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
밈 아이클러 리바스.크리스 가드너 지음, 이다희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9월
평점 :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라는 긴 이름의 책의 저자 크리스 가드너는 “나는 안되는구나,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지금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라.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에게 주는 삶이다.”라고 독자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딱 그런 생각이 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 나는 안되려나 보다.”
저자는 “평범한 삶이 지겹다면, 삶을 뒤흔들고 싶어 안달이라면, 자신을 재창조하고, 너무 좋아서 아침이 기다려지는 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렇군요. 바로 저같은 사람이군요. 성공하는 지름길을 알려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자기계발서가 책장에서 넘쳐나고 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픈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을 안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절망의 순간에서도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전함으로써 읽는 사람 스스로가 힘을 얻도록 만드는 묘한 책입니다.
흔히 우리는 누군가를 닮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독한 시집살이를 하는 며느리가 나중에 시어머니가 되면 절대로 똑같이 하지 않을거란 맹세를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 시어머니보다 더 독하게 며느리를 대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누군가가 끊어내지 않으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게 마련입니다. 가드너 역시 자신을 버린 친부, 폭력을 휘두르는 양부 밑에서 성장하면서 자식을 책임지는 아버지가 되겠다 굳게 맹세한 바를 실천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면서도 어린 자식을 버리지 않고 챙겼다고 하는데, 그런 부성애는 훌륭한 아버지상으로 보답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원저의 제목 <Start where you are>처럼 무언가 해보려하다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사람뿐 아니라 세상에 처음 나서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이루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새겨두어야 할 42개의 덕목을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현재’라는 소중한 기회 깨닫기”라는 부제를 단 ‘제1장 문제뿐인 인생에서 기회뿐인 인생으로’에서는 추구, 자기강화, 태도, 독창성, 목적의식, 촉구, 영감, 새로운 관점, 연구개발, 열정 등 10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첫 번째는 역시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오직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아낸다.” 그렇습니다, 모든 일은 꿈을 가지는데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입니다.
“과거를 길잡이 삼기”라는 부제를 단 ‘제2장 가시밭같은, 황금 같은 과거’에서는 누구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가시밭길 같은 과거가 있기 마련인데 그 과거를 절대로 지워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섶에 누워 자고 쓴 쓸개를 맛본다.’는 의미를 가진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사자성어는 오왕 구천과 월왕 부차 사이의 원한관계가 업치락뒤치락하는 과정에서 패전의 아픈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하여 두 사람에 가시나무 자리에서 자고 쓸개를 핥으면서 과거를 새겼다는 의미입니다. 즉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미래의 희망을 일구어내는 동력을 구한다는 뜻에서 자유, 자기인식, 자기발견, 정체성, 용서, 믿음, 동기부여, 독립, 용기 등을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가진 힘을 다해 ‘모루’ 때리기”라는 부제의 ‘제3장 성공과 가까워지는 유일한 길’에서는 마치 모루 위에 한껏 달궈진 쇠를 올려놓고 망치로 두드려 단련시키듯이 정해진 목표를 향해 모든 힘을 쏟아붓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라는 의미로, 자발적 행동, 자신감, 전환가능한 기량, 탄력성, 마케팅, 진정성, 자제력과 품성, 네트워킹, 집중력, 지역사회 등이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라는 부제를 단 ‘제 4장 업무의 달인에서 인생의 달인으로’에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베스트가 되는 길을 안내하기 위한 위험부담, 재창조, 타이밍, 적자생존과 적응력, 균형감각, 삶의 가치, 기여, 시야 확보를 키워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둠 몰아내기”라는 부제를 단 ‘제5장 내면의 가장 좋은 부름에 답하라’에서는 깨우침, 치유, 풍요, 경외심, 성장을 키워드로 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길, 종교의 도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 장을 시작하면서 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개별 키워드를 요약해주고 있어 독자들이 줄거리를 잡고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센스를 볼 수 있습니다.
저자의 글은 참 쉽게 읽힙니다. 아마도 자신의 말로 녹여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전한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서 그것으로 징표를 행하라”는 말씀을 “능력이나 자원이 부족한 것 같다고 해서, 혹은 우리가 위대한 일을 하기에 충분히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고 느껴서 스스로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56쪽)”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산출장길에서 올라오면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아마도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홈리스생활을 했다는 저자의 고백하기 힘든 과거사를 읽으면서 공감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을 가지고서도 홈리스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보니 제도 직장생활을 시작할 적에 홈리스였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공부하다보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인데다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해야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이었으니까요. 그때는 그런 생활이 홈리스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