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다 미루다 내 이럴 줄 알았다!ㅋㅋ
1. 8월 13일 장편독서모임 선정작 : 페스트
난 왜 이 책을 이제 읽은 것이냐? 이 시국이라 회원님이 추천하신 책이지만, 그래도 현시국과 이렇게 연결되며 읽힐 줄 몰랐다.
배경이 되는 오랑시가 현존하는 도시라는 게 놀라웠고, 페스트가 퍼지는 와중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서술자가 시치미 뚝 떼고 있다가 맨 마지막에 ‘짠~ 사실 서술자가 나야~‘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스포니까 이건 비밀. 뭐? 이미 플친들은 다 읽으셨다구??)
지난번 <총.균.쇠>는 설민석샘 요약본 영상 보고 읽다가 영상과 책 내용이 너무 똑같아서 지루했다. 이번에도 설민석샘 요약 영상을 미리 봤어서(애들과 함께 보느라고), 좀 걱정했는데, 웬걸 실제 소설이 훨씬 훨씬 좋았다. 이래서 다들 문학, 문학 하나보다.
까뮈의 문체는 뭔가 담담해서 더 좋은 거 같다.
2. 위대한 개츠비
맞아요. 이것도 이제 읽었어요. 사실 나는 이 소설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즐겨 듣는 팟케스트에서 이 책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서 책 읽고 들어야지-스포 싫어-했다. 결정적으로 읽게 된 건 최민석 작가가 피츠제럴드에 대해 쓴 책이 있다는 거. 적어도 <위대한 개츠비> 정도는 읽어야 이 책도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풋, 팬이라면 이정도 쯤이야) 집어 들었는데, 웬만한 스토리는 알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 술술 읽혔다. 근데 이건 문장 하나하나가 중요한 그런 작품이었는데-나중에 그 팟캐를 들으니-나는 속독에 목을 메어 그런 건 많이 놓친 거 같았다.(빨리 읽고 싶은 욕심은 항상 이렇게 깊은 독서를 방해한다.) 하지만 난 이미 읽었을 뿐이고, 다시 읽을 생각은 없고!
문학동네 나와 비슷한 인물 찾기에서 마침 데이지가 나와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아는 척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ㅎㅎ(사실 플친님들 나온 대다수 작품을 나는 안 읽었다;;;;;)
암튼 개츠비의 ‘위대한‘은 반어가 아니라는데 한표. 자기 욕망에 충실하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뭐라도 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나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3. 40일간의 남미 일주
난 내가 안 가본 곳의 기행문을 별로 안 좋아한다. 첫째로는 부럽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내가 안 가본 곳에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나중에 가서 직접 확인할 거야! 이것도 질투구나;;;;)
그러나 사랑은 위대한 거라 최민석 작가님의 기행문이라 읽었다.
2019년도에 다녀오셨던데, 작가님 어쩜 그렇게 좋은 타이밍에 다녀 오셨나요? 조금만 우물쭈물 했다간 못갈뻔 했다구요.
진짜 너무 재밌고, 너무 유쾌하고 당장이라도 남미로 뛰쳐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사실 딱히 남미가 중요한 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풀어가는 그의 솜씨가 맘에 든다.) 신기하게 북플이 3년 전 오늘이라며 페이퍼로 띄워준게 스페인어 한참 열심히 공부할 때였다. 울 학교 스페인어 원어민샘으로 오신 마리오와 처음 만나 덜덜 떨며 인사말 몇마디 나눈 걸 좋아라 하며 올린 거였다. 아스타 루에고(나중에 봐)라고 해야할 걸 씨유 루에고라고 하여 국적 불명의 언어를 만들었다는 고백은 지금 읽어도 멍충미가 느껴졌다. 한동안 손놓고 있던 스페인어를 다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