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명상하는 7명과 함께 한 미얀마 여행이었다. 작년 초부터 계획해 거의 1년을 기다려 갔다. 1월 2일이 방학식이라 바쁘게 일하고 그날밤 급히 짐을 쌌다. 걱정 되는 건 1박 2일 트레킹이었는데, 1박을 원주민 집에서 하기 때문에 침낭이 필요했다. 이것만 아니았으면 정말 간단한 짐을 쌀 수 있었는데!! 게다가 싸지 않은 저가항공(베트남 비엣젯 항공~ 다시 널 탈 일은 없을 거야~)이라 수화물도 15kg에 맞춰야 했다.

1월 3일 : 암튼 난 따라만 가면 되는 편안한 여행이라 정말 마음 편하게 공항에 갔다. 심지어 몇시 출발 비행기인지도 몰랐다. 오전 8시에 공항으로 오라니까 간? 진짜 너무 편했다. 일단은 하노이 거쳐 양곤으로 가는데 하루 걸렸다.밤에 호텔에서 한 잔하며 아름다운 여행이 되길 기원했다.

1월 4일 : 양곤에서 컬로(껄로,깔로 등으로 불리지만 표준어가 컬로인 듯 하여~ㅋㅋ)로 버스를 타고 무려 10시간을 이동하며 또 하루가 다 지났다. 근데 버스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 10시간이지만 자면서 깨면서 갈만 했다. 그리고 버스에서 한국어 잘하시는 BTS팬 분을 만나서 점심도 무사히 먹을 수 있었다. 이 후에도 ‘안녕하세요?‘를 하는 미얀마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한국 드라마를 많이들 보신다고.. 아, 나 여기 와서 한국어 가르치며 살면 안될까??

1월 5일~ 8일 : 컬로에서 5일을 모닝글로리 인에서 지내면서 푹 쉬는 목표! 근데 6일은 1일 트레킹을 다녀와서 무려 20km를 걸었다. 모닝글로리인이 너무 좋았다. 점원님들이 너무 친절, 상냥했고, 아침 식사가 너무 맛있었다~ 흐규흐규~~ 우리 여섯째날 아침에 떠날 때 먼저 사진 찍자고 제안해 주시고 눈물 글썽글썽.. 진짜 정많은 사람들...ㅠㅠㅠ 게다가 숙소 곳곳에 아보카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아보카도 나무 천지!! 그렇지 않아도 떠나기 전에 아보카도 중독 걸렸었는데, 나에겐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처음엔 익어서 떨어진 것만 먹다가 3일째 정원 관리하시는 분에게 따 먹어도 되냐고 하니 환하게 웃으며 된다고-물론 바디 랭귀지였음-하셨다.

미얀마에서 가장 좋은 것 두 가지는 사람과 물가다. 아보카도 보통 만한 거 한 알 얼마게?? 진짜 세상에서 아보카도 제일 싼 나라일 게다... 무려 300짯!! 짯은 미얀마 돈의 단위다. 그럼 한 화로 계산하면?? 1000짯이 800원 정도하니 계산하면 240원!!
컬로 시내 고급스런 빵집에서 커피 2000짯 하는데, 아보카도 하나 다 갈아주는 생과일 주스는 1500짯. 1200원. 식당에서 아보카도 샐러드는 보통 2000짯. 1600원. 말이나 되는가?? 무조건 아보카도를 달고 살았다는 전설이...ㅎㅎㅎㅎㅎ
그리고 사람.. 정말 따뜻한 미소와 정을 가진 사람들... 부탁했을 때 안된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아, 시장에서 깎으면 들을 수 있는데 이건 그들이 진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심하게 씌우지 않는단 얘기, 단 관광지에서는 반값에서부터 네고 시작하길 권함. 근데 바가지 써도 싸다...1000짯(800원)아끼려고 이러고 있나 싶어 걍 다 주고 산 적도 있다.)

1월 9~10일 : 이번여행 하일라이트 컬로 트레킹!! 15km+10km걷기. 1일 트레킹 후유증으로 첨부터 발목이 뻑뻑해서 위기감을 느꼈지만 무사히 끝냄. 그럼 됐잖아. 우여곡절은 생략. 원주민집이 들은 것보다 좋았음. 마지막은 인레 호수에서 배로 마무리. 요 코스가 왜 좋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음. 난 진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더 좋았을 수도~ㅋㅋ

1월 11일 : 인레호수 보트 투어. 티비에서 딱 보던 원주민들의 삶. 수상가옥+호수에서 빨래&목욕. 옆에서 보니 그냥 그들의 삶으로 다가왔음. 그리고 목 길게 만든 부족이 미얀마에 있어서 봤는데 생각보다 안 길었음;;; 애들 다리도 저렇게 감으면 롱다리가 될까 생각함. 보트투어도 뭐 헐값이야~ 1인당 5천짯. 4천원. 물건 사서 커미션 받는다고 해도 이건 뭐... 물 위에서 보는 선셋은 환상적이었음. 근데 해 떨어지자 마자 한기가~ㅎㄷㄷ 급히 좀 전에 구입한 바지를 꿰차 입음ㅋㅋ

1월 12일 : 국내선 헤호공항->양곤공항
진짜 미얀마 항공이 비엣젯 항공보다 백만배 좋음. 1시간이었는데도 빵도 주고, 사탕도 준다!!(물론 비엣젯도 돈 내고 사면 준다ㅋ) 양곤 쇼핑!! 이날 양곤에서 점심, 저녁 완전 사치함. 호사스럽게 먹음.

1월 13일 : 마사지로 피로 풀다가 죽을 뻔함. AI마사지사를 만나서 어흑..ㅠㅠㅠ 조식도 젤로 맛없었던 호텔임. 점심은 오닉스라는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고급 식당. 난 양고기 스테이크 먹음. 냠냠. 양곤은 덥다... (컬로랑 인네 호수 동네는 고도가 높아 진짜 딱 좋은 날씨였는데....) 밤에 공항으로 가서 수속하고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 탑승

1월 14일 : 비엣젯 하노이까지 첫 비행기 1시간 40분 지연...ㅠㅠㅠ 하노이에서 인천까지 1시간 지연...ㅠㅠㅠㅠㅠㅠ
필리핀 화산 터졌으니까 봐준다...ㅠㅠㅠㅠ
아침 10시 인천공항 도착. 짐찾고 겨울 옷으로 갈아입11시 30분 집 도착....

아직도 한국 적응이 안된다. 오늘 날부터 된통 위염 걸려서 어제서야 겨우 기동하기 시작했다. 너무 체력에 넘치게 놀았는지 기후 좋은데 있다가 안 좋은데로 와서 그런지... 뭐가 먹고 싶어서 찾아보면 다 1만원이 넘는다... 이건 도저히 못 사먹을 가격이다. 아마 당분간은 집밥을 먹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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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7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 사인은 재생불량성빈혈. 혈소판이 파괴되는 병이라고 했다. 덕분에 생물 시간에 혈소판의 역할이 혈액응고라는 걸 한 번 듣고는 잊지 않게 되었다. 병원에서 퇴원해 잠깐 집에 계셨던 아버지는 코피가 멈추지 않아 계속 코에 솜을 끼고 생활하셨으니까...

돌아가시기 몇 년 전 아버지가 이 책을 읽는 걸 보셨다고, 장례식장에서 직장 동료가 어머니께 말해줬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불교신자 아니었냐고 물으셨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한 교회에 다니셨고, 성실함과 일 처리의 탁월함, 다방면의 봉사로 최연소 안수집사에 뽑히셨다. 사람들은 최연소 장로까지 탄탄대로라고 칭찬했고, 아버지와 할머니는 나이가 많은데도 몇 년째 안수 집사가 되지 못해 전전긍긍한 누구집사님과 함께 뽑혀서 너무 다행이라고, 아니었음 너무 미안했을 거라는 대화를 나누셨다. 교인들이 선물한 선물 산-이때는 경제 호황기라 정말 선물을 많이 했다-을 하나씩 풀어봤던 것은 내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다.
이랬던 아버지이지만 지식적으로는 끊임 없이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지셨던 듯 하다. 이 책만 봐도 그렇고, 이 외에도 한의학에도 관심이 있으셔서 어렸을 때 침구, 부항, 뜸세트가 집에 있었고 덕분에 체하거나 모기 물렸을 때 등 요긴하게 쓰였다.

비록 15년밖에 함께 살지 못한 아버지였지만, 이런 아버지의 기질은 고스라니 나에게 있는 거 같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특히나 영성에 관심이 많은 걸 보면 말이다...
그나저나 아버지는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셨을까? 돌어가실 줄 모르고 쿨쿨 자버린 딸의 사랑은 챙겨가셨을까?

-올해는 이 책을 꼭 읽어보리라 다짐하며 1월 1일에 엄마 집에 가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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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응답 -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켄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윤정원 감수 / 열린책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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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기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해줘서궁금증을 많이 해소하게 되었다. 불안함도 많이 덜게 되었다.
궁금한 부분만 챕터별로 읽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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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12-13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궁금한 거 많아서 샀는데 정작 저는 책뚜껑도 못 열어봤네요. ^^;;
우선은 궁금한 부분만이라도 먼저 읽어봐야겠어요! ^^

붕붕툐툐 2019-12-15 11:53   좋아요 2 | URL
책뚜껑~ㅋㅋㅋㅋ 저도 읽기까지 한참 걸렸어요~ 왜그럴까요? 나도 모르는 심리적 저항감이 있을까요?

서니데이 2019-12-24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붕붕툐툐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붕붕툐툐 2019-12-24 22:0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셨네용!!:)
 

이번주에는 7,8,9권을 읽고 토론했다.
워낙 길기도 해서 그런지 안 읽고 오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역사에 대한 이야기라 다들 한 지식들 하셔서 토론은 넘나 재밌었다.

특히나 현대사와 얽힌 일님의 스토리는 개인이 역사적 소용돌이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한국전쟁, 케네디 암살, 마릴린몬노의 인생, 배트남 전쟁, 무하마드 알리 등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을 붙잡았다.

늘 들어오던 한국전쟁이지만, 톱질전쟁 등 우리가 왜그리 많이 상처 받았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전쟁에서도 사람들은 살고 아이를 낳는다.(울 엄마가 52년생이시다.) 그게 새삼 고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을 수록 역사를 잘 아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된다. 여러모로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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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9-11-28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읽고싶다고 생각만 했는데...... 멋지다 울붕붕툐툐님❤️

붕붕툐툐 2019-11-30 22:52   좋아요 0 | URL
❤❤❤❤❤❤❤❤❤❤❤❤❤❤❤❤❤❤❤❤❤❤❤❤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안전가옥 오리지널 1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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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하도 재밌게 읽어서 읽게 되었다. 평소의 나같으면 읽지 않았을 류의 소설이지만, 떨어지기 싫어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현재 나의 처지와 비슷해서 스토리에 쏘옥 빠져서 읽었다.

각 인물들이 연결된다는데 그걸 기대해서 그런지 이게 연결 끝인가?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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