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이 다르고 하루하루 모험하는 기분 ^^
책 속에서나마 느낀다.

프랑스 작가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첫 소설인 『남은 생의 첫날』에서 세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허무하거나 사랑을 잃었거나 삶에 실망한" 이들이다. 그 여행은 ‘남은 생의 첫날’이다. 작가는 말한다.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 시간도 오래가지 않을 테니 그 시간을 즐겨라"라고.

확실한 것은 없다. 다만 내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책방 입구 위쪽 벽에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쓴 문장을 아크릴판에 적어 붙였다.

"춤추는 별이 되기 위해서는 그대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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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10-12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참 맘에 들어요!!
그나저나 넘 오랜만이신 것 같아요!!
잘 지내시죠??^^

오거서 2022-10-12 19:52   좋아요 1 | URL
라로님 반가워요. 안부를 물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럭저럭 자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간헐적 독서 때문에 자주 뵙지 못하네요. 에휴~
책 표지가 넘 좋죠! 저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책장을 넘겨 보았어요. ^^;
 

저자의 스토리텔링 덕분에 별에 대한 이야기가 쏙쏙 들어온다 . 제목대로 다정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형식적인 구색을 갖춘 듯하지만, 우주의 또다른 비밀을 알아내는 데 필요한 방법을 말해주어 고맙다. 책의 마지막 내용을 기억해두고자 한다.

하지만 파이프라인 구축이나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무엇을 하더라도 꼭 필요한 능력이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는 코딩 능력이지요. 만약 천문학 전공을 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저는 파이선Python이나 C언어 같은 언어들을 미리 배워두는 것이 나중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연구자는 대부분 시간을 코드와 씨름하느라 보낼 정도니까요. 단순히 천문학 지식을 섭렵하고 수식을 잘 푸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이제는 코드를 직접 짜고 이해할 줄 알아야 파이프라인이든, 머신러닝이든, 결과 분석이든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앞으로 천문학자들의 역할도 점점 세분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관측부터 분석과 논문 발표까지의 연구를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연구가 완성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이미 그렇고요.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파이프라인 코드를 짜는 사람, 머신러닝 코드의 오류 원인을 찾아내려고 밤새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람, 코드를 받아서 분석에 이용해 보다가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 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천문학은 천재 한두 명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방향을 잡고 힘을 모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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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2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오랜만이지요. 반갑습니다 ~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별나게 다정한 별이야기라니 저도 궁금합니다 ~

오거서 2022-10-02 13:25   좋아요 1 | URL
미니님 반갑습니다. 저가 너무 게으름을 피었나 봐요. 책읽기도 활동도 뜸했는데 눈여겨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르브론 제임스가 농구 실력 뿐만 아니라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핵심. 타고난 통찰력이 밑바탕으로 사업 수완이 좋아서 억만장자 입지를 이룬 르브론 제임스와 커리어 패스가 다른 경우에도 그만의 방식이 통할런지 의문이 든다.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거래였어요. 수표에 쓰여 있는 금액만 생각하면 안 돼요. 앞을 내다봐야죠. 항상 크게 생각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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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2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2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 제목이 모순과 다를 바가 없다. <비터스위트>는 쓰고 달다는 뜻이기에 그렇다. (개인적으로 외국어 발음대로 붙여진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나 성의가 없다고 느껴지는 데다 무슨 의미인지 확 와닿지 않으니까.) 책 속에서는 ‘달콤씁쓸함’으로 번역하였다. 왜 제목은 번역하지 않은 걸까. 저자는 수전 케인. <콰이어트> 저자로 만났던 기억이 나서 이름이 낯설지 않다.
저자는 슬픈 음악을 듣고 행복감을 느끼는 별난 감정에 젖었던 때가 있었음을 기억하였다. 그러면서 이중적인 감정의 비밀을 알아내고자 탐구한 끝에 해답을 찾은 것 같다. 그 답안이 장장 삼 백여 쪽에 달한다. 공식적인 집필 기간은 2016 년부터지만 평생에 걸쳐 연구해온 저자의 노력과 끈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읽어 보자며, 제목 때문에 펼친 책을 그냥 덮지 않기로 한다.

이런 류의 음악을 들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엄밀히 말해 슬픈 음악이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다. 정말이다. 사랑의 감정이 물밀듯 북받쳐 오른다. 음악은 이 슬픔을 이해하는 세상 모든 영혼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주고,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해내는 그 뮤지션의 능력에 대한 경외감도 솟구치게 한다. 음악을 들을 때 혼자일 경우엔 저절로 두 손을 얼굴 앞으로 모으며 기도하는 동작을 취할 때도 많다. 뼛속까지 불가지론자인데다 진지하게 기도를 드리지도 않는 내가 말이다. 하지만 음악은 내 마음을 열어준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가슴 근육이 팽창되는 느낌까지 든다. 나를 비롯해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조차 괜찮게 받아들여진다. 죽음에 대한 이런 평정심은 약 3분쯤 이어지고 말더라도 음악을 들을 때마다 평정심이 일어나면서 나를 조금씩 바꿔놓는다. 초월이라는 것이 자신이 사라지고 모두에게 연결된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면 음악 속에서의 이런 달콤씁쓸한 순간들이야말로 내가 초월을 가장 가까이 체험하는, 그것도 거듭거듭 체험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체험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왜 그때 나는 슬픈 음악을 듣고 행복감을 느끼는 별난 감정에 젖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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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이 가끔 어려운 때가 있다. 그 중에, -하다 동사에서 파생되는 부사의 끝음절이 ’히’가 되는지 ‘이‘가 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그렇다. 대표적인 예로, ’깨끗이‘인데 가끔 ’깨끗히‘로 혼동하기도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책에 있었다. ’간단히‘도 보였고, ‘간단이’도 보였다. 책에서 각 단어가 쓰인 문장을 인용해보겠다.

* ”여순경 대신 순경이라고 부르는 게 간단하기도 하고 저를 더 존중하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

* 그들은 악수를 나누면서 앞으로의 행동 계획에 대해 간단이 얘기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 급해서 오늘 아침에는 두 가지 사항만 간단히 기록하겠다.

* “간단히 한잔 하실래요? 르 퐁 누아에서?”

* 너희에 대한 얘길 길게 써서 창피하게 만들 생각은 없어. 간단히 쓰마.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형용사 ‘간단하다’의 부사형은 ’간단히‘가 맞다. 그래서 ‘간단이’는 오기가 된다.

번역자도 편집자도 놓친 것 같아서 바른 표기와 오기를 알 수 있도록 이렇게라도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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