는 거죠. 의회가 생기면 당연히 왕권은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거 왕이 주도했는데 국민들이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끝까지 밀어부친... 아시겠지만 이곳은 무상 의료, 무상 교육이 실행되는 나라입니다. 인도 방글라데시 이런 나라와는 비교가 안되는....

저도 인도 하면 항상 생각하는게 과연 행복할까 입니다. 인도에 대한 판타지는 미국이 만들었다고 봅니다.

기억의집 2015-08-08 11:0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이 기사 읽었어요. 대신 여자들은 혜택을 하나도 못 받는다는 글 읽었던 것 같은데요. 모든 국민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ㅎ 저는 모든 권력은 이양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왕이 옳은 결정을 해서 국민이 행복하다고해도, 좋은 국가 올바른 국가라고 보진 않아서.... 왕이 맞다고 봐요. 국민들이 무상교육을 받으면서 생각하는 법을 못 배운 것 같네요.

인도, 미국이 심어 놓은 판타지지만, 류시화나 한비야도 만만치 않은 판타지를 뿌려대서 ~

2015-08-07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8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 때부터인지,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다. 지난 달에 몇권의 과학책과 몇권의 소설을 주문해서 천천히 읽고 있긴 한데, 과학책은 워낙 그 분야에 대한 지적 욕심이 강해 끝까지 읽으려고 애쓰지만, 소설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심지어 가독성 좋은 일본소설조차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매번 책구입시 소설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정도이다.

 

안 사면 되지 뭘 그러나 하겠지만, 나에게 소설이란, 책이 부족했던 어린시절부터 십대시절까지 읽을 책을 찾아 돌아다니며 재밌는 책을 발견했을 때의 느꼈던 기쁨을, 남들 연애하고 결혼할 때마다 뼛속까지 시리던 외로움을 달래군 구세주였으며, 아이들 키울 때, 책 한권 들고 나가 놀이터벤치에 앉아 아이들 노는 거 지켜보면서 읽은 심심풀이 땅콩이기도 하고,  밥하면서 식탁에 잠깐잠깐씩 앉아 조바심 되면서 읽었던 기억들이 나이가 들수록 기분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기에, 소설 읽는 즐거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이다. 남은 인생 더 이상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하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고.

 

그래서 안 읽고 방치해 놓고 있을지라도 한달에 몇권의 소설을 꾸준히 구입한다. 유월엔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와 <오베라는 남자>가 눈에 띈다.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과 <에브리맨>을 읽었는데,  두 권 모두 임펙트가 강했던 책들이라 <네메시스> 또한 기대만땅이고, <오베라는 남자>는 리뷰와 기자들 서평이 호평일색이어서 간만에 북유럽 소설에 살짝 기대하긴 하는데, 북유럽 소설들이 나의 소설적 기호와 그닥 맞지 않아서 이 소설은 어떨지 모르겠다. 심지어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도 선호하는 입장이 아니여서, 긴가민가하긴 한데, 기대해 보렸다.

 

 

 

 

 

 

 

 

 

 

 

 

 

 

 

과학서적분야에서는 닐 슈빈의 신간이 나왔다. 나 이 작가의 <내 안의 물고기>를 워낙 재밌게 읽었던 터라 추천 마법사에 신간이 뜰때 무작정 사 읽어야지했는데, 몇 년만에 신간이 나왔다. 과학책임에도 불구하고 현학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다. 인간의 기원이라고 해야하나, 사람이 어떻게 바다생물에서 육지생물로, 네다리에서 두 다리로 진화되었는지에 관해, 그 근거가 되는 화석을 찾으려는 노력담이라고 해야하나, 결국 네 다리 달린 물고기 화석을 발견함으로써 그의 진화 이론이 연결되는 과정을 재밌게 써,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꽤 오랜 기간 나오지 않다가 몇년 만에 나온 것이다. <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란 책이 어떤 책인지 추마에서 제목만 읽고 신간 소개 페이지까진 안 들어가봤는데, 이 작가의  유머스러운 입담을 믿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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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탑 2015-06-07 19:31   좋아요 0 | URL
그럴때가 있더라구요. 유독 소설이 안 땡길 때. 한동안 비소설만 읽다보면 어느새 손 안에 넘어가는 걷잡을 수 없는 이야기의 마력. 진정 소설을 읽고 이야기에 설레이고 문장 하나하나까지 살아있는 것처럼 다가오는 그 순간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

기억의집 2015-06-08 10: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비소설만 읽다가 지쳐 소설 읽었을 때요 그 설레임. 적절한 표현이시네요~ 기다려봐야겠지요!! 최근에도 세이초 소설 읽는데, 그전에만 해도 재밌게 읽던 세이포조차 중간 읽고 더 이상 안 읽혀지더라구요. 재밌는 소설 어디 없나요?!

icaru 2015-06-08 11:47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자 라는 말이 다시 참,,, 아로새겨지네요.. 찔려라요..ㅋㅋ
저도 문학 쪽을 잘 안 읽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 내가 다치바나 다케시도 아니고 뭐냐 싶었어요.. ㅎㅎ
저도 돌아보니까 진짜 안팎으로 힘들었을 때는 기리노 나쓰오의 사회파소설(?)들 읽으며 도피처 삼아 위로 많이 받았던 것 같고 ㅎ

기억의집 2015-06-09 19:27   좋아요 0 | URL
이카루님,,, 진짜 오랜만이죠. 북플에서 이카루님 이사 페이퍼 읽어 댓글 다는데, 남편이 밥 차려 달라고 해서 쓰다 말았는데,,,, 아, 왜 이리 시간 빨리 가죠.

다치바나 다케시가 요즘은 이해가 돼요. 예전에 다케시가 소설 볼 시간 없다고 했을 때 좀 웃긴다 생각했는데, 소설과 비소설은 세계는 서로 다른 문이더라구요. 그래도 아닌 게 아니라 기리노 나쓰오같은 재와 다이아몬드 읽으면 뭉클한 뭔가 가슴에 이는 그런 걸 소설 아니면 어디서 느껴보겠어요~

어린이집 갔다가 알라딘 들어와야지 했는데, 자다 아까 일어나 큰 애 밥차려 주었네요~
 

 

 

 

 

 

 

 

 

 

 

 

 

 

 

 

 

뉴턴은 빛은 무엇인가?라는 당대 학자들의 문제의식을 고유하고 있었지만 그들처럼 빛의 본성에 대한 형이상학적 논의에 빠지기보다는 눈으로 검증할 수 있는 빛의 성질에 주목했다. 따라서 그는 구체적으로 빛의 색깔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빨주노초파남보 여러색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관찰한 뉴턴은 색깔 그 자체가 가장 근본적인 존재이고 백색광은 그것의 혼합물인지, 아니면 백색광이 가장 근본적인 것이고 빛의 색깔은 백색광의 변형으로 나타나는 2차적인 성질인지를 고민했다.  -86p

 

뉴톤의 빛(광학)의 이미지를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것은 아마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 일 것이다.  70,80년대 프로그레시브락으로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핑크 플로이드의 저 앨범 재킷이,  뉴턴이 프리즘으로 실험했던 이미지였다는 것을, 사실 나는 핑크 플로이드라는 구룹을 알았던 그 시점에서도 몰랐다. 게다가  앨범 제목도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니 과학에 대해 전눈꼽만큼의 상식도 없던 내가 알턱이 있겠는가!

 

뉴턴에 관한 책을 읽다가 문득, 어어, 이거 핑크 플로이드가 낸 앨범중에 이런 이미지의 표지가 있지 않았던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찾아보게 된 것이다. 아마 40대 이후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이게 뭔지도 모른 체 뉴턴의 프리즘을 통한 빛실험 현상을 알고 있는 셈인 것이다.

 

뉴턴은 빛을 규명하기 위하여, 프리즘에 구멍을 내고 백색광을 비추면 무지개색이 나오는 실험을 했다. 그는 그리스시대부터 빛이 무엇인가에 대한, 파동인지 입자인지에 대한 해답으로 프리즘 실험을 통해 빛이 입자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 후  여러 학자들의 실험에 의해 파동으로 기울어졌는데, 특히나 토마스 영의 빛의 간섭 무늬 실험과 맥스웰의 전자기이론이 빛은 파동이다라는 이론이 지배적이어서, 뉴턴의 빛입자설은 무시되었다가, 아인슈타인의 광자이론에 다시 한번 빛입자설이 조명을 받은 후 뒤집어졌다. 현재 빛은 파동과 입자 두가지 성질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뉴턴이 (학문적인 호기심으로) 실험을 통해 빛의 본질과 성질을 규명했다면, 아인슈타인은 빛의 성질에서 빛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용도(에너지화할 수 있는)로 확장했다. 빛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대 그리스부터 의문을 제기했던 이유는, 아마도 해가 떠오르면서 생기는 빛이 있어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빛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수 백년동안 형이상적인 개념 그 이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가, 뉴턴의 실험에 의해 빛입자설은 한층 더 빛의 성질에 다가간 것이다.

 

하지만 뉴턴도 빛으로 에너지화할 수 있다는 개념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빛을 에너지화 할 수 있다는 개념에 도달한 것은 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다섯편의 논문들이었다.

난 자네에게 네 편의 논문을 약속하네... 그 중 첫번째 논문은 얼마 안 있어 사본을 얻을 것 같기에 자네에게 곧 보내줄 수 있을 거야. 그 논문은 복사와 빛의 에너지적 속성들을 다루고 있는데, 자네도 보게 되겠지만 굉장히 혁명적이네....두번째 논문은 중성물질이 용해된 묽은 용액의 확산과 점성으로부터 원저의 실제 크기를 측정하는 법에 관한 것이야. 세번째는 열의 분자이론의 가정을 바탕으로 액체 속을 부유하는 1/1000mm 크기 정도의 물체들이 곧바로 관찰 가능한 무작위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운동이 열운동에 의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어, 사실 그동안 생리학자들은 부유하는 작은 무생들 물체들이 (설명되지 않은)운동을 관찰해왔는데, 그 운등을 브라운 분자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어.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가장 대중적으로 상용한 것은 아마 TV 발명일 것이다. 빌 브라이슨이 쓴 미국의 1927년을 보면, 아인슈타인의 광전이론 논문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발명한 것이 티비였다는데(발명가 이름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발명가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요==;), 빛의 이론이 여러 사람에 의해 점점 확대된 예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다른 말이지만, 이론은 그렇다친다하더라도 광전효과 논문만으로 티비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물론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는 아인슈타인의 광전이론 논문을 읽고 또 읽고 몇 년을 이 이론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또 다른 천재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 뉴턴처럼 빛의 현상에 매달리는 천재가 있는가하는 반면, 뉴턴의 빛이론을 넘어 아인슈타이처럼 빛으로 에너지화(더 나아가 오늘 날 테크놀로지의 기본인 양자역학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천재가 있는가하면,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이론으로 티비를 만들 수 있는 천재가 있는 거 보면 말이다. 빛이론이 현대의 테크놀로지가 되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현재의 테크놀로지가 아인슈타인 혼자만이 이룬 업적은 아니다.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많은 물리학자들과 공학자, 기술자들이 이룩해 놓은 것들이다. 어쩌다가 그들이 이룩한 테크에 관심을 갖다보니, 뉴턴의 빛까지 거슬러올라갔고,  뉴턴의 빛의 성질과 용도를 둘째에게 설명하기 위하여, 제일 먼저 뉴턴이 했던 프리즘을 구입해 백색광을 비쳐 저렇게무지개색이 나오는지 실험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프리즘에 한줄기 빛이 통과 할 수 있는 구멍을 내기 힘들다. 며칠 째 구멍을 어떻게 내야할지 뽀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혹 프리즘에 구멍내신 분, 어떻게 구멍을 내야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는지? 빛의 실험, 참 간단한 것처럼 보였는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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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6-03 12:49   좋아요 0 | URL
오랜만~ ^^

기억의집 2015-06-03 16:21   좋아요 0 | URL
진짜 오랜만이죠. 저 요즘 어린이집 시간제 알바해요. 완전 죽노동이에요. 온갖 잡다한육체노동 일 다해요. 삼월부터 다녔어요. 만두님께 연락해야지 하면서도 오면 세시 반이여서 애들 오면 밥 준비하고 뭐 하다보면 하루가 후딱 가네요. 주머니에 돈 들어오니 참 사람이 욕심이 생기는 거 있죠~

유부만두 2015-06-03 16:26   좋아요 0 | URL
와우~! 건강 챙기면서 일해요~ ^^

군자란 2015-06-04 17:32   좋아요 0 | URL
여전히 꾸준히 열심히 사십니다! 사는 것이 다그렇지요! 열심히 죽어라 살아봐야 본전인 세상!
그래도 내게는 무엇인가 있다는 자족감 하나로 세상을 버티는 거지요!
화이팅!

기억의집 2015-06-04 22:06   좋아요 0 | URL
군자란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돈 버느냐고 여기 알라딘도 잠깐 신간만 보고 서재친구분들 서재는 못 찾아뵙습니다. 사람이 참 주머니에 돈 들어오니 좀 무시는 당하더라도 나가게 되네요. 네, 자족감으로 버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