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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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몰입해서 글을 읽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숨가쁘게 올라왔다 사라졌다.
눈물을 여러 차례 흘리기도 했다.
주위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숙제를 잔뜩 껴안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며칠 전 2학기 1차고사(9월이었다)에서 내가 감독한 반에서 커닝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경위서를 썼어야 하니까 알게 되었다. 담당교사가 내게 말할 때까지만 해도 뭔가 착오가 있겠지 싶었다. 내가 감독한 반일리가! 내가 맞다고 재차확인 받았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은 ‘이상함‘이었다. 분명 이상 징후가 있었다면 내가 알았을텐데... 그 후엔 내가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내가 그 당사자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애들이 컨닝을 하는데 그걸 몰라? 태만했겠지˝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을 거란 걸 나 자신도 알았기 때문에....

살인-자살을 한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과 이 사건을 겪은 내 감정의 깊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그래서 더 몰입했는지도 모르겠다.

난 아이가 없는게 너무 다행스럽다고 생각했으나,(통제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더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정말 관심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관심을 못 받게 행동한다는 지점에서 격한 공감을 했다. 나는 내 관심을 거절하면 싑게 그것을 거두는데, 이유는 과도한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부분이 조금 더 혼란스럽긴 했다. 정말 관심이 필요한 아이는 당연히 먼저 내게 손 내밀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걸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써 준 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세상의 비난을 받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공감을 더 많이 해 주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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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1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1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미 1 (양장)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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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읽기 모임의 두번째 작품으로 개미가 선정되었다. 태백산맥은 2주에 한 번 모임에 2권씩 읽어야 하는 빡센 일정으로 달렸기에,한 번 쉬어가는 코너로 2주에 1권씩 읽기로 했다.
이런 모임에 함께 하지 않았으면 평생 읽지 않을 수도 있었을 작품을 읽으니 읽는 과정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소설과는 매우 달랐기에-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나 다루고 있는 이야기 내용 등이- 신선했고, 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광팬이 있는지 알 것 같았다.
학창시절 다이어리 한켠을 차지하고 있건 좋은 글귀도 이 책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었다. 평생 모를 수도 있었던 걸 알게 된 느낌은 기묘했다. 어린 시절 추억도 스쳐지나갔다. 대체 이 글귀가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해서 써놓은 것일까? 그 당시 나름의 허세였지 않았을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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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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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시의 힘‘을 읽고 너무나 좋았어서, 다른 서경식님의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작가의 걱정이 딱 들어 맞았다. 여기에 나온 책들이나 작가들은 정말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었기에, 작가의 이야기만 재밌게 읽었을 뿐 작품과의 케미는 느끼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책과 함께 엮은 성장기는 인상적이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시의 힘‘이 너무 좋았어서 거기엔 못 미치는 것 같은데, 충격적인 일화들이 겹쳐 나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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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1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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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책이었다. 유발 하라리의 책을 처음 접하는데, 그는 뛰어난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그의 이야기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미래의 역사‘는 역설적 표현이 아니라 너무 타당한 예측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통적인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나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논증이 너무나 신선했다.
책 맨 앞장의 ‘Everything Changes.‘에서 전율이 한 번 왔고, 서문 전의 고엔카 선생님께 바치는 책이라는 말에 전율이 두 번 왔다. 이번 겨울 고엔카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러 갈 예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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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세트 (무선)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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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의 장편 읽기 모임에 나가면서 북플과 자연스레 멀어졌다. 북플을 하며 내가 원했던 건 책읽기를 통한 소통이었는데, 그것을 마주보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리되었던 것 같다.

첫 작품은 태백산맥. 20년만에 다시 읽으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어릴 때는 너무 야하다 생각했던 장면들이 유치하게 느껴졌던 건 비밀.

역사는 반복되지만,나아지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다양한 인간들의 모든 행동들이 나름의 이유와 가치를 갖는 모습도 신선했다. 함께 읽으니 좀 더 비판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읽으며 내내 촛불혁명이 성공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실패했다면 더 많이 암울했을 거 같다.

박근혜가 정치보복은 자기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는데,정권을 잡고 있을 때 탄핵 당해놓고 뭔 말인지 모르겠다. 암튼 이번 기회에 적폐청산이 꼭 되길, 간절히 더욱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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