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는 수밖에 - 여행가 김남희가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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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결국 낯선 세계 속에서 뛰어들어 자신의 편협한

세계를 부수는 행위이자 타인의 존재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23년 차 여행가라니. 집순이인 나에게 여행은 큰 스트레스 중 하나다. INFJ인 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할게 무한하기 때문. 왜 나가지? 집 나가면 개고생이야. 하지만 프로 여행가 김남희 작가는 목적지가 없더라도 일단 밖을 나가고 여행으로 밥 벌이를 하다 보니 나가기 싫어도 나가야 하는 게 맞는 거다. 그럼 그럼. 그게 프로 의식인 거지.

그래서 공감하지는 못해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 봤다. 전 세계를 두 발로 걸어 다닌 후기를 집에 앉아 편하게 습득하는 나. 작가는 두 발로 직접 세상을 알아갔지만 나는 편하게 집에서 책과 영화, 드라마로 알아간다. 가성비로 따지면 내가 승리(?)라고 할만한데, 직접 가서 보고 듣고 체험한 값진 경험을 무엇에 비교하겠냐.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교감하고 행동하는 일련의 성장을 작가는 23년 동안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며 다양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일화에 조금은 공감했다. 내 의지로 나가지 않는 것과 나갈 수 없는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사유의 시간을 길어져만 갔다. 작가뿐만 아닌 나도 나를 알아가는 여행을 자주 가졌고 새삼 삶을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

제목처럼 일단 떠나는 수밖에 없다는 건 시작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시작이 반이다. 일단 발을 떼보고, 책장을 넘겨 보고, 동영상을 플레이하고 무언가를 시작해 보는 게 큰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별게 아닌 거 같아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떠올려 봤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풍경, 음식, 잠자리를 통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 김남희 작가가 중독처럼 끊지 못하는 숙명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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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싸이코들 - 시나리오로 쉽게 이해하는 성격장애
두에인 L. 도버트 지음, 이윤혜 옮김 / 황소걸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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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만 유독 이상한 사람, 나랑 안 맞는 사람이 득실거리는 걸까. 끼리끼리는 과학이란 말이 있다. 본인 성격도 만만치 않은 게 아닐까 되돌아봐야 할 거다. 책을 접하게 된 이유도 작품 속 캐릭터와 주변인을 이해하려는 의도였다. 의외로 나를 돌아보기도 했는데,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금자처럼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해주는 거다. 


직업상 많은 작품(영화, 드라마)을 관람하다 보면 다양한 유형의 캐릭터를 만난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는 단어로도 규정하기 힘든 인물이 많다. 최근에 충격적인 캐릭터라면 <침범>의 해영, <하이퍼나이프>의 세옥, <트렁크>의 서연 정도가 떠오른다. 배우, 작가라면 캐릭터를 설계할 때 성격 유형은 필수다.


[인터뷰] 영화 <침범> 이설 배우ㅣ뮤지컬 '.. : 네이버블로그


해영을 연기한 이설 배우는 감독 추천으로 <펄>, <하녀>, <퍼니게임>을 봤고, 완벽한 이해보다는 정서적 공감으로 다가갔다고 밝혔다. 뮤지컬 <리지>를 보다가 리지의 후대 중에 뇌과학자 ‘제임스 팰런’이 있었고 본인의 집안 내력과 사이코패스 뇌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화를 덧붙여 흥미로웠다. 배우는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극 전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세심한 역량과 통찰력을 요구한다. 


[인터뷰] 디즈니플러스 <하이퍼나이프> 박은빈.. : 네이버블로그

세옥을 연기한 박은빈 배우는 심리학을 전공해 남다른 스펙트럼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자폐도 스펙트럼이라 말하는 것처럼 딱 잘라 말할 수 없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이야기다. 박은빈은 실제 진단 기준, 체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특성을 참고하면서 연기한 게 인물을 다층적으로 만들 수 있다.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좀 더 사람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근거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넷플릭스 <트렁크> 정윤하 배우ㅣ'.. : 네이버블로그


마지막으로 서연을 연기한 정윤하 배우는 의사를 찾아가 정신의학적 진단명을 받아 가며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의사로부터 경계성 인격, 연극성 성격장애, 양가감정을 진단받고 모두가 미워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서연을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서연의 성격을 수치화하면서 계산해서 연기하며 철저하게 분석한 예이다. 

성격 장애는 사춘기나 성인기 초반에 드러나며 굳어진다. 사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의 수위도 조절하지 못해 과소, 과도하게 반응한다.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불신하고 의심하는 '편집성 성격장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외톨이 '분열성 성격장애',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분열형 성격장애', 타인의 권리나 사회적 규범을 계속 침해하는 '행동장애',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무시하고 침해하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대인 관계가 불안정하고 정서가 충동적인 '경계성 성격장애',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시선을 끄는 행동을 하는 '히스테리성(연극성) 성격장애', 잘난 체하고 칭찬받기를 원하며 공감 능력이 부족한 '자기애성 성격장애', 억눌려 있고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부정적 평가에 민감한 '회피성 성격장애', 스스로 판단하려 하지 않고 타인에게 지나치게 순응하는 '의존성 성격장애', 지나치게 엄격하고 인색하며,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강박성 성격장애' 등을 소개한다. 


책은 성격장애를 딱딱하고 어려운 의학 용어 대신 시나리오를 통해 특징과 행동으로 풀어 준다. 여기서 시나리오란 영화나 드라마를 예로 드는 건 줄 알았는데 사례를 말하는 거였다. 이해하기 쉽게 삽화도 포함되어 있으니 재연배우의 연기처럼 생각하며 읽어가면 편하다. 다만 번역서 특유의 매끄럽지 않은 문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배우자, 자녀, 부모님, 친구, 직장 상사, 동료, 후배 등.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준다. 시나리오로 성격장애 예를 보여주고 특징과 진단, 해설 이후 원인과 경과를 살피고 대하는 법으로 마무리한다. 따라서 성격장애인의 행동을 피하거나 대하는 법, 방어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역으로 본인 성격이 문제인 줄 몰랐다면 자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끝으로 재미있는 게 점쟁이, 사주쟁이, 투시력을 주장하는 사람, 죽은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사람, 초능력자, 주술사 등을 분열형 성격 장애 진단으로 본 관점이 흥미로웠다.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도 웃겼다.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금쪽이'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면 청소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이 책과 함께 한다면 타인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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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매일 여는 사람이 되었다 - 강세형의 산책 일기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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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강세형 작가를 좋아해서 여러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 소개에 '느리지만 꾸준히 안부를 전한다'라는 말이 딱 맞다. 부럽다. 글을 쓰고 그걸 책으로 펼쳐 낼 수 있다는 게 말이다. 마음만 있지 엄두가 안나던데.. 역시 한 번 책을 만들어 보면 계속 만들게 된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나도 .. 언젠가는.. 


아무튼 집에서 모든 일을 하던 작가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일기 쓰듯 4계절 그리고 돌아온 봄을 담아 놓았다. 


2023년 4월 29일 부터 쓰기 시작해 1년 동안 걷고 매일 썼다. 신기하게도, 아깝게도 이 책을 읽은 날짜가 4월 27일이다. 이틀 만 더 있다가 읽었다면 운명적인 모먼트로 엮어 볼 수 있을텐데..30만 자의 기록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걸 엮은 글이 이 책이다. 작가의 책 제목이기도 한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나도 이 말을 좋아한다)의 말을 믿고 있었다. 

야행성인 이유로 의사에게 비타민 D를 처방 받아 먹었다니 낮에는 집에만 있을 작가가 눈에 선하다. 이제라도 밖을 나와 걷게 되었다니 아마 몸과 마음의 운동이 필요했던 것 같다. 걷다보면 작은 풀, 몰랐던 새, 지나쳤을 바람이 다르게 느껴진다. 열심히 걸었더니 발에 무리가 왔고 병원 신세도 지게 되었다. 결국 보호대를 착용하고 옳은 자세로 걷는 걸 멈추지 않는다.


가만가만. 작년에 나도 크록스를 신고 무리해서 걷다가 무릎이 아파 고생한 일이 생각났고, 책을 읽다 알게 되었다. 강 작가는 쌀 알레르기를 앓았고 그걸 최근에 알았다는 거다. 유난히 입 짧았던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걸까. 딸의 반찬을 한 트럭 챙겨주는 엄마의 마음이 책을 뚫고 나와 나에게도 전달 되었다. 


펼치고 끊김 없이 계속 읽어가다 여름까지 갔다. 1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많이 힘들었던거구나 이제야 깨닫는다. 장례를 마치고 추운 겨울 날 보일러의 결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연통이 빠진 걸 보고 곤경에 처한 강 작가는 우연히 가스검침하러 온 아주머니의 구원으로 1년 후 여름 글을 쓸 수 있었다. 에어컨도 고장났었는데 기사님의 배려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감사의 소식도 전 했다. 혼자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타인은 줄어들었지만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살 만 한거라고..

나도 꾸준히 일기를 쓰던 20대를 지나 30대는 바쁘다는 핑계, 그리고 스마트폰을 쓰면서 일상을 기록하지 않게 되었다. 40대가 되다 보니, 아날로그적인 끄적임을 조금이라도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인터뷰 이후 그 날의 상황, 그 사람의 느낌 등을 간단히 적고 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기록해야만 한다.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한다. 일요일 주말 아침 혼자 깨어서 책을 읽고 기록하는 습관은 10년도 더 된 습관이다. 이 시간이 매우 소중하고, 거기에 커피 한잔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날을 이어 갈 수 있어 감사하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고 그걸 인지하는 건 필요하다. 상대적인 행복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도 난 소소한 행복을 쫓기 위해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다. 강세형이 그 행복에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나는 또 아무도 아니기에. 다른 이에게 찾아올 행복이 나에게 찾아온다 한들 이상할 게 없고, 다른 이에게 닥친 불행이 나에게 닥친다 해도 또 너무 억울해만 할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 가끔은 내게 묘한 위로가 되어 준다.


강 작가는 사카모토 류이치 에세이를 읽다가 떠올린다. 불안이 올라올 때면 "하루키가 누구야?"를 생각한다. 나에게는 대단한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아무개씨일 수 있단 거다. 나도 불안해지면 이말을 기억해두고 생각하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은 가끔 뜻밖의 문장에서 번뇌와 안정을 준다. 그래서 끊지 못하는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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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사용 설명서 - 피부과 진료 선택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인승균 지음 / 라온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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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못지않게 피부 시술, 피부 관리가  대중화된 요즘 심심치 않게 피부과를 접하게 된다. 레이저, 보톡스, 러더 등은 연예인이나 받는 거란 생각, 잘못 받으면 부작용이 큰 시술도 거침없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 피부관리를 이제 젊은 여성, 젊은 남성도 받는다.


좋은 피부는 좋은 인상을 주고 면접, 데이트, 인간관계, 자신감 증진 등 삶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주름만이 아닌, 혈관치료, 문신제거, 제모, 모공, 흉터, 탈모 등 피부과를 찾는다. 필자도 나이 앞자리가 4가 관계로 주름이나 미백에 신경 쓰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피부과 중에 어디를 다녀야 할지, 어떤 시술을 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많은 거다. 이 책은 20년 경력의 피부과 전문의가 일목요연하게 궁금증을 풀어 준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보자.


피부과 전문의와 일반의 차이

미용 피부과는 대략 2000초반부터 시작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CO2 레이저의 도입으로 점, 검버섯, 사마귀 등에 썼고 지금도 메인이다. 기존에는 의료보험 진료만 보는 피부과(질환 중심)였지만 피부 미용치료가 시작되면서 레이저를 치료할 공간이 필요했고 대형화, 체인화되기 시작한다. 피부 미용 치료의 접근성과 의료보험의 저수가가 맞물려 전문의 독전 시장이 다른 전문의와 일반 의사도 가능 해졌다. 2025년은 크게 피부과 전문의 병원과 비전문의 시장(일반의). 대형 체인 네트워크와 개인 의원으로 구분되며 미용 시술만 전문으로 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분류된다. 


즉 피부과가 앞에 쓰여있는 병원이라면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곳이다. 좋은 의사란 무엇보다 실력이 좋아야 하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야 한다. 의대(6년) 졸업 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다. 최소 10년 이상의 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가장 빠르게는 20세에 의대 입학해 유급 없이 학업 한다면 31세에 전문의 자격을 얻게 된다.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점이나 검버섯으로 오인해 레이저를 쏜 질환이 피부 암인지 알 수 있는 전문성과 안전한 미용 시술이 가능하다는 거다. 단점이라면 비쌀 수 있고, 피부질환으로 병원을 찾는다면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 


좋은 피부의 조건

  • 피부의 견고함: 탄력, 팽팽함을 말하고 보습이 중요함. 병원에서는 레이저, 초음파, 고주파, 보톡스, 필러 등으로 관리하고 일상에서는 충분한 보습제와 선크림이 중요함. 

  • 피부 표면의 균일함: 모공의 크기, 피부의 건조함, 주름, 피부의 라인, 다양한 흉터, 모발, 여드름이나 블랙헤드 염증. 병원에서는 여드름 개선 치료, 흉터나 주름 치료, 제모로 치료받음.

  • 피부 톤의 균일함: 갈색, 검은 잡티로 피부 톤이 어두워지거나 혈관이 확장되어 붉어졌을 때 레이저를 사용해 통일된 색으로 피부 톤을 만듦.

  • 피부 광채: 투명하고 반짝일 때. 충분한 수분이 중요. 병원에서는 스킨 부스터나 피부 관리, 적절한 화장품 사용. 



좋은 피부 만들기

귀가 따갑게 듣겠지만. 충분한 수면과 자외선 차단제 바르기, 술, 담배, 과도한 제품, 필러 사용 금지, 식습관 개선, 보습 관리(과도한 세안 자제, 3분 이내 보습제 바르기),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이다. 이와 같은 습관은 피부뿐만 아니라 어떤 질환, 건강 관리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니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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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 한 권으로 읽는 유럽 도시의 시공간
양진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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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하우스>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양진석 건축가의 책을 만났다.  그때는 지금의 건축가 이미지와 많이 다른 푸근한 인상과 부드러운 말투로 화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때가 대체 언제야? 2000년에서 2005년까지 방영했다고 하니 20년도 더 된 일이다. 이력을 찾아보니 중간에 앨범도 발표하고 음악 쪽으로 나간 거 같은데 방송에서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왜일까? 괜히 궁금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책을 만났다.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에 배운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기둥 양식이며 로마네스크, 헬레니즘, 고딕건축 등 반가운 추억 여행도 이어졌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까지 유럽의 다양한 건축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로마는 도로와 수도를 건설해 유럽 전역에 복제 도시를 만들어 갔다. 이는 곧 유럽 건축사의 발전이 복제 도시의 반복이라는 말과 같다. 저자는 상부 삼각형 모양의 페디먼트 존재 여부로 그리스. 로마 건축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말했는데, 건축물의 페디먼트에 메시지가 상징되어 있어 유심히 보라고 권했다.


그리스와 로마는 하나의 문화처럼 (로마의 통일로 인한) 보이기 때문에 그리스 양식의 유산을 이어 받아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 건 로마 건축이라 할만하다. 고대 그리스 양식과 로마 양식을 합쳐 '고전 양식'이라 부르는데 그리스가 장식적 건축이라면 로마는 실용적 건축이다. 신전, 포럼, 경기장, 목욕탕 등 모이는 곳이 많으며, 영화 <대부>에서도 나온 가족주의, 우리는 하나다라는 개념이 형성되어 있다. 


저자가 일본으로 유학 떠났다고 해서 신기했는데, 생각보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때 유럽 문화를 받아들여서인지, 묘하게 유럽식의 동양 건물이 많다는 장점을 떠올렸다. 그래서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영문과인 금명이가 일본으로 유학 가는 걸까?


아무튼 각설하고! 총 6챕터로 나눠 '로마'와 '비로마'로 나뉘는 유럽 건축 양식을 설명하고 있다.  로마를 계승하는 것과 새로운 시도를 했던 양식이다.  1장은 그리스, 로마 건축이다.  2장은 비잔틴. 로마네스크 건축, 3장은 고딕 건축이다. 4장은 르네상스 건축이고 5장은 바로크, 로코코 건축이다. 마지막 6장은 19세기 전후부터 현재까지의 건축이다. 한 챕터를 마칠 때마다 키워드로 정리하는 한 쪽짜리 요약본이 반갑게 맞아 준다. 이 안에 핵심이 다 있다. 


유럽 하면 건축이고 이제는 10년도 더 된 유럽 여행을 기억도 살릴 겸 읽어봤다.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알면 더 많이 보인다는 유럽 여행 전에 이 책 한 권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유럽을 다녀온 분들에게도 되새기는 좋은 추억, 혹은 공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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