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책을 폈다.100페이지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이 책과 헤어지는게 너무 아쉬워서 아껴아껴 읽으며 2019년을 마감했다! 모모와 함께 한 해를 마감한건 정말이지 행운이다!2019년 12월은 유독나게 ˝관계˝와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느끼게 해 주는 책을 많이 접한것 같다! 일주일 전에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좀 이른 느낌이 있지만 올 해 크리스마스에도 꼭 읽어서 따뜻한 마음을 다시 느끼고 싶다.ㅎ
한강 작가의 글은 언제나 마음을 무겁게 가라 앉게 한다!그것도 아주 느리게..조금씩...깊은 우물에 던진 조그만 동전이 천천히 내려 가면서 바위로 변하지만 속도감은 더 느려지고 무게감은 더 가중되는 묵직함! 유튜브에서 느린 째즈라는 검색어를 넣고 그 느림과 나른함에 몸을 기대며 책을 보다가 글의 무게감을 느끼는데 방해가 되는듯 하여 꺼버리고 힘겹게 작가의 울림을 읽어 내고나니 마음이 묘하다! 동전 하나만한 문장들이 눈을 통해 들어 왔을 뿐인데 마음에는 바위가 던져져 만드는 파도같은 파문이 일어난다!나는 작가의 ˝흰˝것 이란걸 어떻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까?끝부분의 해설과 작가의 말에서 그 실체를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지만 내가 ˝흰˝이라는 책을 보고 떠오르고 느낄수 있는 단어들은 순수! 아픔! 견딤! 위로! 이 네가지 였다.이제 흰것을 보면 흰색이 아니라 순수, 아픔, 견딤, 위로를 읽어낼 수 있을까?
나일강의 상류인 아스완부터 하류로 내려가면서 이집트 문명의 역사와 관련 유적등을 밀도 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집트의 문명, 역사, 미술사를 다룬 책에서 대부분 나일강의 범람을 나일강의 축복으로 묘사하면서 문명 발전의 원동력으로 기술한다.이 책에서도 역시 그 부분과 댐 건설 이후 긍적적인 측면을 세심하게 다루면서도 내가 읽었던 다른 책에서 언급하지 않는 세계 최대라는 아스완댐 건설후 나일강의 문제점도 지적하여 주어서 4대강의 문제를 안고 사는 우리에게도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주는것 같아 특히 그 단락이 기억에 남는다!
소위 조국사건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언론의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해 보았던 어쩌면 소중한 시간 이었다.이 책은 언론의 고약한 본성과 이로 인하여 무참하게 짖밟히는 평범한 개인의 삶을 깊이있게 기술해 나가고 있다! 언론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일반 시민들 사이에 그릇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게 뿌리박혀있으며, 그것을 계몽하고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야할 언론이 오히려 이 편견을 얼마나 교묘하게 이용해서 번식해 나가는지도 보여준다!작가가 황색언론의 폐해와 지독한 편견과 무비판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시민들로 인해 평범한 한 인간이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지며 저항하는지를 1970년대에 성찰해 냈다는게 놀랍다!그리고, 작가의 통찰이 2020년을 몇일 앞둔 이 시점에도 통용되고 있으며 너무나도 익숙하게 나에게 다가온다는 현실 앞에 또 한번 놀랍고도 씁쓸하게 통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