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5. 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나는 막 태어난 뽀시래기였다. 천상 서울 여자였던 우리 엄마는 막내딸 옹알이에 한창 즐거우셨을테고, 그 당시 광주밖 사람들이 그랬듯,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셨다고 한다. 어쩜 그렇게 철저한 언론 통제가 가능했을까.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나 그런 사건을 알게 되었고, 동시대인으로 나또한 부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끄럽게도 나의 5.18 의식을 더욱 고취시켜준 건 강풀의 만화 26년이었다. (그러구 보면 그 인간이 지금껏 떵떵거리며 살아있고, 지금도 뻔뻔한 태도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친일파가 활개를 치며 국가 환수 땅을 돌려달라 소송을 하는 것만큼이나 불쾌하고 불편하다.)
문화는 힘이 세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정말 꼭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5.18을 다루기도 하지만 한강 작품 중 최고로 칠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 택시드라이버도 생각할 거리가 정말 많았다.
매년 그래도 추모하며 기린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오늘 샷시공사가 잡혔고, 내일이 빨간날이라 온통 신경이 그리로 가 있었다.
심지어 난장판인 집에서 밥을 못먹어 살짝 빠져나와 아점으로 사먹은 콩나물국밥집 티비에서 뉴스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오늘이 5.18인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다. 오마이 갓!
그래서였을까 스마트 도서관에서 한 눈에 확 들어온 이 책. 읽으며 다시금 추모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